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 전기료 ‘역차별’... 이러면 어디서 발전소 받겠나

내년부터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가 실시된다고 한다. 전력 생산지와 소비지 간 불균형 해소와 전력 자원의 효율적 분산을 위해서다. 지난해 제정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에 따른 것이다. 발전소가 많은 지역은 전기요금이 낮아진다. 그 대신 전력 소비가 많은 지역은 송전비용을 반영해 요금이 오르는 구조다. 그러나 정부는 이를 수도권, 비수도권, 제주권 등 3개 권역으로 묶어 적용하려 한다. 획일적 구분에 따른 역차별 논란이 터져 나온다. 수도권은 서울, 경기, 인천이다. 비수도권(강원, 충청, 전라, 경상 및 지방 광역시) 안에서도 그렇지만 같은 수도권이라도 사정이 사뭇 다르다. 전국 최고의 전력 생산지 인천을 서울, 경기에 묶어 버리니 오히려 불이익을 당할 판이다. 2024년 인천 전력자급률은 191.5%에 이른다. 경북(228.1%), 전남(213.4%), 충남(207.1%)에 이어 전국 최상위 수준이다. 인천에서 생산하는 발전량이 자체 소비량의 2배쯤 된다는 의미다. 인천에는 영흥화력발전소 등 8개의 석탄·LNG 발전소가 있다. 2024년 이들 발전소 생산 전력량은 모두 4천972만5천358MWh다. 이 중 인천에서 소비하는 것은 2천596만4천395MWh(52.2%)다. 나머지 전력은 서울과 경기 등 다른 지역에서 소비한다. 현행 전기요금은 지역 구분이 없는 단일 요금제다. 2026년부터 수도권·비수도권·제주권으로 나눠 차등 적용하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인천은 서울·경기와 같은 전기요금을 물어야 한다. 현재 서울의 전력자급률은 11.6%, 경기는 62.1%로 인천과는 비교가 안 된다. 이에 인천시가 최근 국회에서 전력자립률을 고려한 전기요금 개선 방안 토론회를 했다. 비슷한 처지의 울산·강원·충남·전남·경북·경남 등 7개 시·도도 함께했다. 전력 생산 및 소비 구조, 송전망 기여도, 환경적 부담을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인천의 경우 생산 전력의 절반을 서울과 경기에 공급한다. 그런데도 전력 수요가 가장 많은 ‘수도권’으로 묶여야 할 형편이다. 정부는 전력수요 분산을 위해 지역별 차등요금제를 하려 한다. 하지만 인천에는 오히려 전기요금 인상이라는 역차별이 돌아오는 불합리다. 인천은 오랜 기간 전력 생산에 따른 환경·사회적 부담을 감내해 왔다. 대규모 발전설비와 송전 인프라 등이다. 이제는 전력 생산에 따른 지역사회의 부담에 걸맞은 혜택이 주어져야 한다. 전기요금 차등화에는 전력자급률이 가장 먼저 반영돼야 한다. 오히려 역차별을 준다면 불공정이다. 이러면 앞으로 어느 곳에서 발전소를 받아들이겠는가.

