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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에서 생활로… 경기 서부권 재정자립도의 30년 [경기지역 재정 성적표⑦]

‘절반’ 넘던 부천·시흥, 2000년대부터↓...접경지 파주는 지리적 제약 가장 커
김포도 신도시 개발 이후 내리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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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이미지로 직접적 연관은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경기 서부권의 재정 문제는 수도권 규제와 복지 의무지출 확대라는 구조적 요인에 더해, 도시의 역할 변화와 맞물려 있다. 산업 확장 여력은 제한된 반면 인구 집중으로 행정 수요는 빠르게 늘면서, 재정자립도 하락이 장기화되는 구조가 굳어졌다. 산업 도시에서 생활형 도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경기 서부권이 어떤 도시 정체성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25일 경기알파팀은 부천시, 시흥시, 파주시, 김포시 등 4개 지역을 ‘경기 서부권’으로 묶어 30년간의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 변화를 살펴봤다.

 

재정자립도 최고 도시는 출발 기준으로 부천시다. 부천은 1995년 재정자립도 91.5%로 서부권 4개 도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에서 출발했다. 이는 같은 해 시흥시 63.8%, 파주시 47.6%, 김포시 45.6%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부터 하락세가 본격화되며 2010년대 중반에는 40%대까지 내려앉았다. 대규모 택지 개발이 일찍 마무리된 성숙 도시라는 특성에 더해, 과밀억제권역에 따른 산업·시설 확장 한계와 복지 의무지출 증가가 맞물리면서 자체 세입 확대 여지가 점차 줄어든 결과다.

 

시흥시는 변동성이 가장 큰 흐름을 보였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비교적 높은 재정자립도를 유지했지만, 2001년을 기점으로 급락을 경험했다. 이후에는 뚜렷한 반등 없이 하락과 횡보가 반복되는 모습이다. 지속적인 인구 증가로 예산 규모는 확대됐지만, 국가 주도의 복지사업 확대에 따라 의존재원 증가 속도가 자체 세입 증가를 앞질러 재정자립도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파주시는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의 재정자립도가 이어진 도시로 꼽힌다. 파주시는 접경지역이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각종 규제로 산업 기반 확충이 제한되면서 자립도 반등에 구조적 제약이 컸다. 파주는 1995년 47.6%에서 출발해 2000년대와 2010년대를 통틀어 40%대 초중반에 머무는 기간이 길었고, 최고점도 2010년 54.0%에 그쳤다.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며 2020년 41.7%, 2025년에는 35.3%를 기록했다.

 

김포시는 신도시 효과가 뚜렷했다가 둔화된 사례로 분류된다. 김포는 1995년 45.6%에서 1997년 59.0%, 2000년 65.2%로 빠르게 상승하며 서부권 중위권으로 올라섰다. 2008년 이후에도 한동안 50% 안팎을 유지했지만, 한강신도시 개발이 마무리된 이후 주택 공급과 인구 증가 폭이 둔화되면서 세입 증가세도 점차 약화됐다.

 

소순창 경기도지방시대위원장은 “경기 서부권은 예전처럼 산업 중심 도시가 아니라, 주거와 생활 기능 위주의 도시로 바뀌는 과정에 있다”며 “아직 새로운 역할이 뚜렷하게 자리 잡지 못한 과도기적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과 수도권 외곽이라는 지리적 조건만 탓할 게 아니라, 앞으로 어떤 도시로 가야 할지에 대해 단체장과 주민이 함께 방향을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급격한 인구 팽창에… 행정수요 폭발, 재정 휘청

1990년대 산업 중심 도시였던 경기 서부권 시·군들은 이를 기반으로 탄탄한 재정 구조를 갖췄지만, 2000년대 이후 주거와 생활 기능의 도시로 변화하면서 재정자립도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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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 재정자립도 추이를 정리한 그래프. 유동수화백

 

■ 부천시

부천시의 1995년 재정자립도는 91.5%로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었다. 부천은 1990년대 중동지구 택지개발사업 등을 통해 도시화가 급속히 이뤄지며 인구가 급격히 팽창했다. 자체 세입만으로도 예산 대부분을 충당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도시였다.

