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래된 숨 자국 오래된 숨의 자국 그 속에 조용히 피어난 붉은 꽃 하나. 빛이 든 틈 속에 생명이 꽃핀다. 누군가의 손이 닿지 않은 그곳 갈라진 마음의 벽 틈에서 숨 쉬는 그대! #2. 떨어진 감 하나 햇살 아래 굴러온 감 하나! 시간에서 밀려나온 작은 별처럼 땅 위에 놓여 있다. 더 이상 ‘열매’가 아니라 자연의 질서와 우연 사이에 놓인 사물! 흙먼지와 잔풀 사이에서 익어가며 마지막 빛을 낸다. 생의 끝자락에서도 색을 잃지 않으려는 듯, 자신의 시간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태도… 우리는 대개 지나치지만, 사소한 장면이 삶이 우리에게 슬며시 들려주는 진짜 목소리인지 모른다. 멈춰 바라볼 때에만 들리는 말, 모든 생은 떨어진 뒤에도 잠시 아름답다. #3. 남은 자리의 기척 아주 가벼운 숨, 허공에 자신을 걸어두고 있는 나뭇가지들. 잎은 이미 대부분 떠났고, 남은 몇 잎마저 바람의 기척에 흔들리며 마지막 계절을 견뎌내고 있다. 가을의 끝은 색이 연하다. 그 연한 색 뒤편, 남겨진 선이 또렷해진다. 화려함이 모두 걷히고 난 뒤에야 비로소 세계의 뼈대가 드러나는, 그것이 이 계절이 남기는 가장 조용한 여운이다. #4. 흙내음 김장 철이 다가오면 유독 달달한 겨울 대파가 떠오른다. 그 향과 단맛은 언제나 어떤 따뜻한 기억을 불러낸다. 어느 해, 잠시 쉬어가는 틈에 시골의 한적한 미술관을 찾은 적이 있다. 전시를 보고 나오는데, 미술관 옆 어르신이 겨울 대파 한 줌을 뽑아 건네주셨다. 막 뽑힌 대파는 흙의 기운을 고스란히 품고 있어 그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는 듯 가슴이 달달해졌다. 손에 올려보니 땅의 온기가 아직도 남아 은은한 흙냄새가 손끝 깊숙이 스며들었다. 이런 정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이 새삼 고마웠다. 시골의 시간은 느린 호흡으로 흐르고, 사람의 마음은 오래 묵은 흙처럼 넉넉했다. 도시의 삶 속에서 잊고 지냈던 온기가 그날은 뜻밖의 선물처럼 다가왔다. 차갑게 식어가는 겨울 바람과는 달리, 그날의 햇살은 어머니 품처럼 부드럽고 포근했다. 그 따스한 빛 속에서 건네받은 한 줌의 대파와, 그 안에 담긴 한 사람의 마음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될 것이다. 올해가 가기 전, 그 미술관으로 발걸음을 조용히 다시 옮겨보려 한다. 홍채원 사진작가
#1. 세상의 숨소리 비가 내린다. 창 위로 스며드는 빛과 빗방울! 세상의 숨소리다. 이름 없는 감정들이 부서지고 흔들리고 그저 다른 모습으로 스며든다. 젖은 공기 속에 머물며 스스로가 비가 되는 순간이다. 한 방울의 투명함 속에서 모든 존재가 서로를 비춘다. #2. 생명의 수호자 끝없이 반복된 잎맥들의 합창 속, 허수아비 하나가 지휘자처럼 서 있다. 그는 어쩌면 존재하지 않아도 존재하는 현존을 수행하는 하나의 기표(記標)다. 바람은 스쳐 지나가고 지켜야 할 대상이 없는 순간에도 ‘지킴’이라는 행위를 멈추지 않는다. 그것이 그의 운명이다. 겨울 웅장한 수확을 약속한 초록의 바다. 살아 있는 몸들의 바다 한가운데 오히려 살아 있지 않은 것이 생명의 자리를 대신해 서 있다. #3. 