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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단상] ‘노동자 안전권’ 제도적 보완 마련할 것
오피니언 의정단상

[의정단상] ‘노동자 안전권’ 제도적 보완 마련할 것

모든 위험이 사라진 안전한 노동 현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고의 원인을 노동자 탓으로 돌리기만 한다면 반복되는 후진국형 인재(人災)는 근절되지 않는다.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함으로써 사업장의 위험 요소를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하기 때문이다. 노동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안전할 권리가 있다.

설사 노동자의 실수가 있더라도 사고로 이어지지 않는 것, 사고가 나더라도 다치지 않는 것, 사고가 부상이나 사망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 이러한 안전이야말로 안전하게 일할 권리이자 어떠한 상황에서도 보장돼야 하는 국민의 권리인 것이다.

최근 발전소 하청 노동자 김용균씨를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원청 한국서부발전 법인 및 임직원 9명과 하청 한국발전기술 법인 및 임직원 6명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김용균씨 사망 사고의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라는 검사의 질문에 사고 당시 한국발전기술 태안사업소장은 “우리 직원들이 과욕을 가지고 설비 점검에 임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사고의 원인은 직원의 과욕으로 뽑은 것이다. 지난달 2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역시 노동자 3명이 바닥 다짐용 롤러에 깔려 숨진 안양 롤러 사고 현장을 방문하면서 “(노동자의) 간단한 실수 하나가 정말 엄청나게 비참한 사고를 초래했다”고 말해 사고 원인을 노동자 탓으로 돌렸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다시 말해 사고의 책임이 노동자에게 있다는 것이다.

이번 안양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원인을 명확히 밝히고자 시민단체와 중대 재해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사고의 원인을 제대로 알아야만 해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체가 안전 교육과 작업 시간 준수 등 안전기본 수칙을 잘 지켰는지, 원하청 계약 시 정당한 계약과 충분한 공사 일정 그리고 철저한 관리 감독을 진행했는지, 제도 및 구조적 문제 등은 없었는지 명백히 규명해 그 원인을 밝히고 사고의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

오는 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다. 해당 법안은 산업 현장에서 노동자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 발생 시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명시한 법이다.

중대 산업재해 또는 중대 시민재해가 발생했을 때, 원인이 사업주와 경영 책임자 등에게 있고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면 강도 높은 형사처벌(사망의 경우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 게 핵심이다.

아울러 민사상 손해액의 최대 5배의 범위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수도 있다.

경영책임자의 개념에는 ‘중앙행정기관·지자체·지방공기업·공공기관의 장’도 포함된다. 이 법안이 처음 시행되는 만큼 현장 안착을 위한 지원과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이에 따라 지역 내 안전관리체계 구축 실태를 점검하고 법 시행 초기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여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는데 더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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