 

하지만 이후 부천의 재정자립도는 장기 하락 국면에 들어서 2010년 49.9%로 절반 아래로 떨어졌고 2025년에는 31.5%까지 낮아졌다. 30년간 약 60%포인트 하락하며 서부권에서 하락 폭이 가장 큰 도시로 나타났다.

 

재정자주도 역시 비슷한 궤적을 그렸다. 2005년 84.1%로 정점을 찍은 뒤 점진적인 하락세가 이어졌고, 2015년 61.7%, 2020년 60.5%, 2025년에는 51.3%까지 내려왔다.

 

부천시는 지방세 비중 축소, 복지 등 의무지출 확대, 국·도비 보조사업 증가로 전체 예산 규모는 커졌지만 자체 세입만으로 이를 감당하기가 점차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회복지비처럼 법·제도로 의무화된 지출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가 동시에 약화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부천의 도시 구조적 특성과도 맞물린다. 부천 면적은 약 53.4㎢로 경기도의 0.5%에 불과하지만 도시로 서울과 인천 사이에 위치해 전국 최고 수준의 인구밀도를 보인다. 2025년 기준 인구는 약 76만명 수준으로, 도시 확장 여지가 제한된 상태에서 행정·복지·도시관리 수요가 집중되는 구조다.

 

또 부천은 1990년대 도시 확장이 일찍 마무리된 성숙 도시로, 김포·파주처럼 추가적인 세원 확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단계다. 개발 초기와 달리 세입 증가세는 둔화된 반면, 복지와 도시 관리 비용은 구조적으로 늘어나는 흐름을 보인다.

 

현재 부천시는 부천대장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을 통한 첨단 기업 유치, 불요불급한 세출 구조조정, 재정사업 성과 관리 강화, 체납 관리 및 세원 관리 고도화, 국·도비 등 외부 재원 확보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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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 재정자립도 추이를 정리한 그래프. 유동수화백

 

■ 시흥시

시흥시는 서울과 인접한 서부권 대표 성장 도시로 신도시 개발과 주거지 확장에 따라 인구가 꾸준히 늘었다. 시화·반월 국가산업단지를 기반으로 지방세 수입은 일정 수준을 유지했지만, 인구 증가에 따른 보육·교육·교통 등 행정 수요 확대가 자체세입 증가분을 상쇄하며 재정자립도에는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도시 규모 확대에 비해 재정 여력이 함께 커지지 않는 수도권 성장 도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재정 구조적 부담이 드러난 것이다.

 

재정자립도는 2000년 79.0%로 정점을 찍은 뒤 2001년 62.6%로 급락했고, 이후 장기 하락 흐름이 이어졌다. 2010년대 중반 이후 하락세가 고착화되며 2024년에는 38.5%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흥시는 2023년 내국세 결손에 따른 지방교부세 축소가 최근 하락의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재정자주도 역시 변동성이 컸다. 2005년 78.0%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상승은 이전재원(국·도비 등 보조금) 구조 변화의 영향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2010년대 중반까지 60~70%대를 유지했지만 최근에는 50%대 후반으로 내려앉았다.

 

시흥시는 세입 확충만으로는 재정 여건 개선에 한계가 있다며 기준보조율 확대 등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인구와 사업 수요가 집중된 수도권 지자체일수록 낮은 기준보조율로 인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시흥시는 체납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시흥38기동반’을 운영하고, 지역 내 기업과 소상공인의 안정적인 경영을 지원해 장기적인 세원 기반을 확충하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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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시 재정자립도 추이를 정리한 그래프. 유동수화백

 

