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이상반응 보상 확대…‘지원’ 질환 일부 ‘보상’ 전환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이상반응으로 인정되는 보상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기존에 ‘지원’에 머물렀던 일부 질환이 ‘보상’ 대상으로 전환되면서 피해 구제 폭이 넓어지는 흐름이다. 질병관리청은 18일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보상·재심위원회 심의를 통해 관련성 의심 질환 일부를 보상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뇌정맥동혈전증 ▷길랭-바레 증후군 ▷면역 혈소판 감소증 ▷횡단성 척수염 ▷다형홍반 ▷안면신경 마비 ▷이명 ▷이상 자궁 출혈 등 총 13개 질환이 새롭게 보상 대상에 들어갔다. 또 심근염과 심낭염의 경우 기존 화이자·모더나 백신 접종자에 한해 인정되던 기준이 노바백스 접종자까지 확대됐다. 정부는 지난해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보상 등에 관한 특별법’을 시행한 이후 보상 기준을 단계적으로 완화해 왔다. 기존에는 인과성이 명확한 일부 질환에만 보상이 이뤄졌지만, 이후 관련성 의심 질환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보상 절차와 관련해 “피해보상 신청 시 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상 또는 지원 여부가 결정된다”며 “이후 동일 질병으로 추가 진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재심이 아닌 확인 절차를 통해 진료비 지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별법에 따른 심의가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위원회 운영을 강화하고 있으며, 향후 더 많은 국민이 보상 또는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광훈 "대한민국 망했다"…보석 이후 첫 집회 참석

서울서부지법 폭력 난동 사태의 배후로 지목돼 구속기소 됐다가 건강상의 이유로 풀려나 재판받고 있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광화문 집회 현장에 참석해 "대한민국은 이미 망했다"고 발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 목사는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주최 집회 무대에 올라 "북한에 나라를 넘겨주면 안 되기 때문에 20년 광화문 운동을 지켜왔다"고 말했다. 전 목사가 보석 후 집회 현장에 직접 나온 것은 처음이다. 전 목사는 약 3분 만에 발언을 마치고 무대 아래로 내려갔다. 법원은 지난 7일 전 목사가 당뇨병에 의한 비뇨기과 질환으로 주기적으로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 점, 얼굴이 널리 알려져 도주하기 쉽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사건 관계인 7인 접촉 금지 등을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했다. 다만, 집회 참석 제한 조건은 없다. 전 목사는 지난 17일 서부지법에서 열린 2차 공판기일에 출석하며 취재진에 자신의 힘으로 소변도 볼 수 없는 상태라며 "이런 중환자를 어떻게 두 달 반 동안 구치소에 가둘 수 있느냐"고 반발한 바 있다. 검찰은 지난 2월, 전 목사를 공무집행방해 및 공용물건손상 교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전 목사는 지난해 1월 19일 새벽,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직후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집기를 파손하고 경찰을 폭행하도록 조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전 목사는 사랑제일교회 신도와 광화문 집회 참가자 등을 대상으로 "국민저항권으로 반국가세력을 처단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함으로써 지지자들의 난동을 부추긴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이날 집회에는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56)씨도 참석했다. 전씨는 이재명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지난 16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티켓 말고 '예매 권한' 팝니다… 프로야구 멤버십 거래 사각지대

