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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칼럼] 새로운 도시문화 창출을 위하여
오피니언 이충재 칼럼

[이충재 칼럼] 새로운 도시문화 창출을 위하여

“신은 인간을 만들었고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다”라는 말처럼 인류 문명 최고의 걸작품인 도시는 20세기 초반만 하더라도 전 세계 인구의 단지 10% 정도만이 도시에 살고 있었다.

그러던 도시 인구는 1950년대에 29%, 1990년대에는 50% 이상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도시경제학자들의 예측에 따르면 30년 안에 그 수치는 75%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매달 새로운 하나의 ‘런던’이 생겨나는 정도의 실로 엄청난 증가율이다.

산업혁명과 두 차례의 세계대전 이후 군수 공장들의 풍부한 일자리, 폐허로 변한 도시의 재건 사업, 쇼핑교육 등 안락한 정주 여건 등에 힘입어 도시화는 가속화됐다.

친환경 갖춘 지역공동체 문화 복원

이 시기에 뉴욕, 시카고, 런던, 도쿄 등 세계적인 도시들에는 마천루(摩天樓)가 형성되기 시작했으며, 몰려드는 인구를 수용하기 위해 도시는 점차 수직적수평적으로 확장해왔다. 이와 같은 도시 발전 흐름은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효율성과 집적효과라는 이름으로 합리화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눈부신 도시 성장의 한편에는 양적 확대에 치우친 비인간적인 도시 개발에 따르는 부작용들이 누적되어 왔다. 환경오염이나 주거난, 교통체증, 난개발 등 눈에 보이는 문제들도 있겠지만, 많은 사회학자들은 도시화로 인한 인간성 훼손이나 공공공간 상실 등과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더 심각한 사회문제를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층간소음, 주차갈등, 커뮤니티의 해체, 소통의 부재 등과 같은 문제들이 발생되고 있는 것 역시 이러한 도시화의 심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반성으로 서구에서는 이미 1980년대를 전후해 미국과 캐나다를 중심으로 시작된 ‘New Urbanism’, 영국의 ‘Urban Village’, 이탈리아의 ‘Slow City’ 등과 같이 무분별한 도시 확산과 삭막한 도시 문화에 대한 재고의 움직임이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그동안 수많은 신도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베드타운화, 도심 공동화, 커뮤니티의 해체 등과 같은 문제점들에 대해 개선의 필요성을 인식해 오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들은 같은 도시에 사는 사람과 서로를 알아보고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친밀감, 이웃과의 연대감, 인간중심적인 도시 공간 구성 등이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공동체 의식의 함양을 유도하고 시민들 간의 살가운 커뮤니티와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와 소통을 복원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모습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마을’의 개념을 떠올려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마을 초입에 서 있는 커다란 느티나무 그늘 아래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 앉아 놀이도 하고, 마을의 대소사도 논의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우리 전통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겨운 풍경이었다.

하버드 대학교의 도시경제학자인 에드워드 글레이저(Edward Glaeser)는 그의 저서 “도시의 승리”에서 ‘인류 최고의 발명품인 도시’가 ‘지속적으로 승리’하기 위해서는 도시 발전의 초점이 ‘인간을 더 풍요롭고 행복하게 하는 것’에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나눔과 상생 조화 이룬 도시 형성

이 같은 도시는 하드웨어 중심의 도시 건설을 넘어 친환경적인 정주 여건을 갖추고 지역공동체 문화를 복원하며, 우리의 전통 가치인 ‘나눔’과 ‘상생’이 조화를 이룬 새로운 도시 문화의 형성을 필요로 한다. 현재 건설중인 행복도시 세종시는 이런 문화적, 정신적 가치를 바탕 삼아 미래 창조 도시로 조성되고 있다. 이 도시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도시로 건설ㆍ발전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관심과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할 것이다.

이충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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