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 우려에 합법적 처분도 부담”…‘5년 후 산골’ 주저하는 공공봉안당 [끝나지 않는 안치]

현행 장사법이 임시 안치 기간 5년 경과 시 무연고 유골에 대한 산골(散骨·유골을 뿌림)을 허용하고 있음에도 수원시연화장은 적극적인 조처를 주저, 늘어가는 무연고 유골을 안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봉안당과 달리 공공이 운영 주체인 봉안당은 임의 조처 후 발생하는 유족의 민원에 상대적으로 취약해서인데, 전문가들은 공공기관 특성을 반영한 면책 기준과 대응 매뉴얼 수립이 시급하다고 주문한다. 7일 수원시연화장 등에 따르면 무연고 유골실에 안치된 유골은 593위로, 이 중 52.3%인 310위는 임시 안치 기간을 경과한 상태다. 또 매년 30~40위의 유골이 임시 안치 기간을 넘어설 예정이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9조2항은 임시 안치 기간이 종료된 유골은 예우를 갖춰 산골하거나 자연장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수원시연화장을 포함해 화성, 성남, 용인 등 도내 곳곳의 공공봉안당은 현행법이 규정한 임의 조처를 좀처럼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뒤늦게 유족이 나타나 유골 반환을 요구하거나 산골에 대한 민원을 제기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법적 분쟁으로 비화될 경우 운영 주체인 공공기관, 나아가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을 떠안을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수원시연화장 관계자는 “현행법은 임시 안치 기간 도과에 대한 처분 규정일 뿐”이라며 “실제 유족과 분쟁이 발생했을 때 현장 구성원을 보호할 명확한 지침이나 면책 기준은 없어 적극 조처에 나서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민간 시설인 성남시 A 봉안당과 남양주 B 봉안당은 지자체와의 협의를 거쳐 법령에 따라 임시 안치 기간이 만료된 무연고 유골에 대해 조처하고 있다. 안치 공간 확보와 운영 효율성 증대를 위함이다. A 봉안당 관계자는 “관리비 납부 중단이 발생해 무연고 유골로 분류돼도 최대한 유족과 연락을 시도하며 임시 보관 기간을 준수하고 있다”면서도 “끝내 연고자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에는 안치 공간 확보와 운영 효율성 증대를 위해 예를 갖춰 산골, 자연장 등을 전개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공공이 운영하는 봉안당 특성을 반영, 추후 분쟁 가능성에 대비한 안전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최정목 대전보건대 장례지도학과 교수는 “적법한 공고와 유예 절차를 거친 무연고 유골에 대한 조처에 대해서는 행정 기관이 불필요한 부담을 지지 않도록 명확한 메뉴얼이 수립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관련기사 : “15년 후 연락두절”…수원연화장에 쌓여가는 무연고 유골 [끝나지 않는 안치]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507580477 “분쟁 우려에 합법적 처분도 부담”…‘5년 후 산골’ 주저하는 공공봉안당 [끝나지 않는 안치]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507580479

닿지 않는 유족 연락…늘어가는 수원연화장 '무연고 유골' [끝나지 않는 안치]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의 추모를 받아야 함에도, 유족과 단절된 채 수원시연화장 봉안당에 쓸쓸히 남겨진 유골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봉안 기간 15년이 경과하면 계약자가 안치 기간을 연장하거나 유골을 인수해야 하는데, 현행법상 계약자가 사망하거나 통보 없이 주소를 바꾸는 등 연결고리가 끊기면 친인척을 찾아 나설 수 없기 때문이다. 7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시연화장 봉안당은 6만973위의 유골을 안치할 수 있으며, 현재 77.8%에 해당하는 4만7천488위가 안치돼 있다. 봉안당은 최초 15년간 사용할 수 있고, 연장 절차를 거쳐 최장 30년간 안치할 수 있다. 유족이 연장 신청이나 이장 절차를 진행하지 않으면 해당 유골은 ‘미조치 유골’, 즉 무연고 유골로 분류된다. 현행 장사법상 무연고 유골은 1년의 유예 기간과 공고 절차를 거쳐 별도 안치실로 이송, 5년간 집단 안치해야 한다. 문제는 무연고 유골 수가 유족의 해외 이주나 가족 간 단절, 연락 두절로 인해 매년 늘고 있다는 점이다. 수원시연화장의 경우 매년 약 150위의 유골이 봉안 기간 만료를 맞고 있으며, 이 중 약 50위가 무연고 유골로 분류되고 있다. 이날 기준 봉안당 내 무연고 유골은 총 593위다. 봉안 기간 만료 시점에 맞춰 계약자에게 전화·문자·메일·우편 등으로 연장 의사를 묻고 있지만, 장사 행정 시스템상 계약자의 주민등록 정보가 연동되지 않는 탓에 연락이 끊겨도 변경된 주소나 연락처, 직계 가족 정보 확인이 어렵다는 게 수원시연화장의 설명이다. 수원시연화장 관계자는 “안치 당시 계약자로 등록한 대표 유족 한 명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계약자가 연락처를 변경하거나 가족과 단절해 연락이 끊기면 봉안 기간 만료 후 무연고 유골로 분류되는 실정”이라며 “봉안 연장이나 이장을 대신 논의할 다른 유족과 연락할 방법도 없는 상태며, 무연고 유골 관리에 상당한 행정력이 투입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금처럼 장사 행정 시스템과 주민등록 정보가 연계되지 않는 구조 속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유골 연고자를 찾기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보건복지부와 행정안전부가 장사 행정 시스템, 주민등록 정보 연동에 나서 봉안당이 계약자 또는 연고자를 추적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화학물질 사고, 훈련도 없고 대응도 없다…‘엇박자 행정’ 수면 위 [집중취재]

