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기술 '백플립'이 찬사로…흑인선수 보날리 "세상이 바뀐 듯" [밀라노 올림픽]

1998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감점을 감수하고 '백플립' 기술을 펼쳤던 전 프랑스 피겨 스케이팅 국가대표 쉬르야 보날리(52)는 일리야 말리닌(미국)의 백플립을 보며 많은 감정이 들었다고 밝혔다. 보날리는 10일(한국시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올림픽 은반에서 백플립을 하는 선수를 보니 정말 좋았다"며 "이제는 세상이 바뀐 것 같다. 실력만 좋다면 누구든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흑인 선수 보날리는 1990년대 피겨계를 주름잡던 정상급 선수로 고난도 기술인 트리플 악셀은 물론, 남자 선수들도 수행하기 어려운 4회전 점프를 구사했다. 그러나 보날리는 높은 기술을 앞세우고도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번번이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보날리는 그 이유가 피부색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언론 인터뷰에서 백인과 아시아 선수들이 독식하는 피겨계를 비판했다. 1994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일본 사토 유카에게 밀려 은메달을 딴 뒤 한참이나 시상대에 오르길 거부했다. 보날리는 1998 나가노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항의의 의미로 백플립을 펼친 뒤 그대로 은퇴했다. 당시 뒤로 공중제비를 도는 백플립은 위험하다는 이유로 금지된 기술이었는데 보날리는 감점을 감수하고 이 기술을 구사했다. 이후 보날리의 백플립은 인종차별에 맞선 저항의 상징이 됐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2024년 시대의 변화 속에 백플립 금지 규정을 해제했고,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팀 이벤트(단체전)에 출전한 미국 피겨 스타 일리야 말리닌이 백플립을 펼치면서 다시 화제를 모았다. 보날리는 "난 대중이 열린 마음을 갖지 못했던 시대에 선수 생활을 한 것 같다"며 "앞으로 피겨 스케이팅이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AP는 "과거 흑인 선수가 하면 조롱받던 행동이 백인이 펼치면 칭송받는 행동이 됐다"는 한 피겨 팬의 반응을 소개하며 "일각에선 보날리에게 내려진 과거의 징계와 오늘날 말리닌에 대한 찬사가 피겨계에 존재하는 이중 잣대를 보여준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스노보드 깜짝 은메달 김상겸 금의환향, 다음 목표는 금메달 [밀라노 올림픽]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겨준 스노보드 김상겸(37·하이원)이 뜨거운 환호를 받으면서 돌아왔다. 이번 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딴 김상겸은 일정을 마무리하고 1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입국장 문이 열리고 김상겸이 걸어 나오자 총출동한 그의 가족 8명이 그를 가장 뜨거운 박수로 맞이했다. 장인 박기칠씨는 손수 제작한 축하 플래카드를 들고 환영했고, 아내 박한솔(31)씨는 준비한 꽃다발을 그의 품에 안기고 꽃목걸이를 직접 걸어줬다. 김상겸은 이날 입국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타지역에서 하는 올림픽이어서 평창 때보다는 부담감이 솔직히 좀 덜했다"면서 "좋은 성적으로 메달을 딸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감사드린다. 아내에게 은메달을 선물로 바친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상겸은 지난 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 파크에서 열린 대회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베냐민 카를(오스트리아)과 결승에서 0.19초 차로 분패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1호 메달이자 한국의 동·하계올림픽 통산 400번째 메달이다. 또 해외에서 열리는 동계 올림픽 스키·스노보드 종목 한국 선수의 첫 메달이기도 하다. 1989년생인 김상겸은 2014 소치 올림픽에 한국 선수 최초로 이 종목에 출전한 선구자다. 소치 17위 이후 2018년 평창 15위, 2022년 베이징 24위를 거쳐 4번째 도전 만에 시상대에 올랐다. 3전 4기 끝에 얻어낸 값진 메달인 셈이다. 이처럼 인고의 시간이 길었던 탓에 김상겸이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막노동을 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그와 그의 가족에겐 고된 시간이었다. 아내 박한솔씨는 "경기가 안 풀릴 때는 욕 한 번 해달라고 하면 욕도 해주고 바라는 대로 많이 해주면서 버텨왔다. 그동안의 땀방울이 모여서 받을 수 있게 된 것 같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잘해줘서 고맙다"고 말하면서 참아왔던 울음을 끝내 터뜨렸다. 메달을 획득한 지 이틀이 채 되지 않았지만 김상겸은 벌써 다음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28일 폴란드 크리니카에서 열리는 2026 VISA FIS 스노보드 알파인 월드컵에 출전하기 때문이다. 스노보드 대표팀 맏형이지만 올림픽 도전 역시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그는 "더 큰 목표는 당연히 이제 금메달이다. 금메달은 못 받아봤으니까"라며 "이번에 저랑 8강에서 붙었던 롤란드 피슈날러(45·이탈리아)의 경우에도 80년생으로 올림픽을 6∼7번 정도 참여한 걸로 알고 있다. 그런 점에서 나이는 이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무명 10대의 반란…유승은, 포기 직전에서 ‘올림픽 시상대’까지 [밀라노 비하인드]

