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놓고 정가가 시끌하다. 송 전 대표는 인천에서 국회의원 5선(16, 17, 18, 20, 21대)과 13대 인천광역시장을 지냈다. 태어난 고향은 전남 고흥이지만 정치적 고향은 인천이다.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소식을 처음 접한 많은 인천시민은 “저 송영길이 그 송영길 맞아?”라며 의아해했다. 그는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현역 국회의원 임기 2년을 포기하고 출마하는 것이 오히려 대선패배에 책임지는 자세’란다. 인천 계양을지역구에서 5선을 하고 인천시장까지 지낸 그가 마치 작전처럼 서울 강남으로 주소를 옮기면서는 ‘3천여명의 당원들이 2천424원 후원금을 보내며 서울로 이사 오라고 격려해 준 데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명분없는 괴변이라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5선의 국회의원과 인천시장,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지낸 경험과 역량을 총동원해 글로벌 도시 서울, 서울시민의 자부심, 서울 국제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인천에서 쌓은 정치 밑천으로 이제 서울시민의 자부심을 키운단다. 4년 동안 시장으로 받들었던 300만 인천 시민과, 무려 국회의원 5선을 지켜준 계양 주민은 이미 안전에 없다. 인천을 등진데 대한 정중한 사과도 없다. 타지 출신의 송 전 대표를 인천의 대표 정치인으로 만들며 자부심과 기대를 가졌던 인천시민은 큰 배신감에 당황스럽다. 송 전 대표는 인천시장 시절 수도권매립지 문제를 비롯해 인천의 각종 현안을 놓고 서울시와, 또 중앙정부와 맞섰다. 그런 그가 이제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단다. 인천시는 수도권매립지의 2025년 사용종료를 선언했고, 서울시는 사용종료를 반대하며 첨예하고 맞서고 있다. 그래서 수도권매립지는 인천시장과 서울시장 선거의 가장 큰 이슈다.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 서울시민의 편의를 위해 인천시민의 30년 고통인 수도권매립지의 사용 연장이라도 주장하겠단 말인가.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지면 ‘남은 국회의원 임기 2년까지 포기하며 어려운 선거에 나가 당을 위해 희생했다’고 할 것이다. 이긴다면 차기 대선의 유력 후보로 급부상 한다. 승패를 떠나 정치적으로 손해 볼 일이 없다. 오히려 남는 장사다. 송 전 대표는 인천시장 재직 시에도 인천시정보다 중앙무대(대선)에 관심이 많다는 지적을 수없이 받았다. 시장 임기 말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측근들은 재선 후 대권 도전이라는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재선에 실패했다. 인천은 재선 실패로 정치적 위기를 맞은 송 전 대표를 총선을 통해 2번이나 따듯하게 품었다. 그렇게 자란 송 전 대표는 지금 정치적 고향인 인천을 헌신짝 취급한 채 정치 셈법에만 빠져있다. 인천에 참 배은망덕하다.
사설(인천)
경기일보
2022-04-13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