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이라는 숫자가 문경은 감독(54)의 시간을 증명했다. 수원 KT 소닉붐은 27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KBL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78대75로 꺾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이 승리로 문경은 KT 감독은 개인 통산 300승을 달성하며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화려함보다 꾸준함으로, 결과보다 과정으로 쌓아 올린 기록이다. 300승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는 “고민과 실패, 고뇌와 성공이 반복된 결과가 숫자로 남은 것”이라며 “그 과정을 떠올리면 의미가 굉장히 포괄적”이라고 말했다. 연패 속에서 달성한 기록이었기에 감정은 더욱 복합적이었다. 문 감독은 “개인적으로 정말 이루고 싶었던 300승이었지만, 과정과 상황을 돌아보면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다”며 기록 뒤에 숨은 현실도 함께 짚었다. 숫자보다 팀의 현재를 먼저 바라본 시선은 300승을 더욱 묵직하게 만든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첫 승’을 꼽았다. 2011-2012시즌, 공교롭게도 KT를 상대로 거둔 감독 첫 승이다. 문 감독은 “당시에는 모든 걸 노트에 적어가며 준비했다. 그땐 엄청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다시 보면 정말 허술했다”며 웃었다. 이어 “선수들과 함께 배우고, 같이 뒹굴던 시기였다”고 덧붙였다. 초보 감독의 열정과 시간이 만들어낸 성장이 고스란히 담긴 회상이었다. 통산 300승을 가능하게 한 비결로는 ‘소통과 신뢰’를 강조했다. 문 감독은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프런트까지 세 덩어리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며 “결국 소통과 신뢰가 팀을 만든다”고 힘줘 말했다. 그의 농구 철학은 ‘원팀’이라는 키워드로 압축된다. 올 시즌 10개 구단 중 6위에 머물러 있는 KT의 성적 기복에 대해서는 냉정한 진단을 내놨다. 그는 “빠른 농구를 추구하던 큰 틀이 김선형이라는 핵심 선수의 부상 이탈로 흔들렸다”며 “기존 문화를 지우는 작업과 새로운 시스템을 입히는 작업을 동시에 해야 했는데,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결과론이 아닌, 구조적 변화의 과정이라는 인식이다. 남은 시즌 목표는 분명하다. 문 감독은 “완전체를 구성해 내가 보여주고 싶은 농구로 성적을 끌어올리고 싶다”며 “시간은 걸렸지만 KT가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300승은 끝이 아니다. 그는 “앞으로도 더 발전하는 감독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다음 스텝을 향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수원 KT 소닉붐이 긴 터널의 끝에서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KT는 27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KBL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78대75로 제압하며 3연패에서 벗어났다. 이날 승리로 KT는 시즌 성적 12승14패를 기록하며 6위 자리를 지켜냈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연패에 빠지며 중하위권 탈출에 다시 제동이 걸렸다. KT의 중심에는 아이재아 힉스가 있었다. 힉스는 공수에서 활발한 에너지를 불어넣으며 20득점·8리바운드·4어시스트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데릭 윌리엄스도 골밑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보이며 힘을 보탰다. 경기 초반 흐름은 KT 쪽이었다. 힉스가 리바운드 이후 곧바로 속공을 전개하며 주도권을 잡았고, KT는 인사이드를 적극 공략하며 안정적인 득점 루트를 확보했다. 자유투로 차곡차곡 점수를 쌓은 KT는 1쿼터를 리드한 채 마쳤다. 현대모비스는 2쿼터 들어 외곽포로 반격에 나섰지만, 잦은 턴오버로 흐름을 완전히 가져오지는 못했다. 전반 종료 시점에도 근소하게 앞선 쪽은 KT였다. 승부는 3쿼터에 요동쳤다. 현대모비스가 픽앤팝 플레이를 앞세워 역전에 성공했고, KT는 공격 전개에 다소 답답함을 드러냈다. 박준영이 3점포 등으로 분전했지만, 현대모비스의 탄탄한 수비를 뚫기는 역부족이었고 58-59로 밀린채 3쿼터를 끝냈다. 그러나 4쿼터 들어 KT는 다시 기본으로 돌아갔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우위를 되찾았고, 스틸과 속공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박준영의 외곽포가 결정적인 흐름을 만들었다. 막판 현대모비스의 추격이 거셌지만, KT는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수차례 위기를 넘긴 끝에 3점 차 리드를 지켜내며 값진 승리를 완성했다. 이날 승리는 문경은 감독에게도 특별했다. 지도자 커리어 통산 300승. 오랫동안 발목을 잡았던 ‘아홉수’를 털어낸 순간이었다. 문 감독은 통산 승률 54.05%로 역대 7번째 300승 사령탑으로 이름을 올리며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KT는 승리와 함께 순위, 그리고 기록까지 모두 지켜냈다. 반등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는 더욱 컸다.
