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호봉 돼도 연봉 ‘3천237만원’...전남 6천29만원과 2배나 차이나 노조 “정규직 이름뿐… 차별 심각, 2~3년 내 대부분 이직, 대책 시급” 道 “기형적 호봉 구조 개선 용역 중”
“10년을 일했는데도 월급은 그대로입니다, 경력 인정이 안돼도 직장을 옮겨야 하나 고민 중입니다.”
10년째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구내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조리원 A씨는 요즘 퇴사를 고민 중이다. 매일 새벽 5시에 출근해 수백인분의 식사를 준비하지만, 월급은 처음 들어왔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아서다. 그는 “10년 일해도 방금 입사한 후배와 비교해 월 10만원 정도 더 받는다”며 “같은 일을 하는 서울의 조리원 친구는 50만원 넘게 더 받는다”고 털어놨다.
경기도청사에서 근무 중인 B씨 역시 최근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 A씨와 같은 이유다. B씨는 “공무직은 타 지자체로 이직하면 경력이 인정 안되는 경우가 많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경기도보다 급여도 많고 대우가 좋아 준비 중”이라며 “후배들 역시 오래 버티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경기도청 산하 기관에서 근무 중인 공무직 직원들의 한숨은 깊다. ‘정규직’ 이름표를 달고 있지만 현실은 ‘저임금·저처우’이기 때문이다.
23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 공무직원 30호봉의 연봉은 3천237만원(2022년 기준) 수준으로 전국 광역 시·도 중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공무직은 국가나 공공기관에서 무기계약으로 일하는 근로자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신분으로, 도내에서는 사무보조원·조리사·경비원 등이 속한 ‘가’직군, 실험보조원·운전원·전산관리원 등 ‘나’직군, 산림조사원·설비관리원 등이 속한 ‘다’직군으로 분류된다.
2022년 기준 도내 공무직 1호봉의 연봉은 약 2천932만원, 30호봉은 3천237만원으로 30년차 공무직과 1년차의 격차는 300만원에 그친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중 최하위로 바로 위인 대구(3천908만원)와 비교해도 700만원 차이가 난다.
반면 전남은 1호봉 3천212만원에서 30호봉 6천29만원으로 30호봉 기준 경기도와 비교하면 연봉이 두배가량 차이난다. 이 외에도 서울은 2천720만원에서 5천309만원으로, 제주는 2천541만원에서 3천931만원, 인천은 2천589만원에서 4천703만원으로 늘어난다.
2024년 기준으로 봐도 경기도 가직군 공무직은 1호봉 월 252만여원에서 시작해 31호봉이 돼도 290만원 수준이다. 나직군은 255만원에서 303만원, 다 직군은 264만원에서 326만원으로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황미영 경기도청공무직노동조합위원장은 “임금뿐 아니라 휴가, 복지, 시선 등에서도 차별이 심하다”며 “같은 도청에서 일하지만 공무원과 공무직의 대우 차이가 너무 커 취직 후 2~3년 내 이직을 준비하는 직원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공무직 호봉표는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설계돼 있어 생활임금보다 낮은 구간을 올리는 과정에서 1~8호봉은 타 지자체보다 평균적으로 높지만, 이후 호봉 간 상승폭이 좁아져 기형적인 구조가 됐다”며 “현재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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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102358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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