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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최선 아닌 차악 뽑는 선거, 그래도 숙고해 투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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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최선 아닌 차악 뽑는 선거, 그래도 숙고해 투표해야

이민우 인천본사 정치부장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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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과연 누구에게 내 소중한 1표를 보내야 하나.

양강 체제를 갖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선거관리위원회 주관 TV토론을 비롯해 정당까지 가세해 매일매일 불꽃 튀는 공방을 벌이고 있다.

3차례 열린 TV토론에서는 어떤 분야의 주제인지와 상관없이 대장동 의혹 난타전 등 서로를 헐뜯는 데 집중하면서 토론마저 사실상 네거티브 공방의 연장선상에 놓인 상태다. 헐뜯는 내용도 서로에게 거짓말을 한다,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등인데 모두 말에 가시가 돋쳐있다. 그리고 그 말의 내용 또한 그다지 새삼스러운 내용이라고 볼 수도 없다. 이미 언론보도 등을 통해 충분히 아는 내용인데, 그들은 언론보도를 미끼로 TV토론에서 또다시 언급하는 것이다. 이러니 TV토론을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시선은 당연히 곱지 않다.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상대 후보의 생각을 들어보는 토론인 만큼, 후보마다 분야별로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다. 아니 서로 다른 많은 의견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이것은 아예 상대 후보의 생각을 비판하고 틀렸다고 지적하며 따져 묻는 것만 반복하고 있다. 왜 틀렸다고 표현을 하는가. 서로 생각이 다를 뿐인데.

여기에 정당들은 이 같은 공방을 부채질한다. 정당의 당론 등을 알리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매일 오전이면 정당별로 회의나 간담회를 통해 주요 인사들의 발언이 거의 실시간으로 기사화해 나온다. 당연히 상대 정당 후보에 대한 비판과 각종 의혹 제기 일색이다. 검증이라는 명분을 깔아놓고. 이미 유권자들은 이 같은 정당의 행동엔 큰 피로감이 쌓여있고, 이는 곧 정치에 대한 불신 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유권자들은 최악의 비호감 선거, 도덕성과 능력 검증의 범주를 벗어난 거칠고 사리에 어긋난 네거티브 공방을 보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 정도다. 만나는 사람들도 “이번 선거는 최선을 뽑는 게 아니라 차악을 뽑는 것”이라고 한다.

이 같은 ‘공중전’ 선거 운동에 인천지역 곳곳에서 벌어지는 유세전, 즉 ‘지상전’ 선거 운동을 시민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그 누구도 유세차가 지나가면 환호하지 않는다. 냉랭한 눈길로 바라볼 뿐이다.

여기에 사전투표를 1일 앞두고 국민의힘 윤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가 이뤄졌다. 윤 후보의 절박함과 안 후보의 심경 변화로 극적 성사가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역효과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이는 선거 초반 대의명분을 내세운 통합이 아니라, 비전과 정책 등은 전혀 공유가 이뤄지지 않은 단순히 대선의 승리만을 위한 연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선거 결과에 자칫 후보 단일화에 대한 민심의 역풍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처럼 시민의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잦아도 우리는 모두 오는 4~5일 사전투표, 그리고 9일에 누군가를 새로운 대통령으로 뽑아야 한다. 싫증이 나고, 찍을 사람 없다고 투표를 하지 않을 수는 없지 않나. 투표는 우리의 권리이자 의무이기 때문에.

유권자 모두에게 숙고의 시간이 주어진 상태다. 후보들의 공약과 그간 그들이 보여온 삶의 행적을 꼼꼼히 살펴 어느 후보가 진정성을 갖고 국가의 위기를 관리하고 비전을 이뤄나갈지를 냉철히 판단해야 한다.

이민우 인천본사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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