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약 모른 채 재신임 판단... ‘깜깜이’ 선거 이제 그만

2026년 동시지방선거가 7개월 남았다. 인천에서도 시의원 36명, 군·구의원 123명을 뽑는다. 이전처럼 현역 의원 대부분이 재출마할 전망이다. 그러나 내년에도 인천 유권자들은 지난 임기 중 이들의 의정활동 성적도 모른 채 투표장으로 가야 한다. 인천 지방의원들 공약은 선거 때만 반짝했다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이 확인해볼 채널 하나 없는 실정이다. 무슨 공약을 내걸었는지, 지키기는 했는지를 알 수 없다. 깜깜이 선거로 가는 구조다. 인천시의회나 10개 군·구의회 홈페이지는 의정활동의 포털이다. 의원 소개부터 의회 소식, 의정활동, 회의록 등이 다 올라 있다. 그러나 의원들이 선거 때 내걸었던 공약 등은 찾아볼 수 없다. 시민 참정권 제약 등의 비판에도 바뀌지 않는다. 내년 지방선거가 다가오지만 공약 관련 홈페이지 개편 움직임은 없다. 인천시의회는 내년에 2천만원 들여 홈페이지를 고친다. 의원 페이지 디자인을 바꾸고 기능도 개선한다. 그러나 의원별 공약 항목 신설 등은 빠져 있다. 당연히 이행 상황 등 공약 관리 시스템도 기대할 수 없다. 굳이 세금을 들여 홈페이지를 손보는 이유를 모르겠다. 10개 군·구의회도 마찬가지다. 한 곳도 의회 홈페이지에 의원 공약 공개 시스템을 마련하려는 계획조차 없다. 이대로면 내년에 뽑히는 인천 지방의원들의 공약도 4년간 숨겨질 것이다. 이 때문에 인천시민은 내년 선거에서도 재출마 현역 의원을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다. 지난 선거에서 어떤 공약을 내걸었고 얼마나 지켰는지를 확인할 수 없다. 현역 의원들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정보에 다가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인천과 대비되는 지역도 있다. 경기도의회는 최근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했다. 의원 공약 공개가 이뤄지지 않아 유권자의 알 권리를 막는다는 지적에 따른 발 빠른 대응이다. 홈페이지에 ‘공약사항’란을 신설, 의원별 공약을 세부적으로 나눠 시민들이 한눈에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굳이 공약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의원 개별 공약은 의회 사무에 해당하지 않는다 등이다. 비례대표 의원과의 형평성 문제도 든다. 그러나 비례대표 의원도 정당 공약은 있지 않은가. 안 그래도 지방분권 강화를 위한 개헌 논의가 진행 중이다. 실현되면 지방의회 권한도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이다. 그만큼 감시와 견제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지방자치의 투명성과 책임성에 대한 문제다. 단순히 공약을 공개하는 것을 넘어 그 이행 상황까지 주민들이 지켜볼 수 있어야 책임 있는 지방자치다.

