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에서 의료진은 생명 유지를 넘어 삶의 질을 높이는데 더 없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람 살리는 의술과 인술을 펼치기 위해 최소한 지켜내야 할 의사들의 자긍심은 시대를 막론하고 중요하고 화두였고 이제 막 산업화를 일구던 1970년대 초반에도 최전방에서 목소리를 내던 의사는 존재했다. 정형외과 전문의로 백성병원장과 안중백병원 이사장을 지낸 故백성길 원장도 그런 사람이었다. 그의 삶을 담은 책 ‘의사목수 백성길’에선 의료진을 대변해 목소리를 내던 한 사람의 치열함과 가족을 위해 헌신하던 한 가장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아내이자 산부인과 전문의로 평생을 함께한 최보원 백성병원장이 기록했기에 이 책은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최보원 백성병원장과 백씨는 대학시절 인턴과 레지던트로 만나 반세기를 함께했다. 남편을 아는 사람들이 그를 좀더 오래 기억해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을 냈지만 최씨는 “남편의 삶을 기록한 책이지만 그의 인생을 따라가다 보니 수원 지역의 역사, 의료계의 변화와 발전을 알 수 있었다”고 말한다. 1970년대 수원은 산업화·도시화로 크게 성장하는 도시였지만 그 이면엔 산업재해와 교통사고 급증이 뒤따랐다. 늘어나는 인구에 비해 의사수는 턱없이 부족했던 당시 수원 내 두 번째 정형외과 전문의였던 백씨는 1975년 군의관을 마친 다음날부터 수원 제일병원 정형외과 과장으로 일을 시작했다. 수많은 산업재해·교통사고 환자를 돌보며 여러 도구를 이용해 부러진 뼈를 고정하고 단단히 잇는 과정이 목수와 닮아 백씨는 스스로를 ‘의사목수’라고 불렀다. 1992년 백성의원을 개원한 이후 2000년대 초반까지 백씨는 수원 인근 지역의 수많은 생명을 상대했다. 최씨는 “1997년 수원시의사회장 선출 이후 ‘수원시의사회사'를 발간하는 등 의료인으로서 외부 활동을 이어갔다”며 “현장을 지키던 의사에서 의료인의 위상과 단합을 챙기며 제2의 삶을 살았다”고 전했다. 백씨는 축적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병원 운영과 의료산업 제도 개선, 의료인 친목 도모와 권익 신장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2001년부터 2012년까지 대한중소병원협회, 경기도병원회, 대한병원협회에서 활동하며 병원과 국가 의료정책에 대해 발전 방안을 연구하고 회원간 친목을 도모했다. 특히 대형병원 환자 집중 현상에 목소리를 내며 중소병원 지원육성법 제정을 촉구하는 등 중소병원·의원의 입장을 대변했다. 최씨는 “남편은 의료인 못지 않게 수원에 대한 자긍심이 컸다”며 “모교인 매산초 총동문회장으로서 개교 100주년을 맞아 출간한 ‘매산 100년사'는 그가 모교와 수원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깅조했다. 비용과 자료 확보 등 모든 면에 앞장서서 지원했던 백씨는 훗날 “아내가 반대했으면 하지 못했을 일”이라며 “산부인과 전문의로 환자를 돌보며 두 딸을 훌륭히 키워낸 아내가 참 고맙다”며 모든 공을 최씨에게 돌렸다. 최씨 역시 “참 열심히, 바쁘게 살던 남편이지만 그만큼 자신과 가정에도 충실했다”고 회상했다. 백씨는 암 진단 이후 수술과 항암, 회복을 반복했고 2021년 패혈증으로 조금은 급하게 세상을 떠났다. 최씨는 백씨를 아는 사람들과 무엇보다 아직 어린 외손주들이 할아버지를 잊지 않고 기억하길 바라며 1년 여에 걸쳐 남편의 일생을 기록했다. 최씨는 “바쁜 와중에도 밖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하던 자상한 남편 덕에 그의 삶을 대신 쓸 수 있었다”며 “남편이 곁을 떠난지 어느새 5년째가 되어 간다. 대학 시절에 만나 50여년을 함께 했지만 언제나 자랑스럽고 훌륭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모든 게 빠르게 변하고 속절없이 사라지는 시대다. 얼마 전 화려하게 오픈한 새 가게가 어느새 사라지고 익숙했던 간판이 업종까지 바뀌는 건 비일비재하다. 단골 가게들도 대형 프랜차이즈에 밀려 고전하기 일쑤인 상황. 이토록 숨 가쁘게 변하는 시대에 수십년을 묵묵히 버텨온 곳들이 있다. 대를 이어가며 가업을 지켜온 노포들이다. 세월의 풍파를 견디며 굳건히 지킨 시간들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그래서 노포는 애써 찾아가도 후회가 없다. 