[사설] 1천500원 ‘i-바다패스’ 안착... ‘인천 보물섬’ 희망 신호다

인천시가 올 1월부터 여객선 준공영제를 도입했다. i—바다패스다. 인천 앞바다 모든 섬을 시내버스 요금(1천500원)으로 오갈 수 있다. 가장 먼 백령도의 경우 이전엔 편도 7만1천700원이었다. 그런데 1천500원이니 큰 지원이다. 인천시민뿐만 아니다. 다른 지역 주민들도 올해부터 여객선 요금의 70%를 할인받는다. 2만5천750원이면 백령도를 오간다. 바다패스 시행 8개월의 성적표가 나왔다. 8월 말까지 바다패스 누계 이용이 56만9천943명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42만9천325명이 인천 여객선을 이용했다. 33%나 증가한 셈이다. 특히 피서 성수기인 7월 한 달엔 이용객이 83%나 늘었다. 세분해 보니 인천시민 이용은 지난해 37만5천827명에서 올해 48만8천474명으로 30% 증가했다. 타 지역 주민 이용은 5만3천498명에서 8만1천469명으로 52%나 늘었다. 이 같은 이동 증가는 경제효과로도 나타났다. 인천시는 바다패스 도입 이후의 섬 지역 관광 매출을 213억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57억원보다 56억원 불어났다. 교통비 절감으로 생긴 여유 자금이 숙박·먹거리·체험 소비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인천 섬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라 할 만하다. 바다패스는 올해 인천시 정책 시민 만족도 조사에서 1위에 올랐다. 한국관광공사의 ‘2025 한국관광의 별’ 혁신정책 부문 후보에도 올랐다. 인천시는 바다패스 이용 증가세를 뒷받침할 현지 프로그램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9월 소야도 ‘스포티 캠핑 나이트’, 10월 백령도 ‘최강 마라톤’, 10월 자월도 ‘붉은 달 페스티벌’ 등의 계절축제다. 11월까지는 강화·옹진 15개 섬에서 숙박형 체험을 제공하는 ‘인천섬 도도하게 살아보기’도 운영한다. 한동안 관광객 증가로 인한 섬 주민 불편도 나타났다. 주민들이 여객선 표를 구하기 어려움 등이다. 이에 인천시는 인천~백령도 구간에 예비선을 들여 운항을 늘렸다. 또 쓰레기 무단 투기나 임산물 불법 채취 등의 단속·계도에도 나서 있다. 인천에는 유인도 40개, 무인도 128개 등 모두 168개 섬이 있다. 천혜의 자연 경관에다 수도권 최근거리의 해양관광지이기도 하다. 그러나 비싼 교통비와 불편한 접근성으로 가려져 있었다. 수도권이지만 대표적인 인구소멸지역이었다. 바다패스에 대해 처음엔 우려도 적지 않았다. 시민 세금을 쓰는 사업이니 그만한 가성비가 있을까 했다. 일단 인천 섬으로 향하는 발길을 크게 늘려 놓았다. 바다패스가 인천 ‘보물섬’ 프로젝트에 희망 신호가 되기를 기대한다.

[사설] 첫 삽도 뜨기 전 운영권 다툼... 블랙코미디를 본다

수도권매립지 72홀 파크골프장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제1매립장 12만㎡에 대규모 파크골프장을 짓는 사업이다. 수도권매립지 땅에 인천시가 조성비(114억원)를 부담한다. 당초 2026년 개장이 목표였다. 72홀이라 1일 1천152명까지 즐길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옥신각신만 거듭한다. 인천시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 간 운영권 다툼이다. 인천시는 사업비를 대니 운영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SL공사는 부지가 수도권매립지인 만큼 운영까지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 한다. 이런 가운데 인천시의회까지 운영권 정리에 나섰다. 이달 초 인천시 산하 공사·공단에 운영을 위탁하는 조례를 통과시킨 것이다. SL공사가 바로 반발하고 나섰다. 조달청에 의뢰한 파크골프장 입찰을 중단할 것이라 했다. 그 대신 규모를 36홀로 줄여 자체적으로 짓는다고 했다. SL공사는 그간의 추진 경위도 털어 놓았다. 수도권매립지 주변 주민 의견을 들어 처음 36홀 규모로 구상했다. 이후 인천시가 국제대회 등을 위해 72홀을 제의해 와 예산을 지원받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공동 추진하다 갑자기 인천시가 운영을 맡겠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도 했다. SL공사 측은 운영권 조례 제정과 관련, 인천시에 대한 강한 불신을 나타내기도 했다. “인천시는 의회에서 발의한 조례를 알지 못했다고 하는데 이는 핑계일 뿐”이라고 했다. “시의원과 시장이 모두 같은 당 소속인데 사전에 논의하지 않았겠느냐”고도 했다. 따라서 인천시 예산을 받지 않고 36홀로 줄여 자체적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인천시는 인천시의회의 조례 발의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의견수렴 과정에서도 파크골프장 운영 주체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SL공사에 ‘파크골프장 조성 지속 추진 협조 요청’ 공문도 보냈다. 인천시의회도 문제가 된 조례에 대해 개정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뒤늦게 사태 진화에 나선 모습이다. SL공사의 단독 추진도 쉬운 게 아니다. 환경부와 인천시, 서울시, 경기도 간 수도권해안매립조정위원회 승인을 거쳐야 한다. 사업이 무산되면 결국 인천시민 피해로 이어진다. 인천은 현재 9홀짜리 선학파크골프장에만도 연간 3만여명이 몰리는 등 시설이 크게 부족하다. 72홀 개장을 기다리던 시민들만 허탈하게 됐다. 인천시의회 조례는 상위법 위반 소지도 있다고 한다. 조례가 만능은 아니다. 쌀도 안치지 않은 솥에 숟가락부터 걸치려 한 다툼이다. 블랙코미디를 보고 있는 건가.

