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턴도 밀려난 ‘쉬었음’ 청년... 일본과 왜 이리 다른가

‘쉬었음’ 청년들은 ‘그냥 쉬었다’고 응답한다. 국가데이터처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다.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다른 활동도 하지 않는다. 계속 구직활동을 하면 실업자다. 그렇지 않으면 ‘쉬었음’으로 분류한다.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부분적으로 개개인 책임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국가사회의 지속가능을 흔들 수 있는 문제다. 최근 인천 제물포스마트타운에서 한 토론회가 있었다. ‘인천형 쉬었음 청년 지원정책의 방향과 과제’에 대해서다. 인천에서도 아예 구직을 포기하는 청년이 급증한다. 반복해서 취업에 실패하거나 불안정한 노동 환경을 피해서다. 장기간 방치하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쉬었음’에 그치지 않고 은둔·고립으로 갈 수 있어서다. 2025년 11월 기준 15~29세 청년 중 ‘쉬었음’은 41만6천명이다. 전년 대비 또 5천명 늘었다. 이 중 인천의 쉬었음 청년도 3만명에 육박한다. 인천 15~29세 청년 48만명 중 7% 비중이다. 이 중 자발적 쉬었음은 개인 선택에 따라 휴식을 택한 경우다. 반복된 취업 실패나 노동환경에 대한 회의 등으로 구직활동을 중단하면 비자발적 쉬었음이다. 최근 들어서는 두 가지 유형 모두 증가 추세라 한다. 이날 토론회 참가 청년들은 ‘원하는 일자리 찾기의 어려움’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쉬었음에 이르게 된 청년들 얘기가 가슴 아프다. 요즘은 인턴도 사실상 ‘중고 인턴’을 뽑는 구조라 했다. 인턴은 경험을 쌓기 위해 지원한다. 그런데 오히려 인턴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탈락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계속 문을 두드려도 받아주지 않는다는 느낌만 쌓여간다. 이후 자연스럽게 구직활동 자체를 멈춘다는 것이다. 사람을 만나는 것조차 피하게 된다는 얘기도 나왔다. 졸업 후 계속 취업에 지원했지만 떨어지는 경험이 반복되면서다. 자책감과 무력감만 쌓여간다. 이제는 “쉬고 있는 게 아니라 멈춰 버린 상태가 돼 버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력서 작성이나 자격증 준비를 할 에너지조차 고갈된 상태가 ‘쉬었음’이라는 것이다. 최근엔 ‘쉬었음’ 청년을 달리 표현하자는 논의도 나온다 한다. 낙인 우려가 있으니 ‘잠시 숨을 고르는 청년’이 어떠냐는 것이다.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나. 요는 청년들을 이끌 참 일자리 창출이다. 요즘 일본 대학생들은 양손에 취업 자리를 쥐고 선택을 고민한다. 일본 기업들은 매년 10월이면 ‘내정식’을 연다. 입사 내정자들이 딴 맘을 먹지 않도록 붙드는 행사다. 한국과 일본, 왜 이리 사정이 딴판인가.

