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8월까지 소사육농장 축산물이력 단속…위반시 500만원

농림축산식품부가 소 사육 농장의 축산물 이력제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자 현장 점검과 단속을 실시한다. 농식품부는 지방자치단체, 축산물품질평과원 등과 함께 이달부터 8일까지 농가가 신고한 사육 현황을 분석해 신고 내용이 의심되는 농장을 대상으로 이 같은 조사를 진행한다고 14일 밝혔다. 축산물 이력제는 가축의 사육 현황과 도축된 축산물의 포장·유통 단계를 추적 관리해 축산·방역 정책을 지원하고 축산물의 안전성 확보와 소비자 이익을 보호하는 제도다. 농식품부는 우선 개별 농가에 의심스러운 정보를 안내해 축산물 이력제 위반 사항을 스스로 수정토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후 개선되지 않은 농장을 대상으로 다음 달 1일부터 17일까지 직접 찾아 위반 사항을 살펴볼 예정이다. 다음 달 27일부터 8월 14일까지는 각 지자체와 축산물품질평가원이 합동 단속을 실시한다. 위반 사항이 적발될 시 최대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주요 점검 내용은 ▲소 귀표 부착 여부 ▲신고·사육 마릿수 일치 여부 ▲출생신고 일자 정확성 ▲폐사·이동 신고 여부 ▲양도·양수 신고 내용 정확성 등이다. 한편 지난 1분기 실시한 축산물 이력제 합동 점검에서는 총 62건의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아울러 현재 국회에는 관련 제재 수위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돼 심의가 진행 중이다. 전익성 농식품부 축산유통팀장은 “축산물 이력제가 사육 통계, 축산 관측 및 수급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돼 신고 정보 관리가 중요하다”며 “농가에 대한 교육·안내와 더불어 지속적인 현장 점검·단속을 통해 정확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실업급여 17조원 '역대 최대'…고용보험 기금 6천억 마이너스

지난해 실업급여 지급액이 역대 최대 규모인 17조원을 넘어서면서, 고용보험 사업비 지출액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다. 이로 인해 고용보험 기금은 6천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냈으며, 빌린 돈을 제외한 실질 적립금은 사실상 바닥을 드러내 재정건전성에 비상이 걸렸다. 14일 고용노동부의 '2025회계연도 고용보험기금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보험 사업비 지출액은 총 20조 9,40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8조6천456억원)보다 12.3%(2조2천949억원) 급증한 수치다. 고용보험 사업비 지출이 20조 원을 넘어선 것은 코로나19 고용 충격이 정점에 달했던 2011년(21조577억원) 이후 4년 만이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는 17조~18조 원 수준을 유지해왔다. 고용보험 기금은 실업급여 지급과 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 사업 등의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노사가 내는 보험료와 기금운용수익 등으로 조성된다. 지난해 지출이 이처럼 폭증한 것은 기금의 가장 큰 축인 실업급여 지급액이 17조4천833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제조업과 건설업의 장기 불황,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실업급여 하한액 상승과 더불어 실업급여 계정에서 함께 지출되는 육아휴직급여 등의 모성보호 급여 지출이 급증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실업급여 지출 증가로 적립금은 마이너스다. 지난해 고용보험 기금은 5천920억원의 재정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연말 기준 고용보험 기금 적립금은 지표상 7조8천3억원으로 나오지만, 정부가 부족한 재원을 메우기 위해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빌려온 예수금을 제외하면 실제 남은 실질 적립금은 796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실업급여 계정만 떼어놓고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실업급여 연말 적립금은 1조7천275억원이지만, 빌린 돈을 제외한 실질 적립금은 5조9천933억원 적자다. 사실상 빚을 내어 실업급여를 지급하고 있는 셈이다. 고용보험법은 대량 실업 등 고용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연간 지출액의 1.5~2배를 실업급여 여유자금으로 쌓아두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지난해 실업급여 적립 배율은 기준치에 턱없이 못 미치는 0.1배까지 추락했다. 앞서 감사원은 고용보험 기금 감사보고서를 통해 “대규모 고용위기 발생 시 대응 여력이 낮아 기금의 지속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최근 고용 한파가 들이닥치면서 재정 악화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취업자가 줄어들면 기금의 수입원인 보험료는 줄어드는 반면 실업급여 지출은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 수(2천912만명)는 전년 동월 대비 4만 명 감소하며 17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기금 고갈 우려가 눈앞로 다가왔지만 고용노동부의 대책 마련은 지지부진하다. 노동부는 지난해 11월 '고용보험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장기적인 재정건전성 확보 방안 마련에 착수했으나, 현재까지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학계와 노동계 안팎에서는 모성보호급여 재원을 일반회계로 분리하는 방안을 비롯해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 실업급여 하한액 하향 조정, 고용보험료율 인상 등이 거론된다. 노동부 관계자는 “TF에서 고용보험 제도 개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논의 결과가 나오면 관련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EU 협력 강화…안보·방산·통상 외교 성과