[사설] 난장판 학교 개방 시설... 다시 문 닫게 하려는가

그간 학교 시설을 개방해 달라는 지역사회 요구가 많았다. 인천시교육청도 개방률을 높이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휴 공공 시설을 활용해 지역주민 삶의 질을 높인다면 좋은 일이다. 그러나 최근 일부 인천 학교들에서 드러난 부작용을 보면 실망스럽다. 학교 시설을 빌려줬더니 온통 난장판을 만들어 놓는 등이다. 시민의식을 얘기하기 앞서 어린 학생들에게 부끄러운 일이다. 경기일보 사회면(18일자 7면)에 비친 실태를 보자. 최근 주말에 강당을 빌려준 인천 부평구의 한 초등학교. 월요일 이른 아침에 가 보니 난장판이 따로 없었다. 강당 화장실 곳곳에 물이 흥건했다. 빈 샴푸통이 나뒹굴고 여기저기 휴지가 널려 있었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를 지경이었다. 당초 학교 강당과 화장실 한 곳만 쓰기로 했다. 그러나 다른 건물 화장실까지 어지럽혀 놓았다. 남동구의 한 초등학교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학교 강당에 온갖 병과 캔 등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학교 청소 노동자들의 하소연이 길다. 월요일 아침이면 개방 학교 시설을 청소하느라 고역이다. 특히 학생들이 등교하기 전 원상복구하려니 더 힘들다. 사용 신청도 않은 시설물까지 멋대로 쓰고 어질러 놓으니 기가 찬다. 주말에 시설을 개방한 학교들이 뒤처리에 골머리를 앓는다고 한다. 교내 다른 시설까지 무단 이용하는 것도 큰 문제다. 현재 인천지역 학교 주차장 개방률은 90% 정도로 높은 편이다. 그러나 강당 등 체육시설 개방률은 아직 50% 남짓이다. 이에 인천시교육청은 학교 시설 개방을 독려하고 있다. 시설 개방으로 문제가 생겨도 학교장 책임을 덜어 주는 가이드라인도 있다. 7월에는 학교시설 개방 업무 매뉴얼도 보완했다. 이용자가 과도한 소음 등 피해를 끼칠 경우 ‘원스트라이크 아웃’을 적용한다. 한 번만 위반해도 6개월간 이용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학교들은 시설 개방에 걱정이 많다. 쓰레기 청소 문제 외에 학생들 수업에도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한다. 그러나 지역사회의 요구가 거세 시설 개방을 거절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한다. 시설의 무단 사용이나 무분별한 행위 등에 대한 페널티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것이 문제다. 물론 일부 이용자들의 일탈적 행동일 뿐이다. 학교 시설 개방이라는 선의를 악용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자신이 머무른 자리를 치우고 정리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특히 지역사회 자녀들의 교육·생활 공간이다. 지역 어른들이 마구 어지럽혀 놓은 학교에서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사설] 해경의 ‘영웅 만들기’ 시도... 무얼 덮으려 했나

