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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열수 칼럼] 폭탄테러 이후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전략 방향
오피니언 김열수 칼럼

[김열수 칼럼] 폭탄테러 이후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전략 방향

오늘 31일은 아프간 철수 시한 마지막 날이다. 아프간에서 철수하지 못한 미국인과 미국을 도와준 아프간 조력자 일부가 아직 남아있다. 그럼에도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철수 작전을 종료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의 이런 발언에 국내외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카불 조기함락에 대한 정보의 실패, IS-K 테러 첩보를 입수했음에도 이를 막지 못한 작전의 실패, 베트남전과 다를 것이란 바이든 자신의 판단 실패 등이 어우러져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진퇴양난에 처한 바이든 행정부가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두 가지다. 하나는 IS-K를 소탕할 때까지 제2의 대테러전을 수행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계획대로 철군해 중국 견제에 집중하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카불 공항 테러 직후 대국민 연설에서 IS-K를 용서하지도, 잊지도 않을 것이며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했다. 군 지휘부에 IS-K를 타격할 작전 계획을 수립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미국 드론이 카불공항 테러 설계자로 알려진 IS-K 지도자를 족집게 공격을 통해 제거했다. 그럼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이 공습이 마지막이 아니라고 했다. 이런 연유로 미국이 제2의 대테러전에 돌입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아심을 낳게 했다. 사실 대테러전은 미국의 대외정책을 모두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나 다름없다. 대테러전에 돌입하면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정책은 삐걱거리게 되고 중국은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다.

다른 선택지는 아프간에서 손 털고 대 중국 견제에 집중하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 중국에 대한 국방정책 재검토와 전지구적차원의 미군배치태세 재검토(GPR)를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사드체계를 철수하고 중동지역의 미군 비행단도 1개 줄일 계획이라는 설이 흘러나온다. 이게 사실이라면 이런 무기체계들은 아프간과 중동 지역에서 철수한 미군과 함께 대중국 견제 차원에서 인도ㆍ태평양 지역에 재배치될 수 있을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과거 정부의 교훈 때문이다. 2001년 취임한 조지 부시 대통령은 중국을 ‘잠재적 적대국’으로 규정하고 견제하고자 했다. 그러나 911테러가 터지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미국은 아프간과 이라크에서 테러와의 전쟁에 나섰다. 이 전쟁에 중국의 협조가 필요했기에 미국은 견제는 고사하고 오히려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시켰다. 그렇게 10년이 지나 중국은 급부상했고 또 다른 10년이 지나자 미국에 버금가는 위상을 가지게 됐다. 만일 바이든 행정부가 제2의 대테러전에 돌입한다면 다음 패권은 중국 차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연유로 바이든 행정부는 제2의 대테러전을 피하고자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IS-K에 대한 보복의 한계를 설정했다. IS-K의 자산과 지도부, 그리고 시설을 타격하는 것이다. 따라서 미군 재투입보다는 드론이나 걸프만에 있는 함정에서 미사일로 폭격하는 정도로 그칠 것이다. 수차례 공습 후 미국은 IS-K의 무력화를 선언하면서 아프간에서 손을 뗄 것이다.

부시 행정부가 그랬듯 바이든 행정부도 출범 첫해에 결정타를 입었다. 그러나 대처하는 과정은 완전히 다를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테러전보다는 중국 견제라는 대전략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싸늘한 국내 여론과 세계 여론을 우호적으로 바꾸는데도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그럼에도 바이든 행정부는 대전략을 위해 이런 수고를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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