따뜻한 한 그릇의 음식으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곳, 세월만큼 깊어진 경기도의 노포를 만나보자. 김포 쉐프부랑제. 경기관광공사 제공 ■고소한 빵 냄새로 하루를 여는 곳 ‘김포 쉐프부랑제’ 쉐프부랑제는 오전 8시면 어김없이 문을 연다. 오븐에서는 잘 익은 빵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하고 한쪽에서는 부지런히 반죽을 치대기도 한다. 고소한 빵 냄새가 하루를 깨우는 시간이다. 쉐프부랑제의 대표는 이병재씨다. 전북 고창이 고향인 이 대표는 일찍부터 제빵 기술을 배웠다. 군산의 이성당과 마산의 코아양과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빵집을 거치며 기술과 경험을 쌓아 왔다. 1989년, 서울 양재동에 처음으로 개인 빵집을 열었고 2002년에는 지금의 자리인 김포 사우동으로 이전해 쉐프부랑제를 열었다. 현재 이곳에서 만드는 빵은 무려 100여종에 이른다. 그중에서도 유독 사랑받는 빵들이 있다. 수제 단팥소로 만든 ‘쌀단팥빵’, 얇게 저민 피칸이 가득한 ‘엘리게이터’, 당근 파운드 사이에 크림치즈가 듬뿍 들어간 ‘당근크림치즈파운드’다. 이 빵들은 진열대에 오르기 무섭게 팔려 나가는 인기 메뉴다. 대표가 제과·제빵 명인인 만큼 맛은 말할 것도 없다. 이제는 두 아들이 가업을 이어받아 그와 함께 반죽을 만진다. 지나온 시간에 더해 앞으로 차곡차곡 쌓일 쉐프부랑제의 시간까지 이곳의 빵에는 시간의 맛이 담겨 있다. ■지동 순대·곱창타운의 대표주자 ‘수원 호남순대’ 수원의 역사가 흐르는 팔달문 근처 지동시장 안에는 지동 순대·곱창타운이 자리하고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넓은 시장 전체가 순대와 곱창을 판매하는 개방형 가게들로 가득하다. 그중에서도 ‘호남순대‘는 시장의 터줏대감이나 다름없다. 1980년대 중반부터 이곳에서 영업을 시작했으니 40년이 넘는 시간이다. 처음에는 순대만 팔다가 순댓국까지 만들어 팔았는데 손님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세월이 흐르며 메뉴도 자연스럽게 늘어 지금은 순대곱창볶음이 가장 많이 찾는 대세 메뉴다. 호남순대는 오전 4시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수원의 아침을 여는 가게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24시간 우려낸 사골 육수로 끓인 순대국밥은 잡내도 없고 국물이 진하다. 다른 잡뼈는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돼지뼈만으로 우려냈기 때문이다. 소박한 서민 음식으로 화려하진 않지만 오랫동안 변함없이 사랑받아 온 이유가 분명한 한 그릇이다. 호남순대의 영원한 대표 메뉴다. 순대곱창볶음 역시 빠질 수 없다. 순대와 곱창을 기본으로 부추, 깻잎, 대파, 양배추 등 다양한 채소와 쫄깃한 당면이 듬뿍 들어간다. 식사는 물론이고 술안주로도 최고다. 지동시장의 풍경과 소리 속에서 호남순대는 오늘도 변하지 않는 방식으로 음식을 내놓는다. 세월이 흘러도 다시 찾게 되는 이유가 이곳에는 분명히 있다. ■70년간 한자리를 지켜온 ‘파주 덕성원’ 경의중앙선 금촌역에서 300여m 떨어진 곳, 파주의 대표 전통시장인 금촌통일시장이 있다. 1906년 경의선 금촌역이 생기면서 형성되기 시작했으니 시장 자체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시장의 북쪽에는 이 역사 못지않은 세월을 버텨온 중화요릿집이 있다. ‘정성을 담아내는 곳’이라는 의미의 ‘덕성원’이다. 1954년 처음 문을 열었으니 무려 70여년 전이다. 세월의 흔적은 가게 안에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벽면에는 몇 장의 흑백사진이 걸려 있는데 1960년대에 촬영한 옛 덕성원의 모습이다. 수십년 단골들도 사진을 보며 옛날을 추억한다. 낡은 사진 중에는 덕성원 앞에 세워진 짐자전거 안장 위에 앉거나 엄마의 손을 잡고 서 있는 아이가 보인다. 모두 현재 덕성원 대표 이덕강씨의 어린 시절 모습이다. 이 대표는 덕성원의 3대 대표이고 현재는 아들이 주방을 맡고 있다. 덕성원은 이렇게 4대째 가업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렇게 오래도록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하다. 가게의 이름처럼 묵묵히 모든 음식에 정성을 담아낸 덕분이다. 해산물은 냉동을 사용하지 않고 채소는 늘 싱싱한 것만 고집한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오랜 시간 불 앞에서 쌓아온 시간이 녹아 있는 음식들이다. 