[사설] 과도한 수정법 규제... 인구 소멸 인천 강화·옹진은 풀어줘야

수도권정비계획법(수정법)은 1982년 만들어졌다. 일자리와 기회를 찾아 저마다 서울로 몰리던 때다. 수도권의 과포화를 막으려 했다. 43년이나 묵은 법이다. 이제 수도권도 더 이상 인구가 늘지 않는다. 특히 인천의 강화·옹진은 지리상으로만 수도권이다. 정부가 꼽은 인구소멸위기지역이기도 하다. 이런데도 수정법의 첩첩 규제는 마찬가지다. 최근 인천에서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그간에도 기회 닿을 때마다 터져 나온 수도권 규제 완화 목소리다. 이날 이종현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강화·옹진만이라도 수도권 규제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접경지역에 무슨 개발 규제냐는 것이다. 강화와 옹진은 우선 지리적으로 수도권에서 멀다. 또 북한과 대치하는 특수지역이다. 지난 40여년간 수정법 규제의 피해가 가장 심각한 곳이기도 하다. 지역공동화 심화, 재정자립도 감소, 지역경제 쇠퇴 등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의 정주 의욕도 낮다. 지역경제도 갈수록 활기를 잃고 있다. 규제에 막혀 사람도 돈도 유입되지 않고 있어서다. 이날 토론회에선 수정법 시행령을 고쳐 강화·옹진을 수도권 규제에서 풀어줘야 한다고 했다. 접경지역에 대해서는 수도권 범위에서 제외하는 방향의 법 개정이다. 또 수정법상의 권역 지정에서 접경지역은 빼야 한다고 봤다. 아니면 규제가 덜한 일반성장관리권역에 넣어야 한다고도 했다. 또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이나 경제자유구역특별법을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우선하도록 하는 방안도 나왔다. 강화·옹진 등 접경지역만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인천은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숱한 불합리한 규제에 직면해 있다. 인구 집중 유발 시설 입지 제한, 대규모 개발 사업 절차 강화 등이다. 대학 입학 정원, 산업 투자, 부동산 정책, 국비 지원, 국책사업 선정 등에서도 불이익을 받는다. 인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이들 규제의 완화가 시급하다. 특히 대학 정원 조정이나 인천 내 공공기관 존치, 군부대 이전을 위한 개발제한구역 해제 등에서 숨통을 터 줘야 한다. 인천시도 부서별로 대응하던 수도권 규제에 대해 체계적인 전략을 마련할 것이라 한다. 이대로는 인천의 미래 성장동력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강화·옹진은 섬이지만 수정법에서는 성장관리권역이다. 계획에 따른 개발만 가능하다. 누가 봐도 과한 규제다. 고령화에 인구소멸을 걱정하는 지역이다. 오히려 사람과 산업이 몰리도록 부추겨야 하지 않겠는가. 자해 행위적 수도권정비계획법의 합리적 개선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사설] 소방차 진입 곤란 전통시장... 통로 확보 미루지 말아야

2023년 3월4일 늦은 밤. 인천 동구 송림동 현대시장에 큰불이 났다. 소방 펌프차 60여대가 출동했지만 2시간30분 동안 탔다. 212곳 점포 중 55곳이 소실된 대형 시장 화재였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12억3천만원의 재산 피해를 남겼다. 복구도 쉽지 않았다. 공사가 늦어지면서 일부 상인들은 임시 공간 장사도 중단해야 했다. 1년3개월이 지난 2024년 7월에야 제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잊을만 하면 일어나는 전통시장 화재다. 이런데도 인천 전통시장 대부분이 화재 무방비 상태라고 한다. 인천 전통시장 57곳 중 23곳이 ‘소방차 진입 곤란·불가지역’이라 한다. 10곳 중 4곳꼴이다. 국회 국정감사 자료다. 전국 광역 시·도 중 서울(34곳) 다음으로 많다. 대부분 ‘장바구니도 겨우 지나가는’ 정도의 통로 상황 때문이다. 경기일보가 현장을 둘러봤다. 특히 미추홀구 신기시장, 부평구 부평종합시장, 동구 현대시장 등이 심하다. 좁은 통로에 매대와 순대찜기까지 즐비하다. 성인 두 명이 나란히 걷기조차 힘들 정도다. 불과 2년 전 큰불이 난 현대시장도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 현대시장 일부 공간은 층고가 낮고 통행로도 좁다. 한눈에 봐도 폭 2.5m 중형 소방펌프차는 들어설 수 없을 정도다. 현대시장이 있는 동구의 경우 최근 5년간 6건의 전통시장 화재가 일어났다. 재산 피해만 12억6천여만원이다. 부평종합시장의 경우 중심 통로 폭이 4m 정도다. 그러나 통로 한가운데를 과일, 채소 매대 등이 차지하고 있다. 좁지 않은 통로임에도 비상시 소방차 접근이 어렵게 돼 있다. 전통시장 화재는 특히 초기 골든타임이 중요하다. 이를 놓치면 대형 재난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국정감사에서도 대책 마련 주문이 나왔다. ‘전통시장 맞춤형 화재 대응 시스템’ 등이다. 단순히 소방시설 지원이나 황색선 준수 지도 등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소방차 진입이 원활하도록 하는 대책이 시급하다. 진입로 확보를 위한 시장 구조 개선도 필요하다. 이번 주 들어 기온이 뚝 떨어졌다. 날씨가 추워지면 어느 곳보다 불을 가까이 할 일이 많은 전통시장이다. 소비자, 상인 모두 시장 화재에 대한 경각심이 요구되는 계절이다. 언제라도 소방차가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비상시 소방차가 못 들어오면 참사를 피하기 어렵다. 인천의 전통시장이 시민들의 사랑받는 공간으로 남으려면 화재 안전부터 강화해야 한다. 추위가 닥쳐오는 계절, 전통시장 화재 안전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다.