김정은(38·부천 하나은행)이 601번째 코트를 밟는 순간, 여자프로농구 역사서의 한 페이지가 새로 채워졌다. 기록보다 ‘끝’을 먼저 떠올린 베테랑은 그렇게 자신의 방식으로 새 역사를 완성했다. 김정은은 21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WKBL) 정규리그 아산 우리은행과 경기에서 1쿼터 종료 4분12초 전 교체 투입되며 개인 통산 601번째 출전을 기록했다. 이 순간을 기점으로 그는 WKBL 최다 경기 출전 단독 1위에 올랐다. 대기록의 주인공이 된 김정은의 시선은 의외로 담담했다. 그는 “601경기를 뛰었다는 생각보다는 이제 19경기밖에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결심한 만큼, 숫자보다 남은 시간을 더 또렷이 바라보고 있었다. 김정은은 2005년 신세계 쿨캣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이후 20년 가까이 코트를 지켜왔다. 팀의 변화와 환경의 굴곡 속에서도 그는 한결같았다. 신세계 시절을 지나 하나은행 창단 멤버로 활약했고, 우리은행으로 이적해 우승을 경험한 뒤 다시 친정팀 하나은행으로 돌아왔다. 지난 시즌까지 통산 590경기를 소화했고, 올 시즌 들어서도 팀이 치른 모든 경기에 출전하며 결국 ‘601’이라는 숫자에 도달했다. 김정은은 “신세계 때부터 하나은행 창단, 우리은행에서의 시간, 그리고 다시 돌아온 지금까지 모든 순간이 선명하다”며 “남은 경기 하나하나를 진심으로 뛰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기록 달성의 순간은 더 특별했다. 통산 600경기 출전으로 기존 공동 1위였던 임영희 우리은행 코치가 하프타임 행사에서 김정은에게 직접 꽃다발을 건넸다. 은퇴 결심에는 흔들림이 없다. 김정은은 “정말 잘 마무리하고 싶다”며 “하나은행에 와서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올랐던 것처럼, 이번에는 조금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 그것이 마지막 목표”라고 말했다. 601경기. 숫자는 하나의 기록이지만, 김정은에게는 농구 인생 전체를 관통한 시간의 무게다. 그리고 그는 지금, 그 마지막 장을 스스로 선택한 방식으로 써 내려가고 있다.
