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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초점] 수소산업 떠오르는데… 관련 기업 가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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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초점] 수소산업 떠오르는데… 관련 기업 가라앉는다

규제·인력난·자금 문제까지... 경쟁력 확충 위해 지원 절실

14일 용인특례시 처인구의 ㈜가드넥에서 직원이 전기방사기를 이용해 나노섬유 시트를 제작하고 있다. ㈜가드넥 제공

“만들 사람도 없고, 어렵게 만들어도 팔 데가 없어요.”

친환경 에너지 수소의 중요성은 점차 강조되고 있지만 경기지역의 수소기업들은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인 수소 시장에서 각종 규제와 인력난, 자금 부족 등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하남시 덕풍동에 위치한 ‘(주)알앤에프케미칼’. 이곳은 15명가량의 직원이 수소 관련 부속 소재를 개발 및 제작하는 중소기업이다. 이 기업은 2019년부터 수소 누출감지 필름을 개발해 곧 상용화를 앞두고 있지만 규제 탓에 판로를 개척하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 놓였다.

이 필름은 수소 저장이나 운반에 이용되는 파이프라인 연결 부분에 감아 색 변화로 수소가스 누출을 감지하는 데 활용된다. 지금은 일반적으로 전기식 센서를 부착해 누출을 감지하고 있는데 이 센서의 가격(200만~400만원)이 비싸다 보니 수소 단가를 높이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주)알앤에프케미칼은 수소 단가를 낮출 방법을 고민하다 필름을 개발 및 제작하게 됐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기술을 개발해 더 합리적인 제품을 제작했지만 팔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게 문제였다. 판매처를 찾아 미팅을 시도하면 ‘센서’를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을 입 모아 언급했다. 만나는 기업마다 “필름이 저렴한 건 알지만 괜히 센서가 아닌 걸 썼다가 법에 위반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만 반복됐다. 이런 이유들로 (주)알앤에프케미칼은 수소 관련 사업을 더 확장하지도, 추가적인 개발에 뛰어들지도 못하고 있다.

같은 날 만난 ‘가드넥㈜’(용인시 처인구 소재) 역시 수소 관련 기업으로서 겪고 있는 어려움은 매한가지였다. 가드넥㈜은 수소차에 들어가는 수소연료전지 부품인 서브 개스킷, 전해질막이형필름, 기체확산층(GDL) 등을 개발 및 제작한다. 40여명의 직원이 지난해 매출액 120억원을 달성한 도내 중소기업으로 지난해 6월에는 수소전문기업, 12월엔 경기도 유망 에너지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가드넥㈜은 수소경제 분야 유망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자본금과 인력 확충 문제 등으로 기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소시장이 초기 단계이다 보니 부품 개발 과정이 길어져 많은 비용이 드는 데다 중소기업의 경우 단기적인 이익이 발생해야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데 시장 개척 자체가 어려워 충분한 자금 확보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자금 부족은 또다시 대기업 등으로의 인력 유출로 이어지고 있다.

김영조 가드넥㈜ 연구소장은 “가드넥은 수소전문기업, 경기도 유망 에너지기업으로 선정됐지만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전무하다”며 “그나마 수소기업들을 지원하는 협회에서 샘플 제작비 정도를 지원해주는 게 전부”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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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수소기업 성장 잠재력 높지만… 경쟁력은 걸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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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에너지 ‘수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경기지역의 수소 경쟁력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경기지역은 뚜렷한 입지적 강점으로 수소 산업에 있어 성장 잠재력이 큰 전략적 요지로 꼽히는 만큼 이에 걸맞은 경쟁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경기·인천지역의 수소경제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경기지역에는 전국의 28.8%에 해당하는 수소 연관 기업이 소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의 4분의 1이 넘는 수소 관련 기업이 있으나 기업 규모는 상대적으로 영세하다. 종업원 수가 1~9인인 기업이 50.8%로 절반을 넘었고 10~49인 이하 기업도 37.0%에 달했다. 규모에서부터 전국 평균(1~9인·45.6%, 10~49인·35.9%)보다 뒤처지고 있다.

