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후보’ 뭐가 행복하냐고?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말은 영화 속 이야기가 된 지 오래다. 요즘 아이들은 공부를 잘 해야만 꿈을 이룰 수 있고, 꿈보다는 성적이 모든 걸 대신해 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점점 더 꿈을 잃어가고 있는 요즘 아이들에게 공부를 얼마나 잘하니?가 아닌 넌 꿈이 뭐니?라는 질문을 던지며, 꿈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끄집어내는 책이 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우리나라 아동문학을 대표하는 윤수천 작가가 축구 주전이라는 꿈을 좇아 피나는 노력을 하며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깨달아 가는 후보 선수의 이야기를 담은 책 연습벌레 송광현을 펴냈다.이 책은 남들이 뭐라 하든 열심히 연습하는 초등학교 후보 축구 선수인 송광현에 대한 이야기.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아이들에게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하면 언젠가는 모두에게 인정받는 날이 온다는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책속 주인공인 광현이의 별명은 후보다. 한 번도 경기에 나가지 못한 후보 선수이기 때문. 그러나 광현이는 누구보다 열심히 연습한다. 누가 보던지, 안 보던지. 왜냐하면 광현이는 정말로 축구를 좋아하고, 땀을 흘린 만큼 언젠가는 보상을 받을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윤 작가는 책 머리에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꿈을 지니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며 가슴에 꿈을 지닌 사람은 해진 옷을 입고 값싼 음식을 먹어도 하루가 즐겁고 신나게 마련이라고 말하고 있다.아름다운 후보라고? 내가 뭐가 아름다운데?, 넌 꿈을 지니고 있잖아. 그게 아름다운 후보지 뭐야. 책속 두 아이의 대화는 우리들에게 꿈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값 9천원./윤철원기자 ycw@kgib.co.kr

일본식 한자표기 벗은 우리땅 이름

경기문화재단은 일제시대 왜곡된 경기지역 옛지명을 되살리기 위해 1911년 조선총독부가 발간한 조선지지자료(朝鮮地誌資料)의 조사분석서인 경기 땅이름의 참모습에 이어 600쪽 분량의 조선지지자료-경기도편 영인본을 발간했다.조선지지자료(朝鮮地誌資料)는 일제가 조선의 식민통치를 위해 전국의 지명과 지지(地誌) 사항을 일본식으로 바꿔 기록한 것으로 국립중앙도서관에 54책으로 보관돼 있었다.조선지지자료는 일제의 행정구역 개편 등으로 왜곡되기 전인 100년 전 당시의 지리정보를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사료적 가치를 지녔다.영인본에 수록된 지역은 죽산수원남양부평연천음죽교하적성 등 총 37개 지역이다. 부록에는 과거 충청남도 영역이었던 평택을 담았으며, 제2권 양주편은 낙질되어 싣지 못했다.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일제에 의해 오염되고, 순우리말을 한자로 옮기면서 엉뚱한 글자로까지 표기됐던 경기도 지명의 본래 이름을 확인하는 등 지역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고유지명에 관한 조사연구를 통해 유관학문의 연구범위를 넓히고 누구나 손쉽게 원하는 지역 자료를 찾을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문의 (031)231-8575/이형복기자 bok@kgib.co.kr

산악계 전설 맬러리 일생 만화로

1924년 영국 히말라야 원정대에 참가해 정상을 불과 200m 앞두고 실종된 조지 맬러리의 실화를 다룬 만화 신들의 봉우리 12가 출간됐다.만화 아버지와 열네 살 등으로 국내에 잘 알려진 다니구치 지로가 그림을 그리고, 음양사의 원작가 유메마쿠라 바쿠의 동명 소설 신들의 봉우리가 원작이다.남성냄새 물씬 풍기는 이 산악만화는 실종된 맬러리의 종적을 추적하며 전개된다. 1999년 실종 75년 만에 맬러리의 시신을 찾았으나 그가 에베레스트 초등정에 성공했는지는 아직도 베일에 싸여 있다.이야기는 후카마치 마코토라는 사진작가가 우연히 맬러리가 에베레스트 원정 때 가지고 간 것과 똑같은 기종의 카메라를 입수하면서 시작된다.이어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는 전설적인 산악인 하부 조지를 만나며 그가 카메라의 원 주인인 것. 주인공격인 조지는 그가 산에 입문하게 된 계기부터 성장과정, 산악계의 전설이 되가는 과정이 농밀하게 그려져 있다.특히 극중 대부분 배경으로 등장하는 세계 명산은 세밀하며, 고산 특유의 고도감과 자연의 위대함이 적절히 표현돼 있다. 이 작품은 지난 2005년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 최우수작화상을 수상했다. 각 9천500원./이형복기자 bok@kgib.co.kr

