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양성평등 예산 쏟아부어도… 임신 ‘일터퇴출’ 악순환 [집중취재]

인천시가 해마다 수백억원에 이르는 양성평등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출산과 육아 이후 일터에서 밀려나는 여성들의 현실은 여전히 반복하고 있다. 26일 시에 따르면 인천은 지난 2024년 ‘성평등한 노동환경 조성’과 ‘일·생활균형 정책’ 분야에 총 625억원을 편성했으나, 예산 집행률은 70~80%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여성 경력개발 프로그램 및 여성 일자리 확충, 성별 임금격차 해소 등의 정책을 추진하지만, 대부분이 실현시키기 어렵거나 사업이 미뤄지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인천여성가족재단의 ‘경력단절여성 실태조사’ 결과 여성 근로자 10명 중 8명이 ‘결혼·임신 후 직장생활이 어렵다(83.3%)’고 답했으며,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는 분위기’라는 응답도 75.8%에 이른다. 특히 유연근무제나 대체인력 제도도 제자리걸음이다. 시간선택제(19.8%), 시차출퇴근제(13.4%), 탄력근무제(30.6%) 모두 도입률이 절반 이하이며, 출산이나 육아휴직으로 인한 공백을 메우기 위한 ‘대체인력 활용제도’의 인지율도 28.2%에 불과하다. 이는 제도는 존재하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시는 일·생활 균형 직장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가족친화 인증기업 제도를 운영 중이다. 자녀 출산 및 양육 지원, 유연근무제, 가족친화 직장 문화 조성 등 제도를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을 심사해 인증을 부여한다. 그러나 전체 약 1만4천개 기업 중 인증을 받은 곳은 278개(1.9%)에 불과하다. 시는 인증을 받기 위해선 기업의 자발적 참여가 필요하지만, 여전히 기업들의 참여가 저조하면서 민간 중소기업으로의 확산은 더딘 것으로 보고있다. 이 밖에도 임금격차와 여성고용 문제는 개별 부서 단위로 추진되고 있어 사업 간 연계가 부족하고, 청년 여성의 경력개발 프로그램 등도 제한적인 성과에 그치고 있다. 남성 육아휴직 이용률 확대 역시 공무원으로 한정되어 있고, 돌봄시설 확충이나 종사자 지원 사업은 예산 부담으로 해마다 일부 계획이 취소되거나 미뤄지는 상황이다. 지역 안팎에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지속사업 중심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미선 인천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은 ‘2025 양성평등의제토론회’ 발제 자료를 통해 “지금의 양성평등 정책은 개별 사업 중심으로, 예산이나 행정이 중앙기본계획과 충분히 연계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며 “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부서 간 협업 구조를 강화하고, 과제별 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평등가족부 개편에 발맞춰 지자체 차원의 성평등 거버넌스 확대와 정책 통합 관리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임신·출산의 벽에 부딪혀… 일터 떠나는 여성들 [집중취재]

인천 여성 근로자들이 여전히 출산과 돌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일터를 떠나고 있다. 26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의 경력단절 여성은 지난 2021년 7만5천명(15~54세 이하 기혼여성 대비 15.4%)에서 2022년 8만1천명(16.8%), 2023년 7만8천명(16.7%), 2024년 8만1천명(17.8%) 등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인천여성가족재단이 최근 지역의 경력단절 여성 1천123명을 대상으로 퇴직 사유 등을 조사한 결과, 임신 및 출산으로 인해 그만둔 비율이 40.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자녀 육아·교육 23.1%, 근로조건 13.9%, 가족 구성원 돌봄 11.9%, 결혼 10.4% 순이다.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등의 제도가 있지만, 여성 근로자는 눈치가 보여 휴직을 꺼리고, 기업은 출산 휴가자의 대체인력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여성 근로자 고용을 기피하기도 한다. 결국 출산휴가 등이 법적 권리가 아닌 ‘민폐’로 여겨지는 분위기 속에서 많은 여성이 퇴직을 택하고 있다. 실제로 인천 미추홀구에 사는 A씨(28)는 최근 임신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직장을 그만뒀다. 그는 지난 2024년 6월 인천의 한 학원에 강사로 취업했다. 당시 면접관은 A씨의 경력보다 결혼이나 출산 여부에 더 관심을 보이며, “아이는 언제 가질거냐”, “얼마나 일할 수 있느냐” 등의 질문을 던졌다. A씨는 “아직 계획이 없다”며 웃어 넘겼지만, 입사 6개월만에 예기치 않게 임신 소식을 전하게 됐다. 그로부터 A씨를 향한 회사 분위기는 냉랭해지기 시작했다. 회의나 업무 배제는 물론, 뒷담화까지 이어졌다. A씨는 “처음에는 축하한다고 하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업무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전했다. 결국 퇴사 압박을 견디지 못한 A씨는 출산 전 스스로 퇴직을 선택했다. 이 밖에도 인천지역 여성의 10년 이상 근속률은 8.3%로 남성(16.5%)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20대 초반(20~24세)에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나타내는 고용보험 가입비율이 59.8%로 남성(40.2%)보다 높으나, 30대로 진입하면서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30~34세에서는 42.8%, 35~39세 40.5% 등 여성이 출산 및 육아 시기에 접어들면서 경력단절이 집중된다. 출산 및 육아로 직장을 떠난 여성들은 재취업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맞춤 일자리가 부족한 것은 물론, 기업의 부정적 인식 탓에 채용 불이익도 크기 때문이다. 인천의 여성 월평균 임금은 평균 202만원으로, 남성(289만원) 대비 70% 수준에 머물러 있다. 보건·복지·교육·서비스업 등 여성근로자 종사 비율이 높은 직종에서도 임금은 남성 대비 40~70% 수준이다. 시는 남녀 임금격차의 가장 큰 원인을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단절로 분석하고 있다. 여성이 경력단절 이후 재취업 과정에서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입사하거나 호봉이 깎이면서 임금 격차가 발생하고, 산업별 임금수준 차이까지 겹치면서 구조적 불평등이 지속된다는 이유다. 송다영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임신이나 출산으로 인한 인사 불이익은 명백한 차별이지만, 여전히 당연한 일처럼 받아들여 진다”며 “중소기업 일수록 인사평가나 배치 등에서의 암묵적 퇴출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육아휴직, 출산휴가 등에 대한 기업문화부터 바뀌어야 한다”며 “장기간 육아휴직 뒤 업무 공백이나 조직변화 등에 따른 적응의 어려움도 있기에 유연근무제나 근로시간 단축제 등 노동시장과의 연결을 유지하는 제도 마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을 위한 직업훈련과 공공기관 실태조사를 병행해 임금 격차를 줄여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몸집만 키운 경기도 공무직원, 열악한 처우 ‘찬밥신세’ 여전 [집중취재]