유해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에서 대규모 유출사고에도 실질적인 근로자 및 주민 대피가 미비한 배경 속에는 정부와 관할 지자체간 ‘행정 엇박자’가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허가·감독은 정부가, 사고 대피는 시·군 등에 맡기는 구조적인 문제 탓에 기인한다. 2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유해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은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라 기후환경에너지부 허가를 받아 운영된다. 정부 허가를 받으면 기후부 산하기관인 화학물질안전원이 현장 안전점검 및 관리 등을 맡는다. 이 절차에 따라 도내 유해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은 ▲화성 887곳 ▲평택 412곳 ▲성남 258곳 ▲용인 258곳 ▲수원 209곳 ▲안성 178곳 등 2천300여곳이 위치해 있다. 각 사업장이 있는 시·군은 유해화학물질 유출사고 시 주민 대피 안내만 수행 중이다. 이런 구조는 지난 2012년 발생한 경북 구미 불산 누출사고가 일어나면서 바뀌게 됐다. 당시 시·군의 유해성 정보 전달과 현장 통제가 지연되면서 대응에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사고로 5명이 숨지고 1만2천여명의 주민이 건강검진을 받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바 있다. 이후 각 시·군 권한인 유해화학물질 허가 등의 권한은 2015년 화관법 개정으로 기후부와 화학물질안전원으로 이전됐지만, 실제 현장 대피와 실행 책임은 사업장과 시·군에 의존하는 구조는 바뀌지 않았다. 또 각 사업장이 제출한 서류상 대피 계획에 의존하는 구조적 문제도 함께 더해지면서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다는 점도 있다. 이런 이유로 대규모 화학 안전사고가 매년 크게 발생해 행정 구조 일원화로 사고 예방 대응이 필요하다는 대목이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유해화학물질 관련 사고가 발생했던 만큼 현장 안전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화학물질종합정보시스템을 보면 2017년~2025년 도내 화학사고는 273건 발생했다. 이는 같은 기간 경북 130건, 충남 109건 등과 비교하면 최소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현장 위험 사례는 심각한 실정이다. 화성 A기업은 실란(Silane, SiH) 등 90여 종 화학물질을 취급하며 흡입 시 급사 위험이 있는 물질도 포함돼 있다. 아울러 평택 B기업 역시 염산(Hydrogen chloride, HCl) 등 60여 종의 화학물질을 다루며 유출 시 생명에 치명적인 물질을 다루는 것으로 확인됐다. 화학물질안전원 관계자는 “수송 등 계획을 2021년부터 활용하도록 하고 있으나 실제 실행에는 보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고, 기후부는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유해화학물질 대피 등에 대해 다양한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유해화학물질 허가는 환경부가, 현장 대피 안내는 시·군, 재난컨트롤 타워 역할은 행정안전부가 맡고 있는 구조”라며 “적정한 행정 사무 분배가 병행될 필요가 있다. 현장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일원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또 현장 대응이 미비한 데에는 정부와 지자체간 대응 체계가 분산된 문제도 있고 시·군 부서도 제각각 운영된다”면서도 “유해화학물질 허가는 기업의 서류상 계획에 ‘문제 없다’는 문서를 받으면 관행적으로 승인하는 경우가 많다. 불시에 사업장에 나가 안전점검이나 대피계획서에 명시된 보호구 장비 비치 등에 점검을 이어가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했다.

서류 따로, 현장 따로…화학물질 안전 공백, 커지는 우려 [집중취재]

경기도내 유해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의 유출사고 대피 계획이 사실상 ‘서류 속’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 누출사고가 발생해도 근로자 및 인근 주민들을 신속히 대피시킬 대비책이 부족해 ‘안전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각 사업장은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라 화학사고예방관리계획서를 기후환경에너지부 등에 제출해야 한다. 이 계획서에는 주민대피에 관한 사항, 긴급 구호물자 지급, 사고와 관련된 복구 및 지원에 관한 사항 등이 포함돼 있다. 또 기후부가 발간한 지역화학사고 대응 매뉴얼 등에는 재난문자·마을방송 등을 통한 신속한 전파와 함께 대피장소 지정, 이동경로 설정, 대피소 운영 계획까지 구체적으로 마련하도록 명시돼 있다. 이런 근거로 각 사업장들은 화학사고예방관리계획서에 대피 계획을 명시하고, 이후 각 시·군은 이를 바탕으로 대피 구역을 설정한다. 대피 구역은 1구역(즉각대응)·2구역(예비대응)으로 각각 나뉘는데, 1구역은 화학물질 유출사고 영향범위(영향구역) 반경 1㎞, 2구역은 2㎞다. 그러나 각 사업장의 대피 계획이 실제 이송수단 확보나 수송체계 구축으로 이어지지 못해 ‘서류상 행정’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경기도의 경우도 2천300여곳이 넘는 유해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이 있어 유해화학물질 유출사고가 발생하면 산업단지 근로자 및 대피구역 영향범위 인근 주민들을 신속히 대피시켜야 하지만, 각 시·군이나 산업단지관리공단은 실제 이송수단을 마련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 유출 사고가 발생해도 관할 지자체는 긴급재난문자를 통해 사고 사실과 대피 요령만 안내할 뿐, 어떤 물질이 얼마나 누출됐는지 등의 구체적인 정보는 포함되지 않는다. 아울러 사고 시 근로자 및 주민 호흡기 보호 등을 위해 대량의 방독면 등도 마련돼야 하지만, 실제 이 같은 보호장비 및 사용법 숙지도 현장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는 각 사업장이 제출한 화학사고예방관리계획서에 따른 대피계획을 마련하는 구조 때문인데, 사실상 유출사고 책임을 사업장에 떠넘기고 있다. 여기에다 각 사업장이 화학물질을 얼마만큼 보유 중인지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이들 사업장은 기후부에 보유 중인 화학물질을 의무적으로 신고한다. 그러나 정부 등은 사업장의 정보 보호 등의 이유로 구체적인 물질 종류와 보유량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일선 지자체는 대피 장소 지정, 안내 등 일부 업무를 맡고 있는 실정”이라며 “만약 유출사고가 발생하면 지자체와 사업장이 대피 이행을 해야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투기꾼 잡다 농사꾼 잡을라… 땅값 하락 ‘우려’ [집중취재]

경기도내 농민들은 농지 전수조사를 통한 투기 수요를 차단한다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이로 인한 생존권 위협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농지 가격 하락에 따른 노후자산 감소와 임차 불안정 등 영세농민의 생계 기반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6일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농림어업조사’를 살펴보면 경기도내 농가 경영주 10만6천373가구 중 70세 이상이 4만8천260가구(45.4%)로 가장 많다. 60대(4만830가구)를 포함한 고령층 비중은 83.7%에 달한다. 문제는 소득 활동이 제한적인 고령농일수록 농지는 생활자금을 융통하거나 노후를 설계하는 핵심 자산으로 기능한다는 점이다. 현재 이들에 대한 자산가치 보전 방안이 전무한 만큼 자칫 투기세력보다 영세 고령농에게 더욱 큰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는 무단 휴경이나 불법 임대차 등을 적발하면 즉각적인 행정 처분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 경우 처분 대상 지주들이 단기간 내 매각에 나설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고령농은 소득 여력이 부족해 매각 시점을 조절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가격 하락 국면에 더욱 취약하다. 여기에 규제 강화에 대한 불안으로 매수세까지 위축된다면 시장에서는 거래 절벽과 가격 하락 압력이 동시에 커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처분 대상 농지가 한꺼번에 시장에 풀리는 상황에서 수요가 따라붙지 못하면 투기 목적이 아닌 정상적으로 농지를 보유해 온 고령농까지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재산상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농민들의 노후 보루인 농지연금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농지연금 월 지급금은 가입 당시 담보 농지의 공시지가(100%)나 감정평가액(90%)을 기준으로 산정돼 지가 하락 시 똑같은 땅을 맡기더라도 신규 가입자의 수령액이 줄어든다. 가령 70세 농민이 종신형으로 가입할 경우 농지 가액이 1억원만 낮아져도 월 수령액은 약 39만원 감소한다. 임차농의 권리 보호 역시 풀어야 할 숙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경기지역 전체 농가 가운데 임차 비중은 45.0%에 이른다. 통계에 잡히지 않은 비공식 임차까지 감안하면 이 같은 비중은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조사로 부재 지주들이 단속·처분 압박을 받는다면 그 부담이 임차농에게 전가돼 계약 해지나 임대료 인상 등이 염려되는 상황이다. 전용중 여주시농민회 사무국장은 “(임대차 계약 당사자들이) 대부분 동네 사람이다 보니 서로 집안 사정도 알고 있어 구두로 계약하는 일이 잦다. (이들이) 자칫 경작권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큰 게 사실”이라며 “임차농은 (불법 행위를) 신고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과거 직불금 부정수급을 신고했다가 마을에서 ‘블랙리스트’로 찍히는 일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인위적으로 농지 가격을 조정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다. 불법 사항이 있는지 확인하고 동시에 농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어서 자산가치 보전은 보장하기 어렵다”면서도 “임차농 보호와 관련해 관계기관, 농민단체, 전문가 등과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 5월부터 첫 농지 전수조사…‘투기 차단’ 내세워 경기도 정조준 [집중취재]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416580583