[사설] 인천 송도 화물차주차장 소송 마무리... 상생의 길 찾아야

인천의 해묵은 난제가 정리 단계에 들어섰다. 송도 화물차주차장 문제다.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다툼 끝에 인천항만공사가 승소했다. 주차장 사용을 가로막아 온 인천시가 틀렸다는 최종 판단이다. 이 문제는 처음부터 일방적 입장과 무리한 행정처분이 작용했다. 지역 주력 산업의 필수 인프라임에도 지역사회가 배척하는 모양새였다. 자체 해결 대신 국민권익위원회, 행정심판, 소송에 떠밀었다. 이제 모두가 최종 판결의 의미를 되새길 때다. 인천 송도 화물차주차장 사용을 둘러싼 행정소송에서 인천항만공사(IPA)가 최종 승소했다. IPA가 인천경제청을 상대로 낸 가설건축물 축조 신고 반려처분 취소 소송이다. 대법원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인천경제청의 주장은 상고심 사유가 되지 않거나 원심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인천경제청의 상고는 기각됐다. 소송 비용도 부담해야 한다. 화물차 전용 주차장은 물류도시 인천의 오랜 숙제였다. 인천항 물류를 담당하는 화물차들이 머물 곳이 없어 골목마다 넘쳐났다. 지역 물류업계는 이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화물차주차장 조성을 요구했다. 시민들은 시민들대로 주거·생활환경 침해를 호소했다. 이에 IPA는 2021년 인천시에 연수구 송도동 아암물류2단지를 부지로 하는 사업계획서를 냈다. 인천시도 자체 용역에서 이곳이 최적지로 나와 승인했다. 2022년 12월 마침내 50억원을 들인 5만㎡ 규모(402면)의 화물차 전용 주차장이 마련됐다. 그러나 공사를 끝내고 나니 인천시가 입장을 바꿨다. 지역 주민단체 등이 반대하니 주차장을 사용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차장 시설물 설치 신청을 거부했다. 무인주차 관제시스템은 물론이고 간이화장실 설치도 못하게 했다. 송도 주민단체 등은 교통 혼잡과 소음, 매연 등을 들어 주차장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화물자동차노조 등은 이 주차장 주변에 플래카드를 걸고 조속한 주차장 개장을 촉구했다. 사업 지연으로 수많은 화물노동자와 물류업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IPA는 다시 가설건축물 설치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거쳐 내년 상반기 주차장 운영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인천경제청도 일단 대법원 판결이 나온 만큼 무조건 반려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여기서 인천경제청은 관점을 바꿀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단순히 민원을 피하기 위해 숨을 일이 아니다. 지역사회 이해 충돌의 조정자로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주거환경만 고수하는 베드타운으로는 송도의 지속가능 발전을 기약할 수 없다. 이제 적극적으로 상생의 길을 찾아갈 때다.