경기도 공무직원이 7년 새 3배 넘게 증가했음에도 임금뿐 아니라 수당·휴가 등 복지 체계에서도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드러났다. 이에 타 광역지자체와 최소 동일한 수준의 임금 체계와 처우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 공무직원은 2017년 443명에서 2024년 1천461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조리, 행정 업무 보조, 시설·환경 관리 등 공무직 업무에 대한 도의 수요가 증가했다는 의미기도 하다. 하지만 행정사무직 기준 경기도의 수당 체계는 정액급식비와 명절휴가비 두 가지가 전부다. 반면 광주광역시는 정근수당, 정근수당가산금, 대민활동비, 직급보조비 등 6종의 수당을 지급한다. 서울도 식대·정근수당·위험수당을, 인천은 식대·정근수당·명절휴가비를, 충남은 정근수당·정근수당가산금·명절휴가비·급식비에 더해 교통보조비까지 지급한다. 휴가 제도 역시 큰 격차가 있다. 공무원은 1년차부터 재직 기간에 따라 3~25일의 장기재직휴가를 부여받지만, 공무직은 10년 이상 근무해야 10일, 20년 이상 근무하면 15일(공무원은 25일)의 장기휴가가 주어진다. 생일휴가, 질병휴가 등에서도 차별이 존재한다. 공무원은 매년 1일의 생일휴가와 최대 3년의 유급 질병휴가(2년 동안 임금 50~70% 보전)를 보장받지만, 공무직은 생일휴가도 없을뿐더러 질병휴가는 1년 무급에 불과하다. 이 같은 문제 속에서 도는 올해 ‘공무직원 직무 및 임금체계 개선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사업비는 1억원, 기간은 5개월이다. 도는 이 용역을 통해 공무직 직무분석과 임금체계 진단, 전국 17개 시·도 비교, 직종 재분류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도는 이미 타 시·도와의 임금 격차, 수당, 휴가 등의 차이를 인지, 이런 상황에서 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용역을 진행하는 것은 예산 낭비일 뿐 아니라 실효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따른다. 도 관계자는 “현재 도내 공무직 직종은 26개인데, 급히 분류되다 보니 직무 불부합 사례가 많다. 공무직 중 위험도가 높은 직무가 있음에도 별도 수당이 없는 만큼, 어떤 보직이 위험수당을 받을지 객관적으로 판단해 제도화할 것”이라며 “공무원과 공무직의 휴가 제도 격차도 개선 중이며, 생일휴가는 1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30년 일했는데 고작 월급 270만원...경기도 공무직 임금 ‘전국 꼴찌’ [집중취재]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1023580435

30년 일했는데 고작 월급 270만원...경기도 공무직 임금 ‘전국 꼴찌’ [집중취재]

“10년을 일했는데도 월급은 그대로입니다, 경력 인정이 안돼도 직장을 옮겨야 하나 고민 중입니다.” 10년째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구내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조리원 A씨는 요즘 퇴사를 고민 중이다. 매일 새벽 5시에 출근해 수백인분의 식사를 준비하지만, 월급은 처음 들어왔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아서다. 그는 “10년 일해도 방금 입사한 후배와 비교해 월 10만원 정도 더 받는다”며 “같은 일을 하는 서울의 조리원 친구는 50만원 넘게 더 받는다”고 털어놨다. 경기도청사에서 근무 중인 B씨 역시 최근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 A씨와 같은 이유다. B씨는 “공무직은 타 지자체로 이직하면 경력이 인정 안되는 경우가 많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경기도보다 급여도 많고 대우가 좋아 준비 중”이라며 “후배들 역시 오래 버티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경기도청 산하 기관에서 근무 중인 공무직 직원들의 한숨은 깊다. ‘정규직’ 이름표를 달고 있지만 현실은 ‘저임금·저처우’이기 때문이다. 23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 공무직원 30호봉의 연봉은 3천237만원(2022년 기준) 수준으로 전국 광역 시·도 중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공무직은 국가나 공공기관에서 무기계약으로 일하는 근로자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신분으로, 도내에서는 사무보조원·조리사·경비원 등이 속한 ‘가’직군, 실험보조원·운전원·전산관리원 등 ‘나’직군, 산림조사원·설비관리원 등이 속한 ‘다’직군으로 분류된다. 2022년 기준 도내 공무직 1호봉의 연봉은 약 2천932만원, 30호봉은 3천237만원으로 30년차 공무직과 1년차의 격차는 300만원에 그친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중 최하위로 바로 위인 대구(3천908만원)와 비교해도 700만원 차이가 난다. 반면 전남은 1호봉 3천212만원에서 30호봉 6천29만원으로 30호봉 기준 경기도와 비교하면 연봉이 두배가량 차이난다. 이 외에도 서울은 2천720만원에서 5천309만원으로, 제주는 2천541만원에서 3천931만원, 인천은 2천589만원에서 4천703만원으로 늘어난다. 2024년 기준으로 봐도 경기도 가직군 공무직은 1호봉 월 252만여원에서 시작해 31호봉이 돼도 290만원 수준이다. 나직군은 255만원에서 303만원, 다 직군은 264만원에서 326만원으로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황미영 경기도청공무직노동조합위원장은 “임금뿐 아니라 휴가, 복지, 시선 등에서도 차별이 심하다”며 “같은 도청에서 일하지만 공무원과 공무직의 대우 차이가 너무 커 취직 후 2~3년 내 이직을 준비하는 직원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공무직 호봉표는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설계돼 있어 생활임금보다 낮은 구간을 올리는 과정에서 1~8호봉은 타 지자체보다 평균적으로 높지만, 이후 호봉 간 상승폭이 좁아져 기형적인 구조가 됐다”며 “현재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몸집만 키운 경기도 공무직원, 열악한 처우 ‘찬밥신세’ 여전 [집중취재]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1023580437

무용지물 경기도의회, 윤리특위·권한없는 자문위 [집중취재]

