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은 작다. 그러나 그 작은 도시가 가진 밀도와 힘은 결코 작지 않다. 강남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녹지와 공원이 촘촘히 생활을 감싸고 통근·교육·문화자원에서 도시 경쟁력을 갖춘 곳. 건강생활 실천율이나 기대수명 같은 지표가 늘 상위권을 차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아쉬움이 있었다. 응급의 골든타임을 지켜줄 종합의료시설이 없다는 점이다. 첨단 산업을 끌어당길 거점 역시 부족했다. 필자는 이 결핍이야말로 과천의 가능성을 미뤄온 가장 큰 빈칸이라 생각했다. 9월23일, 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아주대병원 유치와 함께 도시개발 비전을 공식 발표했다. 500병상 규모의 스마트 종합병원은 응급의료센터, 암·심뇌혈관전문센터, 소아·노인 특화 진료시설을 갖춘다. 병원은 단순한 치료의 공간을 넘어 ‘골든타임 확보–예방·관리–회복과 일상 지원’으로 이어지는 생활권 건강관리 체계의 관문이 될 것이다. 동시에 과천의 산업 지형을 바꾸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그러나 병원 하나로 도시는 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막계동 특별계획구역 10만여㎡에 오피스타워 13개동을 배치하고 바이오·의료기기·디지털헬스 기업이 병원과 나란히 호흡하도록 설계했다. 임상, 연구, 사업화가 한 생활권 안에서 순환하는 구조, 나아가 대공원역 첨단 융복합 클러스터와 연결되는 자족축. 이것이 과천의 체질을 바꿀 성장축이 될 것이다. 이미 국내 곳곳에서 성공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세종의 충남대병원은 신도시 의료 공백을 메우며 지역 바이오 생태계를 키웠고 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는 병원과 임상시험센터, 기업이 어우러져 창업과 투자, 일자리로 연결됐다. 병원을 단독 시설이 아니라 연구·창업 인프라와 함께 묶고 교통·주거·녹지를 더해 삶터로 만든 도시 설계가 결국 경쟁력이 된 것이다. 도시는 삶의 무대다. 그래서 우리는 축구장 2.5개 규모의 센트럴가든, 문화·상업 복합시설, 노유자시설과 웰니스 커뮤니티까지 함께 짓는다. 아이는 뛰놀고, 어르신은 산책하며, 직장인은 퇴근길에 건강검진과 공연을 같은 동선에서 즐기는 도시. 병원이 ‘아플 때만 가는 곳’이 아니라 건강과 문화를 설계하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 과천의 미래다. 이미 2017년부터 준비해 2023년 착공한 과천시립요양원이 문을 열며 지역 돌봄의 최전선은 갖춰졌다. 이제는 요양원, 복지자원, 새 병원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응급–진단–치료–재활–일상 지원으로 이어지는 연속형 건강관리 체계를 완성할 차례다. 이 과정은 신속하면서도 성급하지 않게, 투명하면서도 흔들림 없이 추진될 것이다. 토지매매계약 체결과 특수목적법인(SPC) 설립부터 공사 착수, 개원까지의 일정을 시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하겠다. 시민과의 약속은 말이 아니라 결과로 증명하겠다. 2026년은 과천시 시승격 40주년이다. 앞으로 40년은 도시의 밀도를 경쟁력으로 바꾸는 시간이다. 압축된 생활권, 풍부한 녹지, 시민 역량과 신뢰할 수 있는 행정이라는 자산에 대학병원과 연구개발(R&D), 기업이 결합된 의료·바이오 생태계를 더하면 과천은 규모의 한계를 밀도의 우위로 뒤집을 수 있다. ‘잠자고 떠나는 도시’에서 ‘살고 일하고 배우고 치유받는 도시’로의 전환이 이제 본격화된다. 숙원은 이제 미래 전략으로 바뀌었다. 병원 착공의 순간부터 첫 환자가 치료받는 날까지, 그리고 그 이후까지 필자는 이 변화를 과천의 일상으로 안착시키는 데 집중할 것이다. 과천의 40년을 넘어 50년, 100년을 내다보며 자족도시 과천이라는 약속을 수사가 아니라 성과로 증명하겠다.
오피니언
경기일보
2025-10-23 1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