단순한 상승세가 아니다. 부천 하나은행이 여자 프로농구 시즌 초반 7승1패를 기록하며 선두로 치고 나섰고, 경기당 득점(68.1점), 경기당 리바운드(43.5개), 경기당 블록슛(4.5개) 등 모두 1위다. 그 배경에 명확한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이상범 감독의 색깔이 빠르게 스며들면서 이른바 ‘이상범 매직’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돌풍의 핵심은 화려한 전술 변화보다 팀 구조의 재정비에 있다. 이 감독은 부임 직후 선수단 운영을 철저히 분업화했다. 전술과 경기 운영은 본인이 맡고, 체력 관리와 선수 개별 파악은 정선민 코치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방식이다. 여자농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코치진의 강점을 극대화한 선택이 팀 안정으로 이어졌다.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팀 분위기다. 지난 시즌까지 이어진 패배 의식과 하위권 정서는 시즌 초반 연승을 통해 빠르게 지워지고 있다. 선수들은 6연승을 경험하면서 자신감이 쌓였고, 경기 운영에서도 주저함이 줄었다. 이는 단기간에 만들어진 결과라기보다 ‘이길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 변화로 평가된다. 코트 위에서는 기본기 강화가 두드러진다. 리바운드, 루즈볼, 제공권 싸움 등 기술 이전에 요구되는 요소들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면서 경기의 흐름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공격 패턴보다 먼저 지켜야 할 기준을 명확히 설정했고, 이는 경기력의 기복을 줄이는 데 효과를 냈다. 체력 소모가 큰 압박 농구에 대한 우려도 로테이션 운영으로 해소하고 있다. 주전 의존도를 낮추고 10명의 선수를 고르게 기용하면서 경기당 출전 시간을 분산시켰다. 상대 팀 핵심 선수들이 장시간 코트를 지키는 것과 달리, 하나은행은 에너지 관리에서 여유를 보이고 있다. 베테랑 선수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진안은 골밑에서 공수 균형을 잡으며 팀의 중심을 맡고 있고, 김정은은 선수단 내 리더로서 코트 안팎에서 분위기를 이끈다. 감독의 부담을 덜어주는 존재로 젊은 선수들에게 안정감을 느끼는 축이 되고 있다. 이 감독의 리더십 역시 분명하다. 코트 밖에서는 소통을 늘리고, 코트 안에서는 기준을 어길 경우 명확하게 지적한다. 공과 사를 구분하는 원칙은 선수단에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장치다. 하나은행의 상승세는 아직 완성형이 아니다. 그러나 분업화된 시스템, 기본기에 대한 집요한 요구, 그리고 승리를 통해 지워지고 있는 패배 의식은 분명한 방향성을 보여준다. 초반 돌풍이 아닌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이상범 매직’의 진짜 시험대는 이제부터다.
프로농구 안양 정관장이 부산 원정에서 완패를 당하며 연패의 늪에 빠졌다. 유도훈 감독이 이끄는 정관장은 14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LG전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부산 KCC와 원정 경기에서 76대103으로 패했다. 앞선 수원 KT 소닉붐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고개를 숙인 정관장은 시즌 세 번째 연패를 기록하며 상위권 도약에 제동이 걸렸다. 경기 초반부터 흐름을 잡지 못했다. KCC의 강한 압박 수비에 공격 전개가 번번이 끊겼고, 외곽과 골밑 모두에서 슛 성공률이 크게 떨어졌다. 전반 야투 성공률은 30%대에 머물렀고, 잦은 턴오버가 겹치며 점수 차는 빠르게 벌어졌다. 전반을 31대58로 마친 정관장은 후반 반전을 노렸지만 흐름은 좀처럼 바뀌지 않았다. KCC가 3쿼터 초반부터 연속 득점으로 격차를 다시 벌리며 추격 의지를 꺾었다. 박지훈이 14점으로 분전했고, 조니 오브라이언트도 12점을 보탰지만 팀 전체 공격의 응집력이 떨어지며 분위기를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정관장은 수비에서도 상대를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하며 100점 넘는 실점을 허용했다. 