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로고
지구를 푸르게 푸르게
오피니언 사진으로 보는 세계

지구를 푸르게 푸르게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제10차 당사국총회가 경남의 창원에서 열리고 있다. 사막화 방지와 관련된 60개의 시민사회단체들의 활동을 요약해서 보여주는 부스가 거대한 야외전시장에 설치되었는데 필자가 디렉터를 맡게 되어 지난 2개월 동안 기획 및 디자인 작업을 지휘했다. 지난 10일 전시장을 방문, 방금 편집 되어진 따끈따끈한 8개의 영상물을 부스의 디지털 액자에 꽂아 가동을 시켰다. 잠들어 있던 부스의 검은 모니터에 파란 불이 들어오고 그 다음 사진, 동영상 그리고 텍스트와 사운드로 구성된 사막화 방지를 위해 땀 흘리는 한국인들의 영상이 상영되기 시작하였다. 순간 차가운 기계와 구조물이 생명력으로 충만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전세계에서 몰려든 관계자와 취재진을 보며 이제 정말 많은 사람들과 국가기관, 시민단체들이 사막화를 비롯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이 실감이 났다.

 

사막화는 일반인이 의식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지구의 암이라고 불리는 사막화로 최근 해마다 세계적으로 600만ha의 토지와 황폐화되고 있다. 이번 창원에서 만났던 녹색세상을 꿈꾸는 활동가들의 열정이라면 충분이 이 세상의 모습이 점차 아름다워질 수도 있겠다는 기대가 든다.

 

필자는 2000년부터 총 5차례에 걸쳐 사막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고비사막의 다양한 지역을 답사하며 사진작업을 해오고 있다. 사막화를 비롯한 세계의 기후변화를 주제로 힘든 작업을 해오고 있지만 한국사회는 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에 그 동안 무관심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필자가 촬영한 작품으로 지구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갤러리와 출판 등을 통해 알리기 위해 노력하였지만 우리와 무관한 먼 나라 어딘가에서 일어나는 일로 치부되기 일쑤였다.

 

그러나 과연 사막화가 우리와 무관한 일일까? 그리고 전시적인 나무심기 행사가 얼마나 실효를 거둘 수 있는지도 함께 고민해 본다. 고비사막을 품고 있는 몽골은 기후적으로 숲이 형성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지역이다. 따라서 사막화를 막기 위해서는 나무보다는 초지를 조성하는 것이 훨씬 의미 있는 행위라고 말할 수 있다. 이번에 창원에서 만난 한 중국인 학자는 몽골에서 무분별하게 숲을 조성하고 있는 한국단체들의 활동을 강하게 비판하였다. ‘한국인들은 몽골을 방문해 초원을 보고 사막화가 심하여 나무가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우루루 몰려와 초원을 파괴하고 나무를 심는다. 그리고 홍보사진을 찍고 뒤도 안 돌아 보고 돌아가면 1~2년도 못 가 거의 대부분의 나무들은 말라 죽는다.’ 오히려 이런 개념 없는 한국 단체들의 숲조성 사업이 사막화를 오히려 조장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사막화에 대해 일반인들에게 쉽게 설명하기 위해 필자가 늘상 하는 얘기가 있다. 만약 에이즈에 걸린 환자가 있다고 하자. 환자의 피부에는 보기 싫은 반점이 생겨났다. 특수한 피부약을 구해 피부의 반점을 치료하거나 화장을 진하게 한다고 해서 에이즈라는 본질이 결코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사막화라는 병은 지구 피부에 드러난 죽음의 반점에 나무를 심는다고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시간을 내어 구글얼스로 한번만 들여다 본다면 수십억원을 투자한 숲이 거대한 고비사막에서는 한 톨 먼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중국정부가 사막화의 주범으로 몰고 있는 유목민이 사막화의 원인이 아니라는 사실도 누구나 알 것이다. 사막화는 자연과 더불어 살기를 거부한 바로 사막너머의 도시에 살고 있는 소비라는 욕망에 사로잡힌 도시인들의 창조물이다. 팜유와 목재, 펄프 생산을 위해 열대우림의 나무를 베어내고(소비의 종착지는 결국 대도시이다.) 과도한 물을 소비하며 막대한 탄소배출을 헤대는 지구 곳곳의 공장과 자동차의 매연이 바로 사막화라는 질병의 본질이다. 지구는 하나의 에코시스템으로 모두 연결되어(아바타 같은 SF영화에서나 나오는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다.) 있으며 우리 모두 함께 노력을 하고 생활을 개혁해야지만 지구는 푸르게 바뀔 수 있다.

 

이번 창원에서 개최되고 있는 UNCCD 행사가 본질에서 벗어나 녹색이라는 가면을 쓰고 뻔뻔하게 환경을 파괴하며 녹색으로 위장해 사리사욕을 꿈꾸는 자들의 대회장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또한 사막화의 진정한 주범은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라는 사실을 국민들이 깨닫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강제욱 사진가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