프로야구 인기가 높아지며 티켓 대신 ‘예매 권한’을 사고파는 거래가 나타나는 가운데, 팬이 아니어도 멤버십에 가입해 좌석 확보에 나서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18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중고거래 플랫폼 등을 중심으로 구단 멤버십을 활용해 원하는 경기 티켓을 선점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특정 팀을 꾸준히 응원하는 팬 중심의 제도였던 멤버십이, 최근에는 ‘티켓 확보 수단’으로 활용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프로야구 흥행 열기와 맞물려 나타나고 있다. 2024시즌에는 사상 처음으로 1천만 관중을 돌파했고, 2025시즌에는 1천231만 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올해 개막 시리즈에서도 5개 구장 모두 매진을 기록하며 이틀 동안 누적 관중은 21만1천756명에 달했다. 이처럼 관람 수요가 급증한 반면 좌석 수는 제한적인 구조가 이어지면서, 일반 예매만으로는 좌석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티켓 확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멤버십은 일정 금액을 내면 일반 예매보다 앞선 일정에 티켓 구매가 가능한 구조로, 가격은 약 5만~20만원대 수준이다. 일부 구단의 경우 멤버십 등급에 따라 선예매 일정이 차등 적용돼, 장기 가입자나 상위 등급 회원일수록 경기일 기준으로 하루씩 더 빠른 예매가 가능하다. 선예매 단계에서 전체 좌석이 모두 공개되는 것은 아니지만, 내야석과 외야석 등 주요 인기 좌석이 일부씩 먼저 배정되며 특히 중앙이나 전면에 가까운 좌석이 우선적으로 소진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로 인해 일반 예매 단계에서는 선택 가능한 좌석이 크게 줄어들며 사실상 제한된 선택지 속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직장인 한준수씨(가명·29)는 “예매를 시도해도 몇 초 만에 매진되는 경우가 많아 멤버십 가입을 고려하게 됐다”며 “응원팀이 아니어도 멤버십을 통해 일단 먼저 살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는 게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멤버십을 단순 팬 서비스가 아닌 ‘예매 접근권 확보 수단’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온라인 중고거래 시장에서도 나타났다. 한 중고 거래 플랫폼에 ‘선예매’를 검색하면 자신의 멤버십을 거래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자신의 멤버십 아이디를 건당 수수료를 받고 거래하는 방식으로, 티켓이 아닌 ‘예매 권한’이 거래되는 형태라 기존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고거래 플랫폼에 멤버십 거래글을 올린 한 판매자는 “타 구단의 팬이지만 원정 경기를 보기 위해 전 구단 멤버십을 구매했다”며 “원정 경기만을 위해 구매한 타 구단 멤버십 결제 비용이 아까워 이를 충당하기 위해 1회당 멤버십 비용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멤버십을 통한 선예매 권한이 하나의 거래 대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기존 암표 규제 체계와의 괴리도 나타나고 있다. 티켓이 아닌 아이디 형태의 ‘권한’을 주고받는 거래 특성상, 일반 중고거래처럼 상품을 받은 뒤 구매 확정을 하는 ‘안전거래’ 시스템을 적용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실제 거래에서는 계좌이체 방식이 주로 활용되며, 사기 등 피해 위험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제도 밖에서 새로운 거래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에는 티켓 자체가 아니라 ‘구매 권한’이 거래되는 형태까지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스포츠의 공정성과 가치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흐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멤버십을 활용해 개인이 관람하기 위한 경우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이를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가 확산될 경우 결국 소비자들은 웃돈을 지불하지 않으면 경기를 관람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법적 규제를 강화하더라도 새로운 방식의 거래가 계속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제도적 보완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구단 차원에서도 멤버십 계정의 거래나 양도를 제한할 수 있는 관리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암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을 통해 규제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해당 법안은 지난 2월 27일 공포돼 오는 8월 28일부터 시행될 예정으로, 매크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부정구매·부정판매 행위를 금지하고 판매금액의 최대 50배 이하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에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한 경우에만 처벌이 가능해 단속 과정에서 사용 여부를 입증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고, 이로 인해 실제 단속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했지만, 합법적인 구매 이후 이뤄지는 개인 간 재판매나 예매 권한 거래 등은 여전히 명확한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는 분석이다.