[사설] 아카이빙과 ‘참전사’로 되살아난 인천상륙작전

인천상륙작전은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한 거사였다. 바람 앞 등불 신세의 신생국이 기사회생한다. K-코리아 번영의 초석이 인천에서 닦여진 셈이다. 인천연구원이 ‘인천상륙작전 참전유공자 아카이브 구축 보고서’를 내놨다고 한다. 이에 앞서 인천에는 ‘인천학생 6·25 참전사’ 편찬도 있었다. 인천연구원 아카이브는 11명 참전용사 육성 증언을 캐냈다. 영상·음성 기록과 사진 자료, 녹취문 등도 담았다. 개인 보관의 사진, 편지, 일기, 군 문서, 지도, 포스터 등도 기증받았다. 특히 올해 95세 허영철옹의 육성 회고는 생생하고 감동적이다. 1950년 19세에 해병 2기로 군에 입대했다. 제주, 부산을 거쳐 미군 수송선에 올라 바로 전장으로 향했다. 어디로 향하는지도 몰랐다. 이른 새벽 팔미도를 지나면서 고향 인천에 왔구나 했다. 맹렬한 함포사격 끝에 인천 만석동 해안에 상륙했다. 작전계획상의 레드비치(Red Beach)다. 고향 인천은 포연이 자욱했다. 살던 집을 찾았더니 ‘인민공화국 청년단’ 간판이 걸려 있었다. 동네 사람들이 그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곧 서울 수복 작전에 투입됐다. 김포비행장을 접수하고 한강을 건넜다. 일주일여 연희고지 전투도 치렀다. 후퇴하던 인민군이 시간을 벌기 위해 10대 아이들을 총알받이로 내몰던 것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눈물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던 비참한 광경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번 인천연구원의 아카이빙은 좀 색다르다. 전쟁 경과나 전투 경험만이 아니다. 전쟁 이전 고향 생활부터 전쟁 이후 삶까지 개인 생애사를 추적한다. 출생과 학창 시절, 가족과 이웃에 대한 기억 등이다. 참전 계기와 소속 부대, 전투 경험도 담았다. 기억에 남는 인물과 사건, 후대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있다. 인천시는 이 자료들을 공식 유튜브, 홈페이지 등에서 시민들과 공유한다. 전시나 교육 프로그램으로도 활용한다. ‘인천학생 6·25 참전사’는 인천의 또 하나 호국 자산이다. 1950년 12월18일 인천숙현국민학교에 집결, 전장으로 향했던 학도병들 기록이다. 3천여명이 20여일을 걸어서 부산의 육군·해병훈련소에 입소했다. 당시 600여명이 한꺼번에 지원한 해병 6기는 지금도 ‘인천 기수’로 불린다. 이경종·규원씨 부자가 사재를 털어 ‘인천학생 6·25 참전사 10권을 펴냈다. 지난 30년간 발로 뛰어 자료를 찾고 개개인의 수기를 모아 편찬했다. 중구 경동 신포시장 건너편에 ‘인천학생 6·25 참전 기념관’도 열어 놓았다. 나라가 위태로웠던 시기, 인천이 발했던 ‘호국 가치’를 생각한다.

[사설] 노인일자리 날리는 지자체... 예산 우선순위가 틀렸다

2025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21.21%다. 초고령사회 심화 단계다. 정책적 대응이 한층 시급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노인일자리 사업은 생산적 노후생활을 지원하는 복지다. 크게 공익형(월 29만원)과 사회서비스형(월 79만원)으로 나뉜다. 국비 50%, 시·도비 25%, 군·구비 25%씩의 재원 매칭 사업이다. 그런데 인천 일부 군·구는 해마다 이 예산마저 다 편성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때문에 75%에 이르는 국·시비를 되돌려 보낸다. 해마다 1천명분이 넘는 노인일자리를 날리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초고령사회에 대비, 노인일자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23년 7월에는 ‘제3차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종합계획’까지 마련했다. 이에 따라 인천시도 노인일자리 사업 규모를 키우고 있다. 2024년 4만6천646명, 2025년 5만3천596명 등이다. 인천시는 올해도 2천400억원을 들여 5만5천396개의 노인일자리를 마련한다. 그러나 인천 일부 군·구는 재정 부담을 이유로 25%에 해당하는 매칭 사업비를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해마다 정부 목표에 못 미치는 노인일자리 사업을 되풀이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추홀·계양·부평구가 그랬다. 이들 3개 구가 사업비 매칭을 하지 못해 반납한 정부·인천시 지원 예산이 20억원에 이른다. 반납하지 않았으면 노인일자리 1천500개를 마련했을 돈이다. 올해도 미추홀·계양·서구가 정부·인천시 지원 예산을 되돌려줘야 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말 예산 편성 과정에서 노인일자리 매칭 재원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아서다. 올해 역시 1천명분이 넘는 노인일자리가 날아가게 됐다. 특히 원도심 지역에서 이런 사태가 반복되는 것도 문제다. 노인 인구가 많아 일자리 수요가 더 많은 지역이다. 그래선지 원도심 지역일수록 노인일자리 사업의 경쟁률이 높다. 지난해 부평구 장기요양서비스 노인일자리는 경쟁률이 6.2대 1이었다. 이들 군·구는 재정자립도가 낮기 때문이라 해명한다. 그러나 인천 기초지자체들의 예산 덩치에 비하면 푼돈이다. 결국 노인일자리 사업의 우선순위가 뒤로 밀려나 있다는 방증이다. 인천사회서비스원의 인천 노인 빈곤 실태조사가 있다. 75세 이상 고령층 10명 중 4명이 소득 빈곤에 처해 있다고 한다. 노인일자리는 청년일자리와는 다르다. ‘알바’ 또는 ‘가짜 일자리’가 아니다. 적은 보수이지만 그들에겐 더없이 절실한 일자리다. 정부 지원 예산을 반납하면서까지 줄여 놓은 줄도 모르고 일자리 창구에 줄을 선 어르신들 모습이 그려진다.