지난 11일 새벽 인천 영흥도 해안 갯벌에 70대 중국인 노인이 고립됐다. 신고를 받고 해경 1명이 출동했다. 발까지 다친 노인을 구조하던 중 물이 허리 높이까지 차올랐다. 해경은 자신이 입고 있던 부력조끼(구명조끼)를 벗어 입혀줬다. 필사적으로 해안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물에 휩쓸렸다. 노인은 곧 지원인력에 구조됐으나 이 해경은 이날 오전 9시 넘어서야 발견됐다.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로 병원 이송 중 숨졌다. 15일 해양경찰청장으로 영결식이 치러진 고 이재석 경사의 마지막 헌신이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났지만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한밤중 위험한 갯벌 고립 사고에 왜 혼자서 출동했느냐다. 해경 내부에서 은폐 의혹이 제기됐다. 동료들이 ‘함구령’을 받았다며 기자회견을 했다. 대통령도 진상 규명을 지시했다. 해양경찰청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해당 경찰서장, 파출소장, 당직 팀장이 직무에서 배제됐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됐는가. 사고 당시 영흥파출소에는 6명이 있었다. 이 시각 이 경사와 팀장이 당직 근무였다. 나머지 4명은 휴식 중이었다. 이들은 “당시 팀장이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며 이 경사 혼자 현장에 보냈다”고 주장했다. 팀장이 직원들을 깨워 함께 출동하도록 해야 했으나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당시 팀장으로부터 아무런 상황 전달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지원이 필요하다는 드론 순찰업체 연락을 받고서야 이 경사 혼자 출동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것이다. 해경 내부에서 사건 은폐를 시도했다고도 했다. 사고 이후 영흥파출소장이 따로 불러 경찰서장 지시라며 함구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 경사를 영웅으로 만들어야 하니 흠집을 내선 안 된다’, ‘사건의 전말이나 팀장과의 불화에 대해 기자나 유가족에게 함구하라’ 등이다. 이에 대해 인천해양경찰서장은 ‘진실 은폐는 전혀 없었다’는 입장문을 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당직자가 2명인데 왜 혼자 출동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위험한 바다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해경이다. 해경의 헌신적인 직무 수행 덕분에 위기 상황의 시민들이 무사히 귀가하는 일도 많다. 중국어선들의 불법어로에 맞서다 순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는 해경에 대한 신뢰를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조직 내부 실패나 과오를 ‘영웅 만들기’로 덮으려 했다면 보통 일이 아니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건설 현장의 중대재해 이상일 수도 있다. 하루빨리 진상이 밝혀져야 할 것이다. 다시 한번 고 이재석 경사의 명복을 빈다.

[사설] 물살 탄 인천 강화고려박물관... 미래형 K-컬처 거점으로

국립강화고려박물관 건립이 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지역사회 바람을 넘어 문화·정치권의 관심도 끌어내고 있다. 지난주 국회에서 건립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김교흥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주도했다. 건립 당위성을 넘어 구체적 방향까지 나왔다. 유물 전시를 넘어 미래 K-컬처의 거점의 콘셉트다. 뿔뿔이 흩어진 고려 유산들이 이제 깃들 곳을 찾을 것인가. 먼저 강화군의 건립 구상이 나왔다. 남한 유일의 고려 수도이자 고도(古都) 강화의 브랜드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규모는 연면적 1만299㎡(3천120평) 이상으로 계획한다. 강화 출토 유물뿐 아니라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개성 출토 유물까지 포함한다. 전국의 고려 특성화 유물을 망라, 고려를 브랜드화하는 박물관이다. 국립박물관인 만큼 국보급의 ‘압도적 유물’들을 만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유물과 디지털 체험을 결합, 과거 개성의 유적·유물 체험 공간도 마련한다. 사라진 강화 고려 궁궐과 사찰 등을 디지털 매체로 복원한다. 박물관 부지에 대해서는 두 곳을 염두에 두고 있다. 선원면 연리 강화영상단지다. 다른 한 곳은 하점면 부근리 강화고인돌 문화관광단지다. 강화영상단지는 계양~강화고속도로와 가깝다. 고인돌관광단지는 자연사박물관 자리였으나 현재 비어 있다. 고려박물관의 전시 콘셉트에 대한 담론도 활발했다. 단순 유물 전시를 넘어 최첨단 디지털 기술 결합의 박물관이다. ‘보고-배우고-체험하는’ 박물관을 지향한다. 서울역사박물관 이진현 교육과장은 K-컬처 홍보 거점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박물관 수요층 타깃의 체험형 전시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외국의 선진 체험형 전시 사례도 소개했다. 영국의 ‘요르빅바이킹센터’가 있다. 이스탄불의 ‘파노라마 1453’도 사례로 들었다. 오스만제국의 콘스탄티노플 정복을 360도 파노라마 전시로 보여주는 박물관이다. ‘로마 문명 박물관’의 전시 기법도 있다. 고대 로마제국의 수도를 1:250 축척의 거대한 석고 모형으로 복원해 놓았다. 한류의 ‘코리아(COREA)’도 고려 때 세계로 퍼져 나갔다. 중화 사대주의와 문약에 빠졌던 조선조와는 달랐던 고려다. 강건한 상무정신의 자주독립국가였다. 이날 김교흥 위원장도 강조했다. “고려와 가장 관계가 깊은 강화에 고려를 되살릴 국립박물관이 꼭 필요하다.” 전 세계가 한국 화장품을 바르고 한국 라면을 먹는 요즘이다. ‘한류 시대’에 박물관도 꼭 옛 모습일 필요는 없다. 최첨단 전시 기법의 K-컬처 전진기지, 강화고려박물관을 기대한다.

