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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장대 문석대(紋石臺)는 왜 사라졌을까 [이강웅의 수원화성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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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장대는 경사진 땅이어서 3개의 대로 이뤄졌다. 이강미 어반스케처

 

동장대 앞은 그야말로 수원화성의 핫플레이스다. 관광버스가 주차하고 화성열차의 출발점이며 연날리기, 전통 활쏘기 같은 재미가 모여 있는 곳이다. 이 일대는 동장대, 동북공심돈, 동북노대, 창룡문을 한번에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동장대는 세 개의 대로 이뤄졌다. 낮은 곳부터 하대, 중대, 상대라 부른다. 이 중 상대 끝 공간은 특별하다. 즉, 상대와 원성 사이를 말한다. 문석대로 터를 만들고 영롱장으로 담장을 쌓았다. ‘대(臺)’란 건물을 짓거나 어떤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 평평한 터를 만드는 구조를 말하기도 하고 만들어진 터를 포함한 명칭이기도 하다.

 

문석대(紋石臺)란 아름다운 문양(紋)으로 디자인한 돌(石)로 쌓은 대를 말한다. 영롱장(玲瓏墻)은 문석대 위에 쌓은 담으로 이 역시 반원형 기와로 문양을 내 아름답게 만든 투시형 담장이다. 경사로인 와장대와 더불어 문석대, 영롱장은 동장대에만 있는 자랑거리다.

 

그런데 탐방객 대부분은 큰 건물 앞에서 사진을 찍고 동북공심돈으로 향한다. 건물 뒤편을 가더라도 문석대와 영롱장은 그대로 스친다. 여장 앞의 작은 대포만 보고 신기해한다. 문석대와 영롱장엔 관심도 없다. 이유는 원형과 전혀 다르게 복원해 사실상 문석대와 영롱장은 없기 때문이다. 왜 문석대를 사라졌다고 말할까. 이유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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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된 문석대는 길이도, 높이도, 면적도, 곡률도, 문양도, 위치도 원형과 모두 다르다. 이강미 어반스케처

 

첫째, 문석대에서 ‘문양(紋)’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문석대의 문양은 원래 다양한 크기로 디자인한 오각돌 무늬만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는 이런 문양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각돌이 한 개도 보이지 않는다. 돌을 기계로 직사각형으로 잘라 쌓았기 때문이다. 사라졌다고 말한 이유다. 문석대는 원래 쌓기 전부터 디자인한 후 가공, 설치가 이뤄지는 섬세한 작업이다. 원래 문양(紋)이 완전히 사라졌다.

 

둘째, 문석대에서 ‘형태(形)’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형태가 완전히 달라졌다. 의궤에 “뒤쪽 성 모양은 활을 편 것과 같이 생겼다. 문석대는 가로 길이 136척, 세로 너비 20척”이라고 설명한다. 원래 너비가 20척으로 원성의 휜 모양과 일치했다. 그러나 양쪽 끝을 6척8촌으로 복원했다. 양쪽이 너비가 좁아져 둥그렇게 휜 모양이 거의 직선 형태로 변했다. 원래 형태(形)가 완전히 사라졌다.

 

정리하면 문양, 길이, 높이, 곡률, 위치 모두가 원형과 다르다. 즉 비례, 균제, 문양 등 미의 요소 모두가 사라졌다는 의미다. 문석대와 영롱장은 한국 성곽건축에서 유일한 것으로 화성의 상징이다. 문석대 복원은 화성 복원에서 최악의 복원이 될 것이다.

 

이제는 문석대와 원성 사이에 있는 공간에 대해 정의해 보자. 이 공간이 동장대에 속하냐, 아니냐로 견해가 팽팽하기 때문이다. 두 주장 모두 살펴보자. 먼저 속하지 않는다는 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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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석대 위 공간은 분명 좌우 내탁과 완전히 단절됐다. 이강미 어반스케처

 

첫째, 의궤에 동장대를 ‘성안(在城身之內) 시설물’로 분류했다. 성안 시설물이란 돌출된 치성 위(雉上築·치상축)가 아니라 성안 원지반 위(地上築·지상축)에 세운 시설물을 말한다. 원지반 위에 세운 건물이므로 자연히 이 공간은 원성에 붙은 ‘내탁’이 된다.

 

둘째, 이 공간을 ‘성의 내탁’이라고 기록했다. 의궤에 “뒤쪽 성 모양은 활을 편 것과 같이 생겼고 내탁에 이어서 문석대를 쌓았다”라고 기록했다. ‘내탁에 이어서 문석대’란 기록은 이 공간을 ‘내탁’으로 정의했음을 보여준다.

 

셋째, 의궤에 이 공간을 동장대로 보지 않았다. 의궤에 “동장대는 대를 3층으로 쌓았는데”라고 설명한다. 3대는 하대, 중대, 상대를 말한다. 3대의 끝은 문석대까지라는 의미다. 즉, 문석대 위 공간은 동장대에 속하지 않는다. 원성에 붙은 ’내탁‘으로 봤다는 의미다. 동장대에 속하는 공간이었다면 ‘대를 4층으로 쌓았다’라고 동장대를 설명했을 것이다.

 

동장대에 속한다는 이유를 보자. 첫째, 이 공간을 둘러싼 담장 때문이다. 전면은 특별히 아름답게 디자인한 영롱장으로, 후면은 원성임에도 특별히 벽돌 여장으로, 좌우는 층장(層墻)으로 설계했다. 특히 좌우에 담을 쌓아 좌우 내탁과 연결을 완전히 끊었다. 이 공간은 내탁이 아닌 동장대 영역임을 보여주고 있다.

 

둘째, 이 공간에 설치된 여러 시설은 내탁과 전혀 다른 특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 공간으로 오르는 통로는 중앙에 하나, 좌우에 각각 하나씩 설치한 3계(三階) 형식이다. 내탁 한가운데에는 벽돌이 깔린 작은 단이 있다. 양쪽 끝에는 아름다운 조경수가 심어져 있다. 3개의 층계, 벽돌 소단, 조경수는 화성 전체 내탁에서 이곳이 유일하다. 내탁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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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탁이지만 돌계단, 조경수, 작은 단, 영롱장, 층장이 설치된 특별한 공간이다. 이강미 어반스케처

 

앞의 세 가지 근거는 문석대 위 공간이 동장대에 속하지 않는 ‘성의 내탁’임을 말해준다. 동장대와 별개의 공간이라는 말이다. 여러 의궤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반면 뒤의 두 가지 이유는 문석대 위 공간의 연대성은 동장대와 긴밀하게 연속됨을 보여주고 있다. 내탁과는 완전히 단절된 공간이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문석대와 원성 사이 공간을 정의한다면 성의 내탁이다. 그러나 사용 측면으로는 ‘동장대 전용 공간’이라 해도 문제는 없다.

 

오늘은 문석대의 복원 잘못과 문석대 위 공간에 대해 정의해 보며 정조의 공간 활용법을 엿봤다.

 

글 이강웅(고건축 전문가) 그림 이강미(어반스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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