시간이 지나도 맛을 대하는 태도만은 변하지 않았다. ■모양도 예쁘고 소화도 잘되는 삼색면 ‘안산 이조칼국수’ 이조칼국수는 안산의 맛집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 곳이다. 35년간 한자리를 지키며 동네 사람들의 식탁을 채워 왔다. 이곳의 칼국수는 면부터 눈길을 끈다. 칼국수 면은 세 가지 색이다. 흑미 찰현미, 콩가루, 부추를 각각 섞어 반죽한 삼색면은 모양도 예쁘고 소화도 잘된다. 여기에 해산물로 우려낸 국물은 담백하면서도 감칠맛이 살아 있다. 특히 핵심 재료인 조개류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주 3회 이상 공수해 신선함을 유지한다. 칼국수를 주문하면 가장 먼저 보리밥 한 그릇이 테이블에 놓인다. 약간의 고추장과 무생채를 더해 비비면 식욕을 돋우기에 제격이다. 이 한 그릇 덕분에 칼국수가 나오기 전부터 식탁이 분주해진다. 이조칼국수에는 또 다른 인기 메뉴도 있다. 팥칼국수와 팥죽이다. 좋은 팥을 고르는 것부터 알맞은 농도를 맞추는 과정까지 손이 많이 가지만 그만큼 맛이 확실하다. 칼국수 못지않게 많이 팔리는 메뉴다. 또 하나 이 집의 음식을 이야기할 때 김치를 빼놓을 수 없다. 칼국수와 찰떡궁합인 김치는 별도로 판매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3대째 이어오는 모녀의 전통 김치, 정직한 재료와 손맛으로 쌓아온 시간이 이조칼국수에는 가득하다. ■고즈넉한 한옥에서 맛보는 스키야키 ‘양평 사각하늘’ 북한강을 끼고 하류 방향으로 달리다가 문호리에서 푯대봉 방향으로 좌회전하면 좁은 마을길이 이어진다. 언덕길을 500여m 오르면 한옥 건물 하나를 만나는데 마치 영화 세트장을 연상케 할 정도로 고즈넉하다. 일식 스키야키를 전문으로 하는 ‘사각하늘’이다. 간판이 없어 사전 정보가 없다면 지나치기 쉽지만 그만큼 일부러 숨겨둔 듯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놀랍게도 이 한옥을 지은 사람은 일본인 건축가다. 주인 내외 중 일본인 남편은 한옥의 매력에 빠져서 이곳을 지었고 한국인 아내는 다도와 일본식 코스요리인 가이세키를 오래도록 공부해 왔다. 두 사람의 취향을 녹여 사각하늘이라는 공간이 1998년 만들어졌다. 실내에 들어서면 단정하고 절제된 분위기가 먼저 느껴진다. 과하게 꾸미지 않은 모습에 몸과 마음이 모두 편안해진다.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요리는 스키야키 한 가지다. 철판에 배추, 버섯, 파, 쑥갓 등의 채소를 볶다가 육수를 붓고 끓인 후 얇게 썬 소고기를 넣는다. 이렇게 익힌 재료들을 날달걀에 찍어 먹는 방식이다. 남은 육수에는 우동을 끓여 먹으며 마무리한다. 별채에서는 다실 말차 체험도 가능하다. 다다미가 깔린 방에는 조명이 없으며 오로지 창호지 너머의 자연광과 촛불에만 의지한다. 차를 마시며 사유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체험이다. 식사와 말차 체험 모두 100% 예약제로만 운영한다. 그래서 이곳에서의 시간은 더욱 조용하고 더 천천히 흐른다. ■한 가족의 삶이 녹아 있는 ‘이천 장흥회관’ 이천 장흥회관은 1982년부터 같은 자리에서 영업하고 있는 식당이다. 간혹 ‘장흥’이라는 이름 때문에 창업주의 고향이 전남 장흥일 거라는 오해도 받지만 실제로는 전남 무안이다. 8남매의 장남인 창업주는 사업에 실패한 후 이천의 장흥회관 앞에서 보따리장사를 시작했다. 그러다 식당이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고민 끝에 식당을 인수하게 된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 남의 돈을 빌려 인수한 터라 간판을 새로 달 여유조차 없었다. 그렇게 이전 식당의 간판을 그대로 사용한 이름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장흥회관이다. 장흥회관은 전골요리 전문식당이다. 대표 메뉴는 낙곱전골로 낙지와 곱창이 어우러진 국물에서 느껴지는 신선한 해물과 육류의 깊은 맛이 일품이다. 또 다른 대표 메뉴는 차낙곱전골이다. 이 메뉴는 2대 운영자인 창업주의 아들이 우연히 개발했다. 영업을 마친 뒤 친구들과 낙곱전골을 끓이다가 재료가 모자라 차돌박이를 대신 넣은 게 시작이었다. 예상보다 좋은 맛에 정식 메뉴로 개발하게 됐다. 기존 재료인 낙지와 곱창에 고소한 차돌박이가 더해져 더욱 풍성한 맛이 난다. 지금은 차낙곱전골을 찾는 손님이 더 많을 정도다. 어쩔 수 없는 선택에서 시작된 가게이름부터 우연한 재료 선택으로 완성된 메뉴까지 장흥회관의 전골 속에는 한 가족의 선택이 함께 끓고 있다.