손창환 감독이 이끄는 고양 소노는 홈에서 선두 창원 LG를 상대로 선전했지만, 막판 집중력에서 밀리며 아쉬운 패배를 기록했다. 소노는 같은 날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맞대결에서 75대80으로 졌다. 시즌 8승13패가 된 소노는 중하위권에서 반등의 계기를 만들지 못했다. 경기 초반은 팽팽했다. 소노는 LG의 강한 수비에 맞서 침착하게 공격을 풀어가며 전반을 32대36, 4점 차로 마쳤다. 케빈 켐바오와 네이던 나이트가 골밑과 미드레인지에서 득점을 책임지며 흐름을 유지했다. 하지만 승패는 4쿼터에서 갈렸다. LG의 압박 수비에 공격 리듬이 끊기며 연속 실점을 허용했고,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밀리며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결정적인 순간 외곽슛이 림을 외면한 것도 뼈아팠다. 켐바오는 21점, 나이트는 17점으로 분투했지만, LG의 높이와 활동량을 끝내 넘어서지는 못했다. 소노는 경기 막판까지 끈질기게 따라붙었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며 홈 팬들 앞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프로농구 고양 소노의 ‘간판 가드’ 이정현(26)이 정규리그 2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KBL은 10일 “이정현이 유효 투표 104표 중 56표를 얻어 자밀 워니(SK·23표)를 제치고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선정 2라운드 MVP에 올랐다”고 전했다. 이정현은 지난 2023-2024시즌 5·6라운드를 연달아 수상한 데 이어 이번에도 최고의 활약을 인정받으며 개인 통산 세 번째 라운드 MVP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그는 2라운드 9경기에서 평균 36분4초를 소화하며 22.3점을 기록했다. 국내 선수 중 득점 1위이자, 외국인 선수까지 합쳐도 전체 4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2라운드 모든 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고, 평균 3.2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이 부문 역시 선두에 올랐다. 팀 성적은 시즌 전체로는 7승11패, 8위에 머물러 있지만, 이정현·케빈 켐바오·네이던 나이트로 이어지는 삼각 편대가 2라운드에서 5승4패를 이끌며 중위권 경쟁의 동력을 마련했다. 이번 수상으로 이정현에게는 MVP 기념 트로피와 상금 200만원이 주어지며, 그가 디자인에 참여한 유니폼·응원 타올·키링 등 다양한 라운드 MVP 기념 굿즈도 출시될 예정이다.
국가대표 휴식기 동안 ‘무딘 창’을 날카롭게 갈고 닦은 안양 정관장이 다시 코트에 선다. 유도훈 감독이 이끄는 정관장은 4일 오후 7시 부산사직체육관서 부산 KCC와 리그 원정 경기를 치른다. 현재 10승6패로 리그 2위에 올라 있는 정관장은 시즌 초반 강력한 수비를 무기로 상위권 경쟁에 진입했지만, 최근 2연패로 선두 자리에서 내려왔다. 리그 평균 득점 74.3점으로 리그 7위에 머문 공격력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휴식기 동안 정관장은 세 축으로 공격 밸런스 재정비 작업을 진행했다. 먼저 핵심 가드진과의 호흡을 재점검하며 볼 핸들링과 패스 타이밍, 스페이싱을 보완했다. 외국인 자원과 국내 코어의 결정력 회복에도 공을 들였으며, 2대2 전개와 속공 전환, 패스 투입 타이밍 등을 비디오 분석을 통해 다듬었다. 끝으로 클러치 상황에서 한 골이 필요한 순간을 대비한 전술 훈련을 반복하며 ‘끝까지 흐름을 지키는 농구’ 완성에 집중했다. 정관장은 휴식기 직전까지 리그 최소 실점 1위 수준의 수비 조직력을 유지했다. 수비 안정이 유지되는 가운데, 공격에서의 답답함이 최근 연패의 핵심 원인이었다. KCC전서 공격과 수비의 ‘밸런스 농구’가 얼마나 살아날지가 관건이다. 9승7패로 4위에 올라 정관장을 맹추격 중인 KCC. 정관장으로서는 휴식기 동안 다듬은 공격 대개조의 첫 시험대다. 이번 경기를 통해 밸런스를 회복하고 득점 흐름이 살아난다면, 선두 탈환은 물론 팀 분위기 반등까지 가능해 보인다. 팬들과 리그 모두가 주목하는 재정비 이후 첫 경기, ‘무딘 창’을 날카롭게 단단히 세운 정관장의 반격이 시작된다.