“식약처 인증·전문의 추천”…SNS 건기식 과장 광고, 단속은 ‘글쎄’

고양시에 거주하는 40대 학부모 A씨는 수험생 자녀를 위해 인스타그램에서 인플루언서가 추천한 ‘집중력 향상 영양제’를 구매했다. 게시물에는 ‘성인 ADHD 집중력 장애 개선’, ‘수험생 필수템’이라는 문구와 함께 ‘식약처 인증 성분’이라는 표현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해당 제품에 함유된 포스파티딜세린의 실제 식약처 기능성 인정 내용은 ‘노화로 인해 저하된 인지력 개선’으로, 집중력 향상은 공인된 기능이 아니었다. A씨는 “허가된 기능이 아니라는 설명은 어디에도 없었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에서 ‘#식약처인증’ 해시태그를 검색해 보면 이 같은 광고는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B사의 ‘IBS’ 제품은 ‘#협찬’을 표시하면서도 ‘IBS 식약처인증’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식품안전나라에 건강기능식품으로 등록되지 않은 일반식품이었다. IBS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을 뜻하는 의학 용어다. C사의 ‘애사비클렌즈’ 역시 “식약처에서 인증받았다”고 홍보됐으나 건강기능식품 미등록 제품이었다. 18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식약처가 인정하지 않은 기능성을 표방하거나 일반식품에 ‘식약처 인증’을 내세우는 광고가 SNS에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 부당광고 적발 건수는 2022년 3천864건에서 2025년 8월 기준 5천214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최근 5년 누적 적발 건수는 2만2천948건이며, 이 가운데 질병 예방·치료 효능 표방 광고가 34%로 가장 많았다. 부당광고가 증가하면서 피해도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2023년 7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1~6월) 피해구제 신청이 전년 동기 대비 48.7% 급증했으며, 최근 5년 누적 기준 ‘표시·광고’ 관련 피해구제 건수만 323건에 달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기능성 표시식품 온라인 부당광고 적발은 2023년 한 해 28건에서 2024년 1~7월에만 71건으로 2.5배 이상 늘었다. 위반 유형별로는 사전 자율심의 미이행 44건, 건강기능식품 오인·혼동 광고 16건, 질병 예방·치료 효과 표방 7건 순이었다. 식품안전정보원 ‘2023 불량식품 소비자신고 동향보고서’에서도 건기식 소비자신고 1천798건 중 과대광고 신고가 1천459건으로 80%를 넘었다. 문제는 적발이 늘어도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가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은 위반 시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을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사례는 드물다.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역시 거짓·과장·기만 광고와 의약품 오인 광고를 금지하고 있으나 현장에서의 실효성은 낮다는 평가다. 공정위 관계자는 “허위·과장 광고로 소비자 오인을 일으킨 경우 처벌 대상은 광고주이고, 인플루언서가 처벌받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며 “인플루언서가 광고주와 공모해 의도적으로 소비자 오인을 유발한 사업자로 인정될 경우에만 처벌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과징금 상한이 관련 매출액의 2%이지만, 이를 10%까지 높이는 입법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인플루언서의 건강기능식품 광고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이 없는 한 SNS발 건강기능식품 허위·과대광고 피해는 앞으로도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TV 홈쇼핑은 자체 심의실까지 두며 촘촘한 기준을 적용받지만 인플루언서 방송이나 광고는 그런 체계가 정립돼 있지 않다”며 “인플루언서를 통한 판매가 확대될수록 그에 버금가는 기준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교수는 “일정 규모 이상의 인플루언서에 단계적으로 규정을 적용하고, 플랫폼·인플루언서·판매업체 각각의 책임 기준을 법으로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반복되는 피해를 끊을 수 있는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덧붙였다.