가수 구준엽(56)이 지난해 세상을 떠난 아내 고(故) 서희원의 묘비를 닦는 모습이 목격됐다. 6일 넥스트애플 등 대만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서희원의 팬인 한 네티즌은 지난 3일 대만 금보산에 있는 서희원의 묘지를 찾았다가 구준엽을 만났다. 이 대만 팬은 구준엽에게 한국어로 “저는 쉬시위안(서희원)의 팬”이라고 인사를 건넸다고 전했다. 그러자 구준엽은 말없이 고인의 묘비를 가리켰고, 준비해온 물품을 꺼낸 뒤 바로 묘비를 닦기 시작했다. 대만 팬은 “구준엽이 기분이 안 좋아 보였고, 말도 하기 싫어하는 것 같았지만 그가 무엇을 할지 궁금해서 멀리서 지켜봤다”며 “그가 아주 진지하고 힘차게 묘비를 닦았다. 묘비 앞뒤를 모두 닦고 있었다”고 말했다. 묘비를 닦은 구준엽은 한동안 그 자리에 머물렀고, 서희원의 팬들은 구준엽의 행동을 보고 슬퍼져서 자리를 떠났다고 전했다. 구준엽은 지난해 2월 세상을 떠난 서희원의 묘소를 자주 찾아 대만 현지 네티즌들의 목격담이 종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왔다. 한편 구준엽과 서희원은 영화 같은 러브스토리로 유명하다. 1998년 만나 1년간 열애하다 헤어진 두사람은, 20여 년 만에 재회했고 2022년 두 사람은 정식 부부가 됐다. 하지만 서희원은 지난해 2월 일본 가족 여행 중 독감에 걸린 뒤 폐렴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이천문화재단(대표이사 이응광)과 한국예총이천시지회(회장 최갑수)가 이천시 문화예술 상생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협약식은 이응광 대표이사와 최갑수 회장 등 두 기관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번 업무협약은 상호 보유한 인적·물적 자원을 공유하여 지역사회 문화예술 증진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추진됐다. 협약에 따라 두 기관은 지역예술인 지원 방안에 대한 상호 교류와 시민 문화향유 기회 확대를 위한 상호 협력, 지역문화 발전을 위한 정보 공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최갑수 회장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문화예술로 연결되는 지역사회를 조성하겠다”며 “이를 통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문화예술의 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응광 대표이사는 “한국예총이천시지회는 지난 27년간 이천시의 공연예술 네트워킹을 선도해 온 기관으로서, 상호 협력한다면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가 더욱 풍성해질 것”이라며 “앞으로도 교류를 이어가 지속가능한 지역문화 협력관계를 구축해 가겠다”고 전했다.
윤유석 경희대 학술연구교수가 제6대 경기학회장으로 선출됐다. 경기학회는 최근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6대 회장에 윤유석 경희대 학술연구교수, 수석부회장에 박준범 (재)서울문화유산연구원 부원장을 선출했다고 5일 밝혔다. 임기는 이달부터 2년간이다. 윤 신임 회장은 한국외국어대에서 문화콘텐츠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경희대 아프리카연구센터 학술연구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지역학, 문화연구, 스토리텔링을 아우르는 연구를 수행하는 한편 경기지역의 문화콘텐츠 개발에 참여하며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윤 회장은 “급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지역학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학문적 깊이와 사회적 확장성을 함께 갖춘 학회로 나아가도록 노력하겠다”며 “회원들이 활발히 참여하면서 지역의 변화를 이끌어갈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 조성하는 데도 힘을 쏟겠다”고 전했다.