5월부터 첫 농지 전수조사…‘투기 차단’ 내세워 경기도 정조준 [집중취재]

정부가 다음 달부터 사상 첫 농지 전수조사를 예고하면서 투기 근절을 이유로 사실상 경기도를 정조준해 지역 내 파장이 예상된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달부터 내년까지 2년에 걸쳐 전국 농지 195만4천㏊를 전수조사한다. 이번 조사에선 단순한 현황 파악을 넘어 위법·불법 사항 적발 시 농지 처분 명령과 원상 회복 등 행정 처분을 부과하거나 계도할 계획이다. 특히 8월부터는 수도권 농지 전역 22만㏊를 투기 위험군으로 분류하고 농사 짓는 사람이 농지를 소유한다는 ‘경자유전’ 원칙을 바로 세울 방침이다. 경기지역은 수도권 농지 면적의 90%(20만㏊)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의 핵심 타깃으로 꼽힌다. 이처럼 정부가 경기권으로 단속망을 집중한 이유는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가 상당 부분 유입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경작을 하지 않으면서 투기 목적으로 취득한 농지가 경기도내 밀집돼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전국 농지 실거래 가격은 지난해 3.3㎡(1평)당 17만7천원이었으나 경기도는 60만7천원으로 전국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가장 값싼 전남(8만2천원)보다 7.4배 비싼 수치다. 농업소득 대비 농지 가격을 살펴보더라도 2023년 기준 경기 농지는 3.3㎡당 134만원으로 전국 평균 37만4천원을 크게 상회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투기가 우려되는 지역은 대부분 경기권을 포함한 수도권이다. 이 일대의 농지는 수도권의 높은 생활 여건을 감안하더라도 비싼 상황이어서 투기 목적이 상당하다고 보고 있다”며 “이번 조사는 농지 투기를 근절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 투기꾼 잡다 농사꾼 잡을라… 땅값 하락 ‘우려’ [집중취재]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416580592

대상은 좁고 홍보는 부족…장애인 출산 지원 ‘반쪽 정책’ [집중취재]

장애인가정 지원이 도내 일부 지역에 편중되면서 대다수 장애인 부모가 고위험 출산에 따른 의료비 부담 및 특수 돌봄 인프라 부재 등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보건복지부가 시행 중인 ‘여성장애인 출산비용 지원’ 사업이 유일한 지원책이지만 이마저 지원 대상이 ‘여성 장애인’으로만 한정돼 있어 아버지가 장애인인 가정은 정책에서 배제되는 등 ‘반쪽 정책’이라는 지적이 거세다. 현행 제도상 아버지만 장애인일 경우 출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하중을 덜어줄 정부 차원의 직접적인 배려는 전무한 실정이다. 여기에 관련 예산마저 매년 축소되면서 장애인가정의 출산 권리를 사실상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여성장애인 출산비용 지원’ 사업 예산은 2023년 7억7천900만원, 2024년 7억6천100만원, 지난해 6억9천100만원으로 3년 연속 줄었다. 올해는 6억8천200만원으로 더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장애 여성의 출산 인원 감소를 원인으로 들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해당 지원 제도를 인지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수원시에 거주하고 있는 A씨 부부는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다. 최근 아이를 출산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수술비가 발생했지만 정부나 지자체로부터 장애인가정을 이유로 별도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 결국 A씨는 아내와 뒤늦게 올릴 결혼식을 위해 마련해 둔 비용을 출산비 및 병원비로 사용해야 했다. A씨는 “수원시가 올해부터 첫째아 출산지원금을 지급한다고 들었지만 몇년 전만 해도 해당되지 않았고 여성 장애인을 위한 정부 지원 정책은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며 “장애인가정은 아이를 낳는 것 자체가 도전이지만 지원은 부족하고 홍보는 미흡하면 어떤 장애인가정이 출산을 결심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복지부는 각 지자체를 통한 홍보에 의존하고 있지만 일선 지자체 역시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홍보책자 중심의 소극적 안내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현재 여성 장애인 출산 비용 지원 안내가 홍보책자 등에 포함돼 있기는 하지만 이를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가정이 있을 수 있다”며 “기존의 방식에서 나아가 장애인 가족지원센터 등 유관 기관과 협력해 홍보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여성 장애인으로 한정되면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가정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에 따라 ‘장애인가정’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위해 각 시·도와 긴밀하게 검토하겠다”며 “지원 대상은 2027년부터 1천200명까지 지원하고 복지부 차원 홍보도 병행하는 등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박은하 용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장애인가정은 출산 과정에서 기본적인 상황을 유지하는 데도 비장애인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든다”며 “정부는 적극적으로 예산을 확대하고 지자체 역시 중앙정부의 지원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을 보완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관련기사 : 장애인가정엔 너무 높은 ‘출산 문턱’…지원금 보유 지자체 단 7곳 [집중취재]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415580504

장애인가정엔 너무 높은 ‘출산 문턱’…지원금 보유 지자체 단 7곳 [집중취재]

