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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탁칼럼] 소설 이정구:벌족의 미래
오피니언 이영탁 칼럼

[이영탁칼럼] 소설 이정구:벌족의 미래

2011년 초 시리아에서 일어난 ‘재스민 혁명’은 23년이나 권좌를 독점했던 벤 알리 정권을 불과 두 달 만에 무너뜨렸다. 뒤이어 이집트, 리비아 등에서도 독재정권들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며 독재자들이 해외로 망명하거나 목숨까지 잃는 일이 벌어졌다.

이러한 시민혁명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두 말 할 것 없이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의 위력 덕분이다. 인터넷과 휴대폰으로 무장한 똑똑한(smart) 군중들이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연결되고 소통하면서 세상을 바꿔나가고 있는 것이다.

나라 밖에서 벌어지는 이런 상황을 지켜보던 나에게 문득 불길한(?) 예감 하나가 떠올랐다. 다름 아닌 시민혁명에 참가한 시민들의 공격목표였다. ‘후진국에서는 독재 권력이지만, 선진국이라면 시민들의 분노가 과연 어디로 향할까? 바로 기업권력이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던 것이다.

세상이 온통 양극화의 결과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 사회, 중산층의 멸종, 1% 대 99% 간의 싸움 등으로 시끄러운 것은 이미 전 지구적 현상이 되었다. 이렇게까지 된 것은 전적으로 최근에 일어난 미국 발 금융위기의 여파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결국 자본주의 자체의 모순으로까지 거론되면서 새로운 경제사회 제도를 모색해야 한다고 할 정도에까지 이른 것이다.

여기서 과연 누가 1%인가? 누가 소위 잘나가는 소수의 기득권층으로서 대다수의 사람들로부터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되어 있는가? 두말할 것도 없이 각 분야의 고위층 인사들이다. 그들 중에서도 특히 일반시민들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나는 이들에게 벌족(閥族)이라는 이름을 붙이고자 한다. 벌족은 다시 돈이 많은 사람을 일컫는 재족(財族), 권력이 많은 사람을 일컫는 정족(政族), 그리고 관족(官族), 법족(法族), 언족(言族), 의족(醫族), 교족(敎族), 종족(宗族), 노족(勞族)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들 1%를 보는 99%의 시각은 어떤가? 절대로 곱지 못하다. 처음에는 부러움이나 시기의 대상이었을 텐데, 어느새 분노와 타도의 대상으로 변했다. 원천적으로 아무리 노력해도 올라갈 수 없는 나무에 대한 저주가 있다. 거기다가 1%가 저지른 불법, 비리, 편법 등이 누적되면서 가진 자와 못가진 자가 서로 편을 가르게 되었다. 각자의 노력에 따라 계층 간 이동이 이루어진다면 문제가 없을 텐데, 중산층이 자꾸 하위층으로 전락하면서 계층 간의 갈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99%라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더라도 1%가 먼저 변하는 수밖에 없다. 이들이 절제하고, 배려하고, 양보하고, 손해보고, 때로는 희생해야 한다. 말로만 할 게 아니라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99%를 감동시키고 그들의 흥분을 자제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당대 최대의 재벌그룹 총수 이정구(李鄭具)가 그 선봉에 섰다. 그리하여 벌족의 바람직스러운 미래를 확실히 제시하고 있다.

이번에 발간되는 ‘이정구(李鄭具)’는 ‘벌족의 미래’ 시리즈의 제1탄이다. 하반기에는 제2탄으로 ‘정족(政族) 이야기’를 쓸 계획이다. 제3탄부터는 크라우드소싱(crowd sourcing) 방식을 통해 많은 전문가들과 관심 있는 일반인들이 집필에 참가해 관족(官族), 법족 (法族), 언족(言族) 등 여러 분야의 책을 동시에 출간하는 시스템을 마련해볼 계획이다.

이 소설의 내용을 구상한 뒤 완성본을 내놓기까지는 이완배 작가의 도움이 컸다. 처음 쓰는 소설이었기에 부족하고 서투른 점이 많았는데도 좋은 콤비를 이룰 수 있었음에 감사드린다. 또 만날 때마다 특유의 초저음으로 자리를 편하게 이끌어준 ‘미래를 소유한 사람들’ 김상호 대표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소설이며, 따라서 등장인물은 모두 가공의 인물이다. 혹시라도 글을 읽고 불쾌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너그러운 이해를 바랄 뿐이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 더 큰 미래를 기대하면서.

이영탁 세계미래포럼 이사장 前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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