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쉼터 개입보다 가족상담 시도해봐야
Q. 중학생 아들이 비행을 일삼는 등 통제하기 힘든 행동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매번 큰소리로 다투고 나면 저도 지쳐 아이를 마주 보기가 두려울 정도입니다. 며칠 전에는 ‘그냥 쉼터 같은 데 보내 버릴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는데요. 정말 집에서 감당이 안 될 경우 아이를 쉼터에 맡길 수 있나요.
A. 아이를 키우다 보면 ‘도저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말이 통하지 않고, 행동은 점점 격해지며, 부모로서 한계를 절감하게 되죠. 실제로 쉼터 현장에서도 “더는 아이를 감당할 수 없으니 데려가 달라”는 보호자의 호소를 자주 접합니다.
청소년쉼터는 이런 위기 상황에 놓인 청소년에게 일시적인 분리 공간의 제공과 상담, 정서적 안정, 자립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곳입니다. 갈등이 격화된 가정으로부터 잠시 거리를 두고 전문적인 상담과 생활 지원을 통해 청소년이 자신을 돌아보고 회복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동시에 보호자와의 관계 회복을 위한 상담도 병행하며 가족이 다시 건강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연결의 역할도 수행합니다.
다만 쉼터는 보호자가 자녀를 일방적으로 ‘맡기는 곳’은 아닙니다. 아이 스스로 쉼터 입소에 동의하고 상담과 생활에 참여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입소를 고민하기 전에는 가까운 청소년상담복지센터나 건강가정지원센터를 통해 가족상담을 먼저 시도해 보시길 권유합니다. 가족 간 대화를 회복하고 갈등의 원인을 마주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이후 쉼터의 개입도 보다 효과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과정 속에서 부모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쉼터는 책임을 대신하려는 곳이 아니라 그 무게를 함께 나누고 곁에서 돕는 동반자입니다. ‘아이를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이미 그만큼 보호자로서 최선을 다해왔다는 반증일 수 있습니다. 그 노력에 쉼터는 함께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포기보다는 연결, 단절보다는 회복의 방향으로, 다시 함께 걸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수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사 김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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