[사설] 거침없는 ‘K-공항’ 수출... 글로벌 스탠더드 이끈다

지난 세기 대한민국 관문은 김포공항이었다. 파리 드골공항이나 뉴욕 케네디공항 등에 비하면 시골 공항이었다. 홍콩, 싱가포르도 새 공항을 짓던 때다. 1990년대 초 노태우 정부가 신공항 건설에 나서자 반대도 없지 않았다. 부적합 입지에다 과잉투자라 했다. 이제 그 인천공항이 대한민국의 위상을 웅변할 정도다. 인천국제공항의 세계시장 진출이 거침 없다. 지난 주 인천공항이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에서 ‘K-공항’ 수출에 나섰다. 수도 타슈겐트에서 열린 신공항 기공식에 인천공항도 참석했다. 이 공항은 총 사업비 4조7천억원(34억달러)의 대형 프로젝트다. 1단계 완공 연간 여객 1천700만명, 최종 단계 5천400만명 처리 규모의 초대형 국제공항이다.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중앙아시아 항공 물류 허브 도약 교두보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번 기공식을 통해 한국형 공항 개발·운영 모델의 수출을 구체화했다. 기술 자문, 운영 지원 등 실질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공항의 시공 초기 댠계부터 인천공항의 선진 운영 노하우를 모두 전수할 예정이다. 타슈겐트 신공항뿐만 아니다. 인천공항공사는 올해 4월 우즈베키스탄공항공사와 우르겐치 공항의 개발 및 운영 협약을 했다. 우르겐치 공항 주요 시설의 단계적 개발 및 건설 방안 등에 대한 것이다. 터미널 운영 효율화, 항공사 유치 및 상업수익 증대 방안 등도 포함한다. 인천공항공사는 3년간의 우르겐치 공항 신터미널 건설을 거쳐 운영을 맡는다. 2028년부터 19년간이다. 총 사업비 2천억원 규모다. 이달 말 인천공항공사 이사회가 최종 승인하면 개발 및 운영 협약의 효력이 발생한다. 우즈베키스탄은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지리적 요충지다. 이 지역의 급속한 경제성장과 관광 수요 증가 등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다. 인천공항공사는 이곳 해외사업의 사업성 또한 매우 밝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2007년 처음으로 해외사업팀을 만들었다. 2009년 이라크 아르빌 신공항 컨설팅 프로젝트가 첫 수주다. 현재까지 18개국 39개 사업에 진출해 있다. 총 수주금액이 4억2천399만달러에 이른다. 공항 건설·운영 컨설팅에서부터 위탁 운영, 지분 투자, 해외 공항 인수합병(M&A) 등 다양하다. 인천공항의 선진적 위상은 우리 시민들도 느낀다. 인천공항을 이륙해 외국 공항에 내려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이제 스스로 글로벌 스탠더드를 창출해 가는 인천공항이다. 이런 인천공항의 절반이라도 따라갔으면 하는 분야도 있다. K-정치다.

[사설] 대체매립지 민간 2곳 응모... 이제 속도 낼 때다

수도권매립지 대체매립지 공모에 민간 두 곳이 응모했다. 지난 3년간 네 차례 공모 만에 처음 화답이 나온 셈이다. 이번 공모는 기초지자체뿐 아니라 개인, 법인, 단체로까지 확대했다. 이제는 4자 협의체가 전면에 나서 민간 제안의 적합성을 면밀히 검토할 차례다. 해당 지자체와의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대안을 빠르게 마련해야 한다. 십수년간 끌어온 인천의 난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잡은 것인가. 수도권매립지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환경 문제를 상징한다. 쓰레기 처리 공간인 동시에 지역주민의 삶과 직결된 중요한 현안이다. 오랫동안 논의만 무성했던 수도권 대체매립지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기존 수도권매립지의 사용 종료를 매끄럽게 해결 못하면 지속적인 사회적 갈등을 낳기 마련이다. 10일 마감한 4차 공모 결과 민간 부문 두 곳이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4자 협의체는 응모 부지에 대해 공모 조건 등 적합성 검토에 들어간다. 이 후 해당 부지 관할 지자체와의 협의를 통한 세부적 조율이 필요하다. 매립 및 부대시설의 규모와 종류, 특별지원금의 세부 사항 등이다. 해당 지자체와의 합의 결과를 놓고 4자 협의체가 최종 후보지를 선정, 그 결과를 공개하는 사업 수순이다. 이번 공모 결과에 대해 인천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은 차질 없는 사업 추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수도권매립지해결범시민운동본부는 조속한 대통령실 내 전담기구 설치를 요구했다. 모처럼 응모자가 나온 4차 공모를 성공시키기 위한 강력한 컨트롤타워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과 정부, 3개 시·도, 여야 정치권의 상호 협력도 주문했다. 인천 정치권에서도 책임 있는 대체매립지 선정으로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하루라도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정부와 3개 시·도는 대체매립지 지역 주민 동의를 얻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수도권매립지 문제는 부처 간 협의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중대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런 만큼 대통령 주재 타운홀 미팅을 빨리 열어 갈등 해결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4차 공모에서도 지자체 응모가 단 한 곳도 없었던 것은 아쉽다. 이는 우리 지방자치나 지역정치의 생태적 한계를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주민 삶에 중차대한 환경 문제 해결을 민간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이다. 아무튼 이제 공은 4자 협의체와 중앙정부로 넘어갔다. 부지 선정을 넘어 지속가능한 자원순환체계를 일궈내야 한다. 주민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투명한 절차가 이를 뒷받침할 것이다.

