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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1 (화) 메뉴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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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균의 스케치여행] 병산서원

서예 유성룡이 선조 8년 풍산의 풍악서당을 옮겨와 병산서원을 세웠다.

정치가이자 유학자로 살다가 타계한 뒤, 그를 따르던 제자와 유생들이 위패를 모시는 사당을 만들어 강학공간과 제향공간을 갖춘 서원이 되었다. 복례문에 들어서자 붉게 핀 홍도화가 기와 담장을 배경으로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입교당 대청마루에 걸터 앉아 동제와 서재를 거느린 만대루를 바라보니 소실점 너머 선비의 고고한 시심이 전해온다. 낙동강 금모래도 봄볕에 익어 빛나는데 꽃잎은 벌써 봄 화장을 지우려한다. 꽃그늘 아래서 춘망사(春望詞)를 떠올렸다.

곡우 지나 청명한 이 시절의 노래는 당나라 기생시인 설도의 춘심을 길어 올린 조수미의 동심초(同心草)라야 좋다.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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