가을의 숨결 가을 색이 찬연하다. 햇살에 물든 가지 끝, 한 마리 까치가 가을을 느끼고 있다. 계절이란 단지 풍경의 변화가 아니다. 머무름과 떠남의 언어다. 나무는 잎을 떠나보내며 자신을 비워내고, 까치는 그 가지 위에서 그 비움을 고요히 느낀다. 노란 잎들은 햇빛을 절정으로 노래하고, 그 빛 사이로 바람이 스쳐간다. 모든 것이 흘러가고 변해도, 잠시 멈춰 바라보는 순간에야 비로소 우리는 계절의 숨결을 듣게 된다. 그 고요 속, 까치는 지금 이곳, 여기를 외친다. 홍채원 사진작가
#1. 끝없는 생명의 숨결 담장의 오래된 기억의 틈새로 세월의 숨결이 스쳐간다. 풀은 기어이 균열 속에 뿌리를 내리고, 빛을 향해 몸을 뻗어 올린다. 하늘과 땅 사이, 여전히 가느다란 선율처럼 매달린 선들은 손길에서 멀어져 갔으나 그 곁에서 풀잎은 바람에 흔들리며 폐허 위에 새로운 시간을 새긴다. 사라짐은 끝이 아니다. 다른 시작의 얼굴일 뿐, 무너진 자리는 기억이 되고 기억은 다시 생명을 불러낸다. 그곳에서 우리는 안다. 죽음이 지나간 자리마다 언제나 생명의 길이 이어지고 있음을 #2. 바람따라, 하늘따라 어둠을 몰고 가는 시간은 바람을 따라 유유히 세상을 떠돈다. 저녁 무렵의 하늘은 아직 온전한 어둠을 품지 못한 채, 빛과 그림자의 경계 위에서 서성인다. 나무들은 자신들의 그림자를 지워내듯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땅은 서서히 어둠 속으로 흩어지며 저 너머로 스며든다. 비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다. 그것은 하늘과 땅의 경계를 넘어, 그 틈새에서 스스로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날아오른다는 행위는 곧 두 기운이 교차하는 보이지 않는 문턱 위에서 이뤄지는 자기의 발견이다. 땅의 무게를 벗어나는 동시에, 하늘의 가벼움에 몸을 의탁하며, 존재는 그 중간 어디쯤에서 “나는 누구인가”를 다시 묻는다. 비행은 탈출이 아니라 귀환이며, 단절이 아니라 연결이다. 하늘을 통해 땅을 품고, 땅을 통해 하늘을 기억하며, 바람과 시간,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그곳에서 존재는 비로소 자신을 새롭게 읽어낸다. #3. 미루나무의 기억 어릴 적 우리 집 앞에는 대여섯 그루의 미루나무가 서 있었다. 봄이면 조그만 연둣빛 잎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내 마음을 간지럽히듯 다가왔다. 그 떨림은 어린 날의 설렘을 일깨우고 세상이 새롭게 시작된다는 신호처럼 다가왔다. 여름이면 잎사귀들은 은빛으로 반짝이며 끝없이 팔랑거렸다. 그늘 아래 평상에 누우면 햇살은 부드럽게 걸러지고, 바람은 나뭇잎 사이에서 나만을 위한 노래를 불러줬다. 가을이 되면 미루나무는 황금빛으로 변했다. 바람이 스칠 때마다 수천장의 잎사귀가 흩날려그 길을 걸어가는 내 발걸음까지풍요로움으로 감싸줬다. 나는 그 황홀한 빛 속에서계절 하나를 온전히 품은 듯했다. 겨울, 나무는 잎 하나 남기지 않고 쭉 뻗은 몸만을 드러냈다. 