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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맞고소’ 나서는 교사들... 무너진 교권의 반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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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이미지로 직접적 연관은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먼 과거 유산이다. 요즘 교육 현장에서 들려오는 얘기는 참담하다. ‘내 아이만 소중하다’로 무장한 학부모들이 맨 앞에 있다. 걸핏하면 아이 담임 선생을 경찰에 찌른다. ‘아동학대’ 딱지를 붙여서다. 교권보호위원회가 있지만 있으나 마나다. 참다못한 교사들이 ‘맞고소’ 대응에 나섰다 한다. 학교가 아니라 무한 법정 다툼의 전장이다.

 

최근 인천에서 빚어진 맞고소 사례부터 보자(경기일보 2일자 1면). 한 초등학교 교사가 조회시간에 지각 학생을 혼냈다. 학부모가 수백통의 항의 문자를 보내며 괴롭혔다. 교사의 말투나 표정 등을 꼬투리 잡았다. 학교에는 계속 ‘담임 교체’ 민원을 냈다. 지역 교권보호위원회에 부쳐졌다. 교육활동 침해 판단이 나왔다. 그러나 학부모는 되레 경찰에 고소했다. 아동학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무고 혐의로. 교사는 결국 학부모를 맞고소하며 법정 다툼을 시작했다.

 

또 다른 초등학교 교사도 최근 한 학부모를 경찰에 고소했다.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다. 이 교사는 계속되는 학부모의 험담에 시달리다 교권보호위에 신고했다. 교권침해 판단이 나왔다. 그러나 학부모는 행정심판 청구에 이어 경찰에 학교폭력 고소까지 했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교사가 맞고소에 나선 것이다.

 

학부모들의 민원·고소에 지친 교사들의 맞고소가 잇따른다고 한다. 인천시교육청의 교사 소송 지원도 급증한다. 2023년 3건, 2024년 28건, 2025년 31건 등이다. 학부모 교권 침해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지난해 1학기만 해도 인천에서 106건의 교권 침해가 일어났다. 이 중 12건(11.3%)이 학부모에 의한 것이었다.

 

교원단체총연합회, 교사노동조합 등에도 피해 교사 상담이 줄을 잇는다. 이 중 절반이 학부모 교권 침해다. 교사들이 학생을 지도하다 생긴 문제로 학부모가 교권을 침해한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유형별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한 학부모들의 폭언, 욕설이 가장 많다.

 

최근 들어 학부모에 대한 고소를 결심하는 교사들이 늘어났다 한다. 극성 학부모들의 교권 침해를 참다 참다 못해서다. ‘무너진 교권의 반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잠깐의 무력한 반격에 그친다고 한다. 현실은 여러 문제로 스스로 고소를 취하하거나 합의에 이르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이래서야 교사로서의 사명감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교육당국은 ‘개인 간 문제라 개입하기 어렵다’며 눈을 감는다. 남의 일 보듯, 참으로 초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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