한국 남자농구가 드디어 아시아의 오래된 권력 지형을 흔들었다. 베이징에서 한 번, 그리고 원주에서 또 한 번 한국 대표팀은 단 3일 만에 중국을 연달아 꺾으며 12년 동안 해내지 못한 ‘중국전 2연승’이라는 대기록을 다시 썼다. ‘만리장성’이 무너지는 순간 한국 농구는 더 이상 도전자가 아니라 판도를 뒤흔드는 주도권의 중심에 서 있었다. 전희철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일 원주 DB프로미 아레나에서 열린 ‘2027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예선’ 1라운드 2차전서 중국을 90대76으로 제압했다. 지난달 베이징 원정에서 80대76으로 먼저 한 차례 고개를 숙이게 한 데 이어, 홈에서는 완승을 거두며 중국을 상대로 한 기세를 이어갔다. 초반 흐름은 이정현(고양 소노)이 완전히 좌우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연속 3점포를 꽂아 넣으며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이현중(나가사키)의 골밑 득점과 하윤기(수원 KT)의 높이까지 가세하며 첫 쿼터부터 28대13으로 주도권을 확실히 잡았다. 외곽포가 고르게 터지면서 한국은 전반에만 3점슛 성공률 70%를 기록했고, 중국은 12번의 시도 중 단 한 개만 성공시키며 완전히 밀려났다. 후반에도 한국의 흐름은 끊기지 않았다. 중국이 외곽을 정비해 추격을 시도했지만, 이현중이 3쿼터에만 11점을 올리며 반격의 싹을 잘랐다. 이승현(울산 현대모비스)의 미들슛이 림을 가른 시점에서 점수 차는 30점 가까이 벌어졌고, 승부는 사실상 일찍 기울었다. 4쿼터 들어 중국은 저우치의 높이를 활용해 골밑을 집중 공략하며 간격을 좁혔으나, 경기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한국은 마지막 3분여를 남기고 ‘신예’ 김보배(원주 DB) 등을 투입하는 여유를 보이면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정현은 3점슛 7개 중 6개를 꽂아 넣으며 24점을 기록했고, 1차전의 해결사였던 이현중 역시 20점으로 힘을 보탰다. 하윤기(17점), 이원석(10점)까지 주전·백업 가리지 않고 고르게 활약하며 2경기 연속 중국을 압도하는 데 성공했다. 상승세 기류를 탄 한국 대표팀은 내년 2월 대만, 3월 일본과 원정 경기로 1라운드를 이어간다.