[사설] 수도권 대체매립지 10여곳 ‘관심’... 바짝 고삐 죄어야

인천 서구 경서동의 수도권매립지. 1992년부터 수도권의 온갖 폐기물을 받아 묻어 왔다. 이미 그 시한을 채워 새 매립지를 찾고 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세 차례 공모 모두 실패했다. 어느 한 곳 신청도 없었다. 현재 대체매립지 4차 공모가 진행 중이다. 5월13일 시작, 다음 달 10일까지다. 그런데 이번에는 일말의 기대를 걸게 한다는 소식이다. 현재까지 모두 10여개 지역에서 관심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뿐 아니라 민간단체도 있다. 공모를 주관하는 4자협의체(환경부·인천시·서울시·경기도)는 최종 선정까지는 보안에 부칠 방침이다. 지역 민원 등을 고려해 공모 마감 후 신청 숫자만 공개한다. 4자협의체는 신청 지역을 대상으로 먼저 서류 심사를 한다. 이후 2026년 6월까지 입지후보지 적정성 검사를 벌인다. 적정성 검사는 당초 공모 조건인 면적 50만㎡ 이상 또는 용량 615만㎥ 이상이 대상이다. 2026년 6월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4자협의체는 이때까지 후보지 한두 곳을 선정해 둔다. 이후 새로 취임한 민선 9기 지자체와 본격 협의에 나선다는 일정이다. 해당 단체장의 정치적 부담을 줄여주고 범정부 차원에서 유치 지역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인센티브 외 강력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인천시나 인천 지역사회에서는 대통령실 전담기구 설치를 바라고 있다. 환경부를 넘어 정부 각 부처가 전방위적 지원에 나서도록 하기 위해서다. 최소한 대통령실 특정 비서관실이 대체매립지 현안을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사를 위해서는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치 지자체의 현안 해결을 충분히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위해서다. 비슷한 전례도 있다. 2005년 경주시가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을 받아들일 때다. 당시 정부는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 유치 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만들어 지원에 나섰다. ‘수도권 대체매립지 유치 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있어야 어렵게 신청한 지자체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마지막인 이번 공모다. 그간 세 차례 공모에 비하면 그나마 고무적이다. 인천시도 4차 공모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공모 마감 1개월을 앞두고 긍정적인 신호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야 할 길이 멀어 보인다. 아직은 ‘관심’을 나타낸 지역이 있다는 정도다. 컨트롤타워든 특별법이든 다 동원해야 한다. 바짝 고삐를 죄어야 할 때다. ‘할 만큼은 했다’로 끝나서는 안 되는 4차 공모다.

