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로고
학교 명문팀 '줄 해체'... 죽어가는 엘리트 체육
그래픽 뉴스

학교 명문팀 '줄 해체'... 죽어가는 엘리트 체육

정책변화에 코로나 겹쳐, 도내 초중고 운동부 3년새 84곳 사라져

image
전국체전 레슬링 경기 모습. 경기일보DB

경기도 내 학교 운동부가 최근 3년간 코로나19 확산세와 전임 교육감의 ‘탈 엘리트 체육정책’이 맞물려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26일 경기도교육청 학생건강과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경기도 내에서 해체된 초·중·고 학교 운동부는 총 84개(초등 27, 중학 29, 고교 28개)로 7월 기준 도내 학교 운동부는 총 732개가 남은 것으로 파악됐다.

연도별로는 2020년 43개, 2021년 21개, 2022년 20개로 매년 20개가 넘는 팀이 사라지고 있는 반면, 같은 기간 창단된 운동부는 4개팀(야구 2, 육상 1, 골프 1)에 불과했다.

종목별로는 태권도가 14개로 가장 많고, 축구가 11개, 육상이 7개, 야구와 테니스가 각 6개, 볼링 5개, 검도와 골프, 배드민턴이 각 4개, 수영, 유도, 탁구가 각 3개씩 해체됐다. 씨름과 저변층이 얕은 스키, 갈수록 선수가 줄어들고 있는 복싱이 각 2개, 빙상과 배구, 당구, 레슬링, 스쿼시, 조정, 역도, 하키도 한 팀씩 사라졌다.

특히 올해 선수 부족으로 해체된 학교 운동부 중에는 1963년 창단돼 한국 여자하키의 산실로 자리매김 했던 평택여고를 비롯, 경기도 유일의 스쿼시 팀으로 많은 국가대표를 배출한 안양 백영고, 1978년 창단돼 40년 이상 경기도 태권도를 이끌었던 용인 태성고 등이 포함돼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image

이 같은 학교 운동부의 감소세는 학령인구 감소와 코로나19 팬데믹 등 불가피한 상황도 있지만 전임 교육감 시절 탈 엘리트 체육 정책이 전통있는 학교팀들의 해체를 가져왔다는 게 도내 체육계의 여론이다.

생활체육을 기반으로 학교체육과 전문체육을 연계하는 선순환 구조를 실현시키기 위해 2018년 도입된 G-스포츠클럽은 학교운동부의 선수와 지도자들의 이탈을 부추겼다. 또한 ‘공부하는 운동선수’ 육성을 위해 시행한 ‘최저 학력제’ 도입, 합숙훈련 폐지, 학기 중 주중 ‘훈련·대회 참가 일수 제한’은 학생 선수들의 역량 저하와 혹서기 어린 선수들을 혹사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주장이다.

한 학교 운동부 지도자는 “지난 4년간 학교 운동부는 코로나19와 교육당국의 편협된 체육정책으로 벼랑 끝에 몰렸다”라며 “최근 지역 연계의 선수 수급이 어려운데다 훈련량 부족에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됐다. 또 학습권 보장을 취지로 주말·방학에 대회가 많이 열려 학생선수와 지도자들은 제대로 휴식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황대호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부위원장(수원3)은 “교육당국의 정책 방향성이 공부하는 학생 선수가 아닌 건강한 학생 만들기로 수정해야 한다”며 “학생 선수들의 선택권을 박탈하고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구시대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경기도 체육의 근간이 되는 학교 운동부 정책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웅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