아이 울음소리가 줄어드는 저출생 시대, 장애인가정의 현실은 더 팍팍하기만 하다. 경기도내 장애인가정 출산 지원은 일부 지자체에만 한정돼 있고 이마저 지원 금액과 기준이 제각각인 탓이다. 출산 및 양육 과정에서 의료 접근성과 이동, 돌봄 부담까지 겹친 장애인가정의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경기일보는 도내 장애인가정 출산 지원 실태를 점검하고 형평성 있는 지원 대책을 모색해본다. 편집자주 장애라는 높은 벽과 경제적 하중을 동시에 짊어진 장애인가정이 지자체의 무관심 속에 ‘출생의 차별’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생 극복을 위한 파격 지원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높은 의료비와 돌봄 부담을 안고 있는 장애인가정은 어느 시·군에 사느냐에 따라 수혜 여부가 갈리는 ‘복지 복불복’에 방치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5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현재 도내 지자체 중 장애인가정의 특수성을 고려해 별도의 출산지원금을 편성·운영 중인 곳은 용인, 이천, 평택, 남양주, 안양, 의왕, 구리 등 단 일곱 곳(22.5%)에 불과했다. 도내 지자체 10곳 중 여덟 곳은 장애인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할 실질적인 사회적 안전망을 갖추지 못한 셈이다. 이러한 사각지대는 일반 가정의 출산지원금과 비교할 때 더욱 극명한 불공정으로 드러난다. 도내 일부 지자체가 일반 가정에 첫째아부터 최대 500만원까지 파격적인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장애인가정 특별 지원금은 지급하는 곳조차 최대 150만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장애인가정 출산지원을 시행 중인 지역 내에서도 수혜 체계는 달랐다. 평택시와 남양주시는 중증 장애인 부모에게 150만원, 경증에게 100만원을 지급하며 도내에서 가장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어 용인·이천·안양·의왕·구리시 등 5개 지자체는 장애 정도에 따라 70만~1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문제는 별도 지원금이 없는 나머지 24개 시·군이다. 이들 지역의 장애인가정은 일반 출산지원금 체계에 의존해야 하지만 이마저 수혜 문턱이 높기 때문이다. 안성·김포시(둘째아부터 지급) 등 일부 지자체는 첫째아 출산 시 지원금이 전무, 첫아이를 얻은 장애인가정은 사실상 행정의 외면을 받고 있다. 심지어 관련 조례가 명시돼 있음에도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실제 지원금을 집행하지 못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양주시의 경우 장애인가정 출산지원금 지원 조례를 갖추고 있지만 정작 올해 본예산에는 관련 사업비가 전혀 편성되지 않으면서 사실상 지원이 끊긴 셈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올해 본예산에 시비를 세우지 못해 현재는 국비 사업으로만 지원 중인 상황”이라며 “이러한 공백을 인지하고 있으며 올해 추경안에 관련 예산을 편성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부 지자체는 정부 사업과의 ‘중복 지원’을 이유로 기존 지원마저 폐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광명시는 지난해 2월 해당 시비 지원 조례를 폐지하고 국비 사업으로 일원화하기로 결정했다. 행정 효율성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사실상 지자체 차원의 추가 지원을 중단하는 퇴행적 조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유경미 경기북부장애인가족지원센터장은 "장애인 산모를 위한 산부인과도 턱없이 부족해 이용이 어렵고 출산 이후에도 양육을 위한 비용이 배로 드는 등 지원이 절실하다"며 "장애인 가정에게 별도의 출산지원금 지원도 최소한의 비용이 지원되는 만큼 예산 부족 및 중복 등을 이유로 제대로 된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개선돼야 할 문제점이다. 오히려 장애인 가정에 대한 안정적인 지원과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왜 청년공간은 비었나…운영 시간·예산 구조가 만든 ‘구조적 실패’ [집중취재]

수백억원의 혈세가 투입된 경기도내 청년공간이 수요자인 청년을 외면한 운영 시간과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기형적인 예산 구조 탓에 제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3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내 대다수 청년공간은 평일 오후 6~9시 전후로 문을 닫는다. 토요일과 일요일 등 주말에는 아예 문을 열지 않는 청년공간도 있다. 직장을 다니거나 학업을 병행하는 청년들이 정작 공간을 필요로 하는 늦은 저녁 시간대나 휴일에는 시설 이용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실제 수요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여기에 인건비와 시설 유지비에 편중된 예산 구조도 청년공간을 ‘빈 껍데기’로 전락시키는 주된 요인이다. 정작 청년들의 발길을 이끌어야 할 핵심 프로그램 운영비는 전체 예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실제 올해 용인특례시에 편성된 청년공간 관련 예산 약 8억2천만원 중 인건비가 3억2천여만원에 달한다. 공간 임차료와 관리비 등 일반 운영비 1억8천여만원을 더하면 예산의 60%가 시설을 유지하고 직원을 고용하는 고정 비용으로 빠져나간다. 정작 청년을 위한 문화·취업 프로그램 운영비는 3억1천만원에 불과하다. 용인시 관계자는 “올해 청년공간 관련 예산이 작년보다 1천만원 늘었지만 생활임금도 매년 덩달아 오르기 때문에 사실상 예산 규모는 동일하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이나 운영 시간 연장을 기대하기 힘든 구조다. 경기도 역시 구조적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도는 올해 약 10억원의 예산을 세워 시·군에 프로그램 운영비를 돕고 있다. 시설 조성비는 시·군이 자체적으로 부담하고 운영비 분담 비율은 도와 시·군이 3 대 7 구조로 이뤄진다. 다만 시설을 직접 운영하는 주체가 시·군이다 보니 도 차원에서 운영 시간 연장이나 인력 배치 등에 개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권선필 목원대 행정학부 교수는 청년공간이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사업 비중과 예산 구조를 재설계하는 장기적 안목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권 교수는 “청년공간의 경우 사업 시행 초기 단계에는 현재와 같은 예산의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중요한 건 현재 담당자들이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사업 비중을 취지에 걸맞게 늘려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사업을 지속해서 추진한다면 현재 사업 비중이 적은 문제에 대해 장기적으로 어떻게 늘려 나갈 계획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꼼꼼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 400억 쏟아부은 ‘경기청년공간’…유령건물 전락 [집중취재]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303580477

400억 쏟아부은 ‘경기청년공간’…유령건물 전락 [집중취재]

“취업 준비하려 하는데 정작 필요할 땐 문을 닫으니 사용할 수가 없어요. 도대체 누굴 위한 공간인지 모르겠습니다.” 3일 오후 1시께 찾은 용인시 기흥구와 수지구 일대 청년공간. 청년들의 취업과 창업을 돕고 다양한 문화 활동을 장려하겠다며 야심 차게 문을 열었지만 내부는 짙은 적막감이 감돌았다. 평일 낮 시간대임을 감안하더라도 공간을 이용하는 청년의 모습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심지어 곳곳은 불이 꺼져 있거나 아예 문이 굳게 닫혀 있어 ‘유령 공간’을 방불케 했다. 청년공간 관계자는 “하루 방문 인원이 평균 20명 남짓”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수원시 팔달구의 한 청년공간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구직자 면접 지원이나 스터디 활동을 위해 잘 갖춰진 시설들이 무색할 만큼 썰렁한 기운이 가득했다. 이곳을 찾은 김성현(가명·28)씨는 “청년공간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난 이후 자주 이용하려 했지만 평일에는 오후 6시에 문을 닫고 일요일에는 아예 문을 열지 않아 직장인이 방문하기 어렵다. 청년을 위한 공간이 맞는지 의심스럽다”고 토로했다. 경기도와 일선 시·군이 청년활동 지원 등을 위해 막대한 혈세를 쏟아부어 청년공간을 조성했지만 텅 빈 채 방치되면서 정확한 이용자 현황마저 집계되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날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는 2018년부터 도내 청년들의 활동 및 취업·창업 등을 장려하기 위해 청년공간 ‘내일스퀘어’ 조성과 운영을 지원해 왔다. 2025년까지 청년공간 조성에 투입된 예산만 400억원에 달한다. 올해도 도비 10억여원과 시·군비 24억여원이 투입된다. 현재 도내 46곳의 청년공간이 운영 중이다. 문제는 수백억원의 예산 투입에도 실제 이용자 수나 재방문율, 정책 효과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전무하다는 점이다. 프로그램 운영 실적을 시·군마다 집계하는 방식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에 실제 참여한 이용자만 집계하는 곳이 있는 반면 단순히 방문한 사람 전체를 실적으로 잡아 관리하는 시설도 있었다. 정책의 실효성을 따지기조차 불가능한 셈이다. 운영시간 확대를 요구하는 청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관련 시·군은 예산 등의 이유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용인 수지구 관계자는 “야간 시간대나 이른 아침 혹은 공휴일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해 달라는 민원이 많이 접수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운영비가 책정돼 있고 인건비가 높다 보니 그럴 경우 인근에 있는 도서관을 이용해 달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이용자 수 집계 방식이 지자체별로 달라 이를 통일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며 “단순한 공간 제공을 넘어 청년들이 실제 체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왜 청년공간은 비었나…운영 시간·예산 구조가 만든 ‘구조적 실패’ [집중취재]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303580487