[사설] ‘인천공항 관제사 극한 과부하’... 이런 국정감사여야

인천국제공항은 최상위 글로벌 허브 공항이다. 이런 공항에 관제사가 태부족해 극한의 과부하가 걸려 있다고 한다. 관제는 항공교통 안전의 초석이다. 항공기 이착륙이 몰리는 시간에는 관제사 1명이 수십대의 항공기를 컨트롤하는 인천공항이라니. 2024년 기준 인천공항 항공관제 인력의 평균 결원율이 12%다. 인천공항에서 항공기 운항이 가장 많은 때가 오전 8~9시, 오후 5~6시다. 평균 항공기 이동 횟수가 각각 8.1회, 79.2회에 이른다. 이 시간대 이들 항공기 이동을 관리하는 관제 인력은 8명뿐이다. 이 중 관리자와 교대자, 휴식 인력 등을 제외하면 실제 관제 인력은 1~2명에 불과하다. 결국 이 시간대에는 관제사 1명이 40~80대의 항공기를 실시간으로 통제해야 한다.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국토교통부의 대응 자세다. 국토부는 이미 2019년 항공교통관제 인력에 대한 자체 진단을 마쳤다. 스스로도 ‘매우 부족한 상황’으로 평가했다. 특히 야간근무와 장시간 연속근무 등으로 피로 누적이 심각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관제 인력 기준에 비해도 63% 수준이었다. 그러나 인천공항 관제 인력은 지난해 122명에서 올해 상반기 126명으로 겨우 4명 늘어났다. 8월 국토부의 ‘관제 서비스 역량 강화 태스크포스(TF)’가 출범했지만 하는 일이 없다. 2개월이 넘도록 의견수렴 외에는 한 차례의 회의도 없었다. 인천공항은 관제 인력 태부족과 국제 기준 미달, 관련 TF 기능 부재가 겹쳐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강력한 경고 신호’라고 지적한다. 특히 인천공항은 코로나 엔데믹 이후 항공 교통량 급증 추세에 직면해 있다. 관제사들이 업무 한계치에 내몰려 있다는 경고음도 여러 차례 나온 상태다. 인천공항의 관제 시스템이 인력 부족과 구조적 방치 속에 흔들리면 보통 일이 아니다. 단 한 번의 오류도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무안공항 참사의 교훈도 있다. ‘로컬라이저 콘크리트 둔덕’도 사고 원인 중 하나다. 그간 세 차례나 개선 기회가 있었음에도 국토부가 묵살했다지 않은가. 관제사 충원은 큰 돈과 긴 시간이 드는 일도 아니다. ‘설마 별일 있겠어’가 곧 안전불감증이다. ‘인천공항 관제사 극한 과부하’는 배준영 의원의 국정감사 활동에서 드러났다. 인천공항에 대한 인천시민의 애정을 인천 출신 배 의원이 국감에 잘 담아낸 셈이다. 지난 추석에도 500만명 이상이 인천공항을 이용했다. 그 시민들은 인천공항 관제 시스템이 흔들리는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이런 것이 국민을 위한 국정감사라 할 것이다.

