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22% 집중...경기도 가장 많은데 성인 중도장애인 위한 기관 두 곳뿐 시각장애인 92.6% 후천적 시력 잃어...대다수 점자 해독 불가, 문맹률 심화
눈이 아닌 손끝으로 세상을 읽는 이들이 있다. 시각장애인에게 여섯 개의 점은 세상의 모든 글자를 번역 해주는 언어이자 삶의 통로다. 그러나 점자를 읽고 쓸 줄 아는 시각장애인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점자 교육의 기회가 턱없이 부족하고 접근성도 낮기 때문이다. 혼자 세상 밖으로 나서는 것조차 쉽지 않은 이들에게 점자교육의 부재는 또 다른 벽이 된다. 경기일보는 이들의 손끝에 멈춘 ‘배움’의 현실과 대안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집중취재 멈춘 손끝, 가로막힌 세상 읽기
11월4일 점자의 날이 99주년을 맞는 가운데 시각장애인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후천적 시각장애, 즉 중도시각장애인에 대한 점자 교육 환경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천적 시각장애인인 중도 시각장애인의 경우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로 사회생활을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주기적인 점자 교육 환경이 필요하지만 이같은 교육이 현저히 부족한 것이다.
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시각장애인 수는 24만6천182명으로 경기도(5만4천566명)에 22%가 집중돼 있다. 특히 전체 시각장애인의 92.6%는 질환이나 사고로 빛을 잃은 중도시각장애인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점자 교육 기관은 도내 없다시피 하다. 청소년의 경우 시각장애 특수학교에서 점자 교육을 받을 수 있지만, 성인에 대한 교육 기관은 도내에서는 양주시 경기시각장애인복지관과 수원특례시 소재 경기도시각장애인연합회 두 곳이 전부기 때문이다.
이외 시·군에는 경기도시각장애인연합회와 지회가 강사 파견 형식으로 일부 교육을 산발적으로 진행하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자 점자를 읽고 쓸 줄 아는 시각장애인은 100명 중 4명 미만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실제 2023년 보건복지부가 진행한 장애인 실태 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시각장애인의 96%는 ‘점자 해독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가능하거나 현재 배우는 중’이라는 응답층은 4%에 불과했다.
경기도시각장애인연합회 관계자는 “성인 중도 시각장애인은 곧바로 사회 생활에 복귀해야 해 점자 교육이 절실하지만 교육 기관은 물론 교육 횟수조차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점자 교육을 아예 진행하지 않는 지역에 사는 시각장애인은 서울 또는 교육 시설이 있는 지역까지 이동해야 하는데, 이는 재활 포기로 이어진다”며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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