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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물질 사고, 훈련도 없고 대응도 없다…‘엇박자 행정’ 수면 위 [집중취재]

현장 대피·실행 등 사고 책임 불명확
2017~2025년 道 화학사고 총 273건
경북·충남比 2배 이상↑… 전국 최다
전문가 “재난 컨트롤타워 일원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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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를 통해 제작된 일러스트. 경기일보 AI 뉴스 이미지

 

유해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에서 대규모 유출사고에도 실질적인 근로자 및 주민 대피가 미비한 배경 속에는 정부와 관할 지자체간 ‘행정 엇박자’가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허가·감독은 정부가, 사고 대피는 시·군 등에 맡기는 구조적인 문제 탓에 기인한다.

 

2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유해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은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라 기후환경에너지부 허가를 받아 운영된다. 정부 허가를 받으면 기후부 산하기관인 화학물질안전원이 현장 안전점검 및 관리 등을 맡는다.

 

이 절차에 따라 도내 유해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은 ▲화성 887곳 ▲평택 412곳 ▲성남 258곳 ▲용인 258곳 ▲수원 209곳 ▲안성 178곳 등 2천300여곳이 위치해 있다. 각 사업장이 있는 시·군은 유해화학물질 유출사고 시 주민 대피 안내만 수행 중이다.

 

이런 구조는 지난 2012년 발생한 경북 구미 불산 누출사고가 일어나면서 바뀌게 됐다. 당시 시·군의 유해성 정보 전달과 현장 통제가 지연되면서 대응에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사고로 5명이 숨지고 1만2천여명의 주민이 건강검진을 받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바 있다.

 

이후 각 시·군 권한인 유해화학물질 허가 등의 권한은 2015년 화관법 개정으로 기후부와 화학물질안전원으로 이전됐지만, 실제 현장 대피와 실행 책임은 사업장과 시·군에 의존하는 구조는 바뀌지 않았다.

 

또 각 사업장이 제출한 서류상 대피 계획에 의존하는 구조적 문제도 함께 더해지면서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다는 점도 있다.

 

이런 이유로 대규모 화학 안전사고가 매년 크게 발생해 행정 구조 일원화로 사고 예방 대응이 필요하다는 대목이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유해화학물질 관련 사고가 발생했던 만큼 현장 안전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화학물질종합정보시스템을 보면 2017년~2025년 도내 화학사고는 273건 발생했다. 이는 같은 기간 경북 130건, 충남 109건 등과 비교하면 최소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현장 위험 사례는 심각한 실정이다. 화성 A기업은 실란(Silane, SiH) 등 90여 종 화학물질을 취급하며 흡입 시 급사 위험이 있는 물질도 포함돼 있다. 아울러 평택 B기업 역시 염산(Hydrogen chloride, HCl) 등 60여 종의 화학물질을 다루며 유출 시 생명에 치명적인 물질을 다루는 것으로 확인됐다.

 

화학물질안전원 관계자는 “수송 등 계획을 2021년부터 활용하도록 하고 있으나 실제 실행에는 보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고, 기후부는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유해화학물질 대피 등에 대해 다양한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유해화학물질 허가는 환경부가, 현장 대피 안내는 시·군, 재난컨트롤 타워 역할은 행정안전부가 맡고 있는 구조”라며 “적정한 행정 사무 분배가 병행될 필요가 있다. 현장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일원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또 현장 대응이 미비한 데에는 정부와 지자체간 대응 체계가 분산된 문제도 있고 시·군 부서도 제각각 운영된다”면서도 “유해화학물질 허가는 기업의 서류상 계획에 ‘문제 없다’는 문서를 받으면 관행적으로 승인하는 경우가 많다. 불시에 사업장에 나가 안전점검이나 대피계획서에 명시된 보호구 장비 비치 등에 점검을 이어가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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