서울 명소가 된 ‘춘천옥’ 성공실화

춘천옥은 손님을 미치게 만드는 공장입니다.보쌈과 막국수로 서울 장안의 대표 요식업으로 성장한 춘천옥의 성공실화를 담은 장편소설 춘천옥 능수엄마(JANA문화사 刊)의 한대목이다. 저자 김용만씨가 실제 춘천옥을 운영한 자신의 경험을 소설에 녹여낸 것. 개업 당시 테이블 4개에 직원 1명 뿐인 춘천옥을 3년만에 테이블 100개, 직원 40명이 넘는 음식점으로 탈바꿈시켰다.그는 왜 음식점을 택했을까.자기 이속만 찾는 시대에 사람들간의 끈끈한 믿음과 유대를 회복하고 싶었어요. 음식점에서 주인과 종업원과의 관계를 통해 신뢰성을 잘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표면적으로 창업성공기처럼 보이지만 내면은 다른다. 작가는 예술적 신념을 지닌 장인정신으로 사람을 대한다.춘천옥에 오신 손님은 왕처럼 대접 받기를 좋아하면서도 어떤 초월적인 존재에 지배당하고 싶어합니다. (중략) 손님들께 이렇게 외치고 싶어요. 미침의 세계를 체험하시요! 제가 직원들을 미치게 하고, 직원들이 춘천옥을 미치게 하고, 손님들이 저를 미치게 합니다. 미침의 순환이죠이야기 하나하나 생동감 넘친다. 노름방을 드나들던 능수 엄마가 춘천옥의 팀장을 맡으면서 생기를 얻고, 경쟁 업체인 대승옥 그리고 춘천옥을 찾는 정치, 경제, 문화 등 각 분야의 단골손님이 재미를 더 한다.최동호 고려대 국문화 교수는 추천사에서 박진감 넘치는 전개는 이 소설 속 등장인물이 금방 시장 거리에 있는 음식점에서 튀아나올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인간성 회복을 쫓는 작가의 바람은 소설 곳곳에 나타난다.손님이 북적대기만을 바랐습니다. 이익이 나든 말든, 재산이 모아지든 말든 그건 알 바 아니었죠. 손님 끄는 재미에만 미칠 뿐이었습니다. 손님이 미어터지면 흥이 나고 손님이 떨어지면 사는 맛을 잃었어요.소설은 빠른 스피드로 진행된다.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다루며, 주인공의 회상 과정을 거쳐 폭넓은 시간을 넘나든다. 당시 소외된 계층이 세상과 부딛히는 가운데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 모습도 엿보게 된다.대개 성공스토리처럼 대승옥이 등장하며 춘천옥은 위기를 맞는다. 그러나 주인공이 탁월한 능력을 발휘, 춘천옥을 정상궤도에 올려 놓는다. 뛰어난 경영전략과 특별히 사람을 대하는 노하우. 여기다 최고의 음식으로 고객을 사로잡는 이야기가 쉴틈 없이 전개된다.인간성 회복이란 주제를 부각시키기 위해 재미난 요소를 몇 가지 첨가했어요. 음식 비결이나 제가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직접 겪어본 유명인들의 이야기죠. 또 음식에 대해선 아내한테 많은 조언을 얻었죠.김용만 작가는 소설속 주인공처럼 잘 나가던 음식점을 접고 지난 2005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에 서종문학박물관을 건립했다. 현재 경기대학교 초빙교수로 활동하며, 계간 서정시학에 세계문학기행을 연재하고 있다. 값 1만원./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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