그 곧은 선은 어린 내 눈에 하늘로 닿는 꿈처럼 보였다. ‘나도 언젠가 저 나무처럼 크고 당당해지고 싶다’는 마음을 겨울마다 조용히 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미루나무는 단순한 풍경이 아니었다. 계절마다 다른 얼굴로 다가와 새로움으로 다가오는 자연의 현현(顯現)이었고, 그 나무는 사계절의 빛깔로 내 어린 시절을 끌어안아 줬다. 변화 속에서도 꿋꿋이 서 있음으로써 삶의 모양을 조용히 가르쳐 줬다. 미루나무는 여전히 내 안에서 흔들린다. 봄의 설렘, 여름의 평화, 가을의 황홀, 겨울의 희망. 그 모든 시간이 겹겹이 쌓여 지금의 나를 지탱하는 기억의 뿌리가 되는 퍼즐 한 조각이다. #4. 기와 끝의 복 낡은 기와 끝 푸른 바람이 내려앉는다 깎이고 닳은 자리에 여전히 남은 글자 하나 ― 복 물질이 아니라 숨결이 이어지길 바라는 뜻 태고의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기도의 흔적 햇살에 번져 하늘을 향해 고개 드는 순간 나는 안다 복은 저 멀리 오는 것이 아니라 이미 곁에 조용히 함께 있다는 것을... 홍채원 사진작가
#1. 보여도 보이지 않는 것들 바람은 잎의 떨림을 통해서만 우리는 그 지나감을 알아챈다. 시간도 그림자의 기울기 속에서 그 흔적은 우리 앞에 나타난다. 잎 하나가 흔들릴 때마다 내면의 침묵도 흔들린다. 기억, 감정, 감각의 여운, 잡히지 않으나 분명히 감지되는 것들. 보이는 것은 점점 사라지고 그 사이에 잠시 머무는 지금, 나는 판단하지 않고 이름 붙이지 않으며 다만 숨을 쉰다. 그 숨은 세계와 나 사이의 가장 근본적인 대화다. #2. 다가오는 가을 햇살은 여전히 눈부시고, 모래 위엔 여름의 발자국이 희미하게 남아 있다. 닫힌 파라솔 아래, 그늘도 숨을 고른다. 바다는 말 없이 계절을 넘긴다. 소리 없이 입추는 한여름의 가장자리에서 가을의 기척을 데려온다. 바람은 살짝 선선해졌고, 빛은 조금 더 길어졌으며, 고요는 이전보다 더 깊어졌다. 여름의 끝에서, 가을이 살짝 스친다. 입추 ! 고요한 해변 위로 계절이 바뀌는 소리…. #3. 시간의 결 처서가 지났건만 여전히 뜨겁다. 물결은 시간의 결을 드러내듯 스며든다. 투명한 물 아래 돌들은 침묵하고 그 위에 스쳐 흐르는 파동은 변주되는 현재의 리듬이다. 정지와 흐름, 영속과 찰나가 한 화면에 겹쳐 있다. 돌은 기억의 무게처럼 가라앉아 있고, 물결은 그 위를 지나가는 의식의 흔적 같다. 인간의 삶 또한 이와 같다. 깊은 바닥엔 경험과 기억이 깔려 있고, 그 위를 시간과 감정의 물결이 덮고 흘러간다. 끝없는 반복 속에서 우리는 존재의 투명한 깊이를 들여다본다. 홍채원 사진작가
#1. 푸르름의 시간 잔디밭 위로 시간은 아주 느리게 흐른다. 세상이 분주하게 돌아가는 동안 이 풍경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고요 속에서 마음은 비로소 제 속도를 되찾는다. 삶도 이처럼 때로는 멈춰 서야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푸르름은 단지 자연의 색이 아니다. 그것은 기다림이며, 성장이고, 조용한 회복이다. #2. 황혼의 속삭임 저녁은 언제나 조용한 질문처럼 다가온다. 하루를 묻고, 삶의 무게를 어루만진다. 누군가는 끝이라 말하고, 누군가는 어둠의 시작이라 말하지만, 내게 저녁은 빛이 마지막으로 세상을 쓰다듬고 가는 시간이다. 도시는 여전히 분주하지만 황혼의 틈에서 들리는 속마음 소리. 