경기도의회 윤리특별위원회가 의원의 윤리 강령 준수 감시 등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11건의 역대 최다 안건이 상정돼 있음에도 정치적인 이해관계로 인해 윤리특위를 개최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특히 이 같은 유명무실 윤리특위 논란은 의원들이 정당이라는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 동료에 대한 징계를 결정해야 한다는 맹점에 더해 이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한 외부 조직, 자문위마저 제 역할을 하기 어려운 구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도의회 윤리특위에 상정돼 결론을 내지 못한 안건은 총 11건이다. 현행 경기도의회 윤리특위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칙 7조에는 징계요구안 회부일로부터 14일 이내 위원회 회의, 지체 없는 자문위 자문 요청, 자문 요청 후 21일 이내 자문 회신, 징계요구안 회부일로부터 3개월 이내 심사 종료 등 세부적인 시한이 정해져 있다. 그러나 윤리특위에 회부된 징계요구안 11건은 모두 ‘3개월 이내 심사 종료’ 규칙을 위반했다. 스스로 규칙을 만들어 정한 시한을 넘기고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윤리특위에 참여했던 일부 의원은 동료 의원에 대한 징계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각 당의 이해관계가 얽혀 내부적으로 결론을 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윤리특위 자문위가 보낸 자문 의견을 그대로 반영해 징계수위를 정하는 게 대부분이란 설명이다. 사실상 자문위가 의원의 품위유지 위반 등 징계사유 발생 시 결정적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긴데, 자문위 역시 현행 규정상 제 역할을 하기 쉽지 않다. 현재 윤리특위 관련 규칙에는 의원의 윤리강령과 윤리실천규범 준수 여부 및 의원의 징계에 관한 사항을 심사하기 전 ‘자문위의 의견을 들여야 한다’거나 ‘존중해야 한다’는 규정만 있다. 의원이 아닌 외부 인물로 꾸려진 자문위가 도민의 눈높이에 맞춰 징계수위를 정하더라도 의원들이 이를 따를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또 자문위가 의견을 내고 난 뒤 지금처럼 윤리특위 자체가 열리지 않았을 때 이를 제지할 방법도 없다. 여기에 자문위의 구성 역시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관련 규칙에는 분야별 전문가를 추천받아 자문위를 구성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7명인 자문위 중 절반가량은 교섭단체나 의장 등이 추천하는 인물로 임명돼 정치적 이해관계를 완전히 벗어나기 어렵다. 자문위원을 지낸 한 외부 인사는 “자문위가 제 역할을 하고 도민의 눈높이에 맞춘 징계를 하도록 하려면 외부의 전문가 조직을 제대로 구성해 그들의 의견을 수용하는 형태로 가야 한다”며 “지금처럼 자문위가 의견을 내놨음에도 차일피일 회의 조차 열지 않는데도 아무런 얘기를 할 수 없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김현정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규칙을 지켜 분야별 전문가로 자문위를 구성하고 의견을 바탕으로 징계수위를 정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라며 “윤리특위가 스스로 정한 규칙을 지켜나가는 것이 도민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년만의 인천 국감… 계엄·선거법·행정체제 개편 ‘도마위’ [집중취재]

인천시 국정감사에서 계엄과 선거법 관련 논란 등 정치 쟁점과 포뮬러원(F1) 그랑프리(GP) 대회 유치, 인천사랑 전자상품권(인천e음), 행정체제 개편 등의 지역 현안이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1일 국회와 시 등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신정훈 위원장(더불어민주당·전남 나주·화순)을 반장으로 한 ‘지방감사 1반’은 오는 20일 시를 상대로 국정감사를 한다. 이는 지난 2023년 이후 2년만이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우선 유정복 인천시장을 상대로 정치 쟁점인 지난 2024년 12·3 비상계엄 당시 인천시청 청사 폐쇄 여부 등을 캐물을 전망이다. 앞서 김병주 의원(경기 남양주을) 등은 계엄 직후 시청사 폐쇄 여부와 시간대별 조치 현황 등은 물론 유 시장 등의 당일 일정 및 동선, 지시사항까지 시에 자료를 요구했다. 반대로 국민의힘에서는 이달희 의원(비례) 등이 당시 청사 폐쇄와 관련한 민주당의 공격으로부터 같은 당인 유 시장을 엄호하기 위한 각종 자료를 확보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지난 4월 유 시장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출마 당시 공무원을 동원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도 이슈화 할 전망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경찰의 수사가 오는 2026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노린 의도적 수사라는 주장을 펴며 유 시장의 방어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인천지역 현안 중에는 F1 대회 유치와 인천e음, 행정체제 개편 등 시의 핵심 사업이 도마에 오른다. 민주당 박정현 의원(대전 대덕)은 이미 시의 F1 유치 사업계획안과 각종 용역 계약서 및 예산 집행 내역 등 각종 자료를 요구했다. F1 유치는 유 시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사업이지만, 지역 시민단체 등이 강하게 반대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른바 ‘이재명 테마주’로 꼽히는 코나아이㈜를 정조준, 인천e음에 대한 집중 질타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천e음은 코나아이가 운영 대행을 맡고 있다. 앞서 고동진 의원(서울 강남병)은 최근 인천e음의 발행·판매·결제 실적 등을, 박수민 의원(서울 강남을)은 시가 코나아이에 지급한 비용의 세부 내역 등의 자료를 시에 요구했다. 내년 지방선거와 같이 이뤄지는 인천 행정체제 개편과 관련해서는 모경종 의원(인천 서구병)이 유 시장에게 따져 물을 예정이다. 모 의원은 시에 행정체제 개편 과정에서 이뤄진 주민 의견 및 여론 조사 결과, 그리고 행정체제 개편 효과 분석 자료 등을 광범위하게 요구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30년만에 이뤄진 행정체제 개편은 인천의 오랜 숙원을 해결한 것이라며 유 시장을 옹호하는 것은 물론, 유 시장의 성과로 치켜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수도권매립지의 대체매립지 공모는 물론 수도권매립지 파크골프장 관련 현안도 다뤄질 전망이다. 민주당 박홍배 의원(비례)는 최근 시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등에 그동안 파크골프장 운영 관련 협의 사항과 예산 집행 및 절차적 정당성 등에 대한 자료를 요구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이번 국정감사는 내년 선거를 앞둔 만큼, 여야의 정치 다툼으로 인천 현안은 뒷전으로 밀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유 시장의 각종 사업을 겨냥한 송곳 질의를 할 것”이라며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현 정부 정책 관련 질의와 함께 유 시장의 방패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남시 '주정차CCTV' 운영도 미온…타 도시는? [집중취재]