[사설] 전철 경로우대 손실 ‘눈덩이’... 유턴 힘든 복지 딜레마다

요즘 인천지하철 전광판에 이색 캠페인이 뜬다. ‘경로우대 국가 지원’ 주장이다. 서울, 인천,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 6곳 도시철도공사 공동 명의다. 경로우대 때문에 경영적자가 크니 국가가 부담하라는 것이다.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갈수록 그 부담이 커지는 모양이다. 1980년 처음 경로우대를 도입했다. 65세 이상 인구가 4%에 불과했던 시절이다. 지금은 인천지하철 승객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이다. 그래서 경영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생)들의 경로우대 편입이 이를 가속화하고 있다. 2024년 인천지하철 전체 승차 인원이 1억2천922만명이었다. 이 중 65세 이상 경로우대가 2천446만명이다. 2020년엔 경로우대 승차가 1천226만명이었다. 4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역별로는 인천대공원역 경로우대 승객이 가장 많다. 역 이용 승객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어르신들이 지하철로 인천대공원을 많이 찾기 때문이라 한다. 인천 베이비붐세대는 40만명에 이른다. 인천교통공사는 이 세대가 65세를 넘기면서 무료 승차 인원이 급증한 것으로 본다. 인천교통공사의 경로우대 손실액도 해마다 불어난다. 2021년 240억원, 2022년 307억원, 2023년 366억원, 2024년 470억원 등이다. 2차 베이비붐세대(1964~1974년)까지 감안하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본다. 2030년 624억원, 2040년 1천억원 등으로 추계한다. 인천 등 6개 도시는 경로우대에 대한 정부 지원을 요구한다. 정부가 경로우대를 도입했는데도 그 손실은 지자체와 도시철도 공사가 떠안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하철이 없는 지역과의 형평성 등을 내세워 거부해 왔다. 경로우대 국가 지원 주장도 일견 일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만성적인 도시철도 경영 적자를 경로우대에 떠밀고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인천교통공사 당기순손실이 경로우대 손실의 3배 넘는 수준이다. 가장 기본적인 주민 이동권 복지를 서로 떠넘기는 것으로도 비친다. 정부로서도 경로우대 지원을 하려면 전국적으로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로우대의 사회적 편익 분석에 대한 연구도 있었다. 어르신 이동권 보장이 건강보험 지출을 줄인다는 등이다. 경로우대를 없앤다고 그만큼 적자가 줄어들 것도 아닐 것이다. 그보다는 연령이나 소득수준 등의 조정이 타당해 보인다. 그러려면 정치적 부담을 감내해야 한다. 큰 틀의 사회적 합의도 필요할 것이다. 이래저래 유턴이 힘든 복지의 딜레마다.

[사설] 방문객 붐빈 인천 소래포구축제... 어시장도 활기 찾아야

지난 주말 인천 소래포구축제가 이어졌다. 3일 동안 연인원 49만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준비를 하면서는 지역 안팎의 걱정도 없지 않았다. 온라인 등의 여러 부정적 논란들로 축제 이미지까지 바랬을까 해서다. 이에 남동구도 상인들과 함께 ‘바가지 없는 축제’에 신경을 썼다고 한다. 올해 소래포구 축제 주제는 ‘생태·역사·문화’였다. 소래의 지역 정체성을 알리고 모두가 즐길 콘텐츠 위주로 준비했다. 혹시 모를 무더위나 폭우 등에 대비, 쉼터존 등도 늘렸다. 소래 오징어 게임, 청소년 그림 대회 등 참여형 프로그램에 공을 들였다. 서해안 풍어제나 소래포구 역사 전시는 소래포구의 전통과 역사를 재조명했다. 어린이 보트 낚시와 갯벌·소금 놀이터 등체험 프로그램도 인기를 끌었다. 젊은 세대 취향의 감성 콘텐츠도 많았다. ‘소래바다 빛의 거리’나 범선 조형물 등은 포토존으로 붐볐다. 열린 노래자랑과 케이팝 댄스 나이트, DJ 힙합 콘서트 등도 감성 세대를 이끌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외국인 환승 관광객이 많이 방문했다. 이들을 위한 소래포구 축제 특별 투어 프로그램을 이틀간 운영했다. 남동구는 축제장 내 모든 먹거리의 메뉴·가격·중량 정보를 공개했다. 사전에 축제 공식 블로그 등에 투명하게 공개한 후 축제를 시작했다. 또 인기 먹거리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가격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새우찜, 해물부침, 전어구이 등은 1만원에 판매토록 했다. 소래포구 어시장의 바가지요금이나 불공정 상거래 단속도 벌였다. 특히 젓새우, 꽃게 등 제철 특산품의 원산지 미표시나 허위 표시 단속에 집중했다. 이곳 음식점 160곳을 대상으로 수시 위생점검도 했다. 결국 이 모두 소래포구 어시장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되찾기 위한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소래포구 상인들도 이심전심으로 느끼는 바가 많았을 것이다. 일부의 잘못이라도 전체가 피해를 본다. 소래포구 축제는 25년이나 이어 온 인천의 지역 자산이다. 소비자 ‘신뢰’ 위에서만 제값을 하는 ‘소래포구’다. 아무튼 예년 못지않은 성황을 이룬 것은 다행스럽다. ‘바가지’나 ‘꽃게 다리’ 논란의 불신을 벗어던질 희망의 징표다. 최근엔 울릉도도 비슷한 곤욕을 치르는 중이다. ‘불친절’, ‘비계삼겹살’ 논란에 군수까지 공개 사과에 나섰다. 디지털 시대, 과한 소비자 행동일 수도 있다. 그러나 소래포구를 향한 험담에는 인천시민들도 불편하다. 소래포구의 신뢰 회복은 큰 과제다. 인천의 도시 브랜드까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사설] 인천시 외로움국 신설... 고립의 위험성을 실감한다