이재명 대통령의 유럽연합(EU) 정상외교를 통해 한국과 EU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공조 의지를 재확인하고 안보·방산·디지털 통상 분야 협력 확대에 합의하면서 양측 관계가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 대통령의 EU 정상회담과 이탈리아 국빈방문 성과를 설명하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양측의 의지를 재확인하고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 정책에 대한 EU 측의 지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규범 기반 국제질서와 다자주의, 자유무역 질서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유사 입장 파트너로서의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며 "안보·방위·교역·투자·과학기술·인적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디지털 통상협정을 체결했다. 위 실장은 "전자상거래 원활화와 소비자 보호 등 안정적인 디지털 교역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EU와 비밀정보보호협정 협상을 개시하기로 한 점도 주요 성과로 꼽았다. 위 실장은 "협정이 체결되면 EU와의 기밀 정보 교류가 강화되고 개별 회원국과의 방산 산업 협력 추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마약·총기·테러 등 초국가 범죄 대응 역량도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EU가 추진 중인 1천500억유로 규모의 방산 공동조달 프로그램인 SAFE(Security Action For Europe) 참여를 위한 협상 개시도 EU 측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한국도 참여 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라며 "이번 회담에서는 협상 개시를 조속히 당부하는 수준의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북한 핵 문제와 러·북 군사협력 문제를 둘러싼 공동성명 내용도 주목을 받았다. 한-EU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과 함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을 지원하는 북한을 규탄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청와대는 해당 표현이 새로운 대북 기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공동성명에 반영된 내용은 우리가 그동안 국제사회에 공표해 온 입장을 정리한 것"이라며 "러시아나 북한과의 관계에서 새로운 부담이 되리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러·북 군사협력과 북한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원칙은 계속 견지할 것"이라면서도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 역시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국빈방문에서는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경제·산업·과학기술 협력 기반을 확대하는 성과도 거뒀다. 위 실장은 "4건의 정부 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2026~2030 한·이탈리아 전략적 행동계획'을 채택했다"며 "8년 만에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함으로써 호혜적 협력 강화와 지정학적 불안정 속 글로벌 도전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협력 관계를 심화했다"고 평가했다.

로마서 뭉친 한·이탈리아 ‘미래산업 동맹’… AI·우주·바이오·K뷰티까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네이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페라리, 핀칸티에리 등 한·이탈리아 대표 기업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인공지능(AI)과 우주항공, 에너지 전환, 바이오 산업 협력 방안을 공유하며 미래 산업 동맹 가능성을 확인했다.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BRT)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양국 기업인, 정부 및 경제단체 관계자 등 40여 명이 참석해 첨단산업과 미래 유망산업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기초과학 강국으로 창의적인 공학·디자인 역량을 갖춘 이탈리아와 첨단 제조 강국인 대한민국은 최적의 파트너"라며 AI와 반도체, 항공우주, 에너지 인프라 분야 협력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로마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양국 기업인들이 AI와 우주항공, 에너지, 바이오, 소비재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협력 구상을 제시했다고 소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탈리아를 삼성에 특별한 국가라고 소개하며 첨단산업 분야 협력 확대 가능성을 언급했다. 성김 현대자동차 사장은 포니 개발 당시 시작된 양국 협력이 미래 모빌리티와 전동화 분야 전략적 협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AI와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탈리아 디지털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우주항공 분야에서는 김종출 KAI 사장이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와의 협력 사례를 소개하며 공동 연구개발과 글로벌 시장 공동 진출 계획을 제시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이탈리아 연구개발 거점을 중심으로 전력망과 에너지 전환 분야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고, 김동춘 LG화학 사장은 에니 그룹과의 바이오 원료 및 지속가능항공유(SAF) 협력을 대표 사례로 소개했다. 