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면적 늘고 늦더위로 고랭지 물량 출하…지난주比 40.6%↓
“배춧값이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으니 생산비도 안 나올 것 같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연천군 신서면에서 10만㎡ 규모의 배추농사를 짓고 있는 김순득씨(60)는 배추 출하를 한달여 앞두고 매일 한숨만 쉬고 있다.
지난해 ‘배추 대란’을 겪은 농민들이 재배면적을 10% 가량 늘린데다 늦더위로 고랭지 물량이 줄지 않아 출하량이 30% 늘면서 배춧값이 폭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난해는 그래도 생산비는 나올 정도였는데 올해는 돈과 노력만 들고 건질 게 없을 것 같다”면서 “배추를 갖다 버릴 수도 없고 야단났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이처럼 늦더위로 인한 채소값 폭락에 소비자는 웃고 있는 반면 경기도내 채소농가는 시름하고 있다.
26일 농협수원유통센터에 따르면 이날 배추 한 포기의 판매가는 1천900원으로 전주(3천200원) 대비 40.6%, 전월(2천800원) 대비 32.1% 하락했다. 지난 8월에 비하면 74.4%까지 추락했다.
다른 농산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늦더위로 충분한 일조량을 확보해 이달 출하량이 지난해 대비 50% 가량 늘면서 무 한개는 이날 1천580원으로 전월대비 절반 가까이(45.5%) 급락했으며 시금치와 대파도 전월대비 각각 37%, 20.2% 가격이 떨어졌다.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집계한 평균 도매가격도 오이(15㎏ 상품)가 2만2천830원으로 지난해(5만1천원) 대비 55.2%, 지난달(4만1천250원) 대비 44.6% 하락했으며 애호박도 상품 8㎏이 1만7천원으로 지난해보다 61%, 한달 전보다 54% 내렸다.
고추의 경우는 올여름 고추전염병이 돌면서 전년 대비 가격이 3배 가까이 폭등했지만 중국에서 값싼 고추가 전년 대비 2배 이상 대량 수입되면서 다음달 국산 고추의 가격 하락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관령원예협동조합 관계자는 “채소 중에서도 배추는 특히 생산량 증감에 따라 가격변동이 심한 품목”이라며 “가격하락시 위기관리매뉴얼에 따라 비축이나 산지폐기, 해외생산기지 구축 등의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예리기자 yell@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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