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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의 도시 이야기]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마우솔레움과 타지마할’
오피니언 김영훈의 도시이야기

[김영훈의 도시 이야기]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마우솔레움과 타지마할’

도시는 살아있는 생물(生物)이기 때문에 인간의 삶처럼 참으로 많은 이야기가 그 속에 내재한다. 그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 중 하나가 사랑이다. 도시의 세월이나 숫자만큼 수많은 사랑 이이야기가 존재하지만 오늘은 죽어서까지도 사랑을 놓지 못했던 두 가지 애절한 사랑 이야기로 잠시 외도를 해보기로 한다.

우선은 마우솔레움(Mausoleum)이다. 살아 생전 자신의 영묘를 짓고 싶어 하던 마우솔로스 왕(Mausolos, B.C.377~B.C.353)이 돌연 세상을 떠나자 그의 누이 동생이자 부인이었던 아르테미시아(Artemisia Ⅱ)는 사랑하는 남편이 못 다 이룬 꿈을 안타까워하였다. 그녀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녀는 당대의 유명한 미술가인 사티로스와 피테오스를 불러 마우솔레움의 설계를 명하였고 건물의 사면에 들어갈 조각을 위해 스코파스, 레오카레스, 티모테오스, 브리악시스 등 당대의 명망 있는 그리스 조각가들을 초빙하였다. 면적 29m×35.6m, 높이 약 50m, 총 4개 층의 건물이자 영묘가 지어지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은 크지는 않았지만 화려했다.

1층 기단 부분에는 사각형 대리석 토대가 설치되었고 그 토대 위의 네 모서리에는 말을 탄 전사들의 입상이 배치되어 있었으며 2층에는 금백색 대리석으로 만든 36개의 이오니아식 원주가 사방으로 나란히 서 있는 영안실이 위치하고 있었다. 그 위로는 24단의 피라미드형 지붕이 솟아 있으며 마지막 층에는 4두 마차를 탄 마우솔로스 왕과 아르테미시아 왕비의 조각상이 그들이 만든 할리카르나소스의 도시와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화려하기 그지없는 당대의 작품이었다. 당시 세계 7대 불가사의 가운데 하나로 명명된 것도 우연은 아니었다. 그들의 사랑은 그만큼 화려했다.

2000년 정도의 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17세기 무굴 제국에서는 반대의 일이 벌어지게 된다. 이번에는 남편이었다. 무굴 제국의 황제였던 샤 자한(Shah Jahan, 1592~1666)이 너무도 사랑했던 왕비 뭄타즈 마할(Mumtaz Mahal)을 추모하여 아그라(Agra)라는 도시에 타지마할(Taj-Mahal)을 만들고 만 것이다. 최고급 대리석과 붉은 사암은 인도 현지에서 조달되었지만 궁전 내 외부를 장식한 보석과 준보석들은 터키, 티베트, 미얀마, 이집트, 중국 등 세계 각지에서 수입되었다. 국가 재정에 영향을 줄 정도의 거액이 투자되었다고 하니 정치나 권력도 사랑 앞에서는 무력한 존재인가 싶기도 하다.

마우솔레움이나 타지마할 덕에 그것들이 존재하던 할리카르나소스나 아그라라는 도시는 유명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사랑이 또 다른 도시를 만든 셈이다. 아무리 권력과 재력이 뒷받침된 사랑이었다 해도 도시에 이런 사랑 이야기 하나 정도는 있어도 나쁘지 않을지 모른다.

김영훈 대진대 건축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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