[사설] 온정 밀물 판자촌 겨울나기... 새삼 희망을 본다

일파만파다. 인천 남동구 판자촌 겨울나기 얘기다. 처음 경기일보 기사 하나로 시작했다. ‘난방비 겁나 전기장판으로 버텨... 인천 남동구 판자촌 혹독한 겨울나기(2025년 12월 9일자 사회면)’다. 이를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면서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들이 판자촌 현장을 찾았다. 곧이어 난방비 추가 지원 대책이 나왔다. 취약계층 냉난방 문제의 원인인 주거 개선사업도 벌인다. 인천시와 남동구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이번엔 인천 지역사회가 한마음으로 에너지 사각지대를 돌보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초록우산 인천지역본부와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전면에 나섰다. 지역사회 대표적인 자선·구호단체다. 난방비 걱정으로 추위에 떠는 이웃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초록우산은 곧 남동구와 함께 판자촌 취약계층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연말에 시작한 ‘남동구 따듯한 겨울나기’ 캠페인과 연계해서다. 에너지 취약계층에 연탄·가스·등유 구입비용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 인천공동모금회도 기부 독려 등 지원 방안을 찾고 있다. 연말 연시 ‘사랑의 온도탑’ 캠페인도 한 방안이다. 시민들의 정성이 모인 기부금을 판자촌 주민 등의 따뜻한 겨울나기에 보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인천지역 복지시설과 함께 시민의 기부를 받아 취약계층 난방비 문제 해결에 나설 계획이다. 인천공동모금회는 현재도 인천 곳곳의 쪽방촌 등에 등유·연탄 구입비와 생계비를 지원하고 있다. 시민들이 내놓은 소중한 성금을 추위에 떠는 이웃들에 쓰는 것이야말로 모금회 역할이라는 생각이다. 이들 단체 외에도 지역사회에서는 더욱 촘촘한 에너지 복지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를 위해서는 인천시와 군·구, 민간단체가 함께 에너지 취약계층 발굴·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긴급 추가 지원책은 한시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시민 개개인 삶의 질은 지자체와 지역사회 몫이라는 것이다. ‘가난 구제는 나라도 못한다’고 했지만 옛날 얘기다. 지금은 K-선진국 아닌가. 처음 경기일보 기자가 판자촌을 찾았을 때를 다시 떠올린다. 창문 등 틈새 곳곳을 막아 놨지만 냉기가 심해 하얀 입김이 서렸다. 가슴 아픈 것은 이곳 주민들의 자포자기다. “기사 나간다고 무엇이 바뀌겠느냐. 우리 못사는 사정만 드러내는 꼴“이라 했다. 이제는 그들도 겨울나기가 무섭지 않다며 기뻐한다. 지원보다 더 기쁜 것은 그들을 돌아봐 준 관심일 것이다. 경기일보가 그 ‘관심’의 첨병 역할을 해냈다. 엄동설한에 새삼 희망을 본다.