‘겁 없는 10대의 비행.’ 한국 스노보드가 마침내 프리스타일에서도 올림픽 시상대를 밟았다. 주인공은 만 18세의 고교생 유승은(용인 성복고). 부상과 공백, 그리고 첫 올림픽이라는 부담을 모두 밀어내고 한국 여자 스키·스노보드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유승은은 1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결선에서 171점을 기록, 무라세 고코모(일본·179점), 조이 사도스키 시노트(뉴질랜드·172.25점)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스노보드 빅에어에서 메달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불어 유승은은 한국 여자 스키·스노보드 선수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상징적인 기록도 함께 남겼다. 결선 무대에서 유승은의 연기는 대담했다. 가파른 슬로프를 질주한 뒤 선보인 ‘백사이드 트리플콕 1440’은 회전수와 완성도 모두 심판진의 높은 점수를 끌어냈다. 여기에 안정적인 착지와 그랩 동작까지 더해지며 단숨에 선두권으로 도약했다. 성공 직후 보드를 던지는 세리머니는 10대 특유의 패기와 자신감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023년 주니어 세계선수권 준우승으로 두각을 드러냈지만, 이후 발목과 손목 부상이 잇따르며 긴 재활 시간을 보내야 했다.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도 4위에 그치며 메달을 놓쳤고, 올 시즌 역시 11월 월드컵부터 뒤늦게 출발했다. 하지만 베이징 월드컵 7위, 미국 스팀보트 월드컵 은메달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반등에 성공했다. 그는 대회 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다”고 털어놓았지만, 결국 그 다짐은 올림픽 시상대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유승은은 “부상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시간이 오히려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다. 지금의 제가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는 그의 쾌거에 대해 포상금 1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담대한 도전과 집중력이 국민에게 큰 감동을 줬다”며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두려움 없이 날아오른 18세의 점프. 유승은의 동메달은 단순한 시상대 한 칸이 아닌, 한국 스노보드의 지형을 바꾼 역사적인 도약이었다.

올림픽 금메달은 실력인가? 행운인가? [밀라노 올림픽]