한국계 매기 강 감독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휩쓸며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데헌은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 바커행어에서 열린 제31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경쟁작이었던 ‘주토피아 2’, ‘엘리오’ 등을 제치고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을 수상했다. 또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시즌3로 TV 부문 외국어 시리즈상을 받았다. 케데헌은 할리우드의 애니메이션 명가 디즈니와 픽사 스튜디오의 ‘주토피아 2’, ‘엘리오’ 같은 쟁쟁한 작품들을 제치면서 3월 열리는 아카데미(오스카상) 수상 가능성에도 한 발짝 다가섰다. ‘골든’의 가수이자 작곡가 이재는 주제가상 수상 소감으로 “이 노래는 (주인공 캐릭터) ‘루미’가 일어나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스스로에게 설득하는 표현이어야 했다”며 “여러모로 그것은 내게도 같은 의미였지만, 무엇보다 전 세계 수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고 있는 것이 진정한 영광”이라고 밝혔다. 이후 케데헌이 장편 애니메이션상 수상작으로도 잇달아 호명되자 제작진과 이병헌 등 목소리 배우들, 사운드트랙을 부른 가수들이 모두 무대에 올라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매기 강 감독은 “이 영화의 여정은 7년 전, 한국 문화에 대한 내 개인적인 러브레터이자, 음악의 힘, 그리고 세상에서 원하는 모습과 내면의 진짜 모습을 조화시키려 애쓰는 모든 이들을 향한 마음에서 시작됐다”며 “이 영화를 발견하고 처음부터 응원해 준 팬 여러분께 정말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케데헌은 11일 열리는 골든글로브 어워즈에서도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 박스오피스 흥행상 등 3개 부문 후보에 올라 다관왕 등극에 도전한다. ‘오징어 게임’은 이날 시상식에서 경쟁작 ‘아카풀코’, ‘라스트 사무라이 스탠딩’ 등을 제치고 TV 부문 최우수 외국어 시리즈상을 세 번째로 수상했다. 앞서 ‘오징어 게임’ 첫 번째 시즌은 2022년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한국 드라마 최초로 TV 최우수 외국어 시리즈상을 받았다. 아울러 주연배우 이정재는 한국 배우 최초로 드라마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또 2025년 시상식에서는 오징어 게임이 시즌 2로 다시 최우수 외국어 시리즈상을 받았다. 한편 이번 시상식에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가 각색상과 외국어영화상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두 부문 모두 수상이 불발됐다. 외국어영화상은 ‘시크릿 에이전트’, 각색상은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의 각본을 쓴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에게 돌아갔다. 한편 크리틱스초이스협회(CCA)는 미국과 캐나다의 방송·영화 비평가와 기자 600여명이 소속된 단체로, 이들이 매년 초 여는 크리틱스초이스 시상식에서는 영화와 TV 부문으로 나눠 우수한 작품과 배우들을 선정해 시상한다. 이 시상식의 TV 부문에서는 시즌 구분 없이 후보 및 수상 작품명만 공개한다.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관람객이 함께 돌아보고 국내외 심사위원들의 통찰력 있는 비평을 통해 작가상 선정 과정의 일부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올해의 작가상 2025’의 최종 수상 작가 선정을 위한 ‘작가-심사위원 대화’를 오는 13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MMCA다원공간에서 개최한다. 행사는 후원작가 4인과 국내외 심사위원단의 대담으로 이뤄지며 일반 관람객 참여가 가능하다. ‘작가-심사위원 대화’는 ‘올해의 작가상’이 단순히 수상제도로 한정되는 지점을 경계하고, 전시를 통한 담론 형성과 소통에 충실하고자 2023년부터 도입한 제도이다. 후원작가 4인이 직접 자신의 작품과 세계관을 소개하고, 국내외 심사위원들과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전시기간 동안 관람객들이 직접 남긴 질문들 중 일부와 현장 객석의 질문에 대해 작가들의 답변을 들으며 소통하는 시간도 마련될 예정이다. ‘올해의 작가상 2025’ 최종 수상 작가는 본 행사에 이은 비공개 2차 심사를 거쳐 15일에 발표된다. 