성남시가 예산을 줄여 불법 주정차 관련 주민 불만을 잠재우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인구 규모에 비해 고정형 불법 주정차 단속용 CCTV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타 지자체들은 불법 주정차 단속용 CCTV 운영에 따른 주민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단속시간으로 출퇴근시간대를 피하는 등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데 반해 성남시는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남시는 타 지자체보다 고정형 불법 주정차 CCTV 예산 사용에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주요 도시가 운영 중인 CCTV와 크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수원시(인구 118만9천여명) 주정차 CCTV 519곳, 용인시(109만3천여명) 484곳, 서울 서초구(41만1천여명) 414곳, 서울 강남구(인구 55만6천여명) 359곳 등이다. 또 인구 60만4천여명인 평택시는 829곳의 주정차 CCTV가 운영되는데 인구 90만7천여명의 성남시에는 315곳뿐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성남시는 시간단속제를 적극 활용하는 타 지자체와 달리 주정차 CCTV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평택시의 주정차 CCTV 단속시간은 오전 8시~오후 6시로 주정차 단속을 우려하는 시장·상가 상인들과 단독주택 일대 주민들이 반발하자 협의 등을 통해 상인과 주민들의 편의를 살릴 수 있는 범위에서 단속시간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용인시는 주정차 CCTV 단속시간으로 오전 7시~오후 7시를 설정했다. 차량과 인구가 집중되는 지역에는 단속시간을 늘리는데 비교적 주차공간이 부족한 단독주택 주민들의 상황을 감안해 출퇴근시간대에 맞게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 그러나 성남시의 주정차 단속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성남시는 ‘민원 대응’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주정차 CCTV 예산 편성 과정에서부터 난색을 표하는데 이런 이유로 단속구간별 상황을 고려해 단속시간을 유연하게 풀어주는 인접 지자체와 달리 소극적인 대응에 나서면서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성남시 관계자는 “불법 주정차 단속용 CCTV는 도시 상황에 따라 설치·운영되기 때문에 지자체별로 차이는 있을 수 있다”며 “(주민) 요청이 있으면 상황을 고려한 시간단속제 도입을 검토하고 점심시간은 단속을 유예 중”이라고 말했다.

민원 잠재우기인가… 성남 불법 주정차 단속 CCTV ‘뭉그적’ [집중취재]

성남시가 불법 주정차 단속용 폐쇄회로(CC)TV 예산 편성·운영과 관련, 소극적으로 일관해 불법 주정차 단속에 따른 민원 제기 등 ‘주민 불만’을 잠재우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타 지자체는 ‘보행자 안전’을 강조하며 매년 예산을 늘리는 반면 성남시는 불용처리하는 데다 내년 본예산에선 아예 제외해 불법 주정차 단속에 따른 주민 불만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30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성남시는 인접 지자체들과 비교해 ‘고정형 불법주정차 단속 CCTV’(이하 주정차 CCTV) 예산 사용에 소극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수원시는 올해 관련 예산이 8억2천500만원, 평택시는 16억원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 지자체는 지난해도 각각 7억원, 10억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 등은 각각 올해 3억4천만원, 11억8천만원을 집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지자체의 공통점은 모두 주정차 CCTV 관련 예산 ‘조기 집행’을 목표로 한다는 점이다. 이들 지자체는 주로 유동인구가 가장 많거나 차량 통행이 원활한 흐름이 필요한 곳은 주정차 CCTV 설치를 통해 보행자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단속 목적도 있지만 ‘보행자 안전’을 위해 설치되는 만큼 빠른 예산 소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2020년 3월 이른바 ‘민식이법’으로 불리는 도로교통법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보행자 안전 확보가 강화된 것과 맞물려 있다. 반면 성남시는 주정차 CCTV와 관련해 지난해 예산 8억원을 편성했으나 석연찮은 이유로 전액 불용 처리하려다 1억3천만원을 남기고 나머지 6억7천만원을 올해로 이월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올해 본예산 편성 당시 주정차 CCTV 관련 예산은 세우지 않았고 이월 예산 중 3억9천여만원만 쓰고 남은 2억4천여만원은 아직까지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성남시는 내년 주정차 CCTV 관련 본예산 편성에도 소극적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가 예정됐는데 이를 놓고 주정차 단속에 따른 주민 불만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성남시 관계자는 “예산은 각 지자체의 중요 판단에 따라 필요한 곳에 쓰기 위해 편성되는데 타 지자체와 예산 규모는 당연히 다를 수 있다”면서도 “내년 주정차 CCTV 관련 예산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현 단계에서 설명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바뀐 전력 관련 정책…경기도 현장, 시험대 될 전망 [집중취재]

경기도가 26일부터 적용될 ‘국가 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과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 새로운 전력 환경 정책의 성패를 가장 먼저 체감할 ‘시험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는 수도권 전력망의 핵심 구간이자 산업단지와 신도시가 밀집한 지역이어서 송전망 건설 과정에서 각종 민원이 끊이지 않는 등 송전망 관련 민원이 지역 갈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1월 여주시 지역 주민들은 ‘신원주~동용인 송전선로’ 건설 계획이 발표되자 전자파와 환경 훼손을 이유로 집단 민원을 제기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하남시 감일지구에서도 동서울변전소 증설 계획을 두고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전자파와 소음, 경관 훼손을 우려해 반대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 특히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345kV 초고압 송전선로 3개 노선이 지나가는 안성시는 지역 전역이 송전탑에 둘러싸이게 된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는 이처럼 초고압 송전선과 대형 변전소 증설 계획이 동시다발로 추진되는 지역인 데다 송전 선로가 산업단지와 주거지, 농지, 산지가 맞물린 생활권을 가로지르고 있어 바뀐 전력 수급 환경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할 지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시행에 따라 그동안 갈등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돼 온 복잡한 인허가, 보상·참여 절차의 불명확성, 중앙·지방 간 조정 지연 등의 문제가 해소될 수 있는지가 경기도 현장에서 바로 검증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에 따라 이 부처가 재생에너지 확대, 분산형 전원 도입, 계통 운영 효율화를 총괄하면서 전력망 건설 과정의 갈등 관리와 환경 영향 저감 방안을 함께 다루는 단일 창구 역할을 할지도 관건이다. 특히 경기도처럼 전력 다소비 산업벨트와 대규모 주거지가 맞닿아 있고 재생에너지, 연료전지 등 분산 자원의 계통 접속 수요가 급증하는 지역에선 중앙정부-지자체-사업자 간 협의 구조 재편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지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의원(용인갑)은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제도 변화가 송전망 확충 속도를 높이고 정책 일관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도 “속도와 함께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또 다른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도 ‘송전망’ 숨통 튼다... 초강력 ‘전력망 특별법’ 시행 [집중취재]