‘운칠기삼’. 운이 7할이고 기량은 3할이다는 뜻이다. 그런데 운이 99%이고 기량은 1%인 경우도 있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따냈던 호주의 스티븐 브래드버리 선수가 대표적 사례이다. 준준결승부터 운이 따라줘 결승까지 왔는데, 남자 1,000m 결승에서 앞서 달리던 세계 정상급 4명의 선수가 마지막 순간에 도미노처럼 서로 넘어지면서 꼴찌로 달리던 브래드버리가 유유히 홀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것이다. 브래드버리는 호주의 첫 동계올림픽 금메달이자 남반구 최초의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되는 말도 안 되는 행운을 누렸고 그는 이후 억세게 운 좋은 사람의 대명사가 됐다. 이번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에서는 대이변을 일으킨 스노보드 김상겸 선수가 화제가 되고 있다. 그의 메달 가능성은 10%가 채 되지 않았고 2018년 평창 대회에서 사상 첫 은메달을 따낸 후배 이상호에게 모든 관심이 쏠렸다. 역대 최고 순위인 예선 8위로 16강전에 오른 김상겸은 상대였던 얀 코시르(슬로베니아)가 레이스 도중 넘어져 손쉽게 8강에 진출했다. 8강전 상대는 이번 시즌 세계 1위이자 홈코스의 롤란드 피슈날러(이탈리아). 스노보드는 개최국 선수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대회 코스에서 다른 나라 선수들보다 연습을 할 기회가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예선을 1위로 통과한 피슈날러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지만 레이스 후반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45세의 백전노장 피슈날러가 잇따라 기문을 놓치며 실격한 것이다.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서 두 번 연속 상대 실수로 승리할 확률은 매우 낮다. 30대 중반이 되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김상겸은 대회 당일 컨디션까지 좋았다. 하지만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면, 즉 피슈날러가 제 기량을 발휘했다면 37세의 김상겸이 4번째 출전한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김상겸이 깜짝 메달을 목에 걸면서 2010년 밴쿠버 올림픽의 모태범 선수가 다시 소환되고 있다. 당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우승 후보는 단연 이규혁. 모태범에게 메달을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경기 당일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하위 그룹에 속했던 모태범이 19명 가운데 2위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1차 레이스를 마친 뒤 빙판을 고르는 정빙 시간이 됐다. 그런데 메인 정빙기가 고장 나는 바람에 예비용으로 준비됐던 다른 정빙기가 투입됐지만 이 정빙기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상위 그룹 20명의 경기가 90분이나 지연됐다. 이규혁 등 메달 후보들은 초조하게 기다리다 바이오리듬을 놓쳤고 설상가상으로 빙질은 모태범이 탈 때보다 훨씬 나빴다. 결국 1-2차 레이스 합계에서 모태범이 1위에 오르면서 한국 빙속 74년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고 에이스 이규혁은 15위에 머무르고 진한 눈물을 쏟아냈다. 이 대회 남자 10,000m에서도 전무후무한 일이 벌어졌다. 당시 금메달 후보 0순위는 세계기록 보유자인 네덜란드의 스벤 크라머로 적수가 없었다. 우리나라의 이승훈이 12분58초55라는 올림픽 신기록으로 먼저 경기를 끝냈지만 마음을 놓지 못했다. 바로 크라머가 있기 때문이었다. 초반부터 힘차게 달린 크라머는 레이스 중반까지 이승훈보다 기록이 앞서 금메달이 유력해 보였다. 그런데 8바퀴 반을 남기고 확률 1%도 되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인코스를 달리던 크라머는 규정에 따라 당연히 아웃코스로 나가야 했다. 크라머가 아웃코스로 빠지려고 하는 순간 갑자기 크라머 코치인 제라드 캠커스 코치가 뭐에 홀린 듯 손가락으로 인코스로 들어가라고 가리키자 크라머는 급하게 방향을 바꿔 인코스로 다시 들어왔다. 인코스를 두 번 연속 타면 실격이 된다. 크라머는 기록상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규정에 따라 실격 처리됐다. 코치의 순간적인 판단 실수로 금메달을 억울하게 놓친 그는 고글을 바닥에 집어던지며 화를 참지 못했다. 반면 이승훈과 우리 지도자들은 ‘어부지리’ 금메달에 크게 환호했다.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은 하늘이 낸다’는 말이 있다. 실력이 물론 가장 중요하지만 운이 따르지 않으면 쉽지 않다는 얘기이다. 1초 앞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게 바로 스포츠의 묘미이다.

스키·스노보드협회, 김상겸에 포상금 2억원…유승은 1억원 [밀라노 올림픽]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에 1·2호 메달을 안긴 스노보드의 김상겸(하이원)과 유승은(성복고)이 협회로부터 억대 포상금을 받는다. 10일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에 따르면 협회는 김상겸에게 2억원, 유승은에게 1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김상겸은 8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했고, 유승은은 한국시간 이날 새벽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올림픽 우리나라 전체 1·2호 메달이며, 한국 스키·스노보드 사상 두 번째와 세 번째 올림픽 메달이다. 특히 한국 스키·스노보드는 단일 올림픽에선 처음으로 '멀티 메달'을 수확했다. 협회는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금메달에 3억원, 은메달에 2억원, 동메달에는 1억원의 포상금을 책정했는데, 당시엔 입상자가 나오지 않았고 이번 올림픽에선 포상금액을 유지했다. 2014년부터 롯데그룹이 회장사를 맡고 있는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는 각종 국제대회 포상금을 꾸준히 늘려왔다. 특히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월드컵, 청소년올림픽과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의 경우 메달 입상뿐만 아니라 '6위'까지도 포상금을 준다. 올림픽에선 4위에게 5천만원, 5위 3천만원, 6위에게는 1천만원이 지급된다. 협회는 지난해에만 세계선수권대회, 월드컵 등 주요 국제 대회에서 성과를 낸 선수들에게 총 1억5천500만원의 포상금을 줬는데 2016년부터 포상금으로만 지급된 액수가 12억원에 육박한다. 스키·스노보드협회는 이번 올림픽 이후 다음달 중 포상금 수여식을 열 계획이다. 한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번 대회 메달 물꼬를 튼 김상겸에게 축하 서신과 소정의 선물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서신에서 신 회장은 김상겸에게 "포기하지 않고 획득한 결실이기에 더욱 의미 있게 느껴진다. 오랜 기간 설상 종목의 발전을 꿈꿔온 한 사람으로서 앞날을 더욱 응원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스노보드 유승은, 빅에어 동메달…한국 두 번째 메달 [밀라노 올림픽] [영상]

