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같은 시대를 살면서 이런 일이 발생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누구는 살아 있지만 척결당했고 누구는 세상을 떴지만 추앙받고 있어서다. 이웃 나라에서 벌어지는 드라마 같은 상황이 그렇다.
자세히 들여다보자. 두 인물 중 한 사람은 장유샤(張又俠)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다. 또 다른 인물은 랴오시롱(廖錫龍) 전 중앙군사위원 겸 인민해방군 총후근부장이다. 이들은 모두 인민해방군의 엘리트 장성이다. 1970년대 베트남과의 전쟁에도 참전했던 베테랑이다.
이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난 걸까.
외신에 따르면 새해 들어 장유샤가 부패 혐의로 숙청됐다. 공산당이 통치하는 국가에서 숙청은 목숨을 잃는 것보다 더 치명적이다. 살아 있어도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어서다.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장유샤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책임제도를 짓밟고 훼손했다고 날을 세웠다. 군에 대한 당의 절대적 지도력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부패 문제를 부추기고 당의 통치 기반을 위태롭게 했다고도 지적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랴오시롱은 별세한 뒤 우리의 국립현충원에 해당되는 바바오산 혁명묘지에 안장됐다. 런민일보는 랴오시롱의 투병 기간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창 총리 등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 7명 전원이 병문안했다고 전했다. 한정 국가부주석과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도 애도를 표시했다고 덧붙였다. 관영 신화통신도 오랜 기간 충성을 다한 공산주의 투사, 인민해방군의 탁월한 지휘관이었다고 보도했다.
인민해방군은 전통적으로 공산당의 군대인 탓에 전·현직 당 주요 인사들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한다. 시진핑 집권 이후 인민해방군에 대한 견제가 지속되고 있는 배경도 장악력 강화에 무게가 실린다.
공산주의는 어느 정당보다 보여 주기식 정치에 능하다. 특히 당 간부의 부정부패에 대해선 숙청이란 표현을 사용할 정도로 엄정하다.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외교가에선 시진핑 1인 체제의 중국 지도부가 장유샤 숙청 사건에 따른 부정적인 여파를 잠재울 목적으로 랴오시롱을 공산주의 전사로 띄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꼭 남의 나라 만의 지나가는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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