그것이 저녁이 건네는 은밀한 선물이다. 전선 위를 걷는 빛은 하루의 피로를 위로하고 내일을 준비하는 조용한 다짐이다. #3. 틈, 스스로 피어나는 것들 틈, 잊힌 자리에서 한 송이 능소화가 조용히 얼굴을 내밀었다. 무심한 듯 청명한 하늘 아래, 생명의 빛깔은 담장 너머로 살짝 번져 나왔다. 아무도 바라보지 않아도, 아무도 기대하지 않아도 스스로 피어나는 꽃 한 송이. 삶이란 어쩌면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시선도, 허락도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를 향해 피어나는 찰나의 빛. 낡고 거칠어진 시간의 표면 위에서 우리는 언젠가 그렇게, 소리 없이 피어나는 존재인지도. 오늘, 우연히 마주친 — 이 벽 위의 꽃처럼. #4. 오르는 숲길에서 숲은 말없이 길을 낸다. 햇살 한 조각, 나뭇잎 그림자, 발끝에 닿는 흙의 감촉, 모든 것이 조용히 나를 이끈다. 오르는 길은 가파르면서도 가볍지 않다. 묵묵히 쌓인 시간처럼, 이끼 낀 계단 하나하나가 숲의 숨결을 품고 있다. 무엇이 나를 이 길로 이끄는가. 어디를 향해 걷고 있는가. 숲은 대답하지 않는다. 그 침묵 속에서 나는 조금씩 나 자신에게 닿는다. 발걸음이 무거울수록 마음은 오히려 가벼워진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오르는 숲길에 나를 놓아둔다. 홍채원 사진작가
#1. 마음이 머무는 곳 시간이 가장 큰 재산임을, 늦게야 깨닫는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하루. 하지만 그 하루를 채우는 밀도와 방향은 삶이 품은 깊이만큼 달라진다. 시간은 흘러가고, 그 흐름 속에서 어떻게 살아내느냐에 따라 남기는 흔적도 달라진다. 그리고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은— 바로, ‘마음이 머무는 방향’. #2. 고요한 저항 해는 낮의 껍질을 벗기며 존재의 이면을 드러낸다. 드러남은 언제나 소멸과 나란히 오며 우리가 무언가를 깨닫는 순간은 무언가를 잃는 순간과 포개져 있다. 이 탈색의 경계에서 진실은 말이 아니라 침묵으로 존재한다. 삶이란 어쩌면 잊히는 것을 운명으로 부여받은 존재를 조용히 거부하는, 한낱 고요한 저항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 저항처럼 어슴프레한 저녁의 바닷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간다. #3. 삶의 궤적 진흙을 머금은 땅 위, 서로 다른 발자국들이 겹쳐 앉아 한 겹의 이야기로 눌러 있다. 누군가는 이곳에 잠시 머물렀고, 누군가는 조용히 지나갔다. 그 순간의 무게가 부드러운 흙에 흔적을 남겼다. 발의 온기, 형태, 그리고 방향 그 모든 것이 말없이 ‘존재했음’을.... 우리는 얼마나 많은 길 위를 걸으며 그 흔적들을 스쳐 지나왔을까. 삶은 보이지 않는 발자국을 남기는 일인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길 위에 자신만의 궤적을 조용히 얹고 가는 일. 그리고 언젠가, 또 다른 누군가가 그 자국 앞에 멈춰 서서 이야기를 시작할 것이다. “여기, 누가 다녀갔는가.” 홍채원 사진작가