박진성 시인 ‘미투 폭로’ 피해자 김현진씨 별세…향년 28세

2016년 ‘미투’ 운동 당시 시인 박진성씨의 성희롱 피해를 폭로했던 김현진씨가 28세의 나이로 숨졌다. 17일 이은의 변호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짧았지만 빛나고 뜨거웠던 98년생 김현진님의 작별을 전한다”고 밝혔다.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고인은 2015년 당시 17세로, 박씨가 인터넷 시 강습 과정에서 부적절한 성적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후 2016년 10월 트위터에 익명으로 피해 사실을 공개하며 ‘문단 내 성폭력’ 문제를 알렸다. 박씨는 당시 폭로를 ‘허위’라고 주장하며 SNS를 통해 고인의 주민등록증을 게시하고 신상 정보를 공개하는 등 대응했고, 이 과정에서 고인은 악성 댓글 등 2차 가해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박씨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법정 공방 끝에 박씨는 사건 발생 약 8년 만인 2024년 징역 1년 8개월의 실형이 확정됐다. 이 변호사는 “고인은 용기 있고 총명한 청춘이었다”며 “그의 용기로 많은 여성이 함께 목소리를 내 사필귀정을 일궜다”고 추모했다. 빈소는 서울 서대문구 동신병원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8일 오후로 예정돼 있다.

"금요일 밤 떠나 월요일 출근"...2030 사로잡은 '무연차 해외여행'

금요일 퇴근 후 공항으로 향해 주말 동안 짧게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이른바 ‘무연차 해외여행’이 2030 직장인들 사이에서 여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국제 유가 급등으로 장거리 노선 유류할증료가 급증하면서 단거리 노선은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경기일보 취재 결과 일 년에 한 번 연차를 사용하며 긴 휴가를 떠나기보다 업무 공백을 줄이고 일상 속 재충전 빈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여행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최근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의 해외 관광객 수는 2천955만177명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전체 여행객 3명 중 1명꼴로 일본(945만9천605명)을 찾았고, 중국(315만8천91명) 방문객도 2024년 대비 63.9% 급증하는 등 일본과 중국 중심 근거리 지역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글로벌 여행 애플리케이션 스카이스캐너 조사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 10명 중 6명(62%)은 2026년 짧고 빈번한 여행을 떠나겠다고 답하며 트렌드 변화를 수치로 증명했다. 이들은 연차를 아낄 수 있다면 주말이나 성수기에 평균 23.1%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기꺼이 비행기 표를 끊겠다고 응답했으며 금요일(39%) 출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과거와 달리 여행이 일상화되면서 일정을 짧게 가져가는 대신 횟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직장인들의 소비 전략이 변화했다고 분석한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겸임교수는 “과거 길게 한 번에 가던 여행 행태가 여러 번 짧게 다녀오는 이른바 ‘숏컷’ 방식으로 바뀌어 당일이나 1박2일 여행도 많아졌다”고 진단했다. 정 교수는 “해외여행 역시 금요일과 주말을 활용해 짧게 다녀오는 추세”라며 “일정은 짧게 가려고 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차라리 일정을 줄이고 여러 번 가자는 분위기로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흐름 속 국제 유가 급등과 장거리 노선 유류할증료 폭탄 등 경제적 부담까지 겹치면서 단거리 노선에 대한 선호도는 더욱 커질 수 있다. 5월 국제 유류할증료는 3월 6단계, 4월 18단계에서 5월 최고 단계인 33단계로 뛰어올랐다. 대한항공은 후쿠오카, 칭다오 노선에는 7만5천원. LA, 뉴욕 파리 등 노선에는 56만 4천원에 달하는 유류할증료를 적용한다. 유류할증료가 상승했지만, 단거리 노선은 장거리와 비교해 상대적인 유류할증료 인상 폭이 낮아 오히려 여행 유인이 커진다. 노랑풍선 측 자료에 따르면 2026년 2분기와 3분기 해외 패키지 여행객은 2025년 동기 대비 약 20% 증가했다. 일본(25%)과 중국(37%) 등 인기 지역은 물론 필리핀(57%)과 베트남(73%) 등 단거리 노선이 압도적인 증가율을 기록한 가운데 중동 지역 정세 불안과 유가 상승 영향으로 유럽 여행객은 소폭 감소하며 장거리 여행 수요는 위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항공업계 역시 직장인들의 밤도깨비 수요에 발맞춰 심야 비행편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국내 한 항공사는 3월19일부터 오후 8시55분 인천을 출발해 오후 10시45분 일본 오사카에 도착하고, 월요일 새벽 2시15분 간사이공항을 출발해 새벽 4시50분 인천으로 귀국하는 심야 정기편을 신규 취항했다. 여행사 업계 데이터에서도 금요일 및 공휴일을 낀 단거리 여행 수요가 높아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A 여행사 관계자는 “연차 없이 월요일 바로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 수요를 반영해 금요일 야간 항공편을 이용한 주말형 일정 중심의 상품 구성을 대폭 강화했다”며 “5월1일 근로자의 날과 5월5일 어린이날 등 징검다리 휴일을 활용해 연차 없이 3박4일 일정을 꽉 채우는 단거리 예약도 급증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에서 다뤄지는 콘텐츠를 보고 여행을 떠나는 관광객도 있다. B 여행사 관계자는 “2박3일 일정의 밤도깨비 해외여행은 패키지보다 2030 젊은 자유여행객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많다”며 “특히 중국 상하이는 가성비가 좋을 뿐만 아니라 화려한 복장으로 사진을 찍는 ‘왕홍(중국 인플루언서) 체험’과 먹거리 등 젊은 층 취향을 저격하는 체험거리가 많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간관계도 ‘가성비’ 시대…현대인들은 왜 ‘자발적 고립’을 택했나

