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로고
[의정단상] 안산의 봄을 기다리며
오피니언 의정단상

[의정단상] 안산의 봄을 기다리며

교통망은 사람의 몸으로 치면 혈관과 같다. 교통망을 따라 사람이 움직이고 물건이 이동하며, 적재적소에 제공된 인력과 물류라는 영양분은 경제 활동을 돕는다. 원활한 혈액 순환이 몸을 건강하게 하는 것처럼 잘 갖춰진 교통망은 지역 경제를 건강하게 만든다. 도로와 역이 사실상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교통망 신설은 언제나 지역의 가장 큰 현안이다. ‘교통길이 금맥’인 탓에 이해관계는 첨예해지고, 지역 간 싸움은 치열해진다. 저마다 도로를 내고 열차 노선을 끌어오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특히 지하철과 철도는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미션 중 하나다. ‘역 하나 만들어서 지나가는 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이냐’ 하겠지만, 수요와 공사비용은 기본이고, 철로를 공동으로 사용할 경우 타 노선의 운행 제한 문제, 속도 등 수많은 요건이 맞아떨어져야 가능한 일이다. 한정된 비용으로 최적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 만들어 놓은 시스템 안에서 타당한 근거를 만들고 정부를 설득하는 일은 참으로 지난하고 힘든 과정이다.

그래서 가끔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냐’며 볼멘소리를 하시는 주민들의 전화를 받을 때면 억울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단식하고 삭발해서 해결되는 문제라면 아마 300명의 국회의원과 지자체장들은 모두가 민머리에 홀쭉이가 돼 있을 거라는 재밌는 생각도 해본다. 호수에 떠 있는 백조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수면 아래 많은 노력이 있다는 것을 언젠가는 알아주시길 바랄 뿐이다.

마침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안산 상록수역 정차가 GTX-C 노선 실시협약안에 반영된 것이다. 지난 총선 안산시 국회의원 후보들의 공동 공약이었던 ‘GTX-C 안산 유치’를 위해 국회와 지자체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국토부 및 민간사업자와 수차례에 걸쳐 논의한 결과다. 아직 KDI검토와 기재부 민간투자사업심의위 등 남은 과정이 있지만 큰 문제가 없는 한 올해 상반기에 실시협약이 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안산은 그동안 가깝고도 먼 도시였다. 같은 시기 추진됐던 신분당선이 개통까지 하는 동안 신안산선 착공은 번번이 좌절됐고, 지리적 위치는 수도권이지만 접근성이 좋지 않은 탓에 반월시화공단의 베드타운 역할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게다가 중소제조업마저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한때 대한민국의 경제를 떠받친 도시라는 영광은 뒤로 한 채 인구마저 큰 폭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시민들과 정치권의 노력에 힘입어 이제 안산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지난 2019년 신안산선이 21년 만에 마침내 착공됐고, 수도권 동서를 잇는 수인선도 25년 만에 전 구간이 개통됐다. GTX-C까지 들어설 경우 이제 안산은 서울에서 가까운 도시를 넘어 사통팔달의 경기 남부 교통 거점지로 우뚝 설 것이다.

요새 지역사무소 바로 앞에서는 신안산선 공사가 한창이다. 지하 65m 대심도 공사다 보니 하루에 한 번 발파 작업이 진행된다. 연신 울려대는 사이렌 소리와 발파 직후 느껴지는 창문이 흔들릴 정도의 진동이 거슬릴 법도 하지만, 나로서는 오히려 반가운 마음이다. 나와 40년을 함께해온 이 도시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설레는 요즘, 곧 다시 찾을 ‘안산의 봄’을 기다려본다.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