[사설] ‘1천500원 여객선’ 흥행… ‘넥스트 바다패스’로 나아가야

인천시가 2025년 1월부터 i-바다패스를 시작했다. 시내버스 요금(1천500원)으로 인천 앞바다 모든 섬을 오갈 수 있다. 전국 최초 여객선 준공영제다. 가장 먼 백령도의 경우 이전엔 편도 7만1천700원을 내야 했다. 인천시민뿐만 아니다. 타 지역 주민들도 요금 70%를 할인받는다. 지난 1년간 과연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가. 지난해 11월까지 인천 섬 연안여객선 이용이 208만6천564건에 달했다. 2024년 같은 기간 188만2천930명 대비 11% 늘어났다. i-바다패스 이용 실적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11월까지 i-바다패스로 인천 섬을 찾은 인천시민은 70만9천186명이다. 2024년 같은 기간(55만4천468명)보다 28% 늘었다. 타 시·도민의 i-바다패스 이용은 지난해 11월까지 13만3천248명이다. 2024년 같은 기간(9만368명) 대비 48% 급증했다. i-바다패스가 인천 섬 관광의 역외 유입 효과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운임 부담이 큰 타 시·도민의 인천섬 방문 증가율이 인천시민 증가율보다 20% 더 높았다. 인천시민은 지역 어떤 섬이라도 1천500원에 갈 수 있다. 그러나 타 시·도민은 연 3회까지만 70% 할인을 받는다. 그래도 i-바다패스를 이용하면 타 시·도민도 백령도를 2만원 이하에 오갈 수 있다. 덕적도도 6천원 미만의 운임만 낸다. 이 때문에 백령도 연평도 등 서해5도를 찾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2024년보다 66%나 증가한 19만9천917명이 찾았다. 인천시가 i-바다패스 도입 이전 이후의 섬 지역 관광 매출을 뽑아 봤다. 지난해는 8월 말 기준 213억원이다. 2024년 157억원에 비해 56억원 증가했다. i-바다패스는 호응도도 높다. 시민 체감형 정책이어서다. ‘2025년 인천시 정책 시민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국관광공사의 ‘2025 한국 관광의 별’ 혁신관광정책 대상 후보에도 올랐다. 인천시는 i-바다패스 정책이 인천 섬 관광의 지형을 바꿨다고 자평한다. 섬 관광객 급증과 지역경제 활성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것이다. 관광객 증가는 확실히 섬 지역경제의 숨통을 틔워 주는 마중물이다. 이제 다음 단계 바다패스로 나아갈 때다. 벌써부터 ‘한번쯤 가볼 만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의 문제다. 제주도나 울릉도에 비해 관광 인프라가 열악하다. 인천시도 ‘가고 싶은 K-관광섬 백령도’ 사업에 올해 32억원을 들인다고 한다. 재방문, 재삼방문으로 이어지는 인천 섬 관광으로 진화해야 한다.

[사설] 판자촌 난방비 추가 지원... ‘관심’이 최상의 복지다

엄동설한의 세밑이다. 이 추위를 뚫고서 경기일보 기사가 씨앗이 된 훈훈한 소식이 전해졌다. 정부가 에너지 소외계층에 난방비를 추가 지원한다는 것이다. 12월9일자 경기일보 사회면 머리기사가 그 시작이었다. ‘난방비 겁나 전기장판으로 버텨... 인천 남동구 판자촌의 혹독한 겨울나기’다. 열흘쯤 지나 이재명 대통령이 이 기사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했다. ‘민생이 흔들리는 겨울철, 더 어려운 국민의 삶을 더 안전하게 지키겠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첫 추위가 닥친 인천 남동구 판자촌을 기자가 돌아보고 쓴 기사다. 창문 등 틈새 곳곳을 막아 놓았음에도 입김이 나올 정도로 냉기가 심했다. 봉사단의 도움으로 보일러는 놓았지만 기름값 무서워 틀지 않고 지낸다. 정부의 에너지 바우처 사업은 1년에 29만원의 난방비를 지원한다. 등유 한 통 구입할 정도다. 그래서 한겨울에도 전기장판으로 버틴다. 곧바로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에너지공단 관계자들이 현장을 찾았다. 최근 에너지 바우처 사업을 신청했지만 오류가 있어 지원을 받지 못한 주민의 사정도 파악했다. 대통령 지시가 있은 지 9일 만인 29일 ‘에너지 소외계층 추가 지원’이 나왔다. 한국에너지공단은 내년 1월22일부터 추가 지원금(14만7천원)을 지급한다.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선불카드 형태로 전달한다. 사용 기간은 종전 에너지 바우처와 같이 내년 5월25일까지다. 인천 남동구 판자촌 주민 20여가구 등 전국 20만가구가 대상이다. 추가 지원 사실을 몰라 지원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찾아가는 에너지 복지 서비스도 한다. 우선 공단이 대상자에게 개별 문자와 우편으로 카드 수령을 안내한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등에게는 집배원이 직접 찾아가 카드 수령 및 이용 방법을 안내한다. 기후부는 이번 한시적 지원금을 넘어 취약계층의 거주지 개선사업도 추진한다. 이들 계층의 냉난방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다. 당장 내년부터 등유와 LPG로 난방하는 에너지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에너지 효율 개선사업을 우선 지원한다. 집 벽이나 바닥에 단열 공사를 해주거나 고효율 보일러 설치를 지원하는 등이다. 소식을 접한 시민이나 지원 대상 주민 모두 반색한다. 대통령 지시 이후 이례적으로 빠르게 나온 대책이다. 남동구 판자촌 주민들은 덕분에 올겨울 난방비 부담을 덜었다며 기뻐한다. 추가 지원보다 더 기쁜 것은 추위에 떠는 그들을 돌아본 관심일 것이다.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어려운 처지의 이웃을 돌아보는 것이야 말로 최상의 복지라 할 것이다.