#1. 무주(無住)의 여름 비 내린 뒤 상쾌한 공기와 햇살은 벌써 여름 속에 있다. 무주(無住)의 경지에 이른 듯한 다람쥐 한 마리 자세가, 어디에도 머무르지 않고 집착하지 않는 그의 폼이 가히 위대해 보인다. #2. 조금만 더 힘내자! 연초록 잎들이 짙어 가는 시간, 새 생명들이 하나둘 세상과 만나는 시간이다. 오고 가는 교차점, 자기 성찰의 길목에서 더러 버거움도 있을 터. 천천히 느리게 나뭇잎과 입맞춤하며 바람결도 느끼는 삶이 되길. 우리 모두! #3. 추억이 차곡차곡 쌓이는 빛나는 5월 꽃, 빛,바람, 5월의 아침 햇살이 터져 나온다. 아이들 자라고 더불어 시간의 기억들이 소복이 쌓이는 계절! 참 좋은 시절이다. #4. 흙의 기운 한가득 담벼락 위의 화분에서 당당히 자라는 상추. 주인의 정성과 따뜻한 마음이 전해진다. 화분에 키우는 식물들이 모두 성공하지 못하고 실패도 맛보지만 흙의 기운을 손수 느끼며 키우는 즐거움을 맛봄이 아름다워 보인다. #5. 한 표의 빛 관계의 틈에서 빛을 좇는 사람. 곧고 맑게, 존중으로 곧은 걸음을 걷는 자가 되리라. 사전투표하는 날. 이 마음으로, 한 표! 홍채원 사진작가
#1. 매화 향기 불어오는 봄 봄봄봄!!!! 매화향으로 군자의 덕성을 배우는 시간이길.... #2. 마음속 스미는 ‘봄’ 계절은 봄! 마음은 가을! 온 세상이 초록과 봄꽃으로 흐드러져 있는데 마음은 대롱대롱 추풍낙엽 같다. 마음도 어서 봄으로 치장하고 생동감 있는 시간으로 붉게 물들이자! #3. 평화 기원하며 옴 마니 반메 훔! 절에 다니는 사람은 아니지만 세상의 평화와 우리나라의 평화와 평온을 빕니다. #4. 자연을 벗삼는 삶 유일무이하게 숫자를 더 중요시 여기는 사회. 물질적 행복보다 자연에 가치를 두는 삶에 중심을 두고 사는 데 조금은 노력을 기울여 보자. 홍채원 사진작가
#1. 겨울 배웅하는 ‘마지막 잎새’ 봄비를 시샘하는 눈이 내렸다. 하얀 풍경에 바 싹 마른 풀잎도 마지막 손을 흔들고 있다. 모두 새로운 시작을 준비 중이라고…. #2. 마음이 통하는 길 어른이 된다는 건 지혜가 쌓이는 일이다. 때론 상황이 복잡해지고 해결되지 않는 일들이 있지만 참고 견디며 마음과 마음에 바람을 통하게 하는 일. 밝은 곳을 향해 단단히 걸어 가는 일이다. #3. 소박의 아름다움 내 앞에 높은 담이 있다 하여 멈출 것인가! 거센 바람이 분다 한들 멈출 것인가! 다소 버겁고 힘겹지만 산다는 것은 그냥 가는 것이다. 첫걸음을 내딛는 것, 작은 길로 접어든다는 것은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의미를 품은 것이다. #4. 웃음꽃 활짝 꽃샘바람과 더불어 아이들 발걸음이 활기차다. 꽃봉오리들이 활짝 터질 즈음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도 곳곳에서 꽃바람이 돼 흩날리면 좋겠다. 홍채원 사진작가
#1. 일상의 작은 떨림 우리의 일상을 편안하게 해 주는 건 크고 위대한 것이 아니라 작고 소박한 풀잎의 떨림이다. #2. 시간의 틈새 빠르게 변하는 문화 속에 변하지 않는 곳이 있다는 건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긴 호흡을 할 수 있음에…. #3. 여정의 시작 이미 걸어온 길과 아직 가야 할 길 그 경계에서 주춤거리지 말라. 여행은 행하는 자의 몫이고 길은 걷는 자의 몫이다. #4. 한 줄기의 행복 새달이 코앞인데 웅크리고 있는 나를 위해 차도 없는 이가 화분을 들고 왔다. 여퉈둔 마음이 아직 부족한 가운데 작지만 내게 큰 선물로 다가왔다. ‘꼬부랑글씨’ 이름을 가진 녀석은 꽃말이 부귀와 행복이다. 부귀는 아닐지라도 꽃말 자체로 좋구나. 그냥.... 홍채원 사진작가