소비재와 바이오 분야에서도 협력 구상이 이어졌다.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은 한국 라면과 이탈리아 파스타 산업 간 공동 연구개발 가능성을 제시했고,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은 양국 패션산업 교류 확대를 위한 지속적인 지원 필요성을 언급했다. 코스맥스는 유럽 생산 거점을 활용한 K-뷰티 확장 전략을 소개했으며, 바이오 스타트업 큐어버스는 이탈리아 제약사 안젤리니 파마와의 3억6천만 달러 규모 기술수출 사례를 공유했다. 이탈리아 기업들도 적극적인 협력 의사를 나타냈다. 페라리는 전동화와 디지털화 분야 공동 연구개발에 관심을 보였고, 핀칸티에리는 군함과 잠수함 지원체계, 차세대 함정, 친환경 선박 분야 협력 확대 의지를 밝혔다. 키코 밀라노 역시 K-뷰티 기업과 협업 확대 의사를 나타냈다. 행사 후 이 대통령은 한국 기업인들과 별도 간담회를 갖고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김 정책실장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기업인들에게 정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해 줄 것을 요청하며 개별 부처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은 정책실에 직접 전달해 달라고 당부했다. 26년 만의 한국 대통령 이탈리아 국빈 방문을 계기로 열린 이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은 AI·반도체·우주항공·에너지·바이오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 양국 기업들이 협력 가능성을 확인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경제 협력의 장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금으로 월세 낸다”…국민연금표 노인주택 추진되나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노후 소득뿐 아니라 ‘어디서 살 것인가’가 새로운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노인 인구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정작 중산층 고령자들이 부담 가능한 주거시설은 턱없이 부족해 주거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국민연금공단의 연구용역으로 진행된 한국주거학회의 ‘노인복지주택 사업 타당성 검토 연구’에 따르면 현재 국내 노인 주거 정책은 저소득층 임대주택과 고가 실버타운 중심으로 양분돼 있다. 국토교통부는 공공임대 공급에, 보건복지부는 민간 실버타운 제도 운영에 초점을 맞추면서 정작 다수의 중산층 노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적정 가격대 노인주택은 부족한 상황이다. 실제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통계청은 노인 인구가 2020년 815만명에서 올해 1천51만명, 2040년에는 1천7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증가하는 고령 인구를 수용할 주거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다. 국민연금공단이 노인 주거시장에 직접 참여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공단은 법적으로 노인복지시설을 설치·임대·운영할 수 있는 근거를 갖고 있으며, 연금 수급액과 주거·복지 서비스를 연계한 새로운 노후 보장 모델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보증금 반환 문제나 운영 부실 우려가 적은 공공기관이 안정적으로 주택을 공급할 경우 고령층의 주거 불안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설문조사 결과도 긍정적이었다. 국민연금 가입자와 수급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0.8%가 국민연금공단의 공공 노인복지주택 운영에 찬성했다. 현재 연금을 받고 있는 수급자의 찬성 비율은 64.9%로 더 높게 나타났다. 찬성 이유로는 공공기관의 신뢰성과 안정적인 운영 능력이 가장 많이 꼽혔다. 반면 일부는 연금 재정 악화를 우려하며 주택사업과 연금기금 운용을 분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령층이 원하는 주거 형태도 뚜렷했다. 응답자의 93.1%는 병원과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도시 또는 도시 근교를 선호했다. 대규모 단지 내에서 의료·복지 서비스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형태를 원하는 수요도 높았다. 주거 공간은 20평형대 이하의 실속형 구조를 선호했으며, 문턱 제거와 미끄럼 방지 바닥재, 욕실 안전손잡이 등 고령 친화 설비를 필수 조건으로 꼽았다. 비용 부담 역시 현실적이었다. 응답자들이 생각하는 적정 수준은 월 임대료 평균 58만원, 관리비 평균 18만5천원 수준이었다. 특히 매달 받는 국민연금에서 주거비와 식사비를 자동 공제하는 방식에 대한 선호도도 높게 나타났다. 한국주거학회는 해외 사례처럼 국민연금공단이 직접 돌봄 서비스를 운영하기보다 안정적인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고, 실제 운영은 전문기관이 담당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집을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입주 자격에서 제외되지 않도록 중산층 수급자까지 포괄할 수 있는 유연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며 “주거와 의료, 돌봄이 연결된 공공 노인주택 체계가 마련되지 않으면 초고령사회에서 중산층 노인들의 주거 불안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 노후 소득 보장에 더해 안정적인 거주 공간 확보가 새로운 정책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거 끝나면 ‘쓰레기 폭탄?’… 폐현수막 환골탈태