[사설] KTX로 가는 인천공항... ‘저비용 고효율’ 인프라다

1899년 9월18일 인천에서 처음 기관차 기적이 울렸다. 인천역~노량진역 경인선 개통이다. 이처럼 인천은 일찍부터 근대 철도의 출발점이었다. 그러나 이 후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오히려 뒤처졌다. 특히 전국 단위 고속 광역 철도망 확충에서는 한발 비켜나 있었다. 최근 국회에서 ‘인천 철도 혁명을 위한 토론회’가 있었다. 인천의 철도망 확충 현안에 지역 역량을 집결시키려 인천시가 마련한 자리다. 인천 여야 의원 대부분이 참석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교통연구원, 인천연구원에서도 나와 타당성을 밝혔다. 한 목소리로 인천 철도망 확충 사업들을 제5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했다. 인천 5대 철도 사업이라 부른다. 먼저 인천발 KTX 인천공항 연장이 있다. 이어 GTX-D Y자 노선 및 GTX-E 노선 신설, 대장홍대선 청라 연장이 따른다. 경인전철 지하화도 있다. GTX 노선들은 서부 수도권의 해묵은 교통난 해소를 위한 것이다. 수도권 동—서부를 30분대 생활권으로 묶는 효과를 지닌다. 이날 참석자들은 이들 철도가 인천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작게는 수도권, 크게는 전 국민에 필요한 철도망이라는 것이다. 특히 인천발 KTX의 인천공항 연장을 촉구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임을 강조했다. 인천공항과 전국 단위 KTX 노선이 결합하면 국가적 비효율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2024년 기준 이용객 7천700만명의 인천공항은 2033년 1억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 서울역 공항철도 환승으로 지방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는다. 이 때문에 철도편을 통한 인천공항 접근 비율도 매우 낮다. 인천공항공사 자료가 말해 준다. 전체 인천공항 이용객 중 40%가 자가용을 이용한다. 버스가 35%이며 철도편은 13~15%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 전국 각 지역의 우후죽순격 지방공항 설립 요구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부산 가덕도, 전북 새만금공항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까지 올라와 다시 공항철도로 환승해야 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등이 타당성 분석에 들어간다. 이날 인천연구원 발표자는 인천공항 KTX가 국민들 인천공항 접근성을 최소 1시간 이상 단축시킬 것이라 했다. 인천발 KTX의 인천공항 연장은 전 국민에 꼭 필요한 노선인데도 인천시만 주장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인천공항 1억명 시대가 머지않았다. 이 글로벌 공항과 전국 주요 도시의 직결은 국가경쟁력의 문제다. 그야말로 ‘저비용 고효율’의 인프라 사업이라 할 것이다.

[사설] 10년 공염불 스마트오토밸리... 인천시 역량 시험대다

인천항 스마트오토밸리 사업이 끝내 무산됐다. 민간투자사업 방식의 인천항 중고차 수출 클러스터다. 인천항은 국내 중고차 수출의 최대 전진기지다. 2023년 기준 전체 수출 물량의 88%를 차지했다. 인천 지역경제의 특화산업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그 산업적 환경은 열악하다. 제도·정책적 지원도 없이 영세·낙후성을 벗어나지 못한다. 옛 송도유원지 중고차 수출단지의 과포화 상태도 오래됐다. 합법적 사업장 마련도 어렵고 산업 인프라는 더욱 열악하다. 인천항만공사(IPA)가 최근 스마트 오토밸리 민간사업자에 최종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민간사업자가 여러 차례 기한 연장에도 불구하고 자기자본금을 확보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최소 자기자본금은 사업비 2천480억원의 20%인 496억원이었다. 앞서 민간사업자는 부동산 현물 출자 방식의 자본 증자를 IPA에 제안했다. 그러면서 현물 출자의 감정 평가 등을 위해 2개월 기한 연장을 요청했다. 그러나 IPA는 계약 조건상 현물 출자를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결국 그간 세 차례 기한 연장에도 계약 조건을 이행하지 못한 것이다.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온 스마트오토밸리다. 인천시도, IPA도 이제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IPA는 조만간 인천시, 인천해수청과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꾸릴 계획이다. 스마트오토밸리 사업의 추진 방향을 다시 잡기 위해서다. 인천시도 IPA가 계약 해지를 통보한 만큼 이 사업에 적극 개입할 방침이다. 곧 중고차 수출 현황 및 미래 발전 방안에 관한 용역 발주도 검토 중이다. 인천시는 또 국회에 발의 중인 관련 법 개정도 주목하고 있다. 허종식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자동차 관리법’ 개정안이다. 현행 자동차 관리법상의 자동차서비스복합단지에 중고차 수출도 포함시키는 내용이다. 이 법이 통과되면 중고차 수출을 위한 복합단지 개발에도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민간투자사업을 넘어 공공 주도의 안정적 투자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또 중고차 수출 산업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도 마련할 수 있다. 인천시가 중고차 수출 클러스터 조성에 나선 이래 이미 10여년이 흘렀다. 중고차 수출도 저절로 성장하는 산업이 아니다. 최근 세계 중고차 수출 시장의 중국 성장세가 가파르다. 한국과 일본, 중국 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하다. 국내 다른 항구들도 중고차 수출 산업을 탐낸다. 군산, 평택·당진항은 대규모 투자로 중고차 수출 산업을 끌어가려 한다. 이제 다시 시작해야 하는 인천항 중고차 수출 클러스터다. 인천시 역량을 가늠할 무거운 시험대다.