유승은(성복고)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 3위에 올라 동메달을 획득했다. 유승은은 1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여자 빅에어 결선에서 171점을 받아 무라세 고코모(일본·179점), 조이 사도스키 시노트(뉴질랜드·172.25점)에 이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날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김상겸(하이원)이 획득한 은메달에 이어 대한민국 선수단의 이번 대회 두 번째 메달이 또 스노보드에서 나왔다. 한국 스키·스노보드는 이번 대회 전까지 2018년 평창에서 이상호(넥센윈가드)가 따낸 남자 평행대회전 은메달이 유일한 메달이었으나 이번 대회를 통해 처음으로 단일 올림픽에서 2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앞선 두 개의 메달은 스노보드를 타고 속도를 겨루는 알파인 종목에서 나왔다. 이번엔 공중회전 등 기술을 점수로 매겨 경쟁하는 프리스타일 종목에서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유승은은 만 18세 나이에 한국 여자 스키·스노보드 선수 첫 메달리스트로도 이름을 남겼다. 빅에어는 보드를 타고 30m 넘는 슬로프에서 활강해 대형 점프대에서 도약, 점프와 회전, 착지, 비거리 등을 겨루는 종목이다. 유승은은 2018년 평창 대회에서 빅에어가 처음 정식 종목이 된 이후 한국 여자 선수 최초로 출전해 첫 결선 진출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다.

메달은 밥심으로 딴다..인기 만점 급식센터 [밀라노 올림픽]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급식 지원센터가 태극전사들의 메달 전선에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국제 종합 대회마다 정성이 듬뿍 담긴 급식을 지원해 온 대한체육회는 이탈리아 내 다양한 곳에서 분산 개최되는 이번 대회엔 빙상 종목 개최지인 밀라노뿐만 아니라 설상 종목과 컬링이 열리는 코르티나담페초, 리비뇨에도 급식 지원센터를 열었다. 약 22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이번 급식 지원센터에는 총 36명(밀라노 15명·코르티나 12명·리비뇨 9명)이 파견돼 매일 점심·저녁에 한식 도시락을 제공한다. 선수단 일정에 따라 약간씩 변동이 있지만, 한 끼에 밀라노 45개, 코르티나 25개, 리비뇨에 25개로 총 95개 안팎의 도시락을 만들고 있는데 사용되는 육류만 총 70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체육회는 설명했다. 특히 이번 대회 급식엔 '발열형 도시락 용기'가 도입돼 추운 날씨 속에 경기를 펼치는 선수들이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게 했다. 발열 도시락은 음식이 담기는 트레이 아래에 발열팩을 위한 트레이가 별도로 있는 형태로, 발열팩 트레이에 물을 넣으니 금세 발열팩에서 김이 올라왔다. 이 트레이를 음식 트레이와 결합해 뚜껑을 닫으면 음식에 온기가 돈다. 급식 지원센터는 우리 선수들 입맛에 맞게 갈비찜과 어묵볶음, 오이무침, 멸치볶음 등 수십 가지 반찬을 정성껏 만들고 있다. 현지에 파견된 조은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영양사는 "올림픽 선수촌 식당에 가서 보니 단백질이 다소 부족하다고 느껴서 저희는 메인 반찬에 단백질 비율을 높였고, 양도 최대한 많이 담아서 단백질을 많이 드실 수 있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중현 조리장도 "선수들이 갈비찜이나 제육볶음 같은 고기반찬을 가장 좋아한다고 들어서 이를 반영해서 준비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신선 식품의 경우엔 한국과 좀 다른 것들이 있다 보니 현지 식재료로 대체해 사용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포장이 완료된 도시락은 다시 보온백에 종목별로 담겨 식사 시간에 맞게 배송된다. 산악 지역에서는 다양한 식자재 수급이 어렵다 보니 밀라노에서 차로 편도 4시간인 리비뇨, 6시간 걸리는 코르티나에 주기적으로 배송이 이뤄지는 등 어려움도 적지 않다. 조은영 영양사는 "쌀이나 김치, 고추장, 된장은 필수 식재료인데, 젓갈 등의 경우 통관이 무척 어려워서 비건 김치로 준비했다. 새우젓이 안 들어 있어도 같은 맛을 내는 김치를 어렵게 찾았다"면서 "통관엔 6개월이 걸리는 것도 있어서 절차나 컨테이너 사정 등에도 어려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런 노력이 전해진 덕분인지 급식 센터의 도시락은 선수들이 거의 빠짐없이 신청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쇼트트랙 대표 심석희는 최근 인터뷰에서 "컨디션 관리가 중요하다 보니 경기를 앞두고 잘 먹는 게 중요한데, 도시락을 한식으로 준비해 주셔서 잘 챙겨 먹으며 대회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고 고마워했다. 김중현 조리장은 "한국에서 먹는 것과 같은 맛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선수들이 그런 마음을 알아주시면 저희는 무척 뿌듯하다"면서 "도시락을 먹고 힘을 내서 좋은 성적을 내주시면 좋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조은영 영양사는 "이번 설에는 사골국과 불고기, 산적 같은 명절 음식을 마련해 더 힘을 내실 수 있게 했다"면서 "맛있게 드시고 힘내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쇼트트랙 첫 단추는 혼성계주…‘에이스’ 최민정 선봉 [밀라노 올림픽]