보수 안했는데 안전 등급 상향?…“교량 점검 기준 통일해야” [집중취재]

경기도내 중대 결함 판정을 받은 노후 교량들이 장기간 방치되며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가운데, 일부 교량은 별도 조처가 없었음에도 안전 등급 상승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점검 기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등급 판정이 뒤바뀐 것인데, 점검 체계 개선과 일원화를 통해 시설물 안전 점검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인다. 25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와 각 시군은 2023년 4월 정자교 붕괴 사건을 계기로 정자교와 구조가 비슷한 교량 58개 등 노후 교량 전수 점검에 나섰다. 당시 각 시군은 철근 노출, 균열 등 300여건의 지적사항을 발견하고 6개월 주기의 정기 점검 체계를 가동했다. 하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별도의 보수나 재가설이 없었음에도 정기 점검에서 안전 등급이 상승한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수원특례시 장안구에 위치한 방화교는 2022년 11월 정기안전점검 결과 ‘위험성이 있어 주기적 보강이 필요하다’는 C등급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6개월 뒤 검사에서는 B등급(양호) 판정을 받았고 1년6개월 후 이뤄진 검사에서는 다시 C등급으로 하락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변한 것이 교량의 상태가 아닌, 점검 업체라는 점이다. 시 관계자는 “교량 점검 기간이 도래하면 안전 관련 용역을 발주하고 절차에 따라 업체를 선정한다”며 “이 과정에서 업체가 변경되면 해당 업체 소속 기술자의 판단에 따라 등급에 변동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즉각 보수 의무가 주어지는 중대 결함’ 판정이 ‘보통’ 판정으로 뒤집힌 사례도 있었다. 안산 상록구에 위치한 삼천고가교는 2020년 12월 정기안전점검에서 D등급을 받았지만 별도의 보수·보강 없이 이듬해 6월 정기점검에서 C등급 판정을 받았다. 점검 업체의 판단에 따라 지자체의 노후 교량 보수 의무, 즉 시민의 안전 확보 책임에 영향을 줘 신뢰 문제가 인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공공시설물에 대한 안전 점검 기준, 항목을 통일해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한다. 안홍섭 한국건설안전학회장은 “특별한 조치 없이 안전등급이 상승한 교량에 대해서는 심도있는 재조사를 시행, 불확실성을 걷어내야 한다”며 “또 정부 차원에서 공공시설물 점검 기준을 손질해 객관적인 안전성 검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붕괴’ 경고에도…노후교량 방치, 위험한 통행 [집중취재] https://kyeonggi.com/article/20260225580538

‘붕괴’ 경고에도…노후교량 방치, 위험한 통행 [집중취재]

사망자가 발생한 성남 정자교 붕괴 사건을 계기로 정부와 경기도가 노후한 교량을 전수조사한 지 3년째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경기지역 곳곳에서 붕괴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는 교량들이 방치되고 있어 ‘제2의 정자교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5일 찾은 이천시 호법면 단천리에 위치한 매곡교. 교량 입구에는 ‘재난위험시설 회차하시오’라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고 교량 상부에는 차량 높이 제한 차단봉이 설치돼 있었다. 해당 교량은 2023년 말 진행된 정밀안전진단에서 E등급 판정을 받았고 이후 시가 안전을 위해 무게 18t, 높이 2.3m 초과 차량의 통행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실제 매곡교 하부에는 깊은 균열이 여러 갈래로 퍼져 있었고, 콘크리트가 탈락해 철근이 바깥으로 노출돼 있었다.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대한 특별법(시특법)은 시설물 안전 등급을 A~E 5단계로 나눈다. ‘중대 결함’을 의미하는 D등급, ‘통행 제한 및 즉각 보수’를 요하는 E등급 판정을 받으면 해당 법률은 관리주체인 시군에 2년 내 보수·보강 계획 수립, 3년 내 시공 완료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매곡교는 E등급 판정 2년이 넘은 지금도 같은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시가 재개설 예산 부족을 이유로 시특법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에서 최소한의 보수만 진행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취재진이 지켜본 결과, 시의 통행 제한 문구를 무시하고 교량을 통과하는 대형 화물차들이 줄을 이었다. 같은 날 찾은 용인특례시 처인구 천리2교 상황도 비슷했다. 해당 교량은 2019년 D등급 판정을 받은 이후 여섯 차례에 걸쳐 보수 작업이 진행됐지만, 현재 같은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시가 ‘도시계획도로 조성 과정에서 철거가 예정된 교량’이라는 이유로 최소한의 보수만 반복해서다. 시는 교량 철거 계획이 확정된 지난해 11월에야 통행 금지 조치를 내렸다. 지자체의 행정 절차에 주민 안전이 6년여간 뒷전으로 밀린 셈이다. 이외 용인 월촌교, 여주 당산교 등이 D등급 판정을 받고도 이렇다 할 대수선 없이 보행, 차량 통행이 이뤄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노후 교량 보유 지자체들은 예산상 한계로 즉각적인 대보수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중대 결함 판정을 받으면 긴급 안전 조치를 취하고 교량 재가설을 추진하지만 재원 부족 등 여러 난관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구병 전 한국교육시설안전연구원 이사장은 “교량은 안전성이 우선돼야 해 근본적인 보강 조치가 필요하다”며 “재정적 한계로 인한 수리 지연은 있을 수 없는 일로 광역단체나 정부가 교량 안정성 확보를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관련기사 : 보수 안했는데 안전 등급 상향?…“교량 점검 기준 통일해야” [집중취재] https://kyeonggi.com/article/20260225580539

인천, 매년 거주불명 4천명…행정·복지도 ‘실종’ [집중취재]

