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석 경기도이민사회통합지원센터 대표 “이민자의 지역 구성원 안착에 최선” [경기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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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석 경기도이민사회통합지원센터 대표가 인터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윤원규기자

 

경기도이민사회통합지원센터는 경기도가 이민사회로의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7월 설치한 광역 단위 전문기관이다. 기존 외국인·다문화 정책이 단순한 지원, 관리 중심으로 운영되며 한계를 드러내자 이주민과 선주민을 아우르는 ‘사회통합’ 관점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출범했다.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이민사회국을 신설하고 이주배경 도민 인권 관련 제도적 기반을 확충하는 과정에서, 오경석 경기도이민사회통합지원센터 대표는 이민사회 통합을 핵심 가치로 센터 운영을 이끌고 있다. 센터는 연구·정책 개발부터 다국어 상담과 권리구제까지 정책과 현장을 잇는 실행 플랫폼 역할을 맡고 있다. 다음은 오 대표와의 일문일답.

 

Q. 7월 센터 출범 이후 5개월이 지났다. 출범 소감과, 지금까지의 유의미한 변화·성과를 어떻게 보나.

A. ‘이민사회’라는 말을 광역 지자체 정책 전면에 올려놓은 것 자체가 한국 사회에서는 의미가 크다. 이전에는 정부나 지자체가 외국인 정책·외국인 지원센터를 운영해도 명칭과 프레임은 대체로 ‘외국인’에 머물렀다. 경기도가 ‘외국인’을 ‘이민’으로 바꾼 것은 단순한 단어 교체가 아니라, 이주민을 지역사회 파트너로 재규정하고 정책의 구조와 콘텐츠를 바꾸겠다는 방향 전환에 가깝다. 그 전환을 현장에서 실행해야 하는 조직을 맡았다는 점에서 책임도 크고, 동시에 경기도가 먼저 길을 여는 과정에 참여한다는 보람도 있다.

 

실무적으로는 센터와 이민사회국이 지근거리에서 수시로 논의하며 의사결정을 이어가고, 결정된 내용이 현장 실행으로 빠르게 연결되는 흐름이 만들어졌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 이민사회 통합은 분야가 다원적이고 이해관계가 복잡해 속도가 나기 어려운데, 행정과 민간 실행 플랫폼이 일상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구조가 갖춰지면서 추진력과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과를 ‘거창하게’ 말하기보다는 센터가 무엇을 실제로 바꿔냈는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출범 이후 가장 체감되는 변화는 다국어 종합상담 체계의 강화다. 통·번역을 넘어 언어와 문화 맥락에 익숙한 상담 인력이 직접 참여하면서 생활밀착형 상담과 권리구제가 가능해졌고, 현장 접근성도 눈에 띄게 높아졌다. 이는 이주민을 ‘민원인’이 아닌 주민으로서 일상 문제를 해결하는 통로를 제도화하는 과정이라고 본다.

 

Q. 이민자 증가에 따라 갈등 우려도 나온다. 이민자 갈등의 특징과 지역사회의 핵심 과제는 무엇인가.

A. 먼저 짚어야 할 것은 갈등이 주류 현상은 아니라는 점이다. 갈등은 당사자 간 힘과 지위의 균형을 전제로 한 개념인데, 한국 사회에서 이주배경 도민은 여전히 구조적으로 취약한 위치에 있다. 이 때문에 갈등이 ‘대등한 충돌’로 드러나기보다 배제·편견·낙인 같은 형태로 잠재되거나 일방적으로 표출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렇다고 해서 마찰이나 긴장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문화적 차이에 대한 몰이해가 누적될 경우 작은 마찰이 쉽게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음식, 주거, 복장, 생활 방식 등 일상 영역에서의 차이가 설명 없이 ‘낯섦’이나 ‘위험’으로 해석될 때 갈등은 커진다. 통합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차이가 위험한 것이 아니라, 생활세계에서의 교류 경험을 통해 긍정적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제도는 위에서 설계되지만, 인식은 생활 속 경험을 통해 바뀐다.