‘세계 최강’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종목 첫 메달이 걸린 혼성계주를 신호탄으로 본격적인 금빛 사냥에 나선다. 한국은 10일 오후 7시59분(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2천m 계주에 출전한다. 이번 대회 쇼트트랙 종목 가운데 가장 먼저 메달의 향방이 결정되는 경기다. 혼성 2천m 계주는 남녀 각 2명씩 총 4명이 500m씩 분담해 달리는 단거리·전술 복합 종목이다. 초반 포지션 선점이 레이스 흐름을 좌우하는 만큼 스타트와 첫 두 바퀴에서의 자리싸움이 사실상 승부처다. 작은 충돌이나 동선 겹침 하나가 곧 순위 하락으로 직결되는 고난도 경기이기도 하다. 한국은 ‘에이스’ 최민정(성남시청)을 1번 주자로 배치해 초반 기선 제압을 노린다. 폭발적인 스타트와 코너 장악 능력을 갖춘 최민정으로 선두권을 확보한 뒤, 안정적인 교대와 속도 유지를 통해 레이스를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최민정은 “첫 주자로서 책임감을 갖고 준비했다. 출발부터 흐름을 가져오겠다”며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올 시즌 월드투어 500m 메달과 혼성계주 금메달을 수확하며 단거리 경쟁력을 재확인했다. 적극적인 인코스 공략으로 레인 주도권을 잡겠다는 구상도 분명히 했다. 대표팀은 2022 베이징 대회 당시 넘어지는 불운으로 결승 진출이 좌절된 아쉬움을 안고 있다. 이번에는 실수 없는 레이스 운영과 안정적인 계주 교대를 통해 ‘클린 레이스’에 초점을 맞췄다. 같은 날 개인 종목 예선도 이어진다. 여자 500m서 최민정, 김길리(성남시청)가 출전하고, 남자 1천m에서 연달아 임종언(고양시청)이 데뷔전을 치르는 가운데 초반 분위기 선점이 관건이다. 예선 통과는 물론, 체력 소모를 최소화하는 효율적인 레이스 운영이 메달 경쟁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도 첫 실전에 돌입한다. 10일 오전 1시30분 여자 단거리 간판 김민선(의정부시청)이 1천m에 출전한다. 특히 김민선은 세 번째 올림픽 무대에서 첫 메달 사냥에 도전한다. 부상과 슬럼프를 딛고 재도약에 성공한 그는 특유의 폭발적인 스타트와 후반 레이스 유지 능력을 끌어올리며 세계 정상권 경쟁력을 회복했다.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감독은 “(김)민선이의 기술과 체력은 충분히 준비됐다. 결국 승패를 가르는 건 심리와 집중력”이라며 “이번 대회가 가장 좋은 기회”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밀라노의 차가운 얼음판 위, 한국 빙상은 다시 한 번 역사를 향해 질주한다. 금빛 레이스의 첫 출발선은 혼성계주다.