인천에서 5년 넘게 사는 곳을 알 수 없는 ‘장기 거주불명자’가 해마다 4천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지자체는 세금 부과는 물론 투표율 산출 등의 행정 공백이 생기고, 이들은 생계급여 등 정부의 기초적인 수당의 혜택조차 받지 못하는 사회서비스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24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2025년 기준 인천의 장기 거주불명자는 3천977명에 이른다. 이 같은 장기 거주불명자는 2023년 4천101명, 2024년 3천986명 등 해마다 4천여명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미추홀구가 818명으로 가장 많았고, 부평구(698명)와 서구(681명), 연수구(374명) 등의 순이다. 이중 미추홀구의 장기 거주불명자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50~60대가 455명(55%)를 차지하고 있다. 10~20대도 41명(5%)이고, 10살 미만 아동도 2명이 있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장기 거주불명자는 빚 때문에 도망 다니는 경우가 가장 많고, 무연고로 사망하거나 가정폭력 피해자 등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장기 거주불명자로 인해 세금 부과는 물론 인구 동태 파악과 복지 수요 예측, 투표율 산출 등에서 괴리가 발생하는 등 행정 공백을 발생시키고 있다. 주민등록상 거주지는 행정 서비스의 출발점으로, 거주지를 통해 지방세와 건강보험료 등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물론 거주 지역의 투표소에 배정해 투표권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현행 주민등록법은 군·구가 주민을 등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군·구는 주민의 주소를 모르면 거주불명자로 등록하고, 이후 5년이 지난 이들을 장기 거주불명자로 관리하고 있다. 더욱이 사실조사를 한 뒤에도 행정 반응이 없으면 사실상 사망 판정인 ‘직권말소’ 처분을 한다. 특히 장기 거주불명자들은 각종 사회서비스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정부가 주민이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생계급여 등 기초생활보장 급여 등의 기본적인 혜택은 물론 각종 행정적 지원 안내조차 받을 수 없다. 행정시스템 상 모든 지원이 주소를 기반으로 모든 것이 연동해 있기 때문이다. 변병설 인하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거주지는 행정 서비스와 국가 통계의 기준이자 사회서비스 등의 기본 단위”라며 “장기 거주불명자는 이를 벗어나 있기에 행정 공백은 물론 각종 사회서비스 사각지대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는 비록 장기 거주불명자가 사회 복귀를 원하지 않더라도 최소한의 실태조사 등을 벌여야 한다”며 “그래야 행정 공백 및 사회서비스 사각지대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장기 거주불명자는 대부분 자의적으로 발생하지만, 혹시 범죄 노출 등의 우려가 있기도 하다”며 “이들을 다시 제도권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꾸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군·구의 행정복지센터 등을 중심으로 실태조사를 벌이는 등 장기 거주불명자 수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살아도 죽었다… 인천 장기 거주불명자 ‘직권말소’ 폐지해야[집중취재]

인천에서 5년 넘게 거주지를 파악할 수 없는 장기 거주불명자가 4천명에 이르는 가운데, 이들이 ‘사실상 사망’ 상태인 직권말소 처분을 받을 우려가 크다. 지역 안팎에선 이로 인해 건강보험 등 사회서비스를 전혀 받을 수 없는 만큼, 직권말소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4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거주불명등록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무단전출 등 주민등록상 거주사실이 불분명한 주민도 사회안전망 등 기본권을 보장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무단전출자를 거주불명자로 등록, 동 행정복지센터로 주소지를 이전해 건강보험, 기초생활보장 등 기본권을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5년 이상 장기 거주불명자는 사실상 사망 판정인 ‘직권말소’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지자체가 해마다 1차례 등·초본 발급 및 국민연금·건강보험료 납부 이력, 출입국관리기록 등 사실조사를 벌여 행정 반응이 없으면 직권말소 처분을 하기 때문이다. 앞서 인천 미추홀구는 지난 2025년 장기 거주불명자 818명을 대상으로 사실조사를 벌여 120명(15%)을 직권말소 처분했다. 이처럼 직권말소 처분을 받으면 등·초본 발급이 불가능해 계좌 개설이나 대출 등의 금융거래를 할 수 없다. 또 건강보험 자격도 상실해 비싼 병원비를 감당해야 하는 등 사회서비스 밖으로 내몰린다. 이 때문에 장기 거주불명자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려면 이 같은 직권말소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범경철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가가 입법 목적을 위해 시민 기본권을 제한하는 경우에도 최소한으로 침해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민등록신고의 부실, 허위의 내용과 원인을 살피지 않고 강행규정으로 직권말소하는 것은 피해의 최소성 원칙을 위배한 것”이라고 했다. 황순찬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실태조사를 통해 거주불명의 자발성 여부를 가려내야 한다”며 “비자발적인 경우에는 취약 계층이 많아 복지서비스 연계 등 사회적 기반을 지켜줘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직권말소는 사회적 재기 가능성을 차단하는 행정처분인 만큼, 거주불명에서 직권말소로 향하는 방향성을 다시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직권말소 처분도 행정 반응을 살펴 신중히 내리고 있다”며 “직권말소에 대한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시·국토부, 영종대교 손실보상금 기준 ‘동상이몽’ [집중취재]

인천 영종~청라를 잇는 청라하늘대교(제3연륙교)의 개통 1개월이 지나면서 첫 통행량 분석이 나온 가운데, 국토교통부와 인천시가 영종대교 손실보상금 산정 기준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21일 국토부와 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국토부·인천시·민자사업자 등은 청라하늘대교 개통 이후 영종대교에서 ‘현저한 교통량 감소’(실시협약)가 나타나면 손실을 보상하도록 합의했다. 인천대교는 국제형사재판소(ICC) 중재 판정에 따라 협약 교통량 대비 5% 이상 감소 시 손실보상을 지급하도록 정했다. 그러나 국토부와 시는 6년째 영종대교의 손실 보상을 위한 ‘현저한 교통량 감소’의 세부 산정 기준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는 당초 2017년 내부 해석을 통해 ‘현저한 감소’를 30% 수준으로 본다는 입장을 민자사업자 측에 통보했다. 하지만 인천대교 ICC 판정에서 ‘현저한 감소’가 5%로 해석된 점을 근거로, 최근에는 영종대교 역시 동일하게 5%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같은 유형의 민자도로인 만큼 기준을 다르게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시는 인천대교의 5% 기준은 국제중재라는 별도의 법적 절차를 거쳐 확정한 결과일 뿐, 영종대교는 별개의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국토부가 2017년 ‘현저한 감소’를 30%로 해석해 영종대교 측에 통보했고, 실시협약 역시 이를 전제로 맺은 만큼, 이를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합의를 무시한 채 다른 사업(인천대교)의 판정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계약 해석을 넘어선 문제”라고 말했다. 청라하늘대교 개통 이후 영종대교의 1일 평균 통행량이 예측치 대비 18.9% 감소한 추세대로면, 기준이 30%일 경우 시가 영종대교측에 손실보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다만 기준이 5%일 경우 시가 영종대교측에 최대 수천억원의 손실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지역 안팎에선 영종대교의 손실보상금이 시의 재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국토부와 시가 빠르게 손실보상금 기준을 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성영 인천시의원(국민의힘·중구2)은 “청라하늘대교 개통 전 20차례 넘는 실무협의가 있었지만 기준조차 합의하지 못한 채 결렬됐다”며 “국토부가 명확한 입장을 제시하지 않은 상황에서 인천시에 재정 부담만 지우는 것은 책임 방기”라고 말했다. 이어 “공항 건설 당시의 민자도로 구조에서 비롯된 문제인 만큼, 국토부와 인천시 간 책임 소재와 보전 방식 등에 대한 정리가 빠르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라하늘대교 개통 한 달…영종대교 ‘22% 급감’, 인천대교 ‘소폭 상승’ [집중취재]

