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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1 (화) 메뉴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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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잿머리성황제’ 道무형문화재 지정

고려시대부터 이어온 마을 안녕·풍요 기원 무속행사
해마다 개최한 성곡동동민회·안산문화원 노력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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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산 ‘잿머리성황제’가 경기도무형문화재 제58호로 지정된 가운데 성곡동동민회와 안산문화원이 잿머리성황제를 개최해 유가를 재연하고 있다. 안산문화원제공
안산시의 ‘잿머리성황제’가 경기도 고시(도보)로 경기도무형문화재 제58호로 지정됐다고 안산문화원이 25일 밝혔다.

 

잿머리성황제는 단원구 성곡동 산76번지 해봉산 정상에 위치한 잿머리성황당에서 매년 음력 시월 초하루에 개최되는 줄타기, 풍물놀이 등을 겸한 무속행사로 그 역사는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 광종 때 내의사 시랑이었던 서희장군이 서기 972년에 10여년간 외교가 중단됐던 송나라로 국교를 트기 위해 사신으로 갈 때 현재 당집이 있는 성곡동의 해봉산 아래에서 배를 타려 하다 바다에 폭풍우가 일어 하룻밤을 자게 됐다. 

이때 신라 경순왕과 결혼했지만 첫날밤에 소박을 맞고 죽은 홍씨 부인과 함께 따라 죽은 친정어머니 안씨 부인이 꿈에 나타나 자신들의 영혼을 위로해 줄 것을 청해 그 이튿날 당집을 짓고 꿈에 본 두 여인의 영정을 그려 모신 후에 위령제를 지내주자 바다가 잠잠해져 무사히 송나라로 다녀올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잿머리성황제 발생 설화로 전해지고 있다.

 

이후 중국을 드나드는 사신은 물론 안산고을의 백성들이 마을공동체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마을 축제굿으로 승화시켜 치성을 드리기 시작한 것이 천년이 넘은 오늘날까지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봄에는 3개월간 각 마을을 돌며 유가(遊家) 행사를 했고 가을에는 신곡맞이 행사로 성대한 성황굿을 했으나 안산신도시 건설과 반월공단 조성 등으로 인해 성곡동 주민 전체가 집단 이주하면서 현재는 음력 시월 상달의 성황제 행사만 개최하고 있다.

 

잿머리성황제가 경기도무형문화재로 지정되기까지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잿머리성황제를 개최해 온 성곡동동민회 129가구 회원들의 노력과 시 및 안산문화원의 노력이 뒤따랐다.

 

안산에서 경기도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군포당정 옥로주’와 ‘옥장’ 등이 있으나 옥로주는 보유자가 군포에서 이주해 왔고 옥장은 현재 보유자가 없이 전수 조교만 있는 상태여서 토박이로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잿머리성황제가 유일하다.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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