당일 현장 참여가 어려운 관람객을 고려해 추후 프로그램 녹화본이 MMCA 유튜브 채널로 송출될 예정이다. 일반 관람객의 현장 참여는 지난 5일 자정부터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을 통해 최대 220명 선착순으로 사전 신청 받고 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작가-심사위원 대화’가 ‘올해의 작가상’이 보여주는 동시대 한국미술의 지형도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이자 소통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현대미술의 새로운 흐름과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수 임재범(62)이 40년 음악 인생을 뒤로하고 가요계 은퇴를 선언했다. 4일 소속사 블루씨드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임재범은 현재 40주년 전국투어 콘서트 ‘나는 임재범이다’를 끝으로 무대를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임재범은 이날 오후 6시20분 방송되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은퇴에 대한 입장을 전할 예정이다. JTBC가 공개한 예고 영상에서 그는 “많은 시간, 참 많은 생각을 해봤었는데 이번 40주년 공연을 끝으로 무대를 떠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임재범은 2025년 11월29일 대구를 시작으로 인천, 부산 등지에서 전국투어 콘서트를 열고 있으며, 서울 공연은 오는 17~18일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다. 임재범은 1986년 밴드 시나위 1집으로 데뷔했다. 이후 ‘너를 위해’, ‘비상’, ‘고해’, ‘사랑보다 깊은 상처’ 등 여러 히트곡을 냈다. 현재 JTBC 음악 경연 프로그램 ‘싱어게인 4’ 심사위원으로 출연하고 있고, 2025년 9월 신곡 ‘인사’를 발표하며 정규 8집을 발매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포천장애인총연합회가 내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박창진 회장이 전국 규모 문예대회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했다고 5일 밝혔다. 박창진 포천시장애인총연합회 회장은 최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2회 전국장애인과 함께하는 문예글짓기대회’ 시상식에서 수필 ‘지혜로운 환자생활’로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받았다. 이번 대회는 한국장애인유권자연맹과 장애인뉴스가 공동 주최했으며, 전국의 장애인을 대상으로 문학을 통한 사회 참여와 자기 표현을 장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수상작 ‘지혜로운 환자생활’은 병원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겪는 무료함과 불편함을 개인의 성찰과 공동체적 소통의 시간으로 전환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에세이다. 박 회장은 병실 안에서 환자들 스스로 규칙을 만들고, 서로의 삶을 경청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병원 생활을 ‘견디는 시간’이 아닌 ‘의미를 만드는 시간’으로 바꿔 나간 경험을 진솔하게 풀어냈다. 작품은 환자라는 위치에서 겪는 억압과 불편, 인간의 욕망과 갈등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동시에, 대화와 공감이 어떻게 공동체를 회복시키는지를 섬세하게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단은 “일상의 불편함 속에서도 삶의 지혜를 발견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긍정의 해법을 찾아가는 태도가 진정성 있게 표현됐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박 회장은 2016년 대한문인협회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한 이후 꾸준히 문학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최근 3년간 지역 신문 칼럼 연재를 통해 장애인 인식 개선과 포용적 공동체 문화 확산을 위한 메시지를 전해왔다. 