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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관 칼럼] 그 많은 선거공약 실천할 돈은 있는가
오피니언 이범관 칼럼

[이범관 칼럼] 그 많은 선거공약 실천할 돈은 있는가

-고향 돕는 기부금에 세(稅) 감면제 도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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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만 보면 행복ㆍ복지 국가

무상급식 전면확대. 중고교 등록금 전액지원. 중고교 교복 구입비 지원. 연 100만 원 청년수당 지급. 일자리 1만개 창출. 경로당 공기 청정기 100% 지급. 어르신 버스요금 지원. 저소득층 산모 출산비 지급. 4차 산업기반 밸리 조성. 임대주택 건설. 자전거길 신설. 가족 체육공원 조성. 축구, 야구장 신설. 야외 음악당 건립. 다중 이용시설 육아휴게소 설치. 인공 식물섬 건립. 연계 지하철 건설 등등.

 

최근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지역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선거공약으로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간추려 보았다. 선거공약만 보면 선거가 끝나면 우리지역이 바로 복지천국이 되고 행복한 나라가 될 것 같다.

 

그런데 그 많은 공약을 실행에 옮기려면 도대체 거기에 들어가는 재원은 어떻게 마련한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선거철의 말잔치로만 끝나는 것인가. 공약을 실천하려해도 거기에 들어갈 돈이 없으면 실행이 불가능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지금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능력으로는 실천하려해도 매우 어려운 실정에 있고 자칫하면 빚더미에 앉을 수도 있다.

열약한 지방재정 자립도

우리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능력은 매우 열약한 실정이다.

금년도(2018)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는 전체 243개 지방자치단체(광역ㆍ기초단체)중 재정자립도가 60% 이상인 지자체가 10곳, 50% 이상 60% 미만이 11곳, 40% 이상 50% 미만이 29곳, 30% 미만이 무려 155곳이다.

 

재정자립도는 지방자치단체의 전체예산 중에서 자체수입으로 충당되는 비율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수입 중 스스로 벌어들일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나머지는 국가지원(국고보조금, 지방교부금), 지방부채 등으로 충당된다.

 

지방재정자립도가 자체예산의 절반(50%)이 넘는 자치단체가 21곳으로 전체자치단체의 8.7%에 불과하고, 자체예산의 30%도 안 되는 아주 열약한 자치단체가 155곳으로 전체 지방자치단체의 절반이 넘는 60.4%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재정자립도가 20% 미만인 지자체가 84곳, 10% 미만인 곳도 5곳이나 있다. 재정자립도가 이와 같이 매우 빈약하다 보니, 앞으로는 재정 검토 없이 지방사업을 하다가 빚더미로 파산선고를 받는 지방자치단체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향을 돕는 기부금에 세 감면 제도 도입해야

어려서는 지방에서 자라고 성인이 되어 도시로 삶의 터전을 옮겨 생활하는 사람들이나 선조의 고향을 찾는 사람들이 자기가 자라난 고향의 발전을 위해 금전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하고 기부자에게 세제혜택을 주는 제도다. 자기고향을 위한 애향심도 키우고 재정적으로 열약한 고향발전을 돕게되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도시민이 고향의 지자체에 기부금을 내면 일정금액을 연말정산때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를 통해 되돌려주게 된다. 현재 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여러 형태의 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으나 아직 본격적인 심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 제도는 일본에서 2008년도에 ‘고향납세(故鄕納稅)’ 제도로 처음 도입됐다. 초기에는 그 실적이 저조했는데 2014년부터 기부금 제공의 대가로 답례품을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 실적이 크게 증가했고, 그 고장의 특산품인 쇠고기해산물공예품 등을 제공하다보니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처음 시행 당시인 2008년에는 5천300여 건에 81억여 엔이던 것이 2014년에는 190만여 건에 388억여 엔으로 급증하고 2016년에는 1천270만여 건에 2천844억여 엔에 달하여, 이제는 이 제도가 완전히 정착되었다고 평가된다.

 

재정자립도가 열약한 우리의 지방자치단체는 자체수입으로 인건비 등 법정 기본경비도 충당하기 바쁘고 지역발전을 위한 주민복지사업 등 자체 재정사업은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에 있음을 감안할 때, 이번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지방재정자립도를 높일 수 있는 이 제도가 시급히 도입되기를 기대한다.

 

이범관 변호사·前 서울지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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