[사설] ‘위험천만’ 인도 위 자전거도로... 시민 일상 위협한다

인천 자전거도로에 ‘위험지대’ 경고등이 들어왔다. 자전거도로 대부분이 인도에 나 있는 것이 문제다. 이 때문에 자전거 교통사고가 급증한다. 보행자도,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함께 위험에 내몰린다. 인도 위 보행 공간과 자전거도로가 붙어 있는데도 안전 시설은 없다. 특히 최근엔 킥보드 등 개인형이동장치(PM)까지 가세해 시민 일상을 위협한다. 지난 3년간(2022~2024년) 인천에서 자전거 교통사고로 8명이 사망했다. 부상자도 2022년 135명, 2023년 146명, 지난해 171명이다. 자전거 교통사고가 계속 늘어난 결과다. 2022년 119건, 2023년 136건, 2024년 158건이다. 3년 사이 33%나 증가했다. 자전거 교통사고 사망자도 2022년 1명, 2023년 2명, 2024년 5명 등이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은 자전거도로 인프라 부족 때문으로 본다. 인천 자전거도로 대부분이 인도를 겸용한다. 인천 자전거도로 1천114㎞ 중 인도와 겸용인 곳이 845㎞다. 76%다. 송도·청라·영종·검단 등 신도심에선 자전거 전용도로가 많다. 그러나 원도심에선 대부분 인도에 설치돼 사고가 잦다. 보행자와 자전거가 뒤섞일 수밖에 없다. 부평구와 서구, 남동구 등 원도심 지역에 자전거 교통사고가 몰리는 이유다. 특히 청소년 자전거 교통사고가 급증한다. 2022년 인천 19세 이하 자전거 사고는 22건이었다. 이후 2023년 34건, 2024년 37건으로 3년 새 68% 증가했다. 청소년들이 타는 브레이크 없는 자전거 ‘픽시 사고’도 잦다. 자전거뿐만 아니다. 지난 10월 인천 송도의 한 인도에서 끔찍한 교통사고가 있었다. 한 여중생이 탄 전동 킥보드가 길을 가던 보행자를 덮쳤다. 30대 엄마가 어린 딸을 지키려다 중태에 빠졌다. 가게에서 솜사탕을 사들고 나오던 참이었다. 가해 여중생은 원동기 면허도 없고 1인 탑승 원칙도 지키지 않았다. 이 무슨 봉변인가. 자전거 교통사고는 그 심각성에 비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집계에 빠진 사고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시민들이 일상 가까이에서 언제든지 부닥칠 수 있는 위험이다. 자전거 전용도로를 늘리면 좋겠지만 그 또한 쉽지 않다. 인천 연수구의 발 빠른 대처가 돋보인다. 연수구는 이미 2023년 자전거 움직임을 감지해 보행자에게 경고음을 보내는 사고 예방 시스템을 마련했다. 인도 위 자전거도로에 설치한 폐쇄회로(CC)TV와 센서를 통해서다. 송도 킥보드 사고 이후엔 ‘전동 킥보드 없는 거리’ 지정에 나섰다. 다른 지역에서도 보고 배울만 하지 않은가.