문학과 현장 활동을 병행하며 장애 당사자의 시선에서 사회를 바라보는 글쓰기를 지속해 왔다는 점도 이번 수상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박 회장은 수상 소감에서 “병원 생활은 누구에게나 힘들 수 있지만, 마음의 방향을 바꾸면 그 공간 또한 배움과 감사의 장소가 될 수 있다”며 “이번 글이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응원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포천시장애인총연합회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지역 장애인들이 문화예술을 통해 사회와 소통하고, 자신의 경험과 이야기를 당당히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더욱 넓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예술나눔 ‘아이프칠드런’ 무한상상 날개 단 ‘꿈·생각’… AI, 예술이야~ “예술의 본질은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고 표현하는 과정에 있다고 봅니다. 아이프칠드런은 ‘잘 그려야 한다’는 틀을 깨고 싶었습니다. ‘너의 이야기를 해도 괜찮다’, ‘마음을 꺼내도 안전하다’는 경험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오랫동안 예술교육은 재료와 기법, 결과 중심의 평가 체계 안에 머물러 있었다. ‘잘 그리는가’, ‘완성도가 높은가’가 기준이었고 입시 중심의 교육 환경 속에서 예술은 어렵고 낯선 영역이 되기 일쑤였다. 기술 역시 ‘차갑다’는 인식이 강했다. 공익재단 아이프칠드런이 시도한 예술과 인공지능(AI)의 결합은 이러한 편견을 뒤흔든다. 예술은 기술과 만나도 여전히 ‘회복’과 ‘성장’의 언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 경기도 청소년들이 경험한 ‘움직이는 상상’ 지난해 여름 경기도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된 ‘AI 디지털팔레트 예술공유학교’는 그 실험의 현장이었다. 경기문화재단, 경기도교육청, 아이프칠드런이 협력한 이 사업에는 고양·수원·의정부 지역의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고등학생, 특수학교 재학생과 학교 밖 청소년 등 90명이 참여했다. 아이들은 아이프칠드런의 예술나눔 프로그램을 함께하는 ‘엔젤아티스트’ 8명의 작가들과 ‘나의 생각’, ‘꿈’, ‘경험’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이를 생성형 AI로 영상 작품으로 확장했다. 결과물은 경기상상캠퍼스에서 전시로 이어져 1천명이 넘는 관람객과 만났다. 김윤섭 이사장은 AI를 “정답을 내는 도구가 아니라 상상력을 확장하는 예술적 파트너”라고 설명한다. 2D 이미지가 영상으로 바뀌는 과정에서도 변화를 이끈 주체는 아이들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한 아이가 ‘이건 내가 겪은 일을 그림으로 만든 거예요’라고 말한 장면입니다. 말로는 설명하지 못했던 경험을 이미지로 꺼내놓은 거죠.” 아이들은 AI를 ‘대신 그려주는 기계’가 아니라 ‘내 생각을 더 잘 보이게 해주는 도구’로 받아들였다. 그 순간 예술은 결과물이 아니라 삶을 정리하는 언어가 됐다. 미술사 박사 출신인 김 이사장은 2022년, ‘미래의 예술(Art In Future)’이라는 뜻을 담아 아이프칠드런(AiFchildren)을 발족했다. 방향을 아이들에게로 튼 이유는 분명했다. 예술의 힘이 정작 가장 필요한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충분히 닿지 않고 있다는 현실을 봤기 때문이다. ■ 미래세대 주목... “언어·문화는 달라도 마음은 같아” 아이프칠드런의 활동은 경기도를 넘어 국외로 확장되고 있다. 동두천의 다문화국제학교에서 시작된 수업은 튀르키예, 탄자니아, 이집트로 이어졌다. 김 이사장이 그리는 다음 그림은 ‘플랫폼’이다. 경기도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출발점으로 디지털 기반의 예술 콘텐츠를 다른 지역과 국가, 세대로 확장하는 구조다. 그는 “새해엔 AI 디지털팔레트 사업을 경기도 전역으로 확대해 다문화 학생들과도 연결하고, 나아가 시니어 세대까지 아우르는 예술 교육을 구상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배운 것을 다시 어른에게 건네며 세대의 틈을 예술로 잇는 장면이다. 