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청 이전 3년… 상권 침체 '쓰나미' [집중취재]

약속한 사회혁신복합단지 ‘깜깜’… 상인들 “매출 반토막, 폐업 고민”
부족한 중학교 신설도 논의 없어, 道 “신속 준공… 피해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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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경기도가 도청을 수원특례시 광교 신청사로 이전하며 옛 청사 부지에 ‘사회혁신복합단지’를 조성키로 했으나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시행되지 않아 주변 상인들이 한숨을 쉬고 있다. 28일 오전 옛 도청 주변 식당과 카페 등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원규기자

 

2022년 5월 경기도청이 광교 신청사로 떠난 뒤 3년이 흘렀다. 그 사이 수원 팔달구에 남은 옛 도청사 일대는 버려진 유령도시가 됐다. 도청 공무원과 도민들로 붐비던 식당가와 카페는 손님을 찾기 어려워졌고, 지역 상인들의 한숨은 깊어져 가고 있다. 특히 권역 내 중학교는 단 한 곳 뿐이라 학생들이 장거리 통학을 해야 하지만, 학교 신설 논의는 시작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28일 옛 도청사 인근에서 9년째 카페를 운영하는 이미령 팔달산상인회장의 카페가 텅 비어있었다. 깊은 한숨을 내쉬던 그는 “도청 이전 직후 경기도가 약속한 ‘사회혁신복합단지’ 조성에 기대를 걸며 3년을 버텼지만 매출은 절반 가까이 줄었고 이제는 폐업을 고민하는 단계”라고 토로했다.

 

‘도민의 공간’으로 사회혁신복합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경기도의 약속이 공염불에 그치면서 고통을 호소하는 건 이 회장 만이 아니다.

 

인근에서 10년 넘게 아구찜집을 운영하는 김진옥씨도 “유일하게 사람을 불러 모았던 벚꽃축제마저 2년간 열리지 않으니 그야말로 ‘죽은 상권’이 됐다”고 했다.

 

비단 상권 침체만 문제 인 건 아니다. 인근 초등학교는 다섯 곳인 데 반해 중학교는 단 한 곳 뿐이라 아이들이 40~50분의 통학길을 오가고 있지만, 구청사 내 중학교 신설에 대한 논의는 지자체의 관심 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구도청부지 중학교추진위원회’ 김직란 공동위원장은 “전국적으로 아이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이유로 학교를 세우지 않는 건 행정 편의주의”라며 “도청사를 저렇게 방치할 게 아니라 중학교를 신설해 도민을 위한 교육·문화 공간으로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사업 중간중간 기록원, 소방재난본부 등 입주 계획이 추가·변동되면서 설계 등을 다시 해야 했고, 그로 인해 일정에도 차질이 생겼다”며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빠른 시간 내 준공을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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