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로고
[김경율의 세상돋보기] 한동훈 사용법
오피니언 김경율의 세상 돋보기

[김경율의 세상돋보기] 한동훈 사용법

지난 7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벌어진 일이다. 올림픽에 출전할 야구 대표팀 명단이 발표됐을 때 팬들 사이에서 일대 소란이 벌어졌다. 특히 한화 팬을 중심으로 당시 한화 소속 두 선수가 탈락한 것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각각 2루수와 사이드암 투수로 뛰던 정은원과 강재민이 논란의 당사자이다. 당시 시점 기준으로 정은원은 타율 0.302 4홈런 25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865로 호조였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은 3.27로 리그 야수 중 6위, 리그 2루수 중 1위다. 강재민은 34경기에 등판해 2승 무패 3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1.04 피OPS 0.502로 안정적이었다. WAR은 1.28로 불펜 전문 투수 중 1위다.

국제대회인 만큼 감독의 의중과 각 선수들의 스타일과 경험이 우선시된다 하더라도 누가 봐도 손색이 없는 기록이다. 대표팀 선발을 둘러싼 논란이 수그러들 즈음 방역 수칙을 무시한 ‘코로나 술판’에 여러 선수들의 참석이 밝혀진 가운데 이에 연루된 박민우, 한현희가 대표팀에서 자진 사퇴했다. 여러 야구팬들은 애초 있었던 국가대표 선발 논란을 잠재울 절호의 기회라 여겼다. 당연히 두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고 뛸 것을 기대했고, 많은 이들의 기대와 더불어 국가대표 야구팀이 도쿄를 향해 출정할 것을 바라마지 않았다.

하지만 대체 선수 중 한 명은 올해 프로야구에 데뷔한 신인 선수로 올 시즌 17경기에서 2승 5패 1홀드를 기록하고 있었고 평균자책점은 8.07이었다. 이를 두고 당시 대표팀의 좌완 투수가 2명뿐이었던 점을 언급하기도 하고, 대표팀 선정에 지대한 역할을 미쳤을 김경문 당시 감독은 “1~2년 정도 경험을 더 쌓으면 충분히 국가대표로 뽑힐 기량을 갖고 있다”라고도 했다.

결과는 독자들도 기억하듯이 야구가 마지막 정식 종목이었던 직전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야구는 6개국 중 4위에 머물렀다. 온라인을 야구 싸이트에는 위 선수선발과정에서의 불협화음 등을 다시 소환하는 등 김경문 감독에게 쏟아내는 비난 일색이었다. 여자 배구가 같은 4위였음에도 격려와 칭찬이 쇄도했던 것을 고려하면 단순한 순위 문제는 아니었다.

철 지난 야구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최근 성남 대장지구와 관련된 검찰의 수사 때문이다. 애초 수사의 본령이라 할 성남시청에 대한 압수수색은 수사에 착수하고서도 뒷짐을 지고 있다 여론의 질타에 못 이겨 보름여가 지나서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마저도 정작 시장실과 비서실에 대해서는 매번 지나치다가 다섯 번째에서야 대상이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여당 측 주장에 따르더라도 ‘자금 흐름’에 대한 추적이 핵심이 사안에서 중추 역할을 하던 특수통 베테랑 부부장검사를 돌연 수사팀에서 배제하기도 하였다.

언론 등을 통해 나오는 검찰의 수사 과정을 지켜보노라면 이미 보도를 통해 기정사실화된 내용조차 축소 혹은 왜곡하기 일쑤이다. 예컨대 대장지구 사업 규모를 추산하며 4조원대 이르는 총수익 규모와 김만배와 남욱 일당이 편취하였을 이익 규모만도 1조원 안팎이라는 것이 공시로도 확인되었음에도 중앙지검은 “최소 651억원 상당 택지개발 배당이익과 상당한 시행이익을 특정 민간업체에 취득하게 하며 공사에 손해를 가”하였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다.

나아가 중앙지검은 11월 1일 자 김만배 남욱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배임 혐의로 추가 기소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해 유동규 전 본부장의 배임 공범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고정이익 확보란 정책적 판단을 한 이 후보에 대해 배임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인데 이에 대한 법률전문가들의 의견은 딴판이다.

정책적 판단이 배임이 아닌 경우는 손해가 나더라도 공익적 요소가 있어 정책적으로 감수할 수 있는 것으로, 이 사안은 김만배와 남욱 등 특정인에게 1조원 안팎 이익을 주고 성남시에 그만한 손해를 끼친 것으로 정책적 판단을 운운할 계제가 아니다.

왜 매번 나오는 새로운 사실은 언론을 통해서이고, 검찰의 행보와 발표는 국민들의 의심과 반발을 사는 것일까?

애초 수사팀을 구성한 한명 한명의 역량과 태도의 문제는 아닌가 되짚어 볼 때이지 싶다. 앞서 야구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좌완투수가 모자라서 뽑았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고 사적인 인간관계에 매달리지 않았나 의심하는 것처럼, 혹시 검찰은 수사팀을 덮어주고 피해갈 사람들로 구성하지 않았을까 하는 국민들 의심에 떳떳이 반문할 수 있을까?

혹시 지금이라도 ‘특별수사·감찰본부 설치·운영지침’에 따라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의 이목을 끌만한 중대한 사안을 처리하기 위해 검찰총장이 대검찰청에 독립적 지위를 갖는”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보는 것이 정공법이지 않을까? 그리고 그 본부장은 부산 용인 진천 등으로 좌천되어 그때마다 대기업 대관팀에서 환호하였다는 한동훈 검사장을 중용하면 어떨까? 정답을 두고 피해 가는 것도 우스워하는 말이다.언젠가는 맞을 매 일찍 맞는 것이 낫다.

김경율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