한국 남자농구가 원정 승리의 기세를 이어 홈 팬들 앞에서 다시 한 번 ‘만리장성’을 넘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전희철 감독이 임시로 지휘봉을 잡은 한국은 다음달 1일 오후 7시 원주 DB프로미 아레나에서 중국을 상대로 ‘2027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 1라운드 B조 2차전을 치른다. 28일 베이징에서 중국을 80대76으로 제압하며 3년 묵은 원정 징크스를 끊어낸 한국은 이제 12년 동안 손대지 못했던 마지막 과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번 중국전은 단순한 예선 2차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2013년 인천 동아시아선수권 결승 이후, 한국은 홈에서 중국을 이긴 적이 없다. 또 그해 예선에서 중국을 또 한 번 잡았던 것이 한국의 마지막 ‘중국전 연승’이었다. 그 뒤로 단 한 번도 연속 승리를 이어가지 못했던 상대이기에 이번 2차전 승리는 상징성까지 크게 다가온다. 1차전 승리의 중심에는 단연 이현중(나가사키)이 있었다. 혼자만 3점슛 9개를 꽂아 넣으며 월드컵 아시아예선 역대 최다 기록을 작성했고, 33점·14리바운드라는 압도적인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높이와 외곽을 모두 갖춘 그의 존재감은 중국 수비를 흔들기에 충분했다. 2차전에서도 이현중이 공격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일 전망이다. 대표팀의 이정현(고양 소노)은 1차전에서 13점과 7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날카로운 경기 력을 보였고, 안영준(SK)도 공격·수비에서 폭넓은 기여로 팀 밸런스를 지켰다. 중국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216cm의 저우치와 208cm 장전린 등이 버틴 프런트코트는 아시아 최상급 전력이다. 또한 통산 전적 16승36패가 말하듯 높이와 체격 면에서는 여전히 버거운 상대다. 그러나 한국은 1차전 승리로 자신감을 되찾았고, 분위기 역시 좋다. 이현중은 “1차전에서 좋지 않은 턴오버가 있었고, 끝까지 집중하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다”며 “이번 2차전을 이겨야 제대로 된 설욕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8월 아시아컵 8강에서 중국에 당한 패배를 되갚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잡고 싶은 경기다. 한국은 이제 12년 만에 홈에서 중국을 꺾고,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전 연승에 도전한다.
2연패에 빠지며 선두 자리에서 내려온 안양 정관장이 국가대표 휴식기에 ‘무딘 창’을 날카롭게 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정관장은 10승6패로 리그 2위에 자리하고 있으며, 선두 창원 LG와 2경기 차다. 경기당 득점 74.3점으로 7위에 그친 공격력 개선이 이번 휴식기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정관장은 시즌 초반 짜임새 있는 수비를 바탕으로 상위권 경쟁에 진입했다. 부상 복귀 선수들의 합류와 외국인 선수 구성 변화 속에서도 수비 전술 정착이 빠르게 이뤄지며 경기당 실점(68.9점) 능력은 리그 최상위권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연패 기간엔 공격 전개가 답답하게 막히며 득점 정체가 반복됐다. 결단력 부족, 패스 타이밍의 어긋남, 상대 수비 변화에 대한 대응 지연 등이 한꺼번에 드러났다. 이번 휴식기 동안 가장 큰 숙제는 기존 주축 자원과 복귀 선수들의 ‘공격 밸런스 재정립’이다. 휴식기 중점 과제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가드 중심의 볼 핸들링과 스페이싱 재점검이다. 정관장은 외국인 선수들이 포스트업형이 아니기 때문에 가드의 콤비 플레이와 이로 인한 수비 흔들기, 그리고 그 이후의 정확한 사이드 패스가 공격의 핵심이라고 판단한다. 최근 패스 타이밍 지연과 스페이싱 붕괴가 빈번해지면서 좋은 찬스를 만들지 못한 것이 득점 감소로 직결됐다는 분석이다. 둘째, 외국인 선수들과 국내 코어 자원의 ‘결정력 복구’다. 오브라이언트의 득점 효율 저하, 아반도·워싱턴의 기복 있는 선택은 연패 기간 뚜렷하게 드러났다. 정관장은 비디오 분석을 통해 각 선수의 최적 위치, 패스 투입 타이밍, 2대2 전개 속도 등을 재정렬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셋째, 클러치 상황 대응력 보완이다. 정관장은 최근 몇 경기에서 단 한 번의 공격 실패가 흐름을 끊고 패배로 이어지는 장면이 반복됐다는 점을 문제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단 한 골이 필요한 시나리오’를 반복 훈련하며 클러치 전술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체력 관리와 전술 훈련은 병행한다. 체력이 떨어진 선수들은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신인 문유현, 송한준 등은 팀 전술 적응 속도를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정관장의 본격적인 선두 경쟁은 이제 불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상 복귀 선수들과 기존 로테이션의 재정비가 완료된다면 강력한 수비력을 기반으로 다시 정상 탈환에 뛰어들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