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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양시의 경기패스 중단, 이해할 측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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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패스 서비스 안내 이미지. K-패스홈페이지 캡처

 

경기패스는 경기도의 대중교통비 지원 제도다. 일정 금액을 넘는 대중 교통비는 환급해 준다. 가입자가 2024년 말 기준 100만명을 넘었다. 모든 경기도민이 사업 대상이다. 인접한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와의 연계·대응이다. 모든 복지가 그렇듯 문제는 예산이다. 전체 사업비의 70%가 시·군 몫이다. 고양특례시의 경우 2026년 부담할 금액이 13억원이었다. 이 예산을 고양시가 편성하지 않았다. 올 1월부터 경기패스 없는 시가 됐다.

 

왜일까. 고양시 관계자의 설명은 이렇다. “경기패스는 지자체 분담률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사업을 중단했으며 서울~고양 간 출퇴근·통학 수요가 많은 지역 특성을 반영해 경기패스보다 (서울시) 기후동행카드 운영에 주력하기로 결정했다.” 경기패스 분담 중단의 이유, 서울 생활권이라는 지역 특성, 대안 교통 복지의 선택 등을 밝히고 있다. 팍팍한 시 예산 사정에 중단이 불가피했던 측면이다. 시 나름대로의 대안도 말하고 있다.

 

여기에는 올해부터 늘어난 시·군 예산 부담이 있다. 정부 주도 K-패스에 정액권 개념인 모두의카드가 등장했다. 이와 연계돼 경기패스 사용자가 크게 늘어난다. 2025년 말 158만명에서 240만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결국 투입될 예산이 그만큼 폭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군이 경기패스에 부담한 예산이 2025년 792억원이었다. 이게 2026년에는 1천205억원으로 예상된다. 고양시 외 많은 지자체가 이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다.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도 지난해 11월 시·군 재정부담률 개선을 요구했다. 경기패스 분담금이 그 부담에 포함돼 있음은 물론이다. 일부 지자체는 중요 사업 예산을 여기에 넣었다. 해당 사업 예산은 당연히 ‘0원’이다. “추경 때 예산을 세워 보겠다”고 설명한다. 지금 지자체가 이렇게까지 위협받고 있다. 대놓고 말하지 못할 뿐이다. 사업비 돌려서 연명하고 있을 뿐이다. 버스 복지에 서울, 경기, 정부가 덤벼들었다. 돈은 지자체더러 내란다.

 

그래서 돈 덜 드는 방안을 찾아 보겠다는 것이다. 고양시가 뭐 잘못했나.

 

복지 행정이 갖는 관성이 있다. 한번 시작하면 뒤로 가지 못한다. 경기패스는 이미 시작된 교통 복지다. 복지 중단은 권리 박탈로 여겨진다. 들쑤시는 선거철 정치까지 있다. 찬성은 조용하지만 반대는 요란하다. ‘표 떨어질’ 이유가 될 게 틀림없다. 그렇더라도 예산 한계까지 외면할 수는 없는 것이다. 서울표 기후동행카드, 경기표 경기패스, 정부표 K-패스, 또다른 모두의카드까지 난무한다. 하나같이 정치가 국민에게 떠넘긴 애물단지다.

 

‘경기패스 부활하라’고 추궁할 수 있다. 하지만 그에 앞서 답하고 갈 게 있다. 혈세 13억원이 하늘에서 떨어지는가. 언제까지 시·군에 떠안길 것인가. 제2, 제3의 포기가 없을 거라고 보는가. 이 답은 정치가 아니라 행정으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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