#1. 새해는 찬란하길 신년이 되면 많은 사람이 새 마음으로 떠오르는 태양을 보고 한 해를 기약하며 소망을 기원한다. 올 새해엔 태양을 보기 위해 어디론가 떠나야겠다는 생각으로 설레던 아침을 저만큼 밀어냈다. 지난해 연말 마무리가 어수선한 달로 채워졌으니 아직 마음이 버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더 냉정하게, 올곧은 정신으로 마음을 다잡으며 마음의 평화와 이 땅의 평화를 명상과 기도로 조용히 기원한다. 어렵고 힘든 가운데 우리 서로 힘을 내 새로운 해 만물의 좋은 기운을 서로의 마음에 나누면 좋겠다. #2. 세상의 순리 인간도 자연도 시간의 흐름 앞에서 그 길을 거스르지 말아야 한다. 서경(書經)에 하늘을 대신해 정치를 하는 관리가 도덕을 등지면 재앙은 맹화보다 더 맹렬하다 했다. 요즘 국민의 마음이 둑 터진 강물처럼 내달리고 있음을 알아차렸으면 좋겠다. #3. 영웅의 주인 베토벤의 교향곡 3번 ‘영웅’은 웅장하고 힘이 넘친다. 원래 작품명은 ‘보나파르트’로 베토벤이 각별히 아낀 곡이다. 이 곡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민중을 대변해 줄 거라 믿고 만든 곡이다. 하지만 황제로 즉위하자 독재와 야망만 채우는 것에 분노한 베토벤은 보나파르트 악보 표지를 찢어 버렸다. 진정한 영웅은 베토벤 자신과 국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1804년 베토벤의 통찰력에 내심 존경의 마음이 깃든다. 2025년 새로운 민주주의를 위해 애쓴 우리 국민들! 이번 주말은 ‘영웅’을 감상하며 휴식을 취하길 권해 본다. #4. 새 옷 입고 새해가 되기 전 방문 창호지를 벗겨내고 새로 옷을 입히는 일은 연중행사였다. 손잡이 부분에 곱게 말린 잎들을 넣어 그럴싸하게 무늬 꽃을 만드는 지혜는 언제나 예술이다. 아침 햇살이 드리우면 창창해진 방문 창호지에 단풍잎이며 꽃잎들은 더욱 빛을 더한다. 아마 어릴 적 감성을 자극하던 단초가 아니었을까. 홍채원 사진작가
#1. 일상의 소중함 우리는 때때로 놓치고 사는 것이 많다. 밥 한 끼 함께한다는 것, 차 한잔 함께 마신다는 것, 오늘을 살며 함께한다는 것, 이 모든 게 기적인 것이다. #2. 한 해의 끝자락에서... 자연을 보며 선한 양심을 생각하는 연말! 우리가 원하는 것에 대한 간절한 마음, 함께 기원합니다. #3. 희망의 씨앗 우리는 종종 바람 앞의 등불처럼 뾰족수를 찾지 못하고 휘청거릴 때가 있다. 주위 환경에 못 이겨 베이기도 하고 상흔이 되기도 한다. 그래도 머무를 것은 머물러 솜씨 좋은 씨앗을 만들어 희망을 보여준다. 우리 모두의 12월에도 희망의 씨앗이 나오길 바라 본다. #4. 2024 이젠 안녕... 12월은 마음만은 늘 고요하고 거룩했고 즐거운 달로 여기며 살았지요. 그런데 올해 마지막 달은 월초부터 평화롭던 이 나라에 한 달 내내 긴장감이 감돌고 암울하고 두려움이 이어집니다. 우리는 정의와 평화를 기원하고 양심을 팔지 말아야 함을.... 모두가 힘들지만 우리 함께 더 밝고 아름다운 빛으로 2025년을 맞이할 수 있길 염원합니다. 지극한 마음으로. 홍채원 사진작가