[사설] ‘고령자 운전대 놓으라’ 전에 해야 할 일

인천에서도 고령운전자 교통사고가 증가 추세라 한다. 지난달 18일 부평구 동암역 인근에서 70대가 몰던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했다. 길을 가던 30대 여성이 심정지 상태의 변을 당했다. 지난달 1일에도 부평구 한 도로에서 택시가 무인카페로 돌진한 사고가 났다. 70대 택시 기사였다. 지난 10년간 인천에서 고령운전자 교통사고가 배 이상 늘어났다. 2015~2024년 인천 전체 교통사고는 8만1천160건이다. 이 중 65세 이상 고령운전자 사고는 9천345건이다. 11.5%를 차지한다. 2015년 고령운전자 사고는 643건이었다. 10년 지난 2024년에는 1천438건이었다. 이 기간 인천 전체 교통사고는 감소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는 늘어난 것이다. 고령운전자 사고 비율은 지역별 차이를 보인다. 연수구와 서구, 계양구 등 도시 지역은 10% 안팎이다. 반면 강화군과 옹진군 등 섬·농촌지역은 20%가 넘는다.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진 지역들이다. 고령임에도 직접 운전을 하는 비율이 높은 때문으로 분석한다. 그러나 인천 고령운전자의 면허 반납률은 저조하다. 11월 말 현재 인천 전체 고령운전자는 30만4천200명이다. 이 중 면허를 자진 반납한 사람은 6천371명에 그친다. 2.1% 비율이다. 면허를 자진 반납하면 인천사랑상품권(인천e음) 10만원이 주어진다.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한데도 혜택이 너무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혜택을 늘려 자진 반납을 적극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인천시도 앞으로 인천e음 추가 지급 등 제도를 보완할 방침이라 한다. 전문가들은 면허 반납 후 이동권을 보장할 실질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병원 이용 등 긴급 상황이나 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 대한 대책이다. 대중교통 무임승차 확대, 긴급 상황시 이용할 수 있는 바우처 택시 지원, 교통 소외 지역의 공공형 교통수단 확충 등을 들 수 있다. 면허 반납 유도 정책은 어서 운전대를 놓으라는 독촉이다. 그 이전에 고령자 운전을 보는 사회적 시각도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편견과 두려움이 과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30대, 40대가 낸 사고에도 확대경을 들이대면 마찬가지다. 고령운전자 사고가 는다고 하지만 고령 인구 증가 탓도 클 것이다. 여전히 교통사고 대부분은 비고령운전자에 의한 것 아닌가. 운전대를 놓으라 강요하기 전 해야 할 일이 많다. 일본은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의무화하고 정부가 지원한다. 고령자의 이동권과 사회적 안전을 두루 배려하는 균형감각이 필요해 보인다.

[사설] 수학여행 몰리는 인천 송도... ‘미래 가치’ 드러나다

수학여행은 대개 재학 중 한 차례다. 봄 가을 소풍과 달리 좀 멀리 2박3일 정도 간다. 과거 인기 수학여행지는 지역마다 달랐다. 남쪽 지방 학교들은 서울, 설악산 등을 찾았다. 반면 수도권 등에서는 경주, 부산, 제주도로 가곤 했다. 그 인기 수학여행지에 인천 송도국제도시가 올랐다고 한다. 한 해 4만여명의 학생들이 찾는 수학여행 핫플레이스다. 수학여행 트렌드가 바뀐 때문이다. 최첨단 스마트도시 송도가 미래세대들을 이끄는 저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2023년 전국에서 인천으로 수학여행을 온 학생은 115개학교, 4천1명이었다. 2024년에는 261개학교, 1만6천729명으로 늘었다. 올해는 11월까지만 394개학교, 2만1천446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경기권이 29%로 가장 많다. 이어 서울 27%, 전라권 19%, 경상권 9% 순이다. 수학여행 트렌드 변화로 인천 송도가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VR체험이나 AI·로봇 관련 기업 견학 등 첨단 산업체와 연계한 미래형 교육 수요다. 과거 인천도 경주처럼 역사 탐방형 수학여행지였다. 고인돌 등 역사 문화 유산의 강화도가 있다. 개항기·일제강점기 자취의 인천 개항장도 있다. 인천으로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은 증강현실 기구 등을 착용하고서 VR체험을 많이 한다. 송도 트리플스트리트에 있는 VR 테마파크 등에서다. 또 로봇 제작 과정과 시현 장면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견학 코스도 인기다. 로봇기업 브릴스의 송도 송도본사 등을 방문해서다. 학생들이 AI·로봇산업에 대한 견문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송도 세계문자박물관과 아트센터 인천, 트라이볼 등도 인기 방문지다. 다양한 전시와 문화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송도는 미래도시의 표본인 스마트시티다. 이 첨단기술을 살펴보는 G타워 전망대도 인기 코스다. 여기에 인접한 인천국제공항을 연계하는 수학여행 프로그램도 있다. 인천 수학여행 학생들의 반응도 매우 좋은 편이다. 학생과 교사 대상 설문조사에서 만족도가 5점 만점에 4.8점으로 나왔다. 인천미래교육문화원 수학여행 체험 프로그램의 경우 내년 예약이 이미 70%나 차 있다고 한다. 사반세기에 걸친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의 또 다른 열매다. 특히 송도국제도시는 그 선두에 있었다. 스마트도시에다 바이오·반도체·로봇 등의 최첨단 산업을 일궜다. 수도권이라는 후광 효과도 한몫했을 것이다. 그 송도가 첨단 산업 체험 등 미래형 교육의 표준을 제공하고 있다. 미래 세대를 이끄는 ‘미래 가치’까지 드러난 셈이다.

