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다니는 말들
이재순
쉬는 시간
쏟아진 말들
교실에 가득하다
고삐 풀린 말들로
교실은 온통
말들의 들판
딩동 딩동
벨 소리에
말들은 모두
우리 속에 들어가 숨었다
스륵스륵
선생님
슬리퍼 소리 들린다
쉿!
우리들의 들판
수업이 끝난 교실은 시장바닥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소란스럽기 짝이 없다. 그게 초등학교 교실의 풍경이다. 시인은 이를 놓치지 않고 작품 속에 고스란히 살려 넣었다. 재미있는 것은 아이들이 쏟아내는 말과 들판을 달리는 말을 교묘히 섞어 작품의 향기와 함께 ‘맛’을 냈다는 점이다. 그리고 또 있다. 교실에 쏟아내는 아이들의 말이 들판을 달리는 말만큼 ‘생명력’을 갖고 있다는 것도 은연중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살아 있는 소리, 꾸미지 않은 말은 아이들만이 지니고 있는 동심의 힘이자 삶의 에너지다. 그건 때 묻은 어른들이 도저히 가질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필자도 그런 초등학교 경험을 갖고 있다. 휴식시간. 그 짧은 시간은 우리들의 독무대였다. 칠판에 낙서하는 아이, 노래 부르는 아이,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아이, 책상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아이, 운동장인 양 뛰어다니는 아이…. 그야말로 지상 최대의 쇼였다. 그 풍경은 지금이라고 해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줄 안다. 저 들판을 달리는 말이 돼야 하니까. 그러면서도 선생님의 슬리퍼 소리가 나면 쉿! 조용할 줄도 알아야 하니까.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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