인천 영종~청라를 잇는 청라하늘대교(제3연륙교) 개통 1개월이 지난 가운데, 민자도로인 영종대교의 통행량은 20% 이상 줄어든 반면 인천대교는 오히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 1월5일 개통한 청라하늘대교의 1일 평균 통행량은 3만4천800대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영종대교의 1일 평균 통행량은 10만2천900대로 2025년 13만2천700대보다 약 3만대(22%) 감소했다. 인천대교는 7만9천900대로 지난해 7만6천500대보다 3천400대(4.4%) 늘어났다. 시는 청라하늘대교 개통으로 영종·청라 주민들의 이동 경로가 일부 바뀌면서 영종대교 이용 차량의 교통 분산 효과가 일정 부분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인천대교는 전체 교통 수요에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해석했다. 시는 이 같은 통행량 변화에 따라 영종대교와 인천대교 민간사업자에게 지급해야 할 손실보상금 지급 요건은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영종대교의 경우 실시협약상 예측 통행량의 ‘현저한 감소’가 발생하면 손실보상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시는 과거 국토교통부 해석에 따라 이를 30% 수준으로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5년 기준 협약 통행량이 약 12만7천대인 점을 감안하면, 하루 통행량이 약 8만9천대 이하로 떨어져야 보상 요건에 해당하는 셈이다.  인천대교는 국제중재 판정에 따라 협약 통행량(7만2천대) 대비 5% 감소한 6만8천여대 이하로 줄어들어야 손실보전금을 지급한다. 앞서 시는 청라하늘대교 개통으로 영종·인천대교 모두 통행량이 급감, 이로 인한 손실보상금 규모를 2천900억원 이상으로 예상했다. 국토부도 3천100억~3천500억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다만, 청라하늘대교 개통 초기인 만큼 현재 통행량 변동 폭만으로 손실보상금 규모를 단정하기는 이르다. 특히 오는 4월 청라하늘대교의 인천시민 전면 무료화가 이뤄지면 교통량 변화가 다시 이뤄질 수 있는 만큼, 최소 3~4개월 이상 추이를 살펴봐야 한다. 시 관계자는 “손실보상금은 1년 단위 통행량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구조”라며 “국토부와 요금 기준 및 종전 민자도로 감소율 등에 대한 세부 합의를 마친 뒤 최종 규모를 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 주택 공급 엇갈린 반응…광명·고양·남양주선 ‘반색’, 과천·성남은 ‘난색’ [집중취재]

과천 경마공원 부지와 성남 금토·성남여수지구, 고양 옛 국방대 부지, 남양주 퇴계원 군부대 대토 부지 등을 포함하는 정부의 ‘도심 주택 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 발표에 대해 도내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과천에선 수도권 주택 공급의 희생지로 삼는 정책이라며 반발하고 있고 성남에선 교통대란이 우려된다는 입장인 반면 고양과 남양주, 광명 등지에선 부족한 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다며 반기고 있다 29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과천 주민들은 “과천을 수도권 주택 공급의 희생지로 삼는 정책”이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경마공원 부지는 과천의 대표적인 녹지이자 완충 공간으로 대규모 주택 공급이 이뤄질 경우 교통 혼잡과 생활 인프라 붕괴, 환경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주민 A씨는 “과천은 이미 지식정보타운 등의 개발로 주택 공급 부담을 떠안고 있다”며 “더 이상의 주택 공급은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해친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도 “도시 규모와 기반시설, 시민 삶의 질을 고려하지 않은 개발계획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성남 주민들은 “금토·성남여수지구는 시청사와 인접해 교통량이 많아 대책이 필요하다”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학교 부지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나온다. 현재 성남에 조성됐거나 조성 중인 공공주택지구 중 고등지구 등지에 중학교 부지가 없거나 있더라도 학생 수 부족으로 중학교를 짓지 못하고 있다. 성남 공공주택지구 학부모들로 구성된 학부모협의체는 “공공주택지구에 자녀 학습권이 방치되는 경우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학교는꼭 공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양에선 옛 국방대 부지에 대한 개발은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시에 제안해 2015년부터 꾸준히 추진해온 지역 현안사업이었다며 반기고 있다. 시는 옛 국방대 부지는 이미 2018년 주택 건설이 계획됐던 곳으로 옛 국방대 부지가 덕은지구와 상암지구를 잇는 직주근접의 미디어밸리로 조성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주민 김모씨(40)는 “이번 정부 발표로 덕은동의 주거환경 및 제반시설 등이 더욱 개선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도 “이번 발표로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돼 도심 속 방치된 땅을 활용하고 주거 안정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남양주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주민들은 퇴계원 군부대 대토 부지에 아파트가 공급되면 부족한 주거시설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 관계자도 “정부의 사업 추진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며 “퇴계원 군부대 대토 부지 내 아파트 건설과 함께 이 지역에 부족한 편의시설 건립도 복합적으로 반영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이번 정부의 ‘도심 주택 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이 남양주에 적용되면 낙후됐던 퇴계원 군부대 일원 발전도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번 공급 방안에 광명경찰서 부지가 주택 공급지로 포함된 광명지역 주민과 부동산업계도 청년주거복지 실현에 대한 기대감이 일고 있다. 지방종합 ●관련기사 : 정부, 과천·성남·용산 등 수도권에 6만가구 공급 [집중취재] https://kyeonggi.com/article/20260129580076

정부, 과천·성남·용산 등 수도권에 6만가구 공급 [집중취재]