[사설] ‘송도 K-도심형 마리나’... 해양도시 인천 사업이다

마리나는 요트, 보트 등의 정박시설과 계류장, 쇼핑·식당가, 호텔 등을 갖춘 항구를 말한다. 해양레포츠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로 최근 국내에서도 확산 추세다. 인천 송도에 세계적 수준의 마리나를 조성하자는 제안이 나와 지역사회의 이목을 끌고 있다. ‘송도 K-도심형 마리나 클러스터’ 구상이다. 단순한 요트 정박 기능을 넘어서는 복합 해양레저 허브를 만들자는 것이다. 인천마리나협회가 최근 ‘인천, K-도심형 마리나로 해양레저 허브 도전’을 제안했다. 인천 서해안의 해양 환경 강점과 송도국제도시의 도심 인프라를 결합, 국내에서는 전례가 없는 ‘도심형 마리나’ 중심의 해양관광 클러스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리나 산업 발전과 해양레저스포츠 진흥 등으로 인천이 동북아 해양레저 허브 도시로 나아간다는 비전이다. 협회는 마리나가 단순한 요트 정박 공간을 넘어 시민들이 일상처럼 찾는 수변 생활·문화 중심지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인천 송도 K-도심형 마리나는 도심과 마리나, 식음료(F&B), 숙박, 컨벤션, 선박 정비(MRO), 판매, 연구개발(R&D)을 포괄하는 새로운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부지로는 송도국제도시 10공구 해안을 제안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도 이곳에 마리나를 포함한 워터프런트를 조성하기 위해 해양수산부에 매립 면허 신청을 준비 중이다. 이곳에 600선석 규모의 마리나와 호텔, F&B 등의 복합기능을 구상하고 있다. 마리나협회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해양산업 클러스터로서의 핵심 기능인 생산·수리·연구·개발 기능을 추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리나 MRO 및 R&D 단지다. 마리나 MRO는 항공 MRO와 마찬가지로 정비(Maintenance), 수리(Repair), 분해조립(Overhaul)을 담당한다. MRO 및 R&D 단지를 통해 요트·보트의 수리·제조 및 수입·판매, 카누·카약 등 무동력선의 수리·제조 산업을 일으킬 수 있다. 해양레저 기업들의 유치도 가능하다. 인천은 서울에는 없는 천혜의 해양 환경을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산업화 시기 공업항의 역할을 다하느라 바다를 가까이하기 어려웠다. 이제는 해양 도시 인천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도심형 복합 마리나 구상이다. 현재 조성 중인 송도워터프런트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K-도심형 마리나 구상이다. 인천이 이니셔티브를 쥘 수 있는 새로운 모델, 혁신적 계획으로 보인다. 인천이 복합적 도심형 마리나 개발을 선도해 세계적 해양레저 허브 도시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오피니언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