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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철 칼럼] 종부세는 ‘악세’, 폐지하는 것이 옳다
오피니언 정재철 칼럼

[정재철 칼럼] 종부세는 ‘악세’, 폐지하는 것이 옳다

현행 종부세법은 부동산보유에 대한 조세부담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부동산의 가격안정을 도모한다고 명시됐다. 노무현정부 들어 만들어진 종부세법은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긴커녕 문재인정부 들어서도 집값이 폭등, 애꿎은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이 말살됨과 아울러 주택소유자들은 종부세 폭탄을 맞고 신음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집값 안정은 세제로 이룩하는 게 아니라 주택의 수요ㆍ공급 관련된 제반 정책, 이를테면 금융정책과 주택공급정책 등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엉뚱하게 조세정책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근본적으로 잘못된 접근법이었다. 결국 종부세는 중산층에게 징벌적 세금폭탄만 안겨주고 세수확충의 기능만 충실히 해주는 역할을 수행할 뿐이다.

종부세가 어떤 문제점을 안고 있나.

첫째, 종부세가 부동산 가격의 안정을 도모해준다고 했는데 안정을 시키기는커녕 폭등에 폭등을 거듭해왔으니 종부세의 취지 자체가 사라졌다.

둘째, 종부세가 부담의 형평성을 기한다고 해놓고 부동산 가격이 폭등해 종부세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졌는데도 강남의 수십억 고가주택은 고령자이면서 장기보유자는 최근 종부세 부담이 오히려 줄었다고 한다. 이는 또 다른 형평성의 문제를 일으킨다.

셋째, 정부는 과중한 세금을 부담하기 싫거나 부담할 능력 없으면 팔고 이사 가라는 식인데 서울의 종부세 해당자 48만 세대가 한꺼번에 이사 갈 수도 없거니와 세금 중과로 주거지의 강제 이전을 유도한다는 것도 지극히 비윤리적이다. 더구나 집값이 다 올라서 팔고 이사하려 해도 장기보유자나 고령자가 아니면 팔아서 양도소득세 물고 나면 평수만 줄뿐 이득이 없으므로 이사도 갈 수 없고 앉아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세금만 물 수밖에 없다.

넷째, 정부의 정책 실패로 집값이 폭등했는데 갑작스레 생긴 미실현이득을 과표로 삼아 세 부담을 폭증시키는 것은 정상적인 과세로 보기 어렵다.

다섯째, 집을 늘리거나 좀 더 나은 환경의 집을 구하려는 서민들도 과중한 보유세 부담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할 수 없게 만들며 또한 신분상승의 기회마저 박탈하게 된다.

여섯째, 주택에 대한 중과세는 결국 그 부담을 전 월세입자들에 전가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전세금이나 월세를 인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어 무주택자들의 생활을 더욱 곤궁하게 만들 것이므로 이 또한 형평에도 어긋난다.

일곱째, 다주택자들에게 세금폭탄을 가한다면 결국에는 임대주택 공급이 줄어들어 임대료 인상을 가져다 줄 것이므로 이 또한 결국에는 서민인 임차인들만이 손해를 입게 될 것이다.

여덟째, 세금은 부담능력도 고려해야 하지만 지급능력도 고려해야 하며 예측성도 고려해야 한다. 집값을 갑자기 폭등시켜놓고 일시에 세금을 폭증시키면 별도의 소득이 없는 한 감당하기 어렵다.

아홉째, 세제는 단순하고 명료해야 하는데 하나의 과세물건에 재산세와 종부세를 이중적으로 부담시키는 것도 사리에 맞지 않으며 세무행정의 복잡성을 야기할 뿐 아니라 납세자들에게도 세금 응대 비용 부담을 안겨준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현행 종부세는 취지를 살리지 못할 뿐 아니라 국민에게 희생과 부담만 안기는 악세다.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는 데다가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상황이 극도로 어려운 형편에 국민에게 세금부담을 폭증시키는 처사야말로 중산층은 물론 무주택자들까지 다 같이 곤궁하게 만드는 처사다. 따라서 징벌적 성격의 종부세를 폐지하고 재산세만으로 적정한 세율로 종합 누진 과세하는 제도를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재철 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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