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의 추모를 받아야 함에도, 유족과 단절된 채 수원시연화장 봉안당에 쓸쓸히 남겨진 유골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봉안 기간 15년이 경과하면 계약자가 안치 기간을 연장하거나 유골을 인수해야 하는데, 현행법상 계약자가 사망하거나 통보 없이 주소를 바꾸는 등 연결고리가 끊기면 친인척을 찾아 나설 수 없기 때문이다. 7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시연화장 봉안당은 6만973위의 유골을 안치할 수 있으며, 현재 77.8%에 해당하는 4만7천488위가 안치돼 있다. 봉안당은 최초 15년간 사용할 수 있고, 연장 절차를 거쳐 최장 30년간 안치할 수 있다. 유족이 연장 신청이나 이장 절차를 진행하지 않으면 해당 유골은 ‘미조치 유골’, 즉 무연고 유골로 분류된다. 현행 장사법상 무연고 유골은 1년의 유예 기간과 공고 절차를 거쳐 별도 안치실로 이송, 5년간 집단 안치해야 한다. 문제는 무연고 유골 수가 유족의 해외 이주나 가족 간 단절, 연락 두절로 인해 매년 늘고 있다는 점이다. 수원시연화장의 경우 매년 약 150위의 유골이 봉안 기간 만료를 맞고 있으며, 이 중 약 50위가 무연고 유골로 분류되고 있다. 이날 기준 봉안당 내 무연고 유골은 총 593위다. 봉안 기간 만료 시점에 맞춰 계약자에게 전화·문자·메일·우편 등으로 연장 의사를 묻고 있지만, 장사 행정 시스템상 계약자의 주민등록 정보가 연동되지 않는 탓에 연락이 끊겨도 변경된 주소나 연락처, 직계 가족 정보 확인이 어렵다는 게 수원시연화장의 설명이다. 수원시연화장 관계자는 “안치 당시 계약자로 등록한 대표 유족 한 명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계약자가 연락처를 변경하거나 가족과 단절해 연락이 끊기면 봉안 기간 만료 후 무연고 유골로 분류되는 실정”이라며 “봉안 연장이나 이장을 대신 논의할 다른 유족과 연락할 방법도 없는 상태며, 무연고 유골 관리에 상당한 행정력이 투입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금처럼 장사 행정 시스템과 주민등록 정보가 연계되지 않는 구조 속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유골 연고자를 찾기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보건복지부와 행정안전부가 장사 행정 시스템, 주민등록 정보 연동에 나서 봉안당이 계약자 또는 연고자를 추적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종민 기자
2026-05-08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