이처럼 규모가 작다 보니 기업 발전의 장애 요인도 다양하다. 수소경제위원회의 수소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 방안(2020년 7월)을 보면 수소 기업들은 기업 발전의 장애 요인으로 ‘자금 지원’(42.8%), ‘기술 지원’(15.9%), ‘전문 인력’(15.2%), ‘인프라’(11.7%), ‘판로 개척’(5.4%), ‘규제 완화’(2.9%) ‘기타’(6.1%) 등을 꼽았다.

이런 이유들로 경기지역의 수소 기업들은 입지적 강점과 높은 성장 잠재력에도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소산업은 크게 생산, 저장, 운송, 충전, 활용 등 5개 단계로 나뉘는데 경기지역은 수소차, 연료전지 발전 등과 연관된 ‘활용’ 분양에서만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상태다.

생산 단계에서는 부생수소 생산이 상용화 단계에 근접했지만 추출수소 및 수전해수소 생산 등 핵심 원천기술과 상용화 실증 경험이 부족하고 저장의 경우 ‘고압기체 저장운송’은 가능하나 장거리·대용량 운송에 필요한 액화·액상기술은 아직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다. 운송 역시 부생수소의 93%가 파이프라인으로 운송되고 있고 7%만이 고압저장용기 방식의 튜브트레일러를 활용하는 데 그친다.

정부 차원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수소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110대 중점과제에는 ▲초격차 전략기술 육성으로 과학기술 G5 도약 ▲모빌리티 시대 본격 개막 및 국토교통산업의 미래 전략산업화 등 10가지의 ‘수소’ 관련 정책 내용이 담겨 있다.

경기지역도 이에 발맞춰 중장기 정책을 수립하는 등 체계적인 지원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용신 한양대 화학분자공학과 교수(수소 전주기 핵심소재 연구센터장)는 “경기도는 수소 산업에 있어 미래 성장동력 확충에 기여할 수 있는 요지”라며 “이를 성장시키기 위해선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등 현재 추진 중인 정책들이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하고 세제 혜택이나 규제 개선 등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제언했다.


전문가 제언 “기업들 판매처 확보 위해 지원 시급”

경기도내 다수의 중소기업이 수소산업에 뛰어들었지만, 이들이 처한 상황은 첩첩산중이다. 걸어온 길보다 갈 길이 더 먼 수소산업 분야에서 가장 필요한 개선책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수소산업을 확대하기 위해 정부나 대기업 차원의 노력 혹은 해외시장 진출 등 기업의 판매처를 확보하는 게 가장 우선순위라고 말한다.

현재 수소산업은 초기 시장으로, 수소차·수소 충전소·연료전지 등 수소를 활용할 인프라가 적어 해당 분야에서 매출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소를 활용하는 곳들이 늘어야 생산·저장· 운송 등 모든 단계가 확장할 수 있는데, 활용하는 곳 자체가 적다 보니 전반적으로 더딘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다른 애로사항으로 꼽히는 인력문제도 마찬가지다. 수소 산업의 기반을 확장해야 기업의 매출이 늘고, 매출이 늘어야 인력을 충원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업이 새로운 투자 및 R&D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윤주 수소융합얼라이언스 기업지원팀장은 “지자체의 보조금 지원사업, 공공기관의 친환경차 보급 의무화 같은 규정을 마련해 수소차 판매 대수를 늘리거나 수소충전소 부지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지자체가 TF팀을 구성하는 등 다양한 차원에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애로사항들은 결국 자본 문제로 귀결된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처럼 장기적인 투자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수소 산업처럼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경우 단기적으로 중소기업들의 매출액을 메꿔줄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황 팀장은 “절대적인 수소 매출 규모가 작아 중소기업들이 설 자리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중소기업이 어려운 시기를 견딜 수 있도록 그들이 버틸 수 있는 먹거리를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수진·이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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