최근 인간관계를 최소화하는 이른바 ‘자발적 고립’을 선택하는 현대인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두고 인간관계에서도 ‘가성비’를 따지는 현대인의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8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사회적 활동이 활발한 연령층일수록 인간관계에 부담을 느끼고 의도적으로 관계의 폭을 줄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엠아이(PMI)가 2025년 전국 19~69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40.5%가 ‘최근 3개월 내 인간관계로 인해 자주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답했다. 사회적 활동이 활발한 30대와 40대가 각각 47.7%, 44.4%를 보이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이어 20대 42.2%, 50대 36.8% 순으로 나타났다. ‘인간관계에서 어렵다고 느끼는 점’을 묻는 질문에는 ‘관계를 억지로 유지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33.7%로 가장 높았다. 향후 인간관계에 대해서는 ‘필요한 관계만 남기고 정리하고 싶다’는 응답이 38.6%였으며, ‘관계 자체에 신경 쓰지 않고 싶다’는 응답도 27.1%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스스로 거리두기나 고립을 선택하는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다만 이러한 자발적 고립을 기존의 ‘사회적 고립’과 동일선상에서 볼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쉬었음 청년’이나 ‘은둔형 외톨이’와 달리, 이들은 사회적 역할은 수행하면서도 관계에 있어 ‘효율’과 ‘심리적 가성비’를 중시하는 특징을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과도한 경쟁과 공동체 기반의 약화 등 한국 사회 특유의 불안정성이 인간관계에 필요한 에너지마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해국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현대인들은 자신과 타인의 욕구를 조정하고 배려하는 기술을 배울 기회가 줄었을 뿐더러, 피로감을 견뎌내는 능력도 약화된 상태”라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부담 없이 나눌 수 있는 지역사회 공간이 ‘자발적 고립’을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자발적 고립’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느슨한 관계의 회복’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대표적으로는 동네 기반 플랫폼 중심의 소규모 모임이 꼽힌다. 실제 한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운동·독서 등 명확한 목적의 소모임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최근에는 ‘경찰과 도둑’ 등 어릴 적 술래잡기 놀이를 함께 즐기는 모임도 큰 인기를 끌었다. 수원에서 진행된 모임에는 1천300명이 넘는 인원이, 부천에서 열린 모임에는 900명이 넘는 참여자가 모였다. 수원에서 ‘경찰과 도둑’ 모임에 참여한 이모씨는 “회사나 기존 인간관계는 신경 써야 할 게 많아서 피곤했는데, 이런 모임은 목적이 분명해서 부담이 덜하다”며 “필요할 때 참여하고, 끝나면 깔끔하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동네를 기반으로 한 관계 회복은 파편화된 사회를 완화할 수 있다”며 “사람들이 함께 숨 쉬고 어울릴 수 있는 ‘작은 숲’부터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친구 없어도 괜찮아요”…요즘 많이 보이는 ‘혼자’가 편한 사람들