“쓰레기라고요? 저희는 폐현수막을 자원으로 봅니다.” 6·3 지방선거가 끝나면서 거리를 뒤덮었던 선거 현수막들이 자취를 감췄다. 대부분 소각될 운명이었던 폐현수막들이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춘 업사이클링 업체를 만나 마대자루부터 부직포, 우산에 이르기까지 가치 있는 물건으로 부활하고 있다. 12일 찾은 성남시 소재의 사회적기업 ㈜함께라온. 이곳의 작업장에서는 직원들이 폐현수막에서 목재와 노끈, 원단을 분리하고 재단하는 작업에 한창이었다. 폐현수막 수거부터 분리·재단·봉제까지 전 과정을 진행하는 모습이다. 여기서 분리된 목재는 재판매를 통해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으로 수출되고 원단은 환경정비용 마대자루와 폐건전지 수거 가방 등 실용적인 제품으로 재탄생한다. 폐현수막의 변신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곳에서 선별된 일부 원단은 화성시의 한 폐기물재활용 업체로 옮겨져, 잉크와 코팅층이 제거된 뒤 부직포라는 또 다른 생김새를 갖게 된다. 현수막에서 섬유질을 추출해 부직포로 바꾸는 이 기술을 개발하는 데만 10년이 걸렸다는 업체 측 설명이다. 인천의 사회적기업 ㈜쇠뿔은 현수막의 방수성과 내구성에 주목했다. 현수막 천을 가방 안감으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 외부에는 캔버스 원단을 덧입혀 맞춤 가방 등 다양한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최현모 쇠뿔 대표는 “파주시에서 이번 선거 현수막을 활용한 파라솔 제작 의뢰를 받아 준비 중”이라며 “수거 후 분리 선별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충분히 재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대중을 겨냥한 감각적인 소품으로 영역을 넓힌 브랜드들도 눈길을 끈다. 서울의 업사이클링 브랜드 ‘살리다(SALIDA)’는 폐현수막을 활용해 돗자리와 우산, 에코백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선보이고 있다. 살리다 관계자는 “선거철 이후 대량 발생하는 폐현수막은 대표적인 폴리에스터 폐현수막 소재로 다양한 제품으로 제작 중”이라며 “폐현수막마다 인쇄 패턴과 색상이 달라 동일한 제품이 없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상당수 폐현수막은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기후환경에너지부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4년 폐현수막 발생량은 5천408t에 달했지만 재활용률은 33.3%(1천801t)에 그쳤다.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에도 약 1천557t의 폐현수막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업사이클링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가치뿐 아니라 상품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우혁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폐현수막 업사이클링 제품이 지속 소비되기 위해서는 일상에서 사용할 만한 상품으로 인식돼야 한다”며 “공공구매 확대와 판로 지원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업사이클링 제품을 접할 기회를 늘린다면 관련 산업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스페이스X 상장 첫날 19% 급등…머스크는 세계 첫 조만장자

일론 머스크의 항공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12일(현지시간) 미국 증권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이날 상장한 스페이스X는 나스닥에서 주당 161.1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 135달러와 비교하면 약 19.3% 오른 수준이다. 시초가는 150달러였으며, 이날 금융시장의 최대 관심사였던 스페이스X는 장중 176.52달러까지 치솟았다가 마감 직전 일부 상승분을 반납했다. 커브 투자 매니지먼트의 하워드 챈 최고경영자(CEO)는 상장 첫날 성적에 대해 "초기 수요를 고려하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스페이스X 공모에는 3500억 달러의 자금이 몰렸으며, 이 가운데 기관투자 주문액이 2500억 달러, 개인투자자 주문이 1000억 달러에 달했다. 이번 종가 기준 스페이스X의 시가총액은 2조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기업가치 순위에서 엔비디아, 알파벳(구글 모회사),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에 이어 6번째에 해당하는 규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머스크는 시가총액 상위 10위 기업 중 스페이스X(6위)와 테슬라(8위) 두 곳의 경영을 동시에 맡고 있다. 한 사람이 시총 10위권 기업 두 곳의 CEO를 겸직하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로, 과거 스티브 잡스가 애플과 픽사 CEO를 겸했을 때도 두 기업이 동시에 상위 10위에 들지는 못했다. 최대 주주인 머스크 역시 이번 상장으로 세계 최초 '조만장자'(자산 1조 달러 이상 보유자) 자리에 올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머스크의 총자산은 1조500억 달러(약 1594조원)에 이른다. 블룸버그는 앞서 스페이스X 주가가 주당 141달러를 넘으면 머스크의 자산도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분석했는데, 이날 실제 주가는 해당 기준을 크게 웃돌았다. 머스크의 자산 규모는 주요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에 맞먹는 수준이다. 대만 GDP(9767억 달러)를 넘어 아일랜드·스웨덴·싱가포르의 GDP를 웃돌며, 스위스 GDP와 비슷한 규모다. 하루에 2700만 달러(약 410억원)씩 100년을 쓰더라도 모두 소진하기 어려운 액수다. 세계 부호 2위인 래리 페이지 구글 공동창업자와 비교하면 머스크의 자산은 3배 이상이다. 부호 2~4위인 페이지·세르게이 브린·제프 베이조스의 자산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고, 워런 버핏의 자산과 비교하면 7배에 달한다. 