미국 피겨, 단체전 2연패 달성…말리닌, 프리서도 '백플립' [밀라노 올림픽]

미국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피겨 팀 이벤트(단체전)에서 우승하며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미국은 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끝난 팀 이벤트에서 총점 69를 기록해, 일본(총점 68)을 1점 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2022 베이징 대회에서 팀 이벤트에서 첫 우승을 따낸 미국은 2개 대회 연속 '금빛 연기'의 기쁨을 맛봤다. 반면 2022 베이징 대회에서 미국에 밀려 은메달을 차지한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도 미국의 벽을 넘지 못하고 두 대회 연속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개최국 이탈리아는 총점 60으로 3위를 차지하며 이 종목에서 처음 시상대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2014 소치 대회에서 처음 도입된 팀 이벤트는 국가 대항전으로 남녀 싱글, 페어, 아이스댄스 4개 종목을 모두 펼쳐 순위에 따른 포인트의 총점을 따져 메달 색깔을 결정한다. 10개국이 참가한 이번 대회 첫날 미국(34점), 일본(33점), 이탈리아(28점), 캐나다(27점), 조지아(25점)가 상위 5위를 차지하며 결승전에 진출한 가운데 한국은 14점을 따내는 데 그치며 7위로 밀려 결승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미국은 이날 페어 프리스케이팅에 나선 엘리 캠-대니 오셰이 조가 4위(7점)를 차지한 데 이어 여자 싱글 프리프로그램에 출전한 앰버 글렌이 3위(8점)를 기록했다. 미국은 마지막 주자로 나선 남자 싱글의 '간판스타' 일리야 말리닌이 프리스케이팅 4번째 연기자로 나서 7개의 점프 과제 가운데 5개를 쿼드러플(4회전) 점프로 처리하는 고난도 연기로 팬들의 갈채를 받았다. 특히 전날 쇼프로그램 스텝시퀀스에서 백플립(뒤로 공중제비)을 연기해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말리닌은 이날 프리스케이팅 스텝시퀀스에서 또다시 백플립에 성공하며 절정의 기량을 자랑했다. 말리닌이 200.03점을 받고 1위(10점)를 차지하면서 미국은 총점 69를 쌓아 1위에 랭크됐다. 일본은 마지막 연기자로 나선 사토 슌이 프리스케이팅에서 1위를 해야만 역전에 성공하는 상황에 몰렸다. 사토는 3개의 쿼드러플 점프를 펼치며 선전했지만 194.86점을 받고 2위(9점)를 차지했고, 일본은 결국 총점에서 미국에 1점 차로 밀려 은메달에 그쳤다.

컬링 믹스더블 3연승..준결승 진출은 실패 [밀라노 올림픽]

컬링 믹스더블의 김선영(강릉시청)-정영석(강원도청) 조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라운드로빈에서 5연패 뒤 3연승을 달렸다. 두 선수는 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의 코르티나 컬링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라운드로빈 8차전에서 캐나다 조슬린 피터먼-브렛 갤런트 조를 9-5로 꺾었다. 첫 경기부터 다섯 번째 경기까지 모두 패배했던 두 선수는 미국과 에스토니아에 이어 캐나다를 연파해 라운드로빈 3승 5패를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은 9일 오후에 열리는 노르웨이와 라운드로빈 마지막 경기와 관계 없이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미 5승 이상을 거둔 팀이 4팀이나 된다. 혼성 2인조 경기인 컬링 믹스더블은 총 10개 팀이 출전해 라운드로빈 방식의 예선을 치러 상위 4개 팀이 준결승에 진출해 최종 순위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일찌감치 준결승 진출 가능성이 희박했던 한국은 캐나다를 맞아 부담을 덜고 집중력 있는 플레이를 펼쳤다. 한국은 1-3으로 뒤진 4엔드에서 후공을 잡은 뒤 김선영이 마지막 스톤으로 하우스 안에 있던 상대 스톤을 밀어내면서 대거 3득점에 성공, 4-3으로 역전했다. 한국은 선공이던 5엔드에서도 2득점에 성공해 6-3으로 달아났다. 캐나다는 6엔드에서 파워플레이(후공을 가진 팀이 사전에 배치된 스톤의 위치를 변경해 대량 득점을 노릴 수 있는 권한·경기당 1회 사용 가능)를 신청해 2득점 하면서 6-5로 점수 차를 좁혔다. 한국은 7엔드에서 파워플레이를 신청해 2득점 하면서 8-5로 다시 달아났고, 마지막 8엔드에서도 한 점을 보태 경기를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