2018년 영국 정부에 외로움부(Ministry of Loneliness)가 생겼다. 외로움을 국가적 차원에서 전담하는 부처다. 세계 첫 사례라 해서 화제가 됐다. 외로움을 개인의 정서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인식한 것이다. 내년에는 인천시에도 외로움국이 신설된다고 한다. 인천시가 내년 외로움국을 신설, 외로움 통합지원에 나선다. 급증하는 1인 가구와 고립, 은둔 문제에 본격 대응하기 위해서다. 현재 고독사나 자살, 1인 가구 지원 사업들은 여기저기 분산돼 있다. 이를 통합한 외로움 전담 조직으로 제대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인천시는 최근 외로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흩어져 있는 외로움 관련 사업들을 점검했다. 현재 자살 예방 사업은 건강증진과, 고립·은둔청년 지원은 복지정책과 소관이다. 또 1인 가구 지원은 인구가족과 업무다. 외로움국은 외로움 지원 플랫폼 마련이나 자살 고위험군 맞춤형 지원 등을 추진한다. 또 1인 가구 행복동행, 생명존중 안심마을 등도 확대한다. 외로움 관련 행정 서비스 전달 채널을 단일화한다. 청년·중년·노년 등 생애주기별 맞춤 정책도 강화한다. 전담국 신설에는 급격한 인구·사회적 변화가 반영됐다. 인천의 1인 가구는 2020년 이후 연평균 6%씩 늘어났다. 2024년 말 기준 41만2천가구로 32.5%를차지한다. 3가구 중 1가구라는 얘기다. 특히 청년층(25~34세·20.7%)과 고령층(60~69세·19.1%)의 1인 가구 비율이 높다. 사회적 고립 위험 등 외로움 문제는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인천 청년 중 고립·은둔 위험군은 6만명에 이른다. 중장년층에선 고독사 비율이 가장 높다. 노년층 상당수는 소통하는 친구가 없는 것이 문제다.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위기로 번질 수도 있다. 인천 18~39세 청년 중 고립청년은 4만1천296명(5%)이다. 은둔청년도 1만9천822명(2.4%)에 이른다. 고립·은둔청년이 인천 청년 인구의 7%를 차지하는 게 현실이다. 고립·은둔청년은 사회적 관계 부족, 경제적 어려움 등의 이유로 6개월 이상 외부와 단절된 상태를 말한다. 오직 집이나 방에서만 생활한다. 이러니 보통 문제가 아니다. 이들 청년 대부분은 ‘속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이 전혀 없다’고 한다. 고립과 외로움이 극한 상태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SNS 등을 통한 디지털 인간관계는 범람하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 독버섯처럼 창궐하는 외로움이라니, 아이러니다. 신설 외로움국이 고립된 개인뿐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의 건강에 기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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