국가 차원의 송전망 전략을 제도화한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이 26일부터 시행된다. 여기에 정부가 추진 중인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까지 더해지면서 경기도 전력 수급 구조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24일 경기기후플랫폼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경기도내 전력 소비량은 약 14만531GWh로, 전국 전체 소비량의 25.6%를 차지하며 경기도는 전국 최대 전력 소비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반면 같은 해 경기도 발전량은 약 8만5천780GWh(전국의 14.4%)에 불과해, 자급률은 대략 61%에 머물렀다. 생산보다 소비가 훨씬 큰 경기도는 충남, 강원 등 외부 전력망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안정적인 송전망 확보가 절실한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도내에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와 기아 오토랜드 화성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 등 대규모 전력 수요처가 밀집해 있어 충분한 전력이 요구된다. 이번 특별법은 그동안 주민 갈등과 복잡한 인허가 절차로 지연되던 송전망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해 제정된 것으로 경기도 입장에서는 가뭄 속의 단비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별법의 핵심은 인허가 간소화, 주민 보상 강화, 국가 차원의 전담 위원회 설치다. 그동안 별도로 받아야 했던 18개 인허가를 35개까지 의제로 묶어 한 번의 승인으로 갈음할 수 있게 됐고 국토계획위원회, 산지관리위원회 등의 심의도 실시계획 승인으로 대체된다. 주민 보상은 일시금과 분할금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조기 협상 시 인센티브도 제공된다. 사업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주민 참여 방안이 도입되고 설명회와 의견 청취가 의무화돼 갈등 완화 효과가 기대된다. 정부가 신설을 추진하는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에너지 정책의 지형을 바꿀 새로운 축으로 꼽힌다. 10월 국정감사 이후 정식 출범할 기후에너지부환경부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전력 정책 기능을 떼어내 전담하며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분산형 전원 도입, 전력계통 운영의 효율화를 핵심 과제로 삼는다. 이러한 변화는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신도시 개발, 대규모 데이터센터 유치, 농촌 재생에너지 확대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경기도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새 부처와 지방정부 간 협력이 강화될수록 지자체의 에너지 정책 자율성과 집행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준호 동서울대 전기정보제어학과 부교수는 “이번 특별법 시행으로 전력 공급 병목 현상이 완화되고 새로운 부서 출범으로 정책 일관성이 확보되면 전력 부족 완화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 북부 의료 불균형… 응급의료 지원 넘어, 인프라 확충 시급 [집중취재]

경기 북부 주민들의 의료 불균형 현상이 심화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지원책 마련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 중이다. 이들의 의료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응급의료 지원 뿐 아니라 산부인과와 소아과를 포함한 필수의료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는 민선 8기 비전으로 ‘더 고른 기회로, 모두가 건강한 경기도’를 제시하며 의료 인프라 지역 격차 해소를 주요 과제로 내세웠다. 그러나 현장에서 체감되는 개선은 미미하다. 현재 도내에서 소아 전문 응급의료를 담당할 수 있도록 지정된 곳은 수원 아주대병원, 성남 분당차병원, 고양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등 세 곳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경기 북부에서 실질적으로 접근 가능한 곳은 일산병원이 유일하다. 산부인과 역시 연천과 가평은 전무하며, 양평은 산부인과가 있지만 분만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특히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권역모자보건의료센터 역시 일산병원, 서울대병원, 고대안산병원, 아주대병원 등 4곳, 지역모자의료센터는 순천향부천병원, 동국대일산병원, 분당차병원, 성빈센트병원, 의정부성모병원, 한양대구리병원, 한림대동탄성심병원, 한림대성심병원 등 8곳으로 대부분 남부권에 집중돼 있다. 이러한 불균형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분만 입원서비스 기준시간(자연분만 기준 2박 3일) 내 이용률 전국 평균은 83.9%, 경기도 평균은 86.2%에 달하지만 양평군은 3.7%로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가평군 역시 25.4%에 그쳤다. 신생아 입원서비스 기준시간 내 이용률 역시 전국 평균이 87.0%, 경기도 평균이 89.1%인데 비해 양평은 1.9%에 머물렀다. 이는 사실상 북부 주민들이 신생아와 산모의 응급 상황에서 제때 의료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의미한다. 결국 경기 북부 의료취약지 문제는 응급 중심의 단기적 지원을 넘어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가 제시한 ‘더 고른 기회’라는 비전이 실현되려면 응급의료 지원을 넘어 분만과 소아 진료를 포함한 필수의료 인프라 확충을 위한 공공의료 시스템을 점검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북부에 분만·소아 등 필수 의료 인프라를 갖추고 싶어도 의사 인력이 부족해 현실적 어려움이 많다”면서도 “북부 주민들을 위해 응급 인프라 마련 방안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산모도 아이도 ‘의느님’ 찾아 삼만리…경기북부 소아·산부인과 태부족 [집중취재]

“아이가 밤새 열이 올라 급히 병원을 찾았는데, 가평 안에서는 갈 곳이 없었습니다.” 가평군에 사는 김준영(가명·39)씨는 지난달 아이가 갑자기 고열에 시달리자 주변 응급실을 가려했지만, 소아과 진료가 가능한 응급실이 없어 한참을 헤매야 했다. 김씨는 결국 직접 운전대를 잡고 우는 아이를 달래며 차로 한 시간여 거리의 남양주 병원으로 가야 했다. 연천군에 사는 임신부 임지영(가명·32)씨는 출산이 다가오면서 매일이 불안하다고 했다. 연천에는 산부인과가 단 한 곳도 없어 위급한 상황이 생기거나 출산을 하려면 30분에서 한 시간 이상 떨어진 동두천, 고양 등의 산부인과까지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임씨는 “출산일이 임박하면서 거주지를 옮겨야하나 고민할 때도 있다”며 “아이 낳을 환경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못하니 인구소멸지역을 벗어날 수 없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경기 북부지역 의료 공백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아동 중증외상환자나 고위험 임신부가 ‘골든타임’을 지켜 치료받기 어려운 환경인 점은 물론이고 소아과나 산부인과 자체가 없는 경우도 비일비재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3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는 지난해 동두천·가평·양평·연천을 의료취약지로 분류하고, 지역내 거점의료기관에 대한 보조금 지원에 나섰다. 그러나 이 같은 지원은 현장에서 의료 공백을 해소하지 못했다. 현재 가평과 연천내 각각 26곳, 15곳의 의료기관 중 산부인과는 단 한 곳도 없다. 또한 소아 진료가 가능한 종합병원이나 소아과 역시 부재하다. 결국 임신부나 소아 모두 제대로된 진료를 받으려면 1시간 이상 걸리는 양주나 의정부까지 이동해야 한다. 이 중 연천·가평·양평은 보건복지부가 분류한 분만취약지 A등급에 해당한다. 분만취약지 A등급은 ‘60분 내 분만 가능한 의료기관에 접근 불가능한 인구 비율이 30% 이상이고, 60분 내 분만 의료이용률이 30% 미만인 지역’을 뜻한다. 특히 30분 이내 응급의료서비스의 이용 가능 여부와 전국 어디서나 한 시간 이내 최종 치료병원의 도달가능 여부를 기준으로 평가된 의료 접근 취약성에서 연천군 99.99%, 양평군 99.97%, 가평군 99.96%의 수치를 보였다. 이 수치의 최고치는 100%로, 결국 북부에서만 3개 지역이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의료 접근성에서 취약하다는 얘기다. 경기연구원 관계자는 “가평 등의 경우 의료 인력이 유입되기 어려운 지역 특성을 지니고 있어 새로운 인력을 충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며 “도 차원에서 공공의료 인프라를 공유·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응급 상황에 그치지 않고 필수의료 최저 접근성을 보장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취업 돕고 맞춤 지원… 사회적 연결 ‘고립’ 막는다 [집중취재]

