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가 경기 남부에 있다. 고급 두뇌가 결집된 지역이다. 국가를 먹여 살리는 기술·정보가 다 모여 있다. 현대 국가의 생존은 기술·정보에 달렸다. 2017년 수원지검이 첨단산업보호 중점 검찰청으로 지정됐다. 이런 기술·정보를 지키려는 판단이었다. 수원지법도 2022년 ‘지식재산권 전담 재판부’를 설치했다. 신속하고 전문적 재판 진행을 위한 조치였다. 수원, 용인, 화성, 평택 등 경기 남부가 바로 그런 곳이다.
쿠팡에서 3천만개 정보가 유출됐다. 사건이 해를 넘겼다. 정보를 빼 간 행위자가 직원이었던 중국인이다. 이미 한국을 떠났고, 송환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사건 자체를 새삼 거론하려는 게 아니다. 이를 두고 제기되는 중국인 혐오 논란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중국인에 대한 혐오로 사건을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맞다. 마침 이재명 대통령도 중국 방문 길 간담회에서 말했다. “쿠팡의 범죄 행위자가 중국 사람이다. 어쩌라고요.”
일면을 보자. 중국인 범죄에 대한 과한 혐오감이다. 객관적이지도 않고 통계와도 어긋난다. 경찰청의 2024년 범죄 통계자료가 있다. 국내 체류 외국인의 1천명당 범죄 피의자 수 통계다. 몽골 21.91명, 우즈베키스탄 20.67명, 러시아 19.95명이다. 중국인은 그 다음으로 16.87명이다. 범죄 발생률에서 결코 유난스럽지 않다. 범죄 자체는 많지만 이는 체류자 수가 많기 때문이다. 2024년 12월도 96만명으로 압도적인 1위였다.
다른 면이 있다. 기술·정보 유출 사범만 떼어서 살펴보자. 2019~2024 산업 기술 유출 사건이 665건이다. 여기서 기술·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은 92건이다. 그 가운데 66.3%가 중국 관련 사건이다. ‘중국 관련’이라는 분류의 의미를 잘 헤아릴 필요가 있다. 적발된 범죄자는 한국인이라도 유출된 기술의 최종 목적지가 중국인 경우다. 범죄자의 단순 국적으로 설명될 수 없는 부분이다. 기술·정보 유출이 향하는 곳이 그렇게 대부분 중국이다.
중국과 대한민국의 산업 경쟁이 어떤가. 기술 초격차에 든 지 오래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배터리), 조선·해양 플랜트 등이 모두 간 발의 경쟁이다. 쿠팡 범죄가 침해한 법익도 정보다. 국민 3천300만명의 정보 유출이다. 어떤 형태로 국익을 해칠지 짐작할 수조차 없다. 그래서 국민이 느끼는 위기감이다. 단순 통계로만 설명 못할 정서 아닌가. 많은 선진국에서 폭력은 형사범죄고 기술정보 유출은 간첩범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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