머스크는 GM과 도요타 등 미국·유럽·일본의 주요 자동차 기업을 모두 인수할 수 있는 수준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순자산의 3%만으로도 미 항공우주국(NASA)의 연간 예산을 충당할 수 있으며, 그의 성공 기반이 됐던 페이팔 역시 순자산의 4%만으로 인수가 가능한 규모다. 스페이스X 상장으로 머스크가 조만장자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제기돼 왔다. 머스크는 2002년 스페이스X를 창업해 최대 주주이자 CEO를 맡고 있으며, 스페이스X 지분은 그의 순자산 중 약 70%를 차지한다. 이번 상장으로 주관사인 투자은행들도 큰 수익을 거뒀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각각 1억 달러의 수수료를 받았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씨티그룹·JP모건도 각각 75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임직원들도 상장 효과를 누렸다. 최고운영책임자(COO) 그윈 숏웰과 브렛 존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자산 10억 달러를 넘기며 억만장자가 됐고, 직원 약 4400명이 백만장자가 됐다. 여기에는 10년 가까이 근속한 기술직 직원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통령 "한국·이탈리아는 최적의 파트너"

이재명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에 이어 양국 기업인들과 만나 첨단산업과 공급망 협력 확대를 논의하며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경제협력으로 구체화하는 작업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양국 주요 기업인들과 인공지능(AI), 반도체, 항공우주, 에너지·인프라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기초 과학 강국으로서 창의적인 공학 디자인 역량을 갖춘 이탈리아와 첨단 제조 강국으로 기술 혁신 역량을 갖춘 대한민국, 이 두 나라는 그야말로 최적의 파트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와의 기술·인재·공급망 네트워크가 기업의 경쟁력, 나아가 국가 전체의 산업 기술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상호 보완적인 양국 협력 관계를 토대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함께 헤쳐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탈리아가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한국의 4번째 교역국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양국의 경제 규모와 제조 역량을 고려할 때 향후 교역과 투자는 더 확대될 여지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래 성장 동력의 기반인 AI와 반도체, 항공우주 등 전략 첨단산업 분야 협력이 핵심 과제"라며 "첨단산업을 뒷받침하기 위해 에너지와 인프라 분야에서 튼튼한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이 대통령의 이탈리아 국빈 방문을 계기로 마련됐다. 앞서 이 대통령은 멜로니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AI와 양자기술 등 미래 전략기술 협력을 위한 '첨단 과학기술·ICT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국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토대로 첨단기술과 공급망 협력을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탈리아 측에서는 안토니오 타야니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이 참석해 "언제든지 두 팔 벌려 한국 기업을 환대한다"고 말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한국과 이탈리아는 이미 견고한 공급망 협력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제는 AI, 재생에너지, 항공우주, 로보틱스 등 첨단산업 전반으로 협력을 확장해 나갈 차례"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길이 로마로 통했듯 양국 경제계가 함께 개척하는 길이 미래와 세계 시장으로 힘차게 뻗어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자은 LS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성김 현대자동차 사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 한국 주요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이탈리아에서는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최고경영자(CEO), 비아조 마조타 핀칸티에리 회장, 마르코 페트라키니 에니라이브 회장 등 주요 기업 경영진이 함께했다. 행사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한국 반도체와 AI·제조 경쟁력에 대한 해외 관심이 높다는 취재진 질문에 "저희가 더 열심히 해야죠"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존 엘칸 페라리 회장과의 인연을 묻는 질문에 "삼성디스플레이가 페라리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고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미국에서 배터리 합작공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천 동네 목욕탕 줄폐업…가스·전기료 인상 ‘직격탄’