경기도내 중장년층의 고립이 심화하면서 이들을 위한 맞춤형 대책 마련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도내 초저출생 및 초고령화 상황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문제가 생기는 만큼 중장년층의 재취업 강화 등 사회적 고립을 막아 이들이 노년층으로 전환된 뒤에도 생산인구의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할 방안 모색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경기복지재단이 발간한 ‘경기도 중장년의 사회적 고립 특성과 정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고립 중장년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경제적 기반을 강화할 수 있는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고립 중장년은 청년들보다 사회 경험을 보유한 경우가 많으므로 이들이 가진 잠재력을 끌어내고 사회로 재진출 할 수 있는 지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고립 중장년 역시 희망하는 복지서비스를 묻는 질문에 소득 지원 서비스(24.7%)와 고용 지원 서비스(20.9%)를 가장 많이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의료·건강관리 서비스(17.6%), 주거 관련 서비스(13.1%), 노인 돌봄 서비스(11.7%) 등이 뒤를 이었다. 앞서 경기연구원이 내놓은 ‘저출생에 따른 경기도 인구구조 변화 전망 및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도 중장년층의 고립을 막고, 이들의 사회 재진출 기회를 마련하는 게 도의 인구 변화에 대응할 방안이라고 제언한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현재 도내 인구 변화가 초저출생 지속, 급속한 고령화,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의 형태를 띠고 있는 만큼 생산가능인구의 역량 강화와 함께 정년보다 빠르게 은퇴하는, 즉 고립 중장년의 재취업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중장년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결국 초고령화 사회를 구성하는 노년으로 변하는 만큼 중장년층부터 은퇴 후의 삶을 제대로 설계할 수 있도록 할 지원 역시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봤다. 전문가 역시 복합적인 욕구를 가진 고립 중장년을 위해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재설계된 연결’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오현숙 서정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고립 중장년이 가장 선호한 복지 서비스로 소득 지원과 고용 지원이 꼽힌 것은 다시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고립 중장년의 사회 재진출을 위해 지역사회 수요를 기반으로 한 일자리 창출과 연계 사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자녀와 노부모를 함께 돌봐야 하는 고립 중장년의 이중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지원책이 시급하다”며 “노후 준비를 돕는 자산형성지원제도와 함께 고립 중장년의 복합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사례관리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외톨이로 내몰리는 경기도 중장년… 고립 심화 [집중취재]

#1. 경기도의 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에서 25년간 일하던 A씨(56)는 지난해 역대 최악의 경제 위기에 맞물려 회사로부터 권고사직을 당했다. 어떻게든 새로운 직장을 구해보려 애썼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평생을 제조업에서 종사했던 A씨는 결국 단기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야 했고, 자연스럽게 바깥출입도 줄어들게 됐다. A씨는 “번듯한 직장 하나 구하지 못하다 보니 누구를 만나고 싶은 생각도 사라졌다”며 “지금은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고 있다”고 했다. #2. 10년 전 배우자와 사별한 뒤 홀로 두 아이를 키워온 B씨(58)는 얼마 전 스스로 다니던 회사를 나왔다. 올해 초부터 회사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다며 인공지능(AI)을 업무에 전면 도입한 게 도화선이 됐다. B씨는 어떻게든 업무에 익숙해 보려 노력했지만, 스마트폰조차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B씨가 AI를 업무에 활용하는 건 불가능했다. 결국 스스로 한계를 느낀 B씨는 회사를 그만두게 됐고, 두 아이 역시 집을 떠나 독립하면서 집에서 홀로 지내는 시간이 길어졌다. 경제 위기와 사회·노동 환경의 급변으로 고립되는 경기도내 중장년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내 중장년 인구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고립 중장년 역시 증가하면서 청년기와 노년기의 연결자 역할을 하는 중장년의 고립을 막을 맞춤형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4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내 중장년 인구(40세 이상 65세 미만) 비율은 2019년 40.4%, 2021년 41.0%, 2023년 41.4%로 꾸준히 늘어났다. 같은 기간 도내 중장년 가운데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와 비경제활동인구 역시 늘었다. 도내 중장년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 비율은 2019년 0.8%, 2021년 1.0%, 2023년 1.1%로 나타났다. 또 도내 중장년 비경제활동비율은 2019년 30.9%에서 2023년 31.7%로 0.8%포인트 증가했다. 퇴직과 가족 해체 등으로 사회적 관계가 단절돼 우울, 고독사 위험에 노출된 고립 중장년 역시 늘었다. 도내 중장년 고립 비율은 2019년 5.8%에서 2023년 7.6%로 약 1.8%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경기도 전 연령 평균 고립 비율(6.8%)을 웃도는 수치이며, 전국 중장년 고립 비율(2019년 5.4%→2023년 6.6%)보다 높았다. 도내 고립 중장년 4명 중 1명은 경제활동도 하지 않았다. 도내 고립 중장년 중 ‘최근 1주일간 일을 하지 않았다(2023년 기준)’고 응답한 비율은 25.9%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청년과 노년의 연결자인 중장년층의 경우 사회나 경제적인 변화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들이 고립되지 않고 다시 사회로 복귀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일자리뿐 아니라 다양한 제반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규범 경기복지재단 연구위원은 “경기도 중장년 인구 증가세가 뚜렷한 만큼 이들이 사회로 다시 진출할 다양한 기회를 고민해야 한다”며 “단순히 고용과 소득을 넘어 다차원적인 욕구를 반영한 통합 지원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루원복합청사 ‘표류 4년’… ‘사업비 눈덩이’ 신경전 [집중취재]

