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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6 (일) 메뉴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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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육부의 국립 인천大 평가 ‘판정보류’ 문제점

국립 인천대의 치욕이다. 인천대학교가 지난 2013년 국립대로 전환된 후 교육부의 첫 학교운영성과 평가에서 각종 지표가 부실해 ‘판정 보류’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인천지역 거점 국립대의 체면을 구겼다. 교육부가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과 함께 실시한 국립대학법인인 서울대와 인천대의 2013년도 운영성과에 대한 평가에서 인천대는 본격적 평가조차 받지 못한 채 불명예스럽게도 ‘판정 보류’됐다.

대학이 제시한 평가 지표가 부실해 ‘판정 보류’된 건 극히 이례적인 일로 인천대로선 큰 수치다. 통상적으로 평가 결과는 우수·양호·미흡 등 3등급으로 판정되지만 서울대(우수)와 달리 인천대는 사실상 ‘평가 불가’ 판정을 받은 것이다. 평가단의 결과 보고서를 보면 인천대는 중기 및 연차 대학운영 계획이 전혀 논리적으로 연계되지 않았고, 체계적으로 작성되지 않아 성과 판정을 내릴 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당국이 미래 발전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중기계획을 세운 뒤 이를 근거로 매년 세부적 추진 방안인 연차 계획을 세우는 방식으로 성과지표를 설정해야 함에도 이 같은 체계가 없었다. 특히 인천대는 자체 평가에 적절하지 않은 성과지표가 다수 있는데다 상당 부분의 자체 평가 항목에 아예 지표를 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제시된 목표치가 대학 경영개선 노력을 충분히 유도할 정도로 도전적이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다시 말해 달성하기 쉬운 목표만 설정해놓고 이를 근거로 자체 평가를 해 성과점수를 올렸다. 평가단은 인천대가 운영목표에 대한 구체적 실천전략과 융·복합 교육 강화를 위한 지원체제와 적극적인 글로벌화 전략, 차별적 특성화 전략, 사회봉사 및 지역교육 선도 기능, 그리고 재정건전성 확보 노력 등 7가지 항목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평가단은 인천대가 지표 등을 제대로 설정하지 않아 평가를 할 수 없었다.

인천대는 국립대로 전환하면서 2013년 3월 이른바 ‘국립 인천대학교 송도비전’을 선포한 바 있다. 2020년까지 5대 거점 국립대학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것이 골자였다. 이를 위해 창조적 교육혁신, 교수 연구력 향상, 지역발전 선도, 국제적 역량 강화, 성과주의 정착 등 5대 과제도 선정했다. 그럼에도 교육부의 운영성과 평가에서 판정 보류된 건 ‘송도비전’을 실현할 재정과 연차계획 추진 방안의 구체성이 결여됐기 때문이다. 인천대는 앞으로 지역거점 대학의 미래상을 구현할 활력 넘치는 도전적 발전 전략을 재정과 연계, 구체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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