■ 파주시

파주시 재정 구조의 핵심 변수는 접경지역이라는 지리적 특성과 그에 따른 중첩 규제다. 군사시설보호구역과 상수원보호구역, 수도권정비계획법 등이 동시에 적용되면서 산업·상업시설 입지와 도시 개발 전반에 구조적 제약이 존재해 왔다. 이로 인해 공장과 업무·상업시설 유치가 제한됐고 지방세 확대와 직결되는 산업 기반 형성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같은 규제는 특정 시점의 재정 급변을 초래했다기보다 시간이 흐를수록 세원 확장 여지를 좁혀온 구조적 요인이 됐다. 그 결과 도시 규모와 인구는 꾸준히 늘었지만, 안정적으로 세입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은 제한된 채 유지되며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에 지속적인 하락 압력이 가해졌다.

 

특히 운정 1·2지구가 2014년 준공되고 운정 3지구가 2022년과 2025년 단계적으로 개발되면서 파주시는 인구 50만명을 넘는 대도시로 성장했지만 신도시 개발이 주거 중심으로 이뤄지고 각종 규제가 겹치면서 산업·상업 기반 확장은 제한적이었다. 행정·복지·교통 등 예산 수요는 빠르게 늘어난 반면 자체 세입 증가는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이러한 구조는 재정자립도 변화에서 가장 분명하게 확인된다. 파주시 재정자립도는 1990년대 후반 40%대 중반 수준에서 출발해 1998년 한 차례 반등했지만 이후 장기적으로 하락 흐름을 이어 왔다. 2010년에는 54.0%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나 운정신도시 조성 이후 인구와 행정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하락세로 전환됐다. 이후 뚜렷한 회복 흐름을 만들지 못한 채 점진적으로 낮아졌고 2025년에는 35.3%까지 떨어지며 최저치를 기록했다.

 

재정자주도 역시 2000년대 중반 60%대 초반을 오르내리다 보통교부세와 국·도비 의존도가 커지며 최근에는 50%대 후반에 머물고 있다.

 

파주시 관계자는 “파주시는 접경지역이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산업·상업시설 등 입지에 제약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를 해소할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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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 재정자립도 추이를 정리한 그래프. 유동수화백

 

■ 김포시

김포시는 김포한강신도시 조성을 계기로 인구와 도시 규모가 급격히 커진 수도권 서부권의 대표적인 신도시 성장 도시다. 그러나 외형적 성장과 달리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는 장기적인 하락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김포시는 인구 증가와 도시 확장으로 행정·복지·사회기반시설 수요가 꾸준히 늘어났지만 신도시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인구 유입과 주택 공급 증가세가 둔화됐고 부동산 경기 침체와 개발사업 둔화로 자체수입 증가세가 약해졌다고 설명한다.

 

복지비와 철도·도로·교통 등 사회기반시설 조성·유지 비용은 지속적으로 늘며 예산 부담을 키웠다. 그 결과 예산 규모는 확대됐지만 자체수입이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해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의 하락이 고착화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 김포시 예산 구조를 보면 이러한 변화가 수치로 확인된다. 2008년 4천758억원이던 일반회계 총예산은 2025년 1조7천128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복지예산 비중은 12.3%에서 48.6%로 크게 확대됐고 철도·도로·교통 등 사회기반시설 분야 지출도 도시 확장 국면에서 급증했다. 반면 자체수입 비중은 2008년 56.8%에서 2025년 32.7%까지 낮아졌다. 예산은 커졌지만 김포시가 스스로 마련할 수 있는 재원 비율은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이러한 구조는 재정자립도 변화에 그대로 반영됐다. 재정자립도는 1990년대 중반 40%대에서 출발해 2000년 65.2%까지 상승했으나 2025년 38.2%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재정자주도 역시 2008년 71.6%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해 2025년에는 57.8%까지 낮아졌다. 한편 김포시는 자체수입 증대를 위해 세수 확충 및 이전재원 추가 확보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경기α팀

 


※ 경기α팀 : 경기알파팀은 그리스 문자의 처음을 나타내는 알파의 뜻처럼 최전방에서 이슈 속에 담긴 첫 번째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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