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북부 주민들의 의료 불균형 현상이 심화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지원책 마련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 중이다. 이들의 의료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응급의료 지원 뿐 아니라 산부인과와 소아과를 포함한 필수의료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는 민선 8기 비전으로 ‘더 고른 기회로, 모두가 건강한 경기도’를 제시하며 의료 인프라 지역 격차 해소를 주요 과제로 내세웠다. 그러나 현장에서 체감되는 개선은 미미하다. 현재 도내에서 소아 전문 응급의료를 담당할 수 있도록 지정된 곳은 수원 아주대병원, 성남 분당차병원, 고양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등 세 곳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경기 북부에서 실질적으로 접근 가능한 곳은 일산병원이 유일하다. 산부인과 역시 연천과 가평은 전무하며, 양평은 산부인과가 있지만 분만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특히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권역모자보건의료센터 역시 일산병원, 서울대병원, 고대안산병원, 아주대병원 등 4곳, 지역모자의료센터는 순천향부천병원, 동국대일산병원, 분당차병원, 성빈센트병원, 의정부성모병원, 한양대구리병원, 한림대동탄성심병원, 한림대성심병원 등 8곳으로 대부분 남부권에 집중돼 있다. 이러한 불균형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분만 입원서비스 기준시간(자연분만 기준 2박 3일) 내 이용률 전국 평균은 83.9%, 경기도 평균은 86.2%에 달하지만 양평군은 3.7%로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가평군 역시 25.4%에 그쳤다. 신생아 입원서비스 기준시간 내 이용률 역시 전국 평균이 87.0%, 경기도 평균이 89.1%인데 비해 양평은 1.9%에 머물렀다. 이는 사실상 북부 주민들이 신생아와 산모의 응급 상황에서 제때 의료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의미한다. 결국 경기 북부 의료취약지 문제는 응급 중심의 단기적 지원을 넘어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가 제시한 ‘더 고른 기회’라는 비전이 실현되려면 응급의료 지원을 넘어 분만과 소아 진료를 포함한 필수의료 인프라 확충을 위한 공공의료 시스템을 점검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북부에 분만·소아 등 필수 의료 인프라를 갖추고 싶어도 의사 인력이 부족해 현실적 어려움이 많다”면서도 “북부 주민들을 위해 응급 인프라 마련 방안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진 기자
2025-09-24 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