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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피해자 안전조치' 물음표… 보호 중에도 늘어나는 범죄
사회 사건·사고·판결

'범죄피해자 안전조치' 물음표… 보호 중에도 늘어나는 범죄

신변보호 상태서 단순 폭행부터 성폭력·살인 사건 등
4년간 7천861건 달해... 대대적 제도 개편·보완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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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보호

범죄 피해 우려로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는 상태에서 사건이 발생하는 사례가 해마다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폭행은 물론 성폭력이나 살인과 같은 강력범죄마저 막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범죄피해자 안전조치(신변보호)가 이뤄지는 상태에서 접수된 신고는 7천861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변보호 중 사건 발생은 지난 2018년 667건에 머물렀지만 이듬해 850건, 2020년 1천102건을 기록한 뒤 2021년 들어 5천242건으로 폭증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현장 조치된 피의자 수만 해도 앞선 3년치를 합친 수보다 많은 4천274명에 달한다.

신변보호가 제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경찰은 신변보호의 명칭을 ‘범죄피해자 안전조치’로 바꾸고, 안전조치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범죄피해자의 위험 등급을 4단계로 구분하는 방식으로 개편했다. 그러나 강력범죄를 원천 차단하진 못하고 있다.

지난 연말 수원 권선구청 공무원의 개인정보 유출로 발생한 ‘송파 신변보호자 가족 살인사건’이 대표적이다. 살인범 이석준은 전 연인의 집 주소를 알아내 모친을 살해하고 남동생을 중태에 빠뜨렸다. 그는 전날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상태다.

최근 경기도에서도 참극이 이어졌다. 이달 초 안산 지역의 한 빌라에 거주하던 40대 여성이 과거 교제한 6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것이다. 피해자는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상태였으나 피의자와 같은 건물 내 다른 층에 거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변보호 중 피해내용에 대해서는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당초 어떤 이유에서 안전조치를 신청했는지에 주목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협박이나 가정폭력, 상해·폭행 등 범죄가 주를 이루는 양상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성폭력이나 데이트폭력이 크게 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에선 최근 4년간 안전조치 1만1천651건이 신청됐다. 그 사유로는 지난 2018년 협박이 526건(전체 1천958건)으로 가장 많았지만, 지난해 들어서는 성폭력이 1천231건(전체 4천385건)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2020년부터 집계한 데이트폭력 역시 지난해 731건으로 두 번째를 차지했다.

김도읍 의원은 “경찰로부터 신변을 보호받고 있는데도 피해자나 피해자의 가족을 무참히 살해하는 등의 참변이 되풀이되고 있어 우려가 크다”며 “경찰도 안전조치를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을 해왔지만, 범죄 증가를 막지 못하고 있다. 대대적인 개편을 통해 실효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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