 

결국 지역사회 차원에서 중요한 요소는 관계 형성의 조건을 만드는 일이다. 주민이 서로를 이웃으로 만나고 대화하며 함께 활동하는 접점이 늘어날수록 편견은 완화된다. 센터는 갈등을 ‘통제’의 대상으로 보기보다, 교류의 기회를 설계하고 연결하는 방식으로 공존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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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석 경기도이민사회통합지원센터 대표가 경기일보와 인터뷰하는 모습. 윤원규기자

 

Q. ‘외국인 지원’과 ‘이민사회 통합’은 무엇이 다른가.

A. 기존 외국인 정책은 외국인을 단기적 활용과 관리의 대상으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외국인은 한국 사회의 ‘일원’이라기보다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존재로 인식되곤 했다. 이런 정책은 국정의 주변부, 이른바 ‘로우 폴리틱스’에 머물게 되고, 위기 상황에서는 민원·치안·통제 프레임으로 급격히 수렴하는 한계를 드러냈다. 결국 ‘관리’는 강화되지만 ‘통합’은 뒤로 밀리기 쉬운 구조다.

 

반면 이민사회 통합 정책은 이주배경 인구의 장기 체류와 지역 정착을 전제로 한다. 이주민은 더 이상 관리 대상이 아니라 공동의 목표와 소속감을 바탕으로 사회에 참여하고 기여하는 정당한 구성원이다. 통합 정책은 단순한 지원 확대가 아니라, 이주민과 선주민 모두가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구성하도록 설계돼야 한다.

 

핵심은 일방적 관리가 아니라 쌍방향적·호혜적 공존의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참여와 기여의 공정한 기회가 보장돼야 하고, 사회적·문화적 유대감이 형성될 수 있는 환경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통합은 제도만으로 완성되지 않기 때문에 정책 설계 단계부터 사람과 관계를 함께 놓고 가야 한다.

 

Q. 경기도는 현재 어느 수준의 ‘이민사회 단계’에 와 있다고 보는가.

A. 경기도는 제도와 담론 측면에서는 이미 이민사회 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민사회국을 전국 최초로 설치·운영하고, ‘이민사회’라는 언어를 공적 정책의 전면에 올려 행정 구조를 만든 점은 상징성이 크다. 이는 이주배경 도민을 정책의 주변이 아닌 중심에 놓겠다는 선언적 의미를 가진다.

 

다만 제도적 장치가 곧바로 삶의 통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공공서비스 접근, 정책 수급, 생활권에서의 관계 형성, 지역사회 소속감 등에서는 여전히 간극이 존재한다. 그래서 경기도는 ‘담론적 이민사회이자 현실적 비통합 사회’라는 이중적 단계에 있다고 본다. 이 간극을 얼마나 좁혀가느냐가 향후 이민사회 정책의 성패를 가를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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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석 경기도이민사회통합지원센터 대표가 인터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윤원규기자

 

Q. 현장에서 이주민들이 가장 자주 겪는 어려움은 무엇인가.

A. 현장에서 가장 자주 확인되는 어려움은 이주배경 도민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다. 장기간 체류하며 성실히 일하고 세금을 내도 공공서비스나 시책에서는 ‘주민’으로 충분히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경험이 반복된다. 영주권자나 귀화자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는 개인의 감정 문제가 아니라 제도와 삶 사이의 간극에서 비롯된 구조적 경험이다.

 

또 하나는 정책 층위와 분야 간 단차다. 같은 학생, 같은 노동자, 같은 산모임에도 불구하고 국적 기준으로 시책 수급에서 배제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센터는 다국어 상담과 권리구제 과정에서 드러난 이런 공백을 사례로 축적해, 정책 기준이 실제 주민 현실과 충돌하는 지점을 분석하고 개선 근거로 환류해야 한다고 본다. 상담은 민원 처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통합 정책 설계를 위한 데이터다.

 

Q. 이민사회 정착 단계를 위해 도민과 행정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이민사회 통합은 제도뿐 아니라 정서의 문제다. 아무리 원칙과 제도가 정교해져도 주민의 마음과 인식이 따라오지 못하면 통합은 마찰을 남길 수밖에 없다. 도민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당위가 아니라, 이미 함께 살고 있고 앞으로도 함께 살아갈 공동체라는 현실을 인정하는 태도다.

 

행정 차원에서는 아직 명확한 정답이 없는 영역인 만큼, 정형화된 매뉴얼보다 지역 현실에 맞춘 조정과 실험이 필요하다. 센터는 현장 사례를 축적해 정책의 단차를 줄이는 설계를 제안하고, 도민 사회가 공존의 기술을 익히는 데 필요한 플랫폼 역할을 꾸준히 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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