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천에서 확인된 구제역이 경기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경기도 시·군들이 동시다발적인 가축전염병 대응에 사투를 벌이고 있다. 특히 축산 농가 규모에 비해 수의직 가축방역관 수가 턱없이 부족해, 동시다발적인 가축전염병 발생 시 현장 대응과 행정 조치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까지 가축전염병이 발생한 주요 도내 시·군은 김포·파주·연천·포천·양주·평택·화성·안성·이천·여주·시흥·수원 등 12곳이다. 이들 지자체는 상황실을 상시 운영하고, 24시간 교대 근무 체제로 방역 대응에 나서고 있다. 더욱이 매일 최소 3대에서 많게는 15대 규모의 방역 차량을 동원해 축산농가와 주요 이동 동선에 대한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해당 지역들 중 축산 농가가 밀집한 곳이 적지 않아 방역·관리 부담이 큰 상황이다. 경기도가축사육업체현황에 따르면 안성은 3천118곳으로 도내에서 가장 많은 농가를 보유하고 있으며, 화성(2천546곳), 여주(1천851곳), 포천(1천581곳), 파주(1천501곳), 이천(1천452곳), 평택(1천312곳), 연천(1천215곳), 양주(1천168곳) 등도 축산 농가가 1천곳을 넘는다. 김포는 795곳, 시흥은 310곳, 수원은 48곳이다. 그러나 방역 업무를 전담하는 방역팀 인원은 시·군별로 통상 5~13명 수준에 그쳐, 축산과 전체 인력이 비상 근무에 투입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도내 한 시·군 관계자는 “야간과 주말까지 교대 근무가 이어지면서 인력 소모가 크다”며 “추가 발생이 이어질 경우 현재 인력 구조로는 장기 대응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더욱이 축산 농가 규모에 비해 공무원 신분의 수의직 가축방역관(지자체 소속 수의사 공무원)마저 턱없이 부족한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수의직 가축방역관은 살처분 명령, 이동제한 조치, 역학조사, 농가 점검 등 방역 행정 전반을 총괄하는 핵심 인력이다. 가축방역관이 부족하면 초동 대응뿐 아니라 역학조사와 사후 관리까지 전 과정에서 결정과 집행이 지연돼 방역 체계 전반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파주·포천·연천 등 3곳은 수의직 가축방역관이 단 한 명도 없는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축산 농가가 가장 많은 안성도 수의직 가축방역관은 2명에 그치고, 수원·화성·이천·평택·양주·여주·김포·시흥 등 나머지 시·군 역시 대부분 1명 수준이다. 도 관계자는 “인력 부족이 현실적인 한계지만, 방역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인력 확충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중앙정부 차원의 재정 지원과 제도 개선도 함께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회일반
오종민 기자
2026-02-03 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