인천 서구 루원시티에 건립 중인 루원복합청사 공사가 4년 넘게 지연되는 가운데, 이 과정에서 늘어난 사업비 450억원을 놓고 인천시와 인천도시공사(iH) 간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시는 “증액된 공사비를 iH가 일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iH는 “행정 지연으로 늘어난 공사비까지 떠넘긴다”며 반발하고 있다. 8일 시와 iH에 따르면 서구 루원복합청사는 잇단 입주기관 변경 및 설계 보완 등으로 계속해서 공사가 늦어지면서 준공 예정일이 당초 2022년에서 오는 2026년 4월로 연기됐다. 이 과정에서 사업비는 종전 1천394억원에서 1천848억원으로 454억원 가량 증가했다. 설계변경과 물가 상승으로 공사비가 늘어난 탓이다. 그러나 이 같은 공사비 증액분 부담을 두고 시와 iH간 이견이 발생하고 있다. 시는 “입주기관의 요구를 반영해 설계를 변경한 만큼, iH도 일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설계 변경 자체가 입주 기관들의 요구 사항을 반영하기 위한 조치”라며 “iH 역시 주요 입주기관으로서 일정 부분 부담을 검토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시는 인재개발원, 인천연구원 등 초기 계획했던 기관들을 빼고 iH, 인천환경공단,아동복지관 등을 추가하면서 수차례 설계를 변경했다. 강의실과 연구실을 행정·사무 중심 공간으로 바꾸고, 오픈스페이스 구조에 칸막이를 설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에 iH는 “우리는 매입 주체일 뿐 공사 시행자가 아닌데, 공사비까지 떠넘기는 것은 부당하다”고 맞서고 있다. 앞서 iH는 시의 공공기관 이전 계획으로 인해 약 3천500억원을 내고 건물을 매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내부 인테리어 공사비 60억원, 이사비 40억~50억원 등 총 100억원 이상이 추가로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iH 관계자는 “원하지도 않는 이전을 시가 일방적으로 결정해 강제로 추진하면서 공사비까지 전가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시가 입주기관 확정도 전에 설계와 착공을 밀어붙여 뒤늦은 설계변경으로 비용이 늘어난 만큼, 증액된 공사비는 시가 감당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지역 안팎에선 이 같은 갈등으로 협의가 늦어지면 공정이 더 지연될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높다. 박종혁 인천시의원(더불어민주당·부평6)은 “청사 이전은 단순히 건물 이전이 아닌, 시민의 세금 및 생활 편의 등과 직결한다”며 “행정 혼선으로 공사가 지연되지 않도록 시와 iH 간의 협의를 조속히 마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주기관 확정 전 설계 탓… 루원복합청사 또 연기 [집중취재]

인천시의 루원복합청사 건립 사업이 입주기관도 정하지 않은 채 설계·공사를 추진하면서, 뒤늦은 설계 변경으로 기한 연장이 5차례나 이뤄지는 등 표류하고 있다. 8일 시와 인천도시공사(iH)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7년부터 사업비 1천394억원을 들여 연면적 4만7천423㎡(1만4천여평)에 지하 2층·지상13층(업무동 13층, 교육동 5층) 규모의 루원복합청사 건립 공사를 하고 있다. 현재 공정률은 85%로, iH를 비롯해 인천환경공단·인천시설공단·아동복지관·미추홀콜센터 등이 입주할 예정이다. 그러나 루원복합청사의 사업 기한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 입주기관이 뒤바뀌면서 루원복합청사 교육동의 오픈 스페이스 구조 설계가 업무 공간으로 대대적 수정이 이뤄진데다, 주차장·식당 확충 등도 뒤늦게 반영하는 등 설계가 여러차례 바뀌었기 때문이다. 시의 루원복합청사 당초 준공 계획 시점은 2022년이었지만 이 같은 입주기관 변경 및 시공사의 법원 기업회생절차 등으로 2024년 6월로 늦춰진데 이어 이후 각종 설계 변경이 이뤄지며 2025년 2월, 5월, 9월로 연이어 준공 시점이 바뀌었다. 최근에는 2026년 4월로 총 5번째 사업 기한 연장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루원복합청사의 입주는 빨라야 내년 7~8월께나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시는 루원복합청사 입주기관을 확정하기도 전부터 설계 및 공사를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기관의 업무 형태 등을 고려하지 않고 설계·공사가 이뤄지다보니, 뒤늦게 입주기관 확정 이후 대대적인 설계변경 등이 이뤄질 수 밖에 없다. 앞서 시는 지난 2020년 루원복합청사에 인천시교육청 이전 계획과 맞물려 인재개발원·인천연구원·iH 등 9개 기관을 넣으려 했다. 이후 iH 등 4개 기관은 기능이나 위치상 이전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해 이전 계획에서 제외, 2021년 인재개발원 등 9개 기관으로 확정했다. 하지만 시는 시교육청 이전이 실패하자 2023년 또 용역을 해 다시 iH 등 7개기관을 결정했지만, 다시 올해 서구선거관리위원회·서부수도사업소를 뺀 5개 기관만 입주시키기로 했다. 처음과 비교하면 시설공단을 제외하고 모두 바뀐 셈이다. 이 같은 루원복합청사의 입주기관 변경에 따라 설계 변경 등이 이뤄지면서 공사 지연은 장기화했고, 여기에 인건비와 자재값 등 물가 상승으로 인해 공사비는 무려 450억원이 늘어나 현재 사업비는 1천848억원에 이른다. 박종혁 인천시의원(더불어민주당·부평6)은 “시가 루원복합청사의 입주 계획조차 확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를 시작하다보니, 뒤늦게 바꾸느라 시간만 늦어지고 공사비도 오르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시의 졸속 행정으로 고스란히 입주 기관과 직원, 시민들이 피해를 당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사업의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입주 기관 변경과 설계 변경 등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루원복합청사 사업이 늦어진 측면이 있다”며 “내년 상반기 중 준공시켜 하반기에는 꼭 입주할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루원복합청사 ‘표류 4년’… ‘사업비 눈덩이’ 신경전 [집중취재]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908580337

정신 응급입원 1년새 76% ‘껑충’... ‘이전’ 발맞춰 병상 확충 절실 [집중취재]

경기도립정신병원 이전 논의가 지지부진한 사이 도내 정신건강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립정신병원 이전에 발맞춰 단순한 이전을 넘는 병상 확충 및 권역별 거점 마련의 필요성과 주민 반대를 극복할 선호시설 조성 등의 해결책을 제안했다. 7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내 정신응급입원 건수는 2022년 1천654건에서 2023년 2천909건으로 1년 사이 76%나 급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누적된 우울, 불안, 중독 문제가 사회 전반으로 분출되면서 정신건강의학적 응급 상황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정신장애 범죄 건수 역시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이 집계한 전국 정신장애 범죄 건수는 2021년 8천902건, 2022년 9천929건, 2023년 1만3천994건으로 늘었다. 특히 강력범죄는 2022년 2천799건에서 2023년 3천780건으로 35% 이상 급증했다. 또 경기도정신건강복지센터 ‘정신건강 정보·통계’에선 지난해 말 기준 도내 성인 약 1천100만명 가운데 우울·불안·알코올 사용·니코틴 사용 장애를 겪는 사람만 약 95만명으로 추정했다. 성인 11명 중 한 명꼴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치료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지만, 도립정신병원은 단 한 곳뿐이다. 이마저도 서울시 부지를 빌려 운영하는 처지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도내 정신건강 인프라 확충을 위해서는 최대 난관으로 꼽히는 주민 반대를 극복할 유인책 마련과 함께 부족한 인프라를 확충할 방안이 동시에 고민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재호 목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신병원은 범죄의 우려가 있고, 집값이 떨어질 수 있는 대표적인 기피시설로 인식되고 있어 이를 보완할 선호시설을 함께 조성하는 복합 개발 방안이 요구된다”며 상쇄 전략 마련이 중요하다고 했다. 정 교수는 “예를 들어 공원, 체육시설, 문화센터 같은 주민 친화형 공간과 병행해야 지역 반발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고 정신병원을 확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약 만료 2년 남았는데… 경기도립정신병원 이전, 제자리 [집중취재]

