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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종교] 도피성의 정신이 있는 나라를 꿈꾸며
오피니언 삶과 종교

[삶과 종교] 도피성의 정신이 있는 나라를 꿈꾸며

20대 대통령선거를 얼마 남기지 않고 있다. 각 정당의 진영들은 모든 사활을 걸고 선거운동에 총력을 쏟고 있다. 수많은 공약을 발표하고 전국을 돌며 민심의 한 표라도 더 받기 위해 싸우고 있다. 각 진영의 공방 속에 오가는 모든 흉한 이슈들이 거침없이 국민에게 전달되고 있다. 저래서야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이 나라의 품격이나 지도자를 향한 존경의 태도는 이미 물 건너간 것 같다.

대통령 후보자가 태어나면서부터 대통령이 되겠다고 인생의 초점을 정치에 맞춰 살아온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살아오면서 정직한 일만 하고 거짓되지 않은 일에는 근처도 가지 않은 사람이 과연 이 땅에 있겠는가?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지금 국민은 그런 무결점의 사람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그런 실수와 오점이 있을지라도 그 부분을 어떻게 반성하고 어떤 대안을 가지고 국민의 정서에 맞게 지도자의 넓은 포용의 모습을 보이는가를 기대하는 것이 아닐까? 인생의 실수도 자신의 삶의 한 부분임을 인정하고 오히려 그렇기에 낮은 겸손의 자세로 묵묵히 자신의 정책을 내 놓으면 된다. 우리나라 국민은 그 정도의 포용력을 갖춘 수준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의 직업을 돌아보면 땅콩을 재배하던 농부, 연예인이었던 대통령, 여러 추문에 휩싸여 있던 사업가도 미국은 자신들의 대통령으로 받아들였다. 우리나라 국민도 미국보다 더 높은 포용력이 있기에 과거에 매이지 않고 내일을 노래하는 지도자를 원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성경 속에는 ‘도피성(逃避城)’이라는 제도가 있다. B.C1400년대에 그들은 인간의 실수를 인정하고 법은 공정하게 집행하되 고의성이 없는 실수의 살인죄에 대한 용납의 공간을 만들어 두었던 것이다. 사람이 인생을 살다 보면 실수할 수 있다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에 대한 이해를 법에도 적용해 두었던 것이다. 요단강을 기준으로 동편에 3개의 성읍에 도피성을 두었고 강 서편에 3개의 성읍에 도피성을 누구든지 고의적 살인이 아닌 실수로 인한 범죄함에 최소한이라도 인권을 보호하는 제도였다.

20번째 대통령 후보들의 모습에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보게 되고 상상해 보게 된다. 소통이 되는 대통령, 민족을 분열시켜 좌, 우를 나누어 놓지 않는 대통령, 미래를 꿈꾸어 볼 수 있도록 희망을 주는 대통령을 기대하고 기도하는 것이 이번에도 사치스러운 상상이 되지 않기를 꼼꼼히 후보들과 공약들을 살펴보게 된다. 아름다운 이 나라 대한민국에 이 도피성의 정신이 싹 틔워 지고 국민 모두에게 최소한의 서로 용납하는 마음이 자라가기를 기도하게 된다.

조상훈 만방샘 목장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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