서민들 위생을 지켜주고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대중목욕탕이 인천에서 점점 자취를 감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주거 환경 변화와 코로나19 여파로 이미 오랜 침체기를 겪어온 상황에서 최근의 가스·전기 요금 급등이 줄폐업을 부추기고 있다. 13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현재 인천에서 영업 중인 대중목욕탕은 210곳이다. 2019년 243곳에 비해 약 33곳(13.85%) 줄었다. 특히 남동구 등 원도심 골목 상권에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던 노후 목욕탕들의 폐업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부터는 동네 목욕탕들의 폐업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온수를 대량으로 끓이고 넓은 탕 내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목욕업 특성상 전체 운영비에서 전기·가스 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그러나 세계 각지의 분쟁과 물가 상승 여파로 가스비와 전기 요금이 계속 오르면서 목욕탕들이 떠안는 적자 폭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목욕탕에서 쓰는 일반용 가스 원료비는 지난 2019년 1메가줄(MJ)당 11.952원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17.712원으로 48%가량 요금이 올랐다. 업주들은 당장 폐업을 저울질해야 할 만큼 경영상의 한계에 다다랐다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고 요금을 마음대로 올릴 수도 없는 실정이다. 대중목욕탕의 주 고객층이 동네 어르신이나 서민층인 만큼, 입욕료를 인상하면 그나마 간간이 이어지던 발길마저 완전히 끊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인천 미추홀구에서 목욕탕을 운영 중인 A씨(60)는 “코로나 19 이후 줄어든 손님 수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전기 요금과 가스비가 많이 올라 운영이 쉽지 않고 어르신이 많이 찾는 특성 상 가격을 올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대중목욕탕은 단순히 몸을 씻는 공간을 넘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공간”이라며 “준공영 방식으로 운영해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높이거나, 바우처 방식으로 재정을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별 전략적 동반자' 첫 경제행보… 한·이탈리아 기업인 회동

26년 만의 이탈리아 국빈방문에 나선 이재명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양국 주요 기업인들과 한자리에 모여 인공지능(AI)과 에너지, 첨단산업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며 정상외교를 경제 성과로 연결하는 행보에 나선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오후 로마 시내 호텔에서 열리는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다. 이번 행사는 한국경제인연합회와 이탈리아경제인연합회가 공동 주최하며, 양국 기업인 30여 명과 정부·경제단체 관계자 등 총 4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기조발언을 통해 AI 혁명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국제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과 이탈리아 간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특히 전략·첨단산업과 에너지·인프라, 미래 유망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양국 협력 확대 필요성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에서는 류진 한국경제인연합회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자은 LS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 성 김 현대자동차 사장, 김동춘 LG화학 사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문재영 HD건설기계 사장 등이 참석한다. 이탈리아 측에서는 에마누엘레 오르시니 이탈리아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을 비롯해 비앙카 마리아 마조타 핀칸티에리 회장,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최고경영자(CEO), 루카 페트라키니 에니라이브 회장, 크리스티나 스카로치아 키코밀라노 대표 등이 참석해 양국 기업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참석자들은 전략·첨단산업, 에너지·인프라, 미래 유망산업 등 세 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대표 협력 사례를 공유하고 공급망 안정화와 첨단기술 협력, 에너지 전환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전날 이재명 대통령과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 직후 열리는 경제행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치·외교 분야 협력 확대를 경제협력으로 연결해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려는 양국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전날 로마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만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자은 LS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등 한국 주요 기업인들이 함께 초청돼 양국 경제계 교류의 기반을 다졌다. 이날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은 정상외교를 발판으로 첨단산업과 에너지, 미래산업 분야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는 후속 일정 성격을 갖는다. 청와대는 이번 라운드테이블이 양국 기업 간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첨단산업과 에너지, 미래산업 분야에서 실질적인 경제협력 성과를 창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탈리아(로마)=이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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