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타이어
김종상
얼마나 힘들게 살았을까
저렇게 낡아질 때까지
사람을 위해 이날까지
무거운 짐을 받쳐 싣고
매일 바쁘게 달렸겠지
진창길이고 자갈밭이고
가리지 않고 동동걸음으로
숨 가쁘게 일만 하다가
낡았다고 이제 버려져
경로당을 찾는 노인네처럼
썩은 고물들만 모인 자리에
쓰레기로 한몫 끼인 타이어
이제는 갈 곳이 분명한데도
또 무슨 할 일이 주어질까 하고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있다.
낡고 위대한 희망
폐타이어는 구멍이 나서 더 이상 쓸 수 없게 된 타이어를 말한다. 그러니까 이미 타이어로서의 생명이 다한 것이다. 시인은 저 많은 소재를 놔두고 왜 쓸모없는 폐타이어를 노래하는 걸까. 짐작하건대 시인 자신을 폐타이어에 빗대어 쓴 건 아닐까 싶다. 김종상, 그 이름은 한국아동문단의 전설이다. 1935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1959년 새벗에 동시 ‘산골’이 입상되고 196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시 ‘산 위에서 보면’ 당선으로 문단에 나온 이래 현재까지도 젊은이 못지않은 왕성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이제는 갈 곳이 분명한데도/또 무슨 할 일이 주어질까 하고/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있다.’ 이 시에서 눈여겨봐야 할 구절이다. 생명이 다한 폐타이어가 그래도 행여나 또 무슨 일거리가 있나 하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모습이 얼마나 눈물겨운가. 아니, 얼마나 아름다운가. 망가질 대로 망가진 몸일지라도 뭐라도 하나 더 하고 싶다는 저 폐타이어 정신! 우리네 인간사회가 꼭 필요로 하는 삶의 정신이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를 존중할 줄 아는 사회 또한 꼭 필요로 하는 삶의 분위기란 생각이 든다. 아, 이 땅의 위대한 폐타이어들이여, 폐타이어 정신이여!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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