예술은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자기 삶을 다시 바라보는 용기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나경기자 도전 즐기는 ‘액티브 시니어’ 나이답게 ‘필 충만’… 힙한 시니어 ‘춤생춤사’ 수동적이고 보수적이었던 기존 시니어들의 틀을 과감히 깨고 하고 싶은 문화 예술 활동에 도전하는 ‘젊은 어르신’들이 있다. 팝핀과 웨이브를 배우며 젊음의 상징인 ‘홍대 클럽’ 일대에서 자신들의 끼를 발산하는 이들에게 나이는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일산에 거주하며 가구점을 운영하는 김창만씨(65)는 일주일에 한 번 경의중앙선에 몸을 싣는다. 귀에 꽂은 이어폰에선 유튜브에서 검색한 ‘힙합 플레이리스트’가 흐르고 언젠가 음악에 맞춰 ‘간지’나게 리듬을 탈 나를 상상하며 서울 마포구 홍대 근처 댄스 스튜디오로 향한다. 김씨가 본격적으로 춤을 배우기 시작한 지는 3년 남짓, 2019년부터 시니어모델 활동을 하며 나름대로 끼를 발산해 왔지만 젊은 시절부터 막연히 품어온 ‘마이클잭슨 춤’에 대한 열망이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동네 케이팝 댄스학원에 등록해 10대들 틈에서 애를 써보기도 했지만 체력도 달리고 취향에도 맞지 않았다. “우리 나이대는 주로 사교댄스를 많이 하는데 저는 별로 내키지 않았습니다. 스타일도 춤도 정형화된 것이 재미없어 보이더라고요. 60대라고 해서 점잖기만 한 취미를 고수할 필요 있나요. 내가 원하고 좋아하는 스타일을 쫓는 마음은 그 누구보다 젊습니다.” 댄스학원에서 배운 기본기를 토대로 유튜브 영상을 보며 팝핀, 웨이브 등을 독학하던 김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중년댄스 a.d.p.커뮤니티’ 양진경 강사(33)를 만났다. 먼거리를 마다 않고 강습을 위해 연습실에 방문했을 때 김씨는 또 한번 반가웠다. 김씨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또래의 학생 4~5명이 춤에 대한 열정 하나로 모여있었기 때문이다. 주로 전문 댄서가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춤을 가르쳐 온 양씨는 “케이팝 안무는 빠르고, 줌바나 에어로빅은 올드해서 중간 지점을 찾는 중년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돼 강습을 시작했다”며 “춤을 추는 것은 ‘연령’보단 초보와 숙련자의 차이만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힙합 댄스를 배운 지 1년 반 정도 된 권재희씨(58)도 양씨의 SNS를 통해 유입된 케이스다. 과격한 안무는 에어로빅 같아지고, 우아함을 강조한 사교댄스는 권씨가 추구하는 방향과는 맞지 않았다. 작은 동작에도 멋이 나고 리듬과 느낌이 충만한 춤을 추고 싶었던 그는 양 강사를 발견했을 때 구세주를 만난 기분이었다. 하루 아침에 춤을 잘 추게 될 거란 욕심을 부리지 않고 2~3년 후를 바라보며 차근차근 한 동작씩 습득했다. 춤을 배우던 초기엔 안되는 동작을 억지로 하려다가 근육이 뭉치고 오십견이 와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지만 춤에 대한 열정을 막진 못했다. 권씨는 “하다 보니 조금씩 늘고 안 되던 동작이 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이젠 몇 년 후엔 어떤 춤을 출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들의 수업은 댄스학원이나 노인복지관 등 특정 시스템에서 속해있지 않다. 학생들은 강사의 SNS를 통해 알음알음 모였고 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반씩 수업한다. 장소는 수업이 있을 때마다 홍대 근처 공유 스튜디오를 대여해 진행하고 날씨가 좋은 날엔 한강에서 릴스를 찍거나 소박한 버스킹을 하기도 한다. 강사도, 학생도 특정한 틀 없이 춤이 좋아 모인 이들은 입을 모아 “가늘고 길게, 오랫동안 춤추고 싶다”고 말한다. 권씨는 “비슷한 취향과 결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쉽지 않다”며 “기회가 된다면 시니어 댄스 크루를 결성해 함께 춤도 추고 작은 무대에도 서며 댄서로서의 경험을 쌓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