수원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씨(45)는 집에선 가장으로 회사에선 팀장으로 별 탈 없이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인간관계를 최소화하며 스트레스를 덜 받는 자발적 고립의 삶을 추구하고 있다. 종종 혼자 점심을 먹고, 출장도 일부러 혼자 다니며 귀가하기 전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혼자 음악을 듣는다. 직장동료들과는 더 가까워지고 싶지 않고, 인간관계를 더 넓히고 싶은 생각도 없다. 가족과도 가끔은 떨어져 있고 싶다는 이씨는 “혼자 있으면 사회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거의 없다. 스스로 나를 고립시켜 나만의 자유를 만든다”고 말했다. 18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사회생활을 하면서 타인과의 교류보다 스스로의 자유와 편안함을 우선하는 이른바 ‘자발적 고립’을 선택하는 흐름이 직장인들 사이에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일부 청년층에서도 나타났다. 군포에 거주하는 3년차 직장인 김모씨(31)는 퇴근해서 걸려오는 전화는 웬만해선 받지 않는다. 회사 일이라면 회사 메신저로도 확인할 수 있고, 급하지 않은 일은 다음 날 오전에 출근해 처리한다. 그는 주말 시간도 되도록 약속을 잡지 않는다. 혼자 운동하고, OTT로 드라마를 보면 주말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그가 혼자 시간을 보내는 이유는 친구가 없어서가 아니라 저녁과 주말 시간을 오롯이 혼자 누리고 싶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자발적 고립 현상은 온라인 상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요즘 많이 보인다는 친구 1명도 없는 사람 특징”이라는 제목의 한 유튜브 숏폼 영상은 조회수 237만회를 기록하며 6천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해당 영상에는 “매일 연락하는 사람 한 명도 없음”, “친구 사귈 노력을 안함” 등의 내용이 담겼으며, 이를 본 누리꾼들은 “아무 일정도 없는 하루가 제일 행복하다”, “혼자 지내는 시간이 너무 평화롭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한국 사회의 과도한 경쟁 구조’가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입시부터 취업까지 쉼 없이 이어지는 무한 경쟁 속에서 개인은 자발적 고립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우울증이나 자살률 증가, 갈등 범죄 확산 등 사회 전반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사회적 여건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아리셀 유족 “온전한 시신은 일부뿐”…유해 재수습 촉구

2024년 화성 일차전지업체 아리셀에서 발생한 화재로 숨진 희생자 유족들이 현장에 유해 일부가 남아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정부에 재수습을 요구했다. 아리셀 산재피해자 가족협의회와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원회는 17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정부에 유해 재수습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참사로 목숨을 잃은 23명 중 온전한 시신은 일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정부는 유해 조각 21점을 수습해 유가족에게 인도했으며 주인을 찾지 못한 유해 조각은 없다고 밝혔으나 이는 명백히 사실이 아니다”라며 “유가족들 상당수는 팔꿈치 아래와 무릎 아래가 없는 고인의 장례를 치렀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여러 차례 유해 재수습을 요구했으나 ‘붕괴 위험이 있으니 기다리라’는 정부의 말 외에 1년10개월간 진전이 보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유족과 대책위 주장의 핵심은 다가오는 6월 참사 2주기가 되기 전에 재수습 일정을 정해달라는 것이다. 이들은 “제대로 된 추모의 시작은 온전한 시신 수습”이라며 빠른 시일 내 재수습 작업 시작을 촉구했다. 유족과 대책위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청와대 경청수석실 행정관과 면담을 가졌다. 아리셀 대형 화재 참사는 지난 2024년 6월24일 화성시 서신면의 아리셀 공장에서 큰 불이 나 근로자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치는 등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이다. 안전보건 확보 의무 위반 혐의로 같은 해 9월 구속기소된 박순관 아리셀 대표는 지난달 27일 항소심에서 징역 20년을 구형받았다. 박 대표에 대한 선고 재판은 이달 22일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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