[사설] ‘의사 몸값’에 만성 적자... 공공의료 지속가능 찾아야

공공의료원의 경영난이 심각한 수준이라 한다. 과거 시립·도립병원들이다. 전공의 파업으로 의사 몸값이 뛴 때문이다. 인천의료원은 전문의 인건비가 작년보다 20억원 이상 늘어났다. 공공의료원도 의사 보수를 올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인천은 공공의료원을 하나 더 설립하려 한다. 기존 의료원도 만성 적자이니 더 걱정이다. 최근 인천의료원의 병상 가동률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의 2022년엔 41%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64%, 올해(7월 기준)는 76%로 올랐다. 인천의료원은 그러나 올 상반기에만 67억원 적자다. 이런 추세면 올해 적자폭도 지난해와 비슷한 15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병상 가동률은 높아져도 적자는 줄어들지 않는다. 특히 올 상반기 인천의료원은 자금난이 심했다. 이 때문에 인천시의 하반기 출연금 40억원을 앞당겨 받기도 했다. 주 원인이 의사 인건비 급증이다. 전공의 집단 사직에 따른 인력 공백이 1년 넘게 이어졌다. 병원마다 구인난을 겪었다. 인천의료원의 경우 특히 필수 의료과 인건비 지출이 크게 늘어났다. 응급의학과·내과·소아청소년과 등이다. 지난해 2억3천만원이던 필수 의료과 전문의 연봉이 올해는 3억6천만원이다. 1억원 이상 올랐다. 분야별로 20~56% 인상됐다. 여기에 병상 가동률 회복에 따른 전문의들의 주말·야간 수당까지 인건비 부담을 키웠다. 인천의료원의 올해 전체 운영비가 702억원이다. 이 중 인건비가 456억원으로 65%를 차지한다. 지난해 인건비는 435억원이었다. 1년 사이 20억원 늘었다. 이런 가운데 인천시는 최근 보건복지부에 ‘제2인천의료원 설립사업 계획’을 제출했다.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다. 복지부는 내부 검토 후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현재 인천의료원이 겪고 있는 문제는 만성 적자뿐만이 아니다. 보수를 올려도 의사를 채용하지 못하는 구인난도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의사가 없으니 비싸게 도입한 의료장비를 가동 못하기도 한다. 지역 안팎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제2인천의료원 설립이 쉽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물론 기재부 문턱까지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인천의료원은 매년 인천시로부터 100억원 정도를 지원받는다. 더 많이 지원해야 문제가 풀릴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재정에는 한계가 있다. 공공의료에 대한 수요 문제도 있다. 시민들이 인천의료원에 길게 줄을 설 정도라면 그럴 가치가 있을 것이다. 요는 지속가능이다. 필수의료 인력 확보와 공공의료의 구조적 취약성 해결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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