정부가 29일 경기·인천 2만8천가구를 포함한 수도권 총 6만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지역 반발이 이어지던 과천시 경마장 부지도 계획에 포함돼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는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주택 공급 촉진 관계장관회의를 연 뒤 ‘도심 주택 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역세권 등 수도권 우수 입지 총 487만㎡에 청년, 신혼부부 등을 주요 대상으로 양질의 주택 약 6만가구를 신속히 공급한다는 내용이다. 지역별로는 경기 2만8천가구(46.5%), 인천 100가구(0.2%), 서울 3만2천가구(53.3%) 등이다. 경기·인천지역은 공공부지로 △과천시 일원(과천경마장, 국군방첩사령부) 9천800가구 △광명경찰서 600가구 △하남 신장 테니스장 300가구 △남양주 군부대 4천200가구 △고양 옛 국방대 2천600가구가 포함됐으며 성남시 일원에는 신규 공공주택지구를 조성해 6천300가구를 공급한다. 노후 청사 복합개발 지역으로는 수원우편집중국, 광명세무서, 성남세관 부지 등 14곳이 포함됐다. 정부는 과천시 일원의 경우 경마장과 방첩사령부를 이전한 후 해당 부지에 미래 산업과 일자리가 공존하는 첨단 직주근접 기업도시를 조성해 9천800가구를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핵심은 ‘과천 AI 테크노밸리’ 조성으로 정부는 이곳에 첨단 인공지능(AI) 기업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올해 상반기 중 국방부, 농림축산식품부와 이전 계획을 수립하고 지구 지정 등을 병행해 2030년 착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성남시 일원에는 신규 공공주택지구 약 67만4천㎡(20만평)를 지정해 6천300가구 규모로 판교테크노밸리와 연계된 혁신산업 공간을 조성하고 청계산 녹지공간 내 친환경특화주거단지도 조성할 방침이다. 문제는 경마공원 이전에 대한 과천시 및 지역주민의 반발이 큰 상황에서 정부가 이번 대책을 강행해 향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정부 발표 전부터 과천시는 ‘추가 주택 공급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고 주민들도 지역 포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한국마사회 본사 및 경마공원 지방 이전에 반대하는 글을 게시하며 반대 입장을 밝혀 왔다. 정부과천청사 지방 이전으로 1차 공동화를 겪은 가운데 이번 이전으로 자칫 2차 공동화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관련기사 : 정부 주택 공급 엇갈린 반응…광명·고양·남양주선 ‘반색’, 과천·성남은 ‘난색’ [집중취재] https://kyeonggi.com/article/20260129580463

악취저감 설치비 ‘억’소리… 축산농가 ‘곡소리’ [집중취재]

축산 농가의 악취 문제를 두고 지자체의 행정조치가 일시적인 처방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악취의 근원지인 축산 농가들은 막대한 비용 부담 탓에 저감 설비 도입을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축산악취개선사업’(농림축산식품부 주관)과 ‘경기도 가축분뇨 처리 지원 사업’ 등을 통해 경기도와 각 시군에서는 분뇨 악취 저감 시설 설치와 처리 방식 개선을 위해 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 농민들이 느끼는 실질적인 혜택은 미미한 수준이다. ‘악취 저감 설비’를 구축하려면 도비와 시비를 합쳐 전체 비용의 약 40%를 보조받고 50%는 융자받는 구조다. 겉보기엔 지원 폭이 커 보이지만 결국 자부담으로 이어지는 융자를 포함하면 농가가 부담해야 할 금액은 약 1억~1억5천만원에 달한다. 일부 농가들은 1억원이 훌쩍 넘는 비용 부담 탓에 악취 저감 시설을 설치하기보단 과태료 처분을 택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가축분뇨법상 악취 기준치를 초과해 과태료 처분을 받은 농가는 국비·도비 지원 사업에서 제외되고 있어, 추후 해당 농가들이 악취 저감 시설을 설치하고자 하더라도 지원받을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규모 축산 단지가 형성된 지역에서도 설비 도입률은 처참한 수준이다. 화성특례시의 경우 관내 약 1천200개의 축산농가가 운영 중이지만 지난해 12월 기준 악취 저감 설비를 새롭게 구축한 농가는 단 7곳(약 0.6%)에 불과했다. 사실상 대다수 농가가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시설 설치를 기피하거나 포기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농가들은 장기적인 해결책보다는 톱밥 교체나 미생물제 사용, 안개 분사 시스템과 같은 저비용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도내 농가 3분의 1 가량이 이러한 방식을 택하고 있으나 이는 일시적인 냄새 감소 효과만 있을 뿐 근본적인 악취 차단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규제와 과태료’ 중심 행정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환경 개선 지원’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명예교수는 “현재 악취의 경우 수질과 달리 지역 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해야지만 관리를 하게 돼 있어 환경 관리가 취약한 부분”이라며 “농가나 축사 등 사적 공간에 저감 장치를 설치하는 것이지만 더 나아가 주민들의 불편과 불안을 해소해 줄 수 있는 점에서 지자체나 정부의 부담 비율을 늘리고 저리 융자를 확대해 설치율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관련기사 : 접경지역 축사 민민갈등에도…지자체는 ‘나 몰라라’ [집중취재]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128580426

접경지역 축사 민민갈등에도…지자체는 ‘나 몰라라’ [집중취재]

겨울철 축사에서 뿜어져 나오는 가축분뇨 악취가 도심 주거지로 여과 없이 확산하면서 주민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를 안고 있는 지자체들은 근본적인 대책 수립이 아닌, 기계적인 수치 측정과 일시적 과태료 부과에만 매몰돼 사실상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오전 찾은 안성시 공도읍 일원. 도로를 주행하던 차량 내부로 순식간에 분뇨 냄새가 밀려들었다. 환기 후에도 한참 동안 옅어지지 않을 만큼 강렬한 악취를 내뿜는 이곳은 인근 축산농가의 냄새가 기류를 타고 유입되는 대표적 민원 지역이다. 악취는 행정 구역의 경계도 가리지 않는다. 바람의 방향에 따라 안성시는 물론 인접한 평택시까지 광범위한 지역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화성특례시 비봉면 유포리와 남전리 등 북서부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특히 신도시 입주와 맞물려 축사 환경 개선이 주민들의 기대치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주민들의 불쾌감은 극에 달하는 상태다. 경기도내 축사 관련 악취 민원 수치는 ▲2020년 1천731건 ▲2021년 1천466건 ▲2022년 1천762건으로 3년간 약 5천건에 달한다. 이러한 악취는 축산농가 시설 노후화, 가축분뇨 처리 과정에서 주로 발생해 신도시 인근 축산 밀집 단지인 안성(973건), 화성(883건)에서 대부분의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주민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지자체의 대응책은 ‘사후약방문’ 수준에 머물고 있다. 현재 지자체는 민원 접수 후 현장 점검을 통해 포집한 공기가 법적 배출허용기준(희석배수 15배)을 초과할 때만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을 내린다. 문제는 현행 법적 기준과 주민들이 느끼는 체감 농도 사이의 극심한 괴리다. 실제로 지난해 경기도 광역환경관리사업소가 점검한 농가 450개소 중 행정처분으로 이어진 사례는 단 8%(38건)에 불과했다. 기준치 이내로 판정될 시 심한 악취가 나더라도 관리를 당부하는 구두 권고 외에는 법적으로 강제할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도심 내 축사에서 뿜어져 나오는 악취와 관련해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계속해서 접수되고 있지만, 시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에만 과태료를 부과하는 게 전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관 축산환경자원과 관계자는 “민원이 발생한 농가에 대한 현장 조사를 하고는 있지만, 현장에선 농가 전체에 대한 악취가 아닌 핀셋식 조사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냄새 저감 컨설팅이나 실증 사업 등 악취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악취저감 설치비 ‘억’소리… 축산농가 ‘곡소리’ [집중취재]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12858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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