#1. 간절한 계절 날씨가 포근하니 춥지 않아 그나마 좋다. 수능시험을 보는 아이들이나 부모는 하루 종일 마음 편했을 리 없다. 그 간절함이란! 이미 그 시간을 지나왔지만 매년 이 계절, 이 시간만 되면 함께 기원한다. 수험생 여러분의 그동안 수고와 노력이 헛되지 않게 꾸고 계신 꿈들이 황금빛으로 활짝 피어나길. #2. 자연 속 우주 마음의 근원은 온 세상 우주의 세상 만물에 널려 있다. 그 속에서 만지고 보고 느끼며 자연의 리듬을. 율격(律格)을 헤아려 보자. 모든 감각을 열어 놓고.... 자연에서의 깊은 침잠! 그곳에서 나를 찾아 보자. 홍채원 사진작가 #3. 동심 그제 새벽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밤이 하얗게 우리 곁에 찾아왔다. 눈은 밤을 꼬박 새워 가며 내렸다. 그 밤 꿈꾸듯 누군가 만들어 놓은 눈사람! 습설(濕雪)이라 눈사람 만들기에 제격, 제법 크게 만들어 놓았다. 머리와 몸만 덩그러니.... 눈, 코, 입도 없는 눈사람에게 난 눈하고 입을 만들어 줬다. 코는 또 다른 누군가가 만들어 주면 좋겠지만 언제까지 남아 있어 줄지 모르겠다. 어린 시절 눈 굴리던 추억을 소환해 주는 시간이다. 홍채원 사진작가
일미칠근(一米七斤). 쌀 한 톨에 땀이 일곱 근이라 했던가! 한순간도 우리에게 그냥 주어지는 건 없다. 농사 지은 배추와 무로 맛깔스럽게 손수 버무렸다. 겨우내 먹을 김장은 자식들에게 보낼 채비를 마쳤다. 요즘처럼 송금만 하면 다음 날 아침 문 앞까지 배송해 주는 세상에 어머니의 정성과 손맛은 참으로 귀하디귀하다. 일미칠근을 안다면 김치 국물까지도 귀하게 여겨야 한다. 홍채원 사진작가
평생을 좌우하는 한순간이 온다. 그 순간이 오기 전까지 그대가 하고 싶은 것 다 해 보라.
익어 가는 모든 것에 대한 경의! 한 해를 갈무리할 즈음 자연은 힘을 빼고 고개를 숙인다. 겸손을 배우는 계절이다.
봄꽃들이 계절을 잊었다. 벼가 누렇게 익어 가는 들녘 옆 가로수에 봄꽃이 만개한 진풍경이 펼쳐졌다. 야산에 밤꽃도 피어 있었는데 처음에는 밤꽃이라 인식을 못했다. 간혹 봄꽃이 한 송이씩 피는 건 본 적이 있지만 올해는 유난하다. 이상기후 탓에 꽃들이 계절을 잊었다. 홍채원 사진작가
가을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농로길. 유치원생들의 발길이 발랄하다. 벼가 노랗게 익어가듯 아이들의 꿈도 여물어 간다. 참 좋은 계절이다. 홍채원 사진작가
풍성함을 주는 10월이다. 그런데 난 요즘 집중이 부족한 시간이다. 생각의 끈을 잡고 있는 끈기도 약함을 느낀다. 산책하며 자연으로부터 에너지를 받아야 마땅함이다. 일을 정리하며 정중동의 에너지를 땅에서 혹은 명상에서 느끼며 다스려 보자. 홍채원 사진작가
사유의 시간이 필요한 계절이다. 여럿이 함께하다 보면 스스로의 생각을 하지 못하고 종속적인 삶에 나를 잃어 버리는 경우가 있다. 이 좋은 날 가을, 내 길을 열고 스스로를 승화시키는 그런 계절이길 다짐 해 보자. 홍채원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