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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매년 거주불명 4천명…행정·복지도 ‘실종’ [집중취재]

거주지 파악 어려워… 투표율 산출 등 행정 공백
동태 파악·세금 부과·복지 수요 예측 괴리 불러
市 “군·구 행정복지센터 실태조사 등 대책 검토”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이미지. 경기일보 뉴스 AI 이미지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이미지. 경기일보 뉴스 AI 이미지

 

인천에서 5년 넘게 사는 곳을 알 수 없는 ‘장기 거주불명자’가 해마다 4천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지자체는 세금 부과는 물론 투표율 산출 등의 행정 공백이 생기고, 이들은 생계급여 등 정부의 기초적인 수당의 혜택조차 받지 못하는 사회서비스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24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2025년 기준 인천의 장기 거주불명자는 3천977명에 이른다. 이 같은 장기 거주불명자는 2023년 4천101명, 2024년 3천986명 등 해마다 4천여명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미추홀구가 818명으로 가장 많았고, 부평구(698명)와 서구(681명), 연수구(374명) 등의 순이다.

 

이중 미추홀구의 장기 거주불명자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50~60대가 455명(55%)를 차지하고 있다. 10~20대도 41명(5%)이고, 10살 미만 아동도 2명이 있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장기 거주불명자는 빚 때문에 도망 다니는 경우가 가장 많고, 무연고로 사망하거나 가정폭력 피해자 등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장기 거주불명자로 인해 세금 부과는 물론 인구 동태 파악과 복지 수요 예측, 투표율 산출 등에서 괴리가 발생하는 등 행정 공백을 발생시키고 있다. 주민등록상 거주지는 행정 서비스의 출발점으로, 거주지를 통해 지방세와 건강보험료 등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물론 거주 지역의 투표소에 배정해 투표권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현행 주민등록법은 군·구가 주민을 등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군·구는 주민의 주소를 모르면 거주불명자로 등록하고, 이후 5년이 지난 이들을 장기 거주불명자로 관리하고 있다. 더욱이 사실조사를 한 뒤에도 행정 반응이 없으면 사실상 사망 판정인 ‘직권말소’ 처분을 한다.

 

특히 장기 거주불명자들은 각종 사회서비스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정부가 주민이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생계급여 등 기초생활보장 급여 등의 기본적인 혜택은 물론 각종 행정적 지원 안내조차 받을 수 없다. 행정시스템 상 모든 지원이 주소를 기반으로 모든 것이 연동해 있기 때문이다.

 

변병설 인하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거주지는 행정 서비스와 국가 통계의 기준이자 사회서비스 등의 기본 단위”라며 “장기 거주불명자는 이를 벗어나 있기에 행정 공백은 물론 각종 사회서비스 사각지대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는 비록 장기 거주불명자가 사회 복귀를 원하지 않더라도 최소한의 실태조사 등을 벌여야 한다”며 “그래야 행정 공백 및 사회서비스 사각지대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장기 거주불명자는 대부분 자의적으로 발생하지만, 혹시 범죄 노출 등의 우려가 있기도 하다”며 “이들을 다시 제도권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꾸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군·구의 행정복지센터 등을 중심으로 실태조사를 벌이는 등 장기 거주불명자 수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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