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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탁 칼럼] 경제민주화의 해법 소설 ‘이정구’가 답이다
오피니언 이영탁 칼럼

[이영탁 칼럼] 경제민주화의 해법 소설 ‘이정구’가 답이다

요즘 경제민주화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기본적으로 경제에 관한 이야기인데 정치권에서 먼저 갑론을박하다 보니 정작 학계나 정부에서는 수수방관하고 있는 모습이다. 잘못 끼어들었다간 면박을 받을 테니 그렇겠지 하면서도 전문가나 책임질 사람들이 이래도 되나 싶기도 하다. 비전문가, 그것도 정치인들의 게임이라 그런지 정당간은 물론이고 같은 정당 내에서도 경제민주화에 대한 이해나 해법이 다르다.

차제에 논란이 되고 있는 경제민주화에 대해 살펴보자. 첫째, 경제민주화는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다. 목표는 어디까지나 성장과 복지이다. ‘국민 모두가 골고루 잘사는 사회’로 가기 위한 수단이요, 과정으로서 경제민주화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목표를 얘기한 다음 수단을 제시했더라면 많은 사람들의 이해가 훨씬 수월하지 않았을까.

둘째, 경제민주화를 실천하는 방법상의 문제이다. 지금은 경제민주화의 표적이 재벌문제로 집중되는 형국이다. 그것도 법과 규정을 고쳐 정부에다 더 많은 칼자루를 쥐어주는 등 강제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풀자는 식이다. 한편으로는 소통과 섬김의 리더십을 강조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식의 경제민주화 해법을 제시하는 모습에서 혼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게 없고 말만 무성하다고 느끼는 건 비단 필자만의 생각일까.

최근에 와서 경제민주화 이슈가 크게 대두되고 있는 것은 한마디로 ‘양극화’라든가 ‘1% 대 99%간의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 인간의 심리는 묘한 데가 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돈이나 권력을 가지고 싶어 한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되지 않을 때는 심사가 뒤틀어진다. 자신의 능력을 탓하기보다는 그들이 미워지고 그들의 약점을 들춰내 욕을 하기 일쑤다.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옛말이라든가 ‘옆집 암소를 죽여주세요.’라는 서양 속담이 이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99%에 해당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미워하는 건 1%에 해당하는 사회지도층 즉 벌족(閥族)들이다. 대표적인 벌족으로 돈이 많은 재족(財族)이나 권력이 많은 정족(政族)을 들 수 있다. 이들 중 다수는 오늘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노력과 고생도 많이 했지만 불법, 비리, 편법 등 부끄러운 일도 마다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결국 벌족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변하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 먼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고, 내려앉고, 배려하고, 나누고, 손해 보는 길을 가야 한다. 과거는 과거로 치고 바람직한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렇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다른 사람들을 감동시켜야 한다. 1%끼리 서로 상대방의 잘못을 공격하는 건 해법이 아니다. 최종적으로는 99%까지 변해야 될 일인데 그렇게 해서는 일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이러한 일련의 경제민주화에 대한 해답이 소설 ‘이정구’에 잘 제시되어 있다. 이정구는 당대 최대 재벌 그룹 총수로서 소설의 주인공이다. 그는 두말할 것도 없이 벌족의 대표요, 재족의 상징이다. 그런 그가 온갖 고뇌와 시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모든 것을 비우는 일대 결단을 내린다. ‘사업보국’에 걸었던 본인의 인생을 ‘기부선언’으로 전환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엄청난 것을 얻어낸다. 갈수록 무거워지던 어깨가 홀가분해진다. 인생의 참된 행복이 무엇인지를 드디어 찾아내게 된 것이다.

이정구의 결정은 누가 강요한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한 것이다. 그래서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 그 중에서도 그토록 지독하게 그룹을 공격하고 이정구를 미워하던 유능한 젊은이가 절필을 선언하면서 신뢰와 존경을 보내기 시작한다. 한마디로 계층 간 화합의 길을 연 셈이다. 이렇게 되면 나머지 99%의 사람들도 변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보다 따뜻하고 공정한 사회를 열어가는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이정구는 알고 있다, 경제민주화의 해법을! 이정구에게 거듭 찬사를 보낸다.

이영탁 세계미래포럼 이사장 전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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