경기도가 서울시 부지에서 운영 중인 도립정신병원 부지 사용 계약 만료가 2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도의 이전 준비는 첫 걸음조차 떼지 못하고 있다. 도가 막대한 재정 부담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못한데다 주민 반대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아직 후보지조차 정하지 못해서다. 도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여러차례 회의를 거듭했지만, 아직까지 이전 밑그림 조차 그리지 못하고 있다. 만약 도립정신병원을 신축 이전해야 할 경우 통상 3년 이상이 걸리는 만큼 병원 운영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7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용인에 있는 경기도립정신병원은 서울시 소유 부지에 공유재산 사용 승인을 받아 운영 중이다. 해당 계약이 2027년 만료되면서 추가로 부지 활용이 어렵게 되자 도는 새로운 부지를 확보해 독자 운영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올해 1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이전 TF 회의에도 여전히 후보지 조차 정하지 못한 상태다. 도가 후보지를 선뜻 정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신병원을 ‘혐오시설’로 보는 인식에 따른 주민 반대 우려다. 지난 2019년 오산시에 폐쇄병상 126개와 개방병상 14개를 갖춘 준정신병원이 개설허가를 받자 극심한 주민 반대 여론이 일었다. 병원 인근에 초등학교가 있다는 게 이유였다.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항의 글이 올라왔고, 단체행동까지 이어졌다. 도는 경기도립정신병원 이전 역시 후보지가 발표될 경우 주민 반대가 심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주민을 설득할만한 명분이나 보완책은 찾지 못했다. 또 부지를 확보하더라도 막대한 예산 역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도는 부지 매입비, 신축비, 의료 인프라 확충비용 등 병원 건립에 최대 수백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기존에 지어진 건물 대신 신축 방식의 이전을 택할 경우 3년여가 소요돼 당장 부지를 정하더라도 1년 가량의 정신건강 체계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도 관계자는 “올해 말 다시 TF 회의를 열어 이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며 “3차 회의에서도 주민 수용성과 재정 마련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정신 응급입원 1년새 76% ‘껑충’... ‘이전’ 발맞춰 병상 확충 절실 [집중취재]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907580222

출산 장려한다더니 예산은 조기 소진…산모신생아 지원사업 ‘예산 절벽’ [집중취재]

예산 소진에 따른 지원금 미지급으로 난항을 겪는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출생아 수 증가 등 수요 확대를 고려한 예산 편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사업 예산은 도비 350억원, 시·군비 180억원 등 총 530억원이다. 해당 사업은 도와 시·군이 함께 부담하는 매칭사업으로, 유형에 따라 도가 50~80%, 시·군이 20~50%의 예산을 부담한다. 도가 시·군에 교부한 예산을 시·군이 한국사회보장정보원에 예탁하면, 서비스 제공기관은 이를 기반으로 매월 3회 비용을 지급받는 구조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일부 시·군의 예탁금이 소진되면서 서비스 제공기관에 비용 지급이 중단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실제 올해 7월 기준 지원 인원은 2만9천912명으로 전년 동월 기준(2만6천49명) 대비 3천251명(16%)이 늘었다. 도비 집행액 역시 지난해 199억원에서 265억원으로 58억8천만원(35%) 증가했다. 이 같은 결과는 출생아 수 증가와 지원 대상 확대가 꼽힌다. 지난해 5월 기준 도내 출생아 수는 2만9천488명이었으나, 올해 같은 달에는 3만1천778명으로 2천290명(8%)이 증가했다. 지난해 정부의 이른둥이 맞춤형 지원 대책에 따라 사업 지침이 개정되면서 올해부터 미숙아와 쌍태아 출산 가정에 지급하는 지원금이 상향, 사업비 집행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예산 소진이 예견된 결과였다고 지적한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에도 예산이 빨리 소진돼 해당 사업에 대한 예산을 확보해달라고 도에 요청했다”며 “하지만 충분히 반영이 안 되면서 이 같은 결과가 초래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전자영 의원(용인4)은 “저출산 문제 해결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선순위 있는 예산 배분과 상시 점검 체계가 필수”라며 “출산 가정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충분한 예산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시·군의 수요를 파악해 예산을 정했지만 정부의 시업 지침 개정 등으로 인해 사업비 집행 속도가 빨라졌다”며 “이번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사업 추가 예산 63억원을 반영했으니, 추경안이 통과되면 비용이 지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경기도내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 지원금 미지급 사태 확산 [집중취재] https://kyeonggi.com/article/20250903580403

경기도내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 지원금 미지급 사태 확산 [집중취재]

경기도내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서비스 제공 기관들이 경기도와 일선 시·군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금을 통해 종사자 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기관들이 대출까지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사업 폐업까지 고민하고 있어서다. 3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내 일부 지역에서는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서비스 제공 기관에 지급돼야 할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사업’ 지원금이 예산 소진을 이유로 제때 전달되지 않아 종사자 임금 지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의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사업은 출산 가정이 산후조리원을 퇴소한 뒤에도 전문 건강관리사를 통해 산모의 회복과 신생아 양육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다. 출산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덜고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도내 모든 가정을 대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올해 예산은 약 530억원으로, 태아 유형과 소득 기준 등에 따라 출산가정에 차등 지원된다. 하지만 최근 예산 소진으로 지급이 지연되면서 업체들은 건강관리사 인건비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고, 운영난이 심화하고 있다. 한국산모신생아건강관리협회가 미지급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적게는 100만원에서부터 4천만원까지 미지급금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택시에서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 업체를 운영 중인 A씨는 “지원금을 받아 관리사 인건비의 대부분을 지급하는 구조인데, 지난 6월부터 일부만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지난달에는 관리사에게 인건비를 지급하기 위해 3천만원 대출을 알아봤다”고 토로했다. 화성특례시에서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B씨도 “지원금 2천400만원이 지급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자체에서는 예산이 소진됐다며 기다리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어, 앞으로는 어디서 자금을 마련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엄태식 한국산모신생아건강관리협회장은 “산후관리사 급여를 지급하기 위해 기관들이 자체 재원을 동원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산모와 신생아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마련된 사업인 만큼, 현장의 어려움이 장기화하지 않도록 조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관련기사 : 출산 장려한다더니 예산은 조기 소진…산모신생아 지원